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벗고 연금 날아갑니다.
공무원에게,
규정에어긋나는것은아니지만조금이라도어려운일을부탁하면그대답은녹음기
처럼똑같다.
‘잘못하면옷벗고연금날아갑니다.’
옷을벗는다는것은파면을뜻하는것이고연금없이노후는막막한것이니미상불
나쁘다고만할수도없다.
그러나민원인과공무원이함께연구하고길을찾으면훨씬효율적일수있는일도
옷과연금앞에서는소용없는얘기다.
정말그들은옷과연금만을위해존재하는사람들처럼보인다.
앞선나라에서공직자-공무원은국가발전의견인차다.
이웃일본과같은아시아의싱가폴이귀감이될수있다.
같은공무원이지만사고방식과철학,그리고근무자세에서우리와는다르다.
두나라가선진대열에있는것은결코우연이아니다.

공무원은국가또는지방공공단체의직무를담당하고집행하는사람들이다.
그신분보장이확실하기때문에본인의과실이없는한정년과함께상당한연금이
보장되는직업이다.
바로이점이역으로’철밥통’이되어아주작은리스크라도있으면몸을사리는원인
이되기도한다.
‘옷벗고연금날아갑니다.’가그것이다.

지금우리나라공무원은95만4590명,이들에대한연간인건비가20조4000억원이다.
노무현정권이시작되기전인2002년을기준하면4만8499명이증가했고,돈으로는
5조1000억원이늘어났다.33%의증가다.
이인건비는국가일반회계의14.1%에해당된다.
정말어마어마한세금이100만에육박하는공무원에게급료로지급되고있는것이다.
한번공무원이되면금고이상의형벌을받거나파면되지않는한공무원직에서쫓겨
나지않는다.
근자공무원채용시험이10대1의경쟁율을보이는원인이이철밥통때문이다.
도전을싫어하는젊은이들에게이보다더매력적인직장이또있겠는가.

나는철강회사에근무하는동안정부의여러부처를드나들면서일해본경험이있다.
중앙부처와지방의공무원모두를겪으면서나름대로생각하는게많았다.
공무원사회는잘변하지않는다.
‘철밥통’을지키는그들특유의분위기가있는데이건어떤높은사람이라해도
손대지못한다.
먹혀들어가지않기때문이다.
그정체된집단은’관료주의’라는무서운이데올로기로무장,철옹성이되는것이다.
그게어느곳에근무하는공무원이든그들에게는참으로묘한동질성이있다.
그대표적인몇가지만생각해보자.

무사안일(無事安逸).
모든일에서말성없이,무난하게지내려는소극적인태도나그런경향을말하는것이
며편하게,쉽게,일을그르치지않으려는자세다.
되는일도안되는일도없다.
하루하루를사고없이지내면되고,어떤일이든국가,사회에대한공직자로서의기여
보다는나중에감사에걸리지않으면되는것이다.
이런소극성이바로국가발전의걸림돌이되는것은더말할것도없다.

공무원의무사안일한자세는,
그것이구조적이고전통적인것이기때문에바른정신을가진공직자가이를타파하려
해도곧거대한벽에부딛친다.
역부족인것이다.
뿐만아니라왕따-소외되기까지한다.
무사안일은고급공무원일수록더한것같다.
언론은그런관료들을’영혼이없다’라고표현한다.
정신이죽었다는얘기다.
국가에대한충성도,공직자로서가져야하는책임감도,내일에대한비젼도없는존재
가그들일것이다.
그러면서도그들은우리들의혈세로지급되는급료만챙기고있다.

다음이보신(保身)이다.
자신의직위를잃지않으려고약게행동하는게보신주의다.
공무원들의보신주의는사실유명한얘기다.
‘옷벗고연금날아간다’는표현이함축하는의미가그것이다.
상사뿐아니라부하,그리고동료의눈치까지도살핀다.
그누구와도나쁜사이가되면안된다.
언제나’좋은게좋은것’이다.
정의와불의,선과악,참과거짓같은상대적이고이분법적인개념은존재하지않는다.
모든일에서의기준은’내몸다치지않는것’이다.
그러니무슨일에진척이있을수없다.
그어떤리스크도거부된다면그런국가가발전할수없는것은당연하다.
공무원생활을오래한친구들은사회생활에서도이런태도를버리지못한다.
그들의우유부단함과소극적인태도를보고있노라면공무원이라는신분이한인간의
인간성까지못쓰게만들었다는생각을금할수없다.

