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2학년어린이를유괴한범인이아이를산채로자루에담아저수지에던져넣어
죽게한것이다.
가슴이떨리는극악무도한범죄다.
유괴,그것도어린이유괴는가장죄질이나쁜범죄이며유괴한어린이를살해한것은
결코용서받을수없는천인공노할범죄다.
졸지에어린자식을잃은부모의’단장의슬픔’을그누가헤아릴수나있겠는가.
왜이런무서운일이일어나는가.
인간이악에게잡혔기때문이다.
그래서죄악(罪惡)이라고한다.
어린이를유괴한罪는곧惡인것이다.
죄는두가지범주가있는데그하나는양심이나도의에어긋나는행위이며
다른하나는실정법에어긋나는행위가그것이다.
따라서죄악은죄가될만한악인것이다.
그렇다면악(惡)은무엇인가.
우선은바르지못함이다.
그리고윤리적으로는양심을좇지않고도덕율을어기는것이다.
그러나악이가지는포악성을생각할때이정도의설명으로는악의속성을전부알수가
없다.
선(善)과함께악(惡)도신비(神秘)하다는학문적명제가그래서생겼다.
죄를통해나타나는악보다는숨겨져있는악이더많을것이며그뿌리는아주깊은
곳에있기때문에규명하기가그만큼어렵다.
어떤면에선악에대한종교적설명이더설득력을가질수있다.
기독교에서악에대해가지고있는전통적인입장이그하나다.
악은선에대립되는개념이며인간의생명과삶에직,간접으로화나해를주는유형,
무형의부정적실재들을통칭해서부르는명칭이다.
성경은인간의타락으로악이시작되었다고본다.
즉구원받아야하는인간의속성이죄와악이라는설명이다.
다른하나의입장은,
인간에대한성선설(性善說)과성악설(性惡說)이있다.
성선설은인간의본성은선하다는주장으로맹자(孟子)가공자(孔子)의길을밝히기
위해그근거를인격에두어서한말이다.
이러한인간의선한본성이욕망에가려질때악이생긴다고설명한다.
성악설은인간의본성을악하다고보는입장으로서순자(筍子)가맹자의성선설을
반박한주장이다.
인간의태어난능력에는성(性)과위(僞)가있는데성은천성이고그천성에따라
행동하는것이악이라는설명이다.
그러나인간을그근본에서악한존재다,선한존재다로구분지어말할수있을까.
어려운문제다.
인간은그렇게단정적으로설명하기에는너무나복잡한심성의존재가아닐까.
1987년’브라이언드팔마’감독이만든영화’언터쳐블’이있다.
언터쳐블은FBI의별명이다.
케빈코스트너,숀코네리,로버트드니로,그리고앤디가르시아와같은쟁쟁한명우
들이열연한명화다.
이영화에서마피아두목알카포네(로버트드니로)는오페라극장의특별석에서
한쪽귀로는자기가지시한암살이성공했다는보고를듣고,한쪽귀로는무대에서
테너가부르는’파리아쵸’를들으면서눈물을흘린다.
악과선이공존하는극적인장면이다.
게슈타포(Gestapo)는나치스독일의미빌경찰이다.
1933년친위대인SS안에설치되어나치스에반대하는세력과유대인제거에앞장섰던
악명높은히틀러의조직이다.
아우슈비츠-오슈비엔침.
폴란드남부크라쿠프주(州)에있는도시로서화학콤비나트가있었으며2차대전중
독일군의강제수용소아우슈비츠가있었다.
유럽각지에서연행한유대인등이3개의수용소에강제수용됐으며,
강제노동,영양실조,전염병,독가스등으로400만명이죽은곳이다.
이아우슈비츠에배치된게슈타포의한장교는낮에는인간백정이되어수많은사람을
도살하고,저녁에는집에돌아가가족들과함께식탁에서단란한식사를한다.
그리고식후에는피아노앞에앉아익숙한솜씨로모짜르트를연주한다.
알카포네도,
이게슈타포의독일인장교도천사의얼굴과악마의얼굴을함께가지고있는것이다.
천국과지옥사이를오가는,악과선이함께있는대표적인사례다.
