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 동 산.
사람은생각보다많은것을가지고산다.
가지고있는물건들도다양하고많기때문에자기자신도자기물건에대해전부알수
없을정도다.
문제는,
사람과사람사이에서’물건들’때문에문제(분쟁)가생겼을경우물건에따라그
분쟁을풀려면물건(物件)하나하나에필요한원칙-법을만들어야한다.
그러나그건현실적으로불가능한일이다.
그렇다고법-원칙없이는그문제들을해결할수도없다.
결국사람들이가지고있는재화(財貨)를크게나누어묶음으로서이문제가해결됐다.
동산(動産)과부동산(不動産)이그것이다.
아무리사람들이가지고있는재화가다양하고많아도두가지범주로만나누면법체계
는그만큼효율적으로단순해질수있다.

동산(動産)은,
모양이나성질이변화하지않게옮길수있는재물로서토지와그정착물이외의모든
유체물(有體物)을의미한다.
선박,항공기,자동차는동산이지만특별법으로부동산에가까운취급을받는다.
동산은전세권,지상권,저당권을설정할수없다.
일반적인의미에서돈-현찰은대표적인동산이다.
부동산(不動産)은,
토지나그것에정착된건물이나수목등의재산을뜻한다.
동산에비해소재(所在)가일정하고일반적으로고가(高價)인점에서거래상신중한
취급을받는다.
우리나라에서대표적인부동산은땅과아파트다.

사람이모여사는모든곳에우후죽순처럼솟아나다닥다닥붙어있는공인중개사들의
사무실-복덕방들은땅과아파트거래의물량과수익이얼마나큰지를알게해준다.
작금에는부동산구입을위한은행대출이엄청난금액으로늘어나는것과부동산
가격의버블현상에대해국내외적으로걱정하는소리가높아지고있다.
주요13개경제연구소대표들은내년도한국경제를위협할가장큰요인으로부동산
거품붕괴에따른가계도산을우려하고있다.
어느새214조원을넘어선(2006.12현재)주택담보대출은폭탄이나마찬가지다.
불과얼마전이웃일본이겪은경제적공황을지켜봤기때문에더그렇다.
경제의버블현상은그파장이크기때문에치명적인타격을받을가능성이아주높다.

우리나라에서부동산붐이일어난것은,
1960년대로부터시작된개발경제정책과산업화가시작되면서부터다.
산업화는굴뚝산업으로공장을지을땅의수요가높아졌고도시로이동한엄청난
노동력-인구는그만큼의거주공간을필요로했다.
개발이있는곳에땅값이오르고주택값이치솟는것은당연했으며일확천금의떼부자가
나타나기시작했고이들은거개가천민자본주의의졸부가됐다.
(어떤시골농부는자기의넓은경작지가택지로변한후,고지된엄청난세금에놀라
자살한일까지있었다.땅의일부를팔아세금낼줄을몰랐기때문이다.)

이때부터땅과아파트는돈놓고돈먹는투기판이된다.
악명높은’부동산투기’의시작이그러했다.
대한민국에서일확천금할수있는거의유일한장사판이그것이다.
아파트를분양받기위한장사진과자리싸움,밤샘등은부동산투기로벌수있는돈의
단위가얼마나크고높은것임을보여주는반증이다.
완장을찬국세청직원들이아무리투입되도이동복덕방이중간에끼는도깨비전매는
막지못했다.
돈이제도와법보다더현실적인힘이있었기때문이다.

정부의통계숫자만보면우리나라의주택보급율은세계적으로상위권에속한다.
그런데도아파트붐과투기열기가조금도식지않는것은수요와공급에서아직은그
균형이잡히지않고있다는가장확실한증거다.
통계와는달리실제로집이부족하기때문이다.
더좋은거주조건을원하는상승수요도무시할수없다.
집이얼마나부족한가,
그건제돈으로집짓는아파트건축업자가없는것으로증명된다.
선분양후,계약자의자금으로집을짓는,이런불공정거래는한국밖에없다.
집이절대적으로모자라지않고는있을수없는일이다.
(일부지방의미달은예외적인일일뿐이다.)
견본인모델하우스만보고계약하는관행은이제일상적이고그것이불공정한,
건축업자의배만불리는상행위임에도재제의의지도,수단도없다.
그동안워낙수요와공급에서균형이잡히지못했기때문이다.

