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타부는,
고등종교에서는계(戒)로나타난다.
일반적인의미에서계는죄(罪)를짓지않게하는규정이며,
불교에서는수행의덕목으로삼는,중이지켜야할모든행동규범이여기에속한다.
유대교와기독교경우이계는십계명(十誡命)으로나타나있다.
히브리어의원뜻은’열마디의말씀’이며모세가호렙산(시내산)에서히브리의민족신
야훼로부터받은열가지의계시적명령이다.
한문자계(誡)는훈계를목적으로하는하나의문체를뜻한다.
예를들어家和萬事成(가화만사성)은집안이화목해야모든일이잘되어나간다는
뜻을가진誡다.

원시종교의타부나고등종교의계는그내용적차원은달라도’인간의언행’을제한
한다는공통의기능을가지고있다.
가장큰이유는’사람에대한안전’과가족,이웃,부족,공동체의질서와안녕을
위하는것이다.
그제한은인간일반이가지고있는’동물적본능’에대한제어이기도하며이러한
금기들이문명과문화를만들어냈고그지속성을위해종교의내용이되기까지했다.

현존하는최고(最古)의계-성문법전은,
‘함무라비법전-CodeofHammurabi’이다.
바빌론제1왕조의6대왕인함무라비의재위기간(BC1792-1750)에만들어졌으며
현존하는것중가장완비되고완전한바빌로니아법의집성물이다.
1902년프랑스탐험대를인솔했던동양학학자장베상세유가옛시리아의수도
수사에서이법전이쓰여진석비를발견했으며지금은빠리의루불박물관에소장돼
있다.
282개조의관례법에는,
가격,관세,무역,통상등의경제관련규정들과,
혼인,이혼등의가족관련법,
노예와채무등민법이포함돼있으며이유명한법전의역사적배경은,
수세기동안최초의문명사회를이루고살아온수메르인들의법체계다.

현존하는원전은셈어에속하는아카드어로되어있다.
눈에는눈,이에는이와같은원시적잔재가없는것은아니지만혈족간의복수나
사적인복수,그리고약탈혼(掠奪婚)등을인정하지않는다.
이법전은관습법을바탕으로’범죄’를판가름하는이념을정리한측면이크며
한국가를넘어선광범위한지역에적용하여셈족,수메르인의전통과민족을통합
하려는의도로만들어진것도사실이다.
함무라비법전은히브리(십계명에의영향),앗시리아,히타이트,신바빌로니아는물론
멀리로마법에까지영향을끼쳤다.

3천여년전에주어진유대교와기독교의십계명은현대인에게도상당한영향력을
가지고있는율법의기본이다.
십계명의특징은단순한윤리도덕적인생활신조나볍율로정해진것이아니라
민족신야훼와그백성인이스라엘사이의독특한언약(계약)관계를근거로하는
점이다.
1-5계명은하나님과인간의관계,
6-10계명은인간과인간사이의관계를규정한다.
부모가인간이면서도5계명에들어있는것은하나님의창조하심이가지는연속성
때문이다.
각주에대한간략한설명은,
1.하나님의유일하신절대성.
2.하나님의영성(靈性)-우상숭배의금지.
3.성명(聖名),즉거룩한이름의남용금지.
4.안식일(安息日)의성별.
5.하나님의지상대표인부모에대한존경.
6,생명의권리.
7.결혼과정조.
8.재산의관리.
9.공정(公正),위증(僞證)의금지.
10.탐심의금지등이다.
십계명의내용이함무라비법전에서크게영향받은것은이미수많은연구를통해
수용된바있다.
모든셈족의관습법은그바탕에서크게다를수없기때문이다.

7세기무함마드에의해창시된이슬람은
샤리아(Sharia)라는’율법’을가지고있다.
이법은종교적생활뿐아니라세속적생활까지도규제하는것으로도덕적규범인
동시에의례,의무,혼인,상속,형벌등을구체적으로정한실정법(實定法)이다.
아랍세계가19세기들어서서구적형벌을채택했으나사우디아라비아와탈레반
정권하의아프카니스탄은지금도이법을채용하고있다.
샤이라은이슬람울라마들에의해좋고나쁜모든행위의심판기준으로발전되어
보상과처벌을규정했다.
샤리아는다섯가지부류의행동을인정한다.
1.하면보상이있고안하면처벌이따르는의무적행위.
2.하면보상을받을수있으나안해도처벌을받지않는행위.
3.중립적이고좋지도나쁘지도않은행위.
4.비난은받지만그렇다고반드시처벌을받지않는행위.
5.금지된행위로서하면처벌받는행위.

