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추악한 중산층.
1789-99년에걸친프랑스의시민혁명은서양근대사회의형성으로볼때,
18세기후반영국의산업혁명과함께아주중요한의미를가진다.
특히근대국가의여러원리,그중에서도민주주의의확립에결정적인기여를했다.
그이후서양사회는일부입헌군주국의형태를유지하면서도보편적으로는시민이
중심이되는새로운민주주의공동체가탄생됐다.
역사적으로볼때언제나가장안정적인사회형태는다이아먼드형(型)이다.
이는군주와백성으로구성된피라밋형의국가에비해사회중산층이그중간에
두껍게형성된형태로서정치,경제,문화,사회적으로폭넓게균형을유지하는계층이
사회의기반이되기때문이다.
이런사정은지금이라고달라진것은없다.
그어떤사회공동체라해도’교양있는중산층’의두께가그사회의안정감을유지하고
발전을주도하기때문이다.

중세유럽도시와근대적사회에서재산을가지고자본가계급에속하는계층을
부르주아-bourgeois-라고부른다.
이에비해자본주의사회에서생산수단(자본)을소유하지못하고자기의노동력을
자본가에게팔아생활하는노동자,임금노동자,무산자(無産者)계급을
프롤레타리아-proletariat-라고부른다.
지금의산업사회에서노사(勞使)관계가그남아있는형태일것이다.
그리고부르주아와프롤레타리아계층사이에또하나의계층이존재하는데그것이
프티부르주아-petitbourgeois다.
즉중산계급,중산층이그들이다.
이들은재산의소유정도가자본가계급과무산자계급중간수준에속하는소시민
(小市民)계급이기도하다.
전통적으로소시민계층은소생산자,소상인,봉급생활자,자유직업을가진자의총칭
이며이들의사회적성격은보수적이지만긴장된정치상황에서는과격한행동을
취하거나파시즘의기반이되기도한다.
똑같이현실에안주하려는이중적인경향성도강한편이다.

중산층은불과물사이의냄비처럼부르주아와프롤레타리아의극단적대치사이에서
중화적기능으로사회의안정장치구실을한다.
1917년의볼세비키혁명이성공한것은이중화적기능이허약해진짜르의제정러시아
에서프롤레타리아가강세를보였기때문이다.
두꺼운중산층은재산,지식,교양등의긍정적기능으로한사회를균형잡아주며발전
하게해준다.
지금우리가선진국이라고부르는모든사회는한결같이건전하고세련된중산층이
두껍게자리한안정적인사회들이다.

여론조사를해보면,
지금우리국민의80%가자신을중산층이라고대답한다.
사실은좋은현상이다.
제대로된중산층이80%에이른다면한국은아주안정적이고균형잡힌선진사회가
되는것이다.
그러나내가중산층이라고생각하는것과실제중산층사이에는질적차이가있는게
현실이다.
이제그진단을해봄으로서우리들의현주소에대해분명한인식을가져야하고
문제점들을살펴봄으로서개선점을찾아야한다.
우리도하루빨리제대로된중산층이많아져살기좋은사회가돼야하기때문이다.

우리사회중산층의가장큰특징은그일천한역사다.
본래의사회구조인봉건제가식민지시대를통해와해되면서반상(班常)의구별이
소멸됐다.
그근본에서우리사회를지탱하던큰틀이외압에의해깨진것이다.
여기에광복과함께채택한민주주의체제는상민(常民)들의신분상승을부채질했고
수단과방법을가리지않는상승욕구는’교양없는-상스러운’중산층을양산했다.
낫을들고있던손에갑자기골프채가쥐어진것이다.
낫이골프채로변하기까지의대(代)를잇는변화과정이압축성장으로생략된것이다.
겉모습은변해도속사람이변할수가없는속도였다.
그렇게급조된,그렇게양산(量産)된게지금의한국중산층이다.

지식(知識)은배우거나연구해서알게된내용이다.
또는그알게된내용에대해가지는판단력일수도있다.
지금한국의중산층은기본교육과고등교육을받은인텔리겐치아-intelligentzia-다.
말하자면지식계급인것이다.
그러나’교양있는중산층’은결코아니다.
교양(敎養)은,
사회생활을바탕으로이루어지는품위(品位)다.
사람이갖추어야할,인격으로나타나는품격(品格)이그것이다.
그성질의됨됨이와일상의행동거지가바로교양이다.
이런인간적교양이드러나는것을교양미라고한다.
그물리적신분때문에같은식탁에앉아도개가제밥그릇핥아먹듯하는부류가있고
정말기품있고우아하게식사(食事)하는인격이있다.

