한국 과 일본.
지난날우리의어르신들은,
일본을’왜구(倭寇)’라고불렀다.
이는13-16세기중국과우리나라근해를설치고다니던일본의해적을이르는말이다.
일본의해적들이조선의해안가를자주습격,도둑질을했기때문이다.
일본을낮추어왜국(倭國)이라고불렀으며그냥왜(倭)라고도불렀다.
‘왜놈’은미개한일본인을낮추어부르는명칭이었다.
1529년(선조25년)-1598년까지2차에걸친일본의침략전쟁을임진왜란(壬辰倭亂)
이라고부르는것도왜(倭)가일으킨전란이라는뜻이다.
그때대나무물병을차고왔던왜(倭)는,
조선에서수많은옹기장이-도공(陶工)들을포로로잡아갔으며비로서일본은사기그릇,
오지그릇,질그릇을가지게되었다.
칼은앞섰지만아직그릇이없었던미개한나라가일본이었다.

1939년에서45년까지의제2차세계대전에서일본은독일,이탈리아와함께추축국
(樞軸國)이되어전쟁을치렀으며1945년8월미국에게무조건항복함으로서패전국이
되었다.
그러나그때,
일본은미군이두려워했던제로전투기를자체생산했으며잠수함과대형구축함은물론,
항공모함까지만들었다.
그게지금으로부터60여년전,두세대이전의일이다.
한국은지금도자체설계로는그런것들을생산하지못한다.
지금대로라면앞으로다시두세대가지나도이차이는좁혀지지못할것이다.
기초과학과그학습에서차이가나기때문이다.

한국과일본은가운데좁은바다를사이게두고나란히자리잡은지정학적위치때문에
좋든,싫든여러가지’관계’를가질수밖에없는운명적인이웃이다.
일본의총리대신(수상)이’야스쿠니’에만가도들끓는게우리들이다.
식민의아픈병이도지기때문이다.
이관계는독도문제만나오면더첨예해진다.

일본에대한우리들의대표적인화두(話頭)의하나가,
‘우리는일본을따라잡을수있을까.’이다.
1960년대경제가성장하기시작하면서일본에대한연구는붐을이루었으며이땅에
한,일합작회사가생기기시작한것도그때였다.
한국무역협회의자료에의하면,
해당분야세계1위인상품을기준할때2004년현재일본은291개품목이고우리는59개
품목이다.
5배에가까운차이는결국’기술격차’다.
1981년부터2004년까지,
우리의기술무역수지적자는315억달러,
같은기간일본의기술무역흑자는515억달러를기록하고있다.

기초과학과기술이없기때문에모든핵심부품과소재를일본에서수입해쓰기때문이다.
또한가지중요한사실은,
노동생산성에서2005년기준,우리는일본에비해시간당29.9달러가뒤떨어져있다.
12월19일’현대경제연구원’은이런수치들을들어한국의일본따라잡기는어렵다는
보고서를냈다.
이런비관론에대한반론도있다.
일본은작년부터인구가줄기시작했지만우리는2018년까지는늘어난다.
일본은고령화사회답게취업인구와노동력감소로나타날것이다.
잠재성장율도일본은2%지만우리는4-5%다.

한국과일본의차이를여러가지수치로설명하는것은하나의방법은될수있지만
설득력은약하다.
한일간의격차는수치로는설명되지않는정서적내용이더크기때문이다.
결국모든격차는’사람의차이’다.
온갖수치들을만들어내는게국민-사람이아닌가.
반드시염두에둬야할전제는,
일본은아시아에서유일한선진국이라는사실이다.
그들이선진국이라고외치는게아니라세계가그사실을인정하는,세계2차대전이후
선진국이된유일한나라다.
거기에는반드시그만한이유가있다는사실을인정하고명심해야한다.
일본은지금도,앞으로도우리의경쟁상대국이기때문이다.

