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중독.
모언론사가캠페인으로주도하고있는,
거실에서소파와TV를치우고서재로바꾸는일이예상과는달리상당한
호응을얻고있으며소파와TV를치워버린후가족들의달라진생활모습도계속
소개되고있다.
말하자면작은혁명이이제야시작된것이다.
지금우리의일상에서거의모든사람들을완전히장악,좌지우지하는게TV다.
특히오락물과연속극은자타가공인하는대한민국의통치세력이다.
거기에서벗어나있는사람은거의없을정도다.

문제는TV의순기능보다역기능이크고결과적으로모든가정에서가족간의인간적인
삶을앗아가는데있다.
그리고그후유증은생각보다심각하다.
한가정의가장중심이되는공간과장소에TV를모셔놓고거기에붙잡혀있는동안
개인,가정,사회공동체모두가저질화된게지금의대한민국이다.
TV의거의모든프로가시청율우선의편성을하는한그역기능은사라지지않는다.
상업주의는그렇게무서운것이다.
여기에더해국민에대한계도와교육프로그램을편성,방영해야하는공영방송
KBSTV가그본연의막중한사명을던져버린채다른상업방송들과시청율경쟁을
하는것은그죄질에서용서받지못할악이다.
그들은시청자들로부터시청료를받아가면서도한편으로광고(2TV)까지하는악덕을
거침없이저지르고있다.
(시청료를전기사용료에얹혀강제징수하는비겁한편법은역사에남을만한죄악이며
그것을시정하지못하는사법도규탄받아마땅하다.)

TV는인간의고상하고위대한사고기능(思考機能)을앗아간다.
영상은사유(思惟)하는과정을생략하고시각적으로직접전달되기때문에인간을
단순화시킨다.
인간이단순화되는것은몸은어른이지만생각의수준과기능은미성년자와같다는뜻이다.
표피적이고,즉흥적이고,경박해진사회풍조가인간이단순해졌기때문에생긴사회적
현상이다.
두께와무게가빈약한사회는보이는물량에서는문명화될수있어도그내용적문화
에서는후진성을면치못한다.
TV에붙잡혀있는개인은결코자기의내적인발전을할수가없다.
거의모든시간을TV에빼았기고있기때문에물리적으로여백의시간이없기때문이다.
비참한일이아닐수없다.
인간만이가지고있는모든성장잠재력이그렇게사장되고있다는것은안타깝고슬픈
일이다.

TV의중독성은마약과같다.
일단집에들어서면보지않으면서도TV부터켜놓는다.
‘조용한것’이불안하고견딜수없기때문이다.
그게바로무서운중독성이다.
마약도알콜도시작은미미했지만결정적인순간에그것을끊지못했기때문에파멸에
이르게된것이다.
TV중독은어떠면에서는마약이나알콜보다더광범위하고그파괴력도더크다.
인간이인간으로서마땅히해야할다른일들을접게하기때문이다.
TV중독은그렇게무섭다.
거기에서빠져나오기가얼마나어려운지를알면스스로도놀랄것이다.

‘욕하면서닮아간다’는말이있다.
TV시청의경우가그렇다.
처음에는프로그램내용에대해비판적이던사람들도TV시청을오래계속하면잠잠해
진다.
세뇌(洗腦)됐기때문이다.
TV는국민우민화(國民愚民化)의첨병이다.
KBSTV의편향보도가얼마나자심한지는모두가알고있지만오래시청하다보면그
편향보도를믿게되는게사람의심리다.
계속적으로반복되는세뇌는사람들의사고방식까지바꿀수있고,참과거짓의분별력
까지혼미하게만든다.
그게TV의폭력성이라는것이다.

TV는가족들을갈라놓는다.
한집안에모여살고있지만TV시청때문에내용적인접촉이없다.
그대표적인것이’가족간대화의상실’이다.
거실에서,식탁에서’대화’는가족의유대를이어주고가장중요한가정교육이이루어
지는장(場)이다.
TV시청은가정,가족의이중요한기능을뿌리채뽑아버렸다.
황폐하고건조한,서로가남남인사람들이한지붕밑에사는파괴된가정을만드는것이다.
정말비극적인일이아닐수없다.
특히한가정이그지경이될때까지이를방치한부모들의책임은면책이안된다.
단란하고화목한가정은식구들이함께만들어가는것이지쇼핑몰에서살수있는물건이
아니다.
TV가한가정을파괴하는것은그렇게많은시간이걸리지도않는다.