오래전얘기이긴하지만,
이른아침급한일때문에중앙부처에들어가담당자를만나야했다.
다급한민원인과는달리담당공무원은느긋하다.
‘모닝커피나하고얘기하지.’
그정도야어려울게없으니그러자고했다.
물론커피값은민원인이내는것이다.
그가주문한커피가구내식당에서배달됐는데그사무실은물론옆사무실에있는
사람들에게까지배달한다.
커피한잔이아닌것이다.
그게작은돈이아니다.
그들은그런식으로나눠먹었다.
뇌물의먹이사슬은제일위까지연결돼있고거기에는그들대로의무서운룰이있다.
공무원의나눠먹기,
살기가어렵고,공무원의급료도쥐꼬리같던시절이었으니그럴수밖에없었을것이
다.
담당자와일을보다점심시간이되어식사하러나가면그게설렁탕집이라해도두그릇
으로끝나는법은없다.
특히창구담당자의역할은아주중요하다.
민원인의입장에서는서기관보다도사무관보다도더무서운게바로담당자다.
주사와주사보의힘은어떤면에선대통령보다더막강하다.

교도소안에서오가는바람잡는소리속에는뜻밖에많은진실이담겨있다.
‘무전유죄유전무죄’도그중하나다.
‘공무원들은형량이가볍다’도그런것이다.
죄를지어기소된공직자가유죄판결을받아복역해도그형기는같은죄에대한
일반인의형기보다가볍다는것이다.
서로봐주기가그런것이다.
그럴리야없겠지만,
독립예산제가아닌사법부가총무처직원에게혹독하게했다면다음해예산배정에서
손해보지말라는법도없지않는가.
공무원이같은공무원을봐주는현상은우리나라만의얘기는아닐것이다.
단지후진국일수록그정도가심할뿐이다.
이봐주기가문제가되는것은균형이깨지기때문이다.
부패의척결이어려운이유도거기에있다.
지금은공무원사회도겉으로는많이달라지고있다.
그러나그속성은쉽게변하지않을것이다.

싱가폴은같은아시아국가이면서도일본과함께선진국으로분류된다.
그리고오늘의싱가폴은정치리더십과함께공무원들이만들어냈다는데이의를
제기할사람은없다.
스위스의세계적인국제경쟁개발(IMD)은정부의효율성과우수한공무원을기반으로
하는경재력에서싱가폴을미국에이은세계2위로평가했다.
그경쟁력의비결은무엇일까.
‘최고인재에최고대우’다.
장관의연봉이7억3000만원,내년에는11억7000만원으로인상된다.
세계1위다.
우리나라의장관연봉은8천9백417000원이다.
임용에서고시제도는없으며대졸자중성적과면접으로선발,개별계약을체결한다.
5년차사무관급공무원중상위20%에들면연봉이2억원이넘는다.
여기에GDP성장율이8%가넘으면최고4개월치월급을보너스로받고,
마이너스성장이면감봉당한다.
대통령으로부터하위직공무원까지매년빚이없다는점을신고해야하며자신이나
가족의재산증식부분에서설명되지못하는부분이있으면전액몰수,해고되며
민간기업의취업이법으로금지돼사실상사회적으로매장된다.
이게모두이광요가만든시스템이다.
싱가폴공무원의연간교체비율은10%선,우리는2%미만이다.

우리공무원의월급여평균치는일반직5급16호봉이된다.
2.439,700원.
여기에각종수당이더해지면결코작은액수가아니다.
이제는공무원도먹고살만큼받는다는얘기다.
다른말로하면,
이제공직자들도국가을위해뛸때도됐다는얘기다.
공직자가변하지않고는국가는발전하지못한다.
민간부문만으로는한계가있다.
공직자들이견인차가되어야발전할수있는것이다.

우리들이즐겨시청하는미국의TV시리즈물,
CSI뉴욕,
증거물봉투를훼손한부하직원을해고하면서,미해병대출신인
맥테일러반장은말한다.
‘조국에대한명예,뉴욕시민의안전,과학수사대의투명성이나의신념이다.’
영화속의대사지만극작가가일상에없는말을지어내지는않았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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