그거래단위가아무리큰것이라해도부동산시장도역시하나의시장이다.
투기역시하나의시장기능이며그조절도시장에맡겨야한다.
시장에는’보이지않는손’이있어수요와공급의법칙에따라가격이형성되고그
가격으로거래가이루어진다.
자본주의시장경제에서정부가해야하는일은공정거래의감시다.
말하자면축구경기에서’심판’같은역할이다.
심판은선수들과함께뛰지만선수는아니다.
선수가되어서도안된다.
규칙에따라룰을어기지않고경기가진행되도록하는기능이그것이다.
불공정거래-경기에대해서는옐로우카드로경고하고재발하면래드카드로불량선수를
퇴장시킨다.
심판의임무는분명하게그선에서만기능해야한다.

한국의부동산시장이크게왜곡되어거래질서가어지러워지고가진자는더가지고
없는자는더어려워지게된것은이시장에정부가’부적절하게개입’했기때문이다.
부동산정책에일관성이없었고,
선거철마다표를의식,자주바뀌었으며
투기억제라는명분으로부동산매매자체에너무많은제한과규제를만들었다.
건폐율이나재건축에깊이간섭하는것은물론,거래에따르는세금도계속증가했다.
결국부동산가격의버블현상을걱정하는단계에까지왔고치솟는집값때문에
자기집이없는사람들이제집을가질수있는기회는그만큼멀어지고말았다.

이제부동산문제는병든지오래됐기때문에한가지특효약으로고칠수없는지병이
됐다.
신도시몇개만들어해결할수있는사안이아니다.
이럴때일수록편법이아닌경제원칙에충실해야한다.
수요와공급의균형이그것이다.
지금의부동산시장은수요에공급이따라가지못하기때문에생긴것이다.
다른이유들은모두가지엽적인것들이다.
이때참고할수있는게선진국의주택정책이다.
(그것이차선책이라해도마찬가지다.)
그들은일상생활에서우리보다앞서있기때문에좋은점은반드시참고할가치가있다.
그들은수요와공급의불균형에서,
부족한물량을정부,또는공사가공급하고있다.
가장대표적이고효과가큰방법이’장기임대주택’의대량공급이다.
실제로그들은그렇게함으로서부동산시장을안정시켰고집없는사람들이저렴한
비용으로장기임대주택에입주할수있게했다.
원한다면거의평생자기집처럼생각하고살수있는것이다.

이일은자금과시간이많이소요되고정치적으로인기가없기때문에역대정권들이
기피해온게사실이고지금도사정은마찬가지다.
한가지그의미에서참고할수있는것은,
이웃중국은전국토가정부소유다.
경작지나건물,그어떤것도모두가사용자가정부로부터빌려쓰는땅이다.
개인은최고100년까지임대계약이가능하고그임대권은세습이가능하다.
정부땅이지만저렴한값으로제땅처럼사용하고있다.
그러니부동산투기자체가없다.
사회주의체제가가지는프리미엄이다.

‘토지공개념’은이상적인것이기는하지만
자본주의시자경제시스템과는반대되는위험한개념이다.
기술적으로도어려운문제다.
인기도없고,돈도많이들어가고시간도오래걸리지만정말정치가서민을편히살게
해주는’기술’이라면장기임대주택공급에총력을쏟아야한다.
아파트하나에수십억원씩하는미친경제는이제끝을내야한다.
그걸못하면한국경제는더깊은중병에걸릴수가있다.
‘집’은보통사람들이살기위해짓는것이고그냥집일뿐이다.
때문에부동산장기투자가아닌,단지차액을노리는가진자들의부동산투기는용서
받지못할죄악이다.
집이없는,가진것이충분치못한후순위실수요자들의피나는돈을갈취하는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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