함무라비법전도,십계명도,샤리아도지금으로부터수천년전의규정들이다.
21세기의인류문명과생활양식은그것들이쓰여졌던때와는비교도할수없을정도로
발전하고다양해졌다.
‘계명들’이문자적으로해석되기에는그폭이너무좁기때문에일상생활에서의
적용은수많은문제들이노출된것은이미오래전일이다.
세계인의인생교과서인유대인들의’탈무드’는이문제를풀기위한그들의수많은
토론을기록한지혜의책이다.
결국사람들은이규정들을문자적으로해석하고받아들이는율법주의자들과그
의미를수용하는유연한사람들로나뉘었다.
율법주의가경직되고교조적이된것만큼의미를중시하는쪽은개방적이고자유스럽다.

내가훈련소를떠나전방부대에배치됐을때,
우리는맞이한중대장은이런얘기를했었다.
‘너희들이부대에들어섰을때철조망으로둘러친울타리를보았을것이다.
앞으로그누구도허락없이그울타리를벗어날수는없다.
우리중대에갇혔다고생각하는사람에게는철조망으로보일것이고중대에서
군복무를충실히할사람에게는외부로부터자기를지켜주는울타리로보일것이다.’
그건정말,지금까지도잊지않고있는인상적인설명이었다.
똑같은시설이어떤사람에게는울타리로보이고또다른사람에게는철조망으로
보일수있는게현실이다.

계명(율법)도마찬가지일것이다.
그것이가지는제한성,규제때문에철조망으로인식하는사람도있을것이고오히려
그런규정들이자기의지나칠수있는부정적행동들을지켜주는울타리라고생각하는
사람도있을것이다.
판단은개인의자유지만,
결과는인간의의도와는전혀다른것으로나타날수있다.
계명에대한율법주의적태도는인간을경직시키고교조적이되게하며생각과행동에
이중성을가지게한다.
바울사도가’배설물’처럼버린것이바로그율법주의신앙이다.
그래서계명의문자에집착하는신앙적입장을’근본주의믿음’이라고한다.
대표적인것이성경에대한’축자영감설’이다.
수많은서지학적오류가발견되었음에도성경은한글자한글자하나님이불러주신것
이라는주장이다.

신앙생활에서’계명’은필수불가결한조건이다.
가장기본이되는’기준’이기때문이다.
문제는이렇게중요한계명에대한우리들의태도에있다.
현대에살고있는우리들은과연어떤입장에서이계명을대해야하는것인가.
그적용은또어떻게해야하는것인가.
대답은이미주어져있다.
주께서는이10개의계명을,그의미를기준으로축소했다.
(당시로서는혁명적인일이다.)
‘네마음을다하고목숨을다하고뜻을다하여주님이신너희하나님을사랑하라,
네이웃을네몸같이사랑하라이두계명이모든율법과예언서의골자다.’
마태22:37-40.공동.
‘골자’는’고리’를의미하며
모든율법은그두개의고리에걸려있다는뜻이다.

하나님을사랑하고이웃을사랑하는것,
그것이계명(율법)의완성이다.
10개의의미가축소된것이두가지계명이다.
주께서는가장중요한’근본’을쉽게말씀했다.
그근본이곧진리다.
‘그러므로예수께서자기를믿은유대인들에게이르시되너희가내말에거하면참
내제자가되고진리를알찌니진리가너희를자유케하리라.’요한8:31-32.개역.

계명을울타리로보는사람이진리안에서자유하는사람이다.
철조망에갇힌사람에게는그자유가없다.
계명이가지는근본적정신,그의미만제대로안다면나머지는저절로풀린다.
그것이커다란울타리가되어우리들을보호하기때문이다.
진리안에있는자에게는그울타리가너무넓어서보이지도않는다.
그러나진리를모르고자유를모르는자에게는그것은언제나코앞에있는철조망이
되어사람을옥죄인다.
내게있어계명은무엇인가.
울타리인가철조망인가.
그것은자기의신앙이말해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