나는개인적으로한일합작회사에서10여년간일본인들과같은사무실에서일했다.
그런데내가그들과일하면서개인적으로가졌던두가지경험은생소하면서도
특이한것이었다.
그하나가시차(時差)의문제다.
서울과동경은같은시간대(時間帶)다.
그러나동경의일출은서울보다30분이상빠르다.
아침을더일찍시작한다는것은상대적으로그만큼유리하다.
아침의30분과저녁의30분은그의미가전혀다르기때문이다.
우리는매일일본보다는30분씩늦어지는것이다.
우리보다더일찍출근,일본본사와업무연락을하는그들을보면서우리가뒤쳐진다는
생각을지울수가없었다.

1970년대는아직인터넷이없었다.
그때국제간통신수단은전화와텔레타이프가주종이었다.
국제전화는직접연결할수없었고다음날통화를위해전날에미리예약하던시절이다.
문제는텔레타이프에있었다.
비용은컸어도전용선을열어놓으면언제나사용이가능했다.
내가놀랬던것은일본어와로마자의관계였다.
그들은자유자재로일본어를로마자로바꾸어텔레타이프를이용했다.
나는외국에서들어온일본어의로마자전문을찬찬히살펴봤다.
종이에찍힌것은로마자였지만그걸읽으면그대로완전한일본말이되었다.
우리말은로마자로쓰는것이거의불가능할정도로어려운발음이지만일본어발음은
그대로로마자로쓰기에전혀불편이없는언어다.
일본이국제화하는데있어이텔레타이프의기능은그때로서는절대적으로유리한
조건이었다고나는생각했다.
그들은알파벳을사용하는모든국가들과통상할수있었으며그알파벳으로일본어
전문을주고받았던것이다.

도산(島山)이입에달고있던말은,
‘조선사람들이여남을속이지맙시다.’였다.
지금도산이살아있어도똑같은말을할것이다.
일본인들은,적어도표면적으로는아주정직하다.
속이지않는다는것,그것은국제적신뢰를얻는열쇠다.
국제간거래에서일본이가지고있는신뢰도는유럽을능가하고있다.
그들은성실하고겸손하다.
결코남에게폐가되는일은하지않는다.
본심(本心)을감추고있다해도그건좋은점이다.
상대가쉽게접근할수있는통로가되기때문이다.
그들은기록하고정리하는데천부적인사람들이다.
기록과정리는회사운영에서바로자산이된다.
내느낌으로는그런훈련을받는것같았다.
세계여러나라를순환근무하는그들이지만자기가거쳤던곳에대해서는거의
백과사전같은지식을가지고있었다.

동양의섬나라가,
서양의역사깊은나라들과천연색인쇄기술에서어깨를나란히한다는것은일본이
책의나라라는증거다.
그들은책을많이만들어낼뿐아니라정말책을많이읽는다.
자기분야에대한전문지식에서그누구도그들을따라가기는어렵다.
계속공부하는게그들이다.
Sony의Walkman은역사상처음으로억대단위로팔려나간국제적상품이다.
그건기술집약,축소지향의극치를보여줬다.
일본사람들의정밀하고축소지향적인속성을세계에각인시킨상품이그것이다.
오늘날일본은각종정밀무기의핵심부품에서세계의종주국이다.
이모든조건들의내용은사람이만들어낸것들이다.
일본사람들이오늘의일본을만들어낸것이며수치들은부분적인설명일뿐이다.

우리가일본을따라잡으려면먼저사람들이그근본에서달라져야한다.
지금처럼거칠고,방만하고,외화내빈의국민성으로는어렵다.
책을읽지않고,기초과학분야와그학습에서이렇게허술해서는어떤격차도줄일수
없다.
정직,성실근면,겸손,전문성,책,공부에서같아지지않고는어떤수치도좁힐수
없다.
세계적미래학자인앨빈토플러는,
얼마전한국기자와의인터뷰에서이런얘길했다.
‘우리부부가캘리포니아에서살고있는것은날씨때문이다.
날씨만뺀다면동경은가장살고싶은곳이다.미국과많이다르지않기때문이다.’
미국과많이다르지않다는게무슨뜻일까.
그런수준의나라라는의미다.
지금일본의위치,위상이그렇다.
그일본이어쩔수없는우리의이웃이며경쟁상대다.
개이이든,국가든경쟁은모든발전의원동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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