이아우슈비츠에서,
탈주자가생겨대신유대인10명을무작위로선발,총살하는사건이있었다.
선발된한유대인이자기는가족이있는사람이니살려달라고애원한다.
그때한수용자가앞으로나서며자기가그사람을대신해서총살당하겠다고했으며
결국그를대신해서총살당해죽었다.
그는카톨릭신부였다.
악이없는절대선의모습이다.
인간이어린아이를자루에담아물에던져죽일수있는절대악의자리에도있고,
알카포네와게슈타포의장교처럼악과선사이를오갈수도있으며,
다른이를대신해죽는신부처럼절대선의자리에도있을수도있다.
도대체이놀라운차이는어디에서비롯되는것일까.
모든사람에게는선과함께악도있다는것이일상을통해,체험을통해우리가알고있는
사실이다.
그게누구든이이중성에서예외는아니다.
결국,
선도,악도,잠재된상태에서어떤환경과조건을만나는가에따라표출되는것이라고
할수있다.
이점을제대로인식하는것이우선이다.
다음은선과악에대해그분명한차이를깨닫는일이다.
제대로알면방어할수있고극복할수있기때문이다.
그최선의길이교육과종교다.
여기에는이론의여지가없다.
특히덕목교육(德目敎育)의중요성은더말할것도없다.
도덕과목을비롯,음악,미술,체육등은인간의선한심성을키우는필수적인커리큘럼이다.
이중요한교과목들이국,영,수,논술등입시도구과목에밀려제대로교육되지못하고
있는것은정말무서운일이아닐수없다.
짐승같은놈이나짐승보다못한놈들은악만알고선을모르기때문에생긴돌연변이다.
진정한의미에서종교를가진신도라면짐승같은짓은하지않는다.
종교의힘은그렇게절대적이고큰것이다.
종교는죄를만들어내는악자체에대해정면으로대처하기때문이다.
법(法)은국가의강제력이따르는모든사회규범이며국가및공공기관이제정하는
법율,규칙,조례들이다.
이모든것은사람이사람답게모여살기위한상대적인약속의성격을가진다.
때문에법을어겼을때에는적법한절차에따라죄를지은사람을물리적으로제한한다.
그대표적인형태가교도소다.
우리가분명히알고있어야할것은법은지은죄에대한처벌이목적임으로범죄에대한
사후적조치다.범죄자체에대한예방적기능이거의없다.
처벌은결과적으로발생되는법의집행이지범죄를예방하는사전적기능은아니다.
일벌백계(一罰百戒)의효과도언제나미미할뿐이다.
선도악도없어지지않고언제나우리들옆에있을것이다.
그것이우리들인간의마음속에깊이자리잡고있기때문이다.
따라서악을억제하고선을함양하는노력이필요하고그최선의방법이교육과종교다.
이두가지분야에서성공하지못하면앞으로우리들은지금보다더끔찍한악의세력을
만날수있다.
무서운상업주의가만들어내는온갖폭력물들은이러한선의의노력을한순간에
무력화시킬수있다.
지금우리가사는세상이그렇고범죄가날로포악해지는것도그때문이며조직범죄의
규모가커지고잔악해지는게바로그런것들이다.
악과의대치에서,
교육,종교와함께우리모두가가져야할근본적인자세는’용기’다.
오래전에’유괴’라는수입영화가있었다.
졸지에어린아들이유괴되고범인은기업가인아버지에게거액의현찰을요구한다.
이과정에서가족들이격는고통은필설로다설명할수없을정도다.
기업가는현찰로거액을준비한후깊이생각한다.
마음의번민을감당할수없어흑인하인의품에안겨절규하고,그늙은흑인은
‘압살놈아압살놈,내아들아’하는다윗의부르짖음을들려주며위로한다.
그리고그는결심했고,텔리비젼방송국으로간다.
돈을탁자에쌓아놓고TV카메라앞에앉아차분하게얘기한다.
‘나는아들의유괴범에게이돈을줄수없다.
누구든지유괴범에대한정보를보내주면이돈을전부주겠다.’
몇시간후유괴됐던아들은무사히돌아왔다.
아버지의위대한’용기’가아들을살린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