한국의중산층이추악한것은,
뽑내는지식(학력,학위등)은있어도다른사람들에게본이되고감동을주는교양미가
없기때문이다.
너무나상스러운게그들인데그것은그런부류들의바탕이대부분상(常)이기때문
이며그손에는골프채를쥐고있어도머리속에는낫이그대로있기때문이기도하다.

한국의중산층은대단히탐욕적이다.
누가아파트투기로서민의집장만을어렵게했는지를알면답은절로나온다.
아파트투기는돈몇푼으로되는일이아니다.
가진자만이할수있는’투기판’이다.
돈을쫓아뛰는그들의속도감과돈냄새를맡아내는후각에서다른계층은그들을
따라가지못한다.
지식은있지만선과악에대한분별능력이약하기때문에돈만된다면못하는짓이없다.
도덕적인존재들이아니기때문이다.
그들이앉아있는모든조직에서뇌물,부패가끊이지않는것은오직만족할줄모르는
탐욕때문이다.

한국의사교육시장(私敎育市場)은이미공룡화됐으며그것이몸집을이렇게키울수
있었던것은돈이아낌없이흘러들어갔기때문이다.
그주범들이상류층과대부분의중산층들이다.
공교육(公敎育)을살려야한다는정도(正道)를버린,그사악한이기심이제도교육의
붕괴와황폐화로이어진것은더이상비밀도아니다.
배운자의이기적행동은그것이옳지않다는것을알면서도저지른것이기때문에더
악하다.

지금우리나라는내용적으로는경상수지도,무역수지도적자다.
힘들게외국에서벌어들인엄청난돈이해외여행과쇼핑,조기유학으로새나가기
때문이다.
시골아낙이때묻은돈을내고동남아에며칠다녀오는것은해외에서골프치고
물건사는지출에비하면새발의피도채안된다.
나라밖에서중산층과상류계층이낭비하는돈은국고가위협받는수준이다.
‘내돈이니까내마음대로쓴다’는생각자체가천민자본주의가만들어낸졸부들의
개똥철학이다.
그래서그들은추악한중산층이다.

오래된,뼈대있는부자는’삼가할줄’안다.
세상이바뀌면어떤곤욕을치르는지를체험으로알고있기때문이다.
그러므로평소에도있는채를안하고주위를살피면서살줄안다.
돈을물쓰듯하는바보짓도절대안한다.
좋은것은있어도깊숙히감추어둔다.
졸부들은뜨거운맛을모르기때문에기고만장이다.
사회생활에서서민이가지는큰상처의하나가’상대적박탈감’이다.
나는최선을다해노력했는데도옆집만큼잘살지못한다.
여기까지는있을수있는일이다.
그러나잘사는그옆집의소득이정상적인것이아니라고생각하게되면그건
‘상대적박탈감’이된다.
승복할수없는것이다.

고위공직자들이받는뇌물,
그뇌물을제공하고이윤을챙기는부패,
이권에개입,일확천금하는사악한상업모리배들,
독점,독과점,담합을통해거액을끌어모은악덕재벌들,
정치적입지를악용,재산을모은정치꾼들,
모두가정직하고선량한시민을압박하는해충같은존재들이다.
많이가지고도삼가할줄모르는그들은그래서추악하다.
이웃없이사는인간은없다.
더불어함께살고있는보통사람들을배려하지않는그오만은반드시대가를치르는게
역사의교훈이다.

단국대에계신김유남교수께서이런글을쓴일이있다.
‘우리사회에배부른중산층은흔하되생각하는중산층은별로없다.’
동해에서오징어잡이가한창이던때의이야기다.
작은목선에오징어채낚시장비를가진사람들이올라타고바다로나가는데,
어획고의분배비율은보통사륙제다.
오징어10마리를잡아4마리는선주와선장에게준다.
오징어가잘잡히는경우10마리를잡아도6마리만자기몫이니한마리라도더
답으려고하는것은당연하다.
이때,
그들이함께생각해야하는것은배가감당할수있는무게에대한균형감각이다.
그러나아무도그걸생각하지않는다.
오직한마리라도더잡기에만골몰하고있을뿐이다.
위기를느낀선장이아무리소리쳐도그탐욕은막을수없고결국배는침몰한다.
추악한중산층과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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