TV시청의중독성은착각,착시(錯覺,錯視)현상으로이어진다.
한TV연속극에서며느리를아주심하게학대하는시어머니역의탈랜트가시장에
나갔다가상인들로부터나쁜시어머니라는욕을먹으면서호되게곤욕을치른일이
있었다.
연속극안에서의탈랜트와그배역,그리고현실에서의한개인을구분못하고착각하기
때문에생긴희극이다.
TV프로그램과현실을구분하지못하는것은중독현상이심화된증거이며TV가인간을
어떻게망가지게하는지를구체적으로보여주는사례다.
특히연예계에대한왜곡된프로들은수많은어린세대에게잘못된목표를설정하게
하고자기의재능과는맞지도않는실패의길로들어서게한다.
그폐해는우리가알고있는것보다훨씬클것이다.
TV프로그램과현실을확실하게구분하기위해서는상당한수준의교육과지적기능이
있어야한다.
그러나그건소수의얘기다.
대부분의사람들은반복적으로주입되는영상에서그것을객관화할수있는기능이없다.
착각과착시가계속될수밖에없다.

TV는비만의주범이다.
소파에드러누워스낵을먹으면서TV에매달리면비만이라는’문명병’은스스로
불러들인것이나마찬가지다.
그걸고치겠다고다이어트하고,휘트니스클럽에나가고,비만치료까지받는다면그게
바로’코미디’다.
TV는그렇게인간을기만하고,비웃고,데리고노는것이다.
비만의피해는여기에서다열거할수도없다.
가장대표적인것은,
인간이게을러지고판단력과분별력이무디어지기때문에모든조직에서책임자가
될수없다.
이점은동서양이마찬가지다.
더무서운것은식탐이심해져서주전부리를끊지못한다.
참으로무서운악순환이다.
그래서TV는모든성인병의주범이기도하다.
소파와TV,
그걸거실에서몰아내야할이유는이것만으로도충분하다.

TV는우리의아이들을망치고있다.
밥을TV앞에앉아먹는애는이미끝난것이나마찬가지다.
그책임은부모가져야한다.
애들은말은안들어도행동은따라배운다.
TV에매달려공부안하는것도문제지만그것보다는온갖폭력물에노출되어있는게
더무서운일이다.
모방하기때문이다.
그모방이자라고커지면교도소를드나드는막장인생이될수박에없다.
작은줄알았던,잘못된시작이가져온엄청난결과가그것이다.
며느리가애잘못봤다고시어머니의뺨을때리는연속극을보고자란인간이그부모에
대해가지는생각과태도가어떨찌는불문가지다.
한사회가그렇게달라지는것이다.
그변화가긍정적이기보다는부정적인이유의대부분이TV와인터넷의영상때문이다.
이문제의방치는되로막을것을말로막아야하는재앙이된다.
이미그재앙은시작된지오래다.

우리부부는오랜의논끝에한가지실험을하기로했었다.
우선하루종일TV를켜지않는것이다.
그리고하루,이틀,일주일까지실험을해봤다.
가능했다.
그건정말뜻밖이었지만TV가꺼진집이달라지는것을느낄수있었다.
우리는각자자기방에TV를가지고있다.
따라서거실에는처음부터소파도TV도없었다.
이제지상파3사(KBS,MBC,SBS)의시청을끊은지가5년이됐다.
전혀,어떤불편도없다.
뉴스는신문과라디오의헤드라인이면충분하다.
그남은시간에자기의삶을위해다른일에열중한만큼질적인향상을얻은게사실이다.

그러면TV시청은전혀하지않는가.
결코그렇지는않다.
현대인의생활에서TV는아주중요한기능의정보매체다.
시청할프로를미리선별하면된다.
지금처럼다양한기능의인터넷이라면프로의선정은하나도어려울게없다.
우리는주로위성방송채널에서선택한다.
얼마나좋은프로들이많은가.
단,하루에한두시간이상은시청하지않는다.
(그러나야구와축구는예외다.)
선택만잘하면TV시청은살아있는평생교육이고즐거움이될수있다.
또그래야한다.
끝가지내가주인이고TV는내가마음대로조정,조작할수있는물건이면되는것이다.

내TV는평면사각형의32인치다.
절대그이상의크기는선택하지않는다.
놓여있는위치도내가안락의자에편히앉았을때약간밑으로내려다볼수있는곳이다.
물리적으로TV가그크기와높이로사람을위압하면안되기때문이다.
그걸거부할수있는주체성이있어야한다.
나는TV에종속되는것을거부하기때문에TV를내게종속시켰다.
그건단지내가편리하게사용하는가전제품중하나일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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