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부부는사막을좋아한다.
사막은깨끗하고조용하다.
아무것도없는곳(사하라)이고또모든것이다있는곳이기도하다.
유대교와기독교,그리고이슬람은모두사막이고향이다.
한번사막에매료되면거기서빠져나오기는어렵다.
베두윈에게아파트를지어줬더니거기에가축을넣어기르면서자기들은사막으로
돌아갔다.
사막은그런곳이다.
그러나우리가이땅에사는한아무때나사막에갈수는없다.
너무멀리있기때문이다.
그래도우리는언제나사막으로가는꿈을가지고있다.
그럴때우리는,
데이비드린감독이1962년에만든영화’아라비아의로렌스’를본다.
피터오툴,알렉기네스,안소니퀸,오마샤리프등기라성같은배우들을보기위한
것도아니고아카데미작품상,감독상,촬영상,음악상,미술상,음향효과상을
휩쓸었기때문도아니다.
그영화에는거대한사막장면이많기때문이다.
그웅대한사막의모습을다시볼수있기때문이다.
그래서우리는이비디오테입을애지중지한다.
영화만이가질수있는기록성과재연성은이장르의예술이가지는가장뛰어난특성
이다.
1985년빠리에서처음으로공개된뒤미에르형제가고안한시네마토그라프를영화의
탄생으로보는것이하나의정설이다.
초기의영화는현실을충실히재현할뿐이었다.
그러나필름의몽타즈기법이발달하면서무성흑백영화가만들어졌으며이어토키가
이루어졌고천연색영화와대형영화로발전했다.
영화의기초는필름의쇼트(화면)연결법,몽타즈에있다.
에이젠슈타인은1952년’전함포촘킨’에서등장인물들의감정이나행동의모티프를
표현하는몽타즈이론을확립하고그후이것을뛰어넘기위해온갖영상실험을한바
있다.
기본적으로영화제작단계는,
시나리오,콘티뉴이터의작성,촬영,필름의현상,편집,더빙이다.
한편,
촬영,조명,녹음,현상,영사등은영화기술에속하는분야이며보다높은선명도를얻기
위한대형영화의제작,높은음질과임장감(臨場感)을위해자기입체음향의기술은
물론,특수촬영기법과멀티스크린,시뮬레이션기구로까지발전하고있다.
컴퓨터와의연결은이미상업적인단계에들어선바있다.
영화음악은영화의각본,연출,촬영과함께영화를구성하는요소의하나다.
엔리코모리코네의’가브리엘의오보에’가그중하나다.
아무리시간이흘러도어떻게그아름다운선율을잊을수있겠는가.
내가고등학생이었을때,
나는파출소의단골손님이었다.
그때는학생의영화관출입자체가금지되어있었기때문에항상임검경찰관에게붙들려
파출소에끌려갔고,다음날학교에가면교무실에불려가서벌을서야했다.
그래도나는영화보는일을멈추지않았다.
나는그렇게영화가좋았고지금도여전히영화를좋아한다.
허름한창고에서엉성하게천으로빛을가린후상영하는흑백무성영화,스크린옆에서서
열변을토하는변사의엉터리스토리도나를막지는못했다.
처음시네마스코프로만들어진’아이반호’를봤으며세기의걸작’벤허’를봤다.
그리고엊그제는내가좋아하는마이클만감독이만든’마이에미바이스’를봤다.
‘히트’에서도그랬지만그의영화는질감이높아서좋다.
폭력적인내용과화면에의미를담아내는그의연출에나는매료된다.
정말알다가모를일은,
사람들은배우를기준으로영화를보고있다는사실이다.
조금만집중해서보면같은배우라도감독에따라전혀다르게연기한다는것을알수있다.
영화는전적으로감독이만드는것이다.
때문에어떤경우에도감독을기준으로영화를선택해야한다.
다른한가지는,
좋은영화가만들어지기위해서는반드시좋은시나리오가먼저있어야한다.
극작가의존재를과소평가하면좋은영화를보지못한다.
(텔리비젼연속극은제외다.모멸감을느끼기때문이다.)
허진호감독이만든영화’8월의크리스마스’를보면시나리오의비중을알수있을것이다.
같은감독의다른작품들과비교해보면금방그차이를알수있다.
‘8월의크리스마스’는내가그작품성을높이평가하는국산영화의하나다.
럭키넘버슬레븐-폴맥기건,
인사이드맨-스파이크리,
크래쉬-폴헤기스,
파이어월-리차드론크레인,
플라이트플렌-로베르트슈벤트게,
신데렐라맨-론하워드,
오픈워터-크리스켄티스등은근자에본영화들로서추천하고싶다.
이리스트를보면내가국산영화를거의보지않는다는사실을알수있을것이다.
2005년한국영화는87편이제작되었고2006년10월말까지같은수의영화가개봉
되었으며연말까지는110여편에달할전망이다.
이중손익분기점을넘을수있는영화는20편정도로예상하고있다.
스크린쿼터라는보호막과온상이있음에도불구하고110편대20편의비율은
영화상품의질(質)로설명해야한다.
한두편의멜로드라마가히트했다고해서한국영화의수준이올라갔다고말할수는없다.
손익분기점을넘지못하는영화가80%이상을차지한다는것은영화제작편수와관계
없이상품가치가없기때문이다.
폭력물만으로는손익분기점이라는시장의높은벽을넘지못한다.
다른하나는관객을많이동원했기때문에좋은영화라는등식은성립되지않는다.
시청율이높은텔리비젼프로중거개가저질임을감안하면된다.
영화산업의수준은,
곧한국가의문화적수준이다.
우리가아직은선진국이아니기때문에선진국과같은영화를만들수는없다.
시나리오,감독,연기자들모두가아직은후진국수준이다.
관객역시같다고볼수있다.
수입되는우수외국영화와의대비에서도뚜렷하게볼수있는현실이다.
국산영화가허리웃과어깨를견줄수있는날이올것인가.
그건기다려봐야한다.
국가의모든수준이향상돼야영화분야도향상되는것이기때문이다.
그것이종합예술이기에더욱그렇다.
때로영화를감상하는방법을조금만달리하면그재미는배가된다.
그것이마음에드는우수한영화라면10번정도다시보는것은흔히있을수있는일이다.
우선은’영화’로본다.
재미있고내용이좋으면다시본다.
다음은영화를보되그안에서전혀다른것들을본다.
가구들만볼때도있고,화면의배경들만볼때도있다.
더재미있는것은주인공을제외한주변의사람들을살펴봐도여간재미있는게아니다.
특히사람들이입고있는의상만구경해도얼마든지흥미진진하다.
소도구만살펴볼때도있다.
그리고,
여러번봐서그영화내용에익숙해진다음엔눈을감고대사들을들어본다.
외국어공부에서이방법은생각보다효과가크다.
마지막으로눈을지긋이감고영화음악만집중해서듣난다.
그때가제일즐겁다.
보는각도를달리하면같은영화라도10번정도보는것은아무것도아니다.
물론그대상은엄선해야한다.
이런방법으로영화를감상하면외국의문물(文物)과문화전반을쉽게이해할수있다.
진정한영화메니아라면이수준에는가있어야하지않을까.
내가지금까지본영화중에서가장영화다웠던작품은,
윌리암와일러감독이1959년에만든’벤허’였다.
이제는고전이된영화다.
그가만든RomanHolyday나Collector도수준높은영화다.
다시벤허와같은스펙타클은만들지못할것이다.
시대도바뀌었고관객도달라졌기때문이다.
이상한것은사이버시대의’스타워즈’도’벤허’의웅장함을따라가지못하고있는점이다.
최근의질감(質感)높은영화로는덕다이먼감독의’본아이덴티티’가있다.
여기에비하면폴그린그레스감독이만든속편’본슈프리머시’는많이떨어진다.
영화는,그게좋은영화라면우리들의생활을더없이풍요롭게해준다.
그건종합예술이기때문에배울게많고무엇보다하나의극(劇)이기때문에
우리들을즐겁게해준다.
인간은영화라는수단을통해그무한한상상력을펼쳐나간다.
그것은얼마나매력적이고놀라운세계인가.
그래서나는변함없이영화를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