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 바하.
음악을’영혼이거니는뜰’이라고한다.
정말적절한표현이다.
우리가음악을들으면서가지는즐거움은거의독보적인것이며그음악을통해얻는
깨달음은철학과는또다른정신영역이다.
거의가비슷한경험을가지고있는대로음악을오래듣다보면결국도착하는곳이
실내악이다.
피아노소나타나바이얼린의파르티타같은장르가가장대표적인것이며바이얼린족
의중주(重奏),그리고여기에관,현악기들이함께연주하는5중주,8중주도같은
실내악의범주라고할수있다.
특히바이얼린2대와비올라,그리고첼로로구성되는현악4중주는실내악을통해
들을수있는최고의음악이다.
그현들의섬세하고놀라운화음은천국의소리처럼아름답다.
현악4중주는악기들의음색이상으로함께연주하는연주자들의호흡이잘맞아야한다.
서로가서로의소리를들으면서함께연주하는실내악은악기의구성에서나연주의
기량에서나그음악성에서가장뛰어난형태라고말할수있다.

하나의악기가무반주로연주하는경우그솔로는정말최고의연주기량을요구한다.
바하의무반주첼로모음곡,
바이얼린의소나타와파르티타,
쳄발로로연주하는평균율,
그리고텔레만의12개의바이얼린환상곡이그런곡들이다.
그래서실내악은서양고전음악의정수(精髓)라고할수있다.
교향곡,협주곡,오페라에서는맛볼수없는음악의깊이가거기에있다.
다른장르가상대적으로그음악성이떨어진다는얘기가아니라실내악이가지는
독특한차별성이그렇다는말이다.
실내악은우리로하여금더깊은음악의세계로들어갈수있게해주는통로다.

그렇다면음악감상은실내악에서끝나는것인가.
그건전적으로개인의문제다.
사람에따라취향이다르고선호하는음악장르가다르다.
더즐겨듣는악기도있을수있고연주자나지휘자도서로다를수있다.
그리고그건지극히정상적인차이들이다.
설명하기는아주어렵지만,
내경우,실내악과함께더앞으로나간자리에자크루시에(JacquesLoussier1934-)
트리오가있다.
루시에는프랑스의앙제출신으로빠리의콩세르바투아르에서정규음악을공부한
뮤지션이다.
그는거의평생을바하음악을연구했으며바로크음악의핵심인바하의음악을재즈로
편곡,연주해오고있다.
이미그의음반들은밀리언셀러가된지오래다.

재즈연주를위한악기구성에서,
피아노,더블베이스(콘트라바스),드럼의편성은아주고전적인것이며이트리오의
연주는쿨재그로분류된다.
이런악기편성의트리오에서각악기는글자그대로최고의기량을가진달인들이
아니면좋은연주가안된다.
그들이연주해내는즉흥곡을들어보면세사람의연주자들이들려주는실력과기량은
신기에가깝다.

우리부부는루시에트리오의연주를아주가까이에서두번들을수있는기회가있었
다.그건정말행운이었다.
찬탄이절로나왔다.
피아노의달인,루시에의솜씨는바하의모든선율을전혀다른방법으로건반을통해
들려줬다.
피치카토로8분음표를연주해내는더블베이스의소리는숨이막혔다.
드럼과심발로바하의멜로디가전달될수있을까.
그런데그게가능했다.
루이세가타고난재주꾼이기에그런편곡이가능한것이다.
정말그트리오는놀라운연주로유감없이바하를들려줬다.
음악평론가들의글을읽어보면,
바하의음악은현대음악이나재즈로편곡하기에아주적합하다고한다.
다른말로하면’음악성’이그만큼높다는뜻이기도하다.
나는지금도루시에트리오를음반을통해자주듣는다.
특히헤드폰을사용하는경우세악기의특징이살아나기때문에더흥미롭게감상
할수있다.

음악연주의경우,
연습량보다타고난천부가우선이다.
‘타고난재주’는그무엇으로도당할수없다.
예를들어,
신중현의’빗속의여인’은그누구도김추자의열창을따라갈수없다.
정말’빗속의여인’은김추자를위한노래이기도하다.
오랜세월이지난지금들어봐도놀라운창법이다.
김추자의춤과노래는글자그대로천부적이다.
아직까지그녀를능가하는’꾼’이나타나지않고있는것은섭섭한일이다.
자크루시에의재즈바하가,
말하자면그런것이다.
쿨재즈가가지는무게있는연주로바하의음악을소화해내는그들의실력과기량은
정말대단하다.

‘대중음악은우리들을즐겁게하지만고전음악은우리들을각성(覺省)케한다.’는
말이있다.
그건사실이다.
음악은들어서즐거워야하고그음악을통해깨달음에이르러야한다.
내가그렇게애를쓰고노력해서들어도친해질수없는게윤이상의음악이다.
우선재미가하나도없다.
그러니즐겁지도않다.
따라서다시듣게되지않고멀어지는음악이되는것이다.
우리의국악이대중화되지못하는것과똑같은이유다.
모든예술장르는우선재미가있어야한다.
재미가없다는것은그예술이사람들이접근하기어려운’부족함’이있기때문이다.

음악감상에서대단히완고한입장을고수하는분들이많다.
고전음악을듣는귀로대중음악을들을수없다는고집을어찌나쁘다고할수있겠
는가.
그런고집들이있었기에지금도고전음악의자리는요지부동이다.
그러나,
인생은때로파격(破格)도있어야한다.
그게격조높은파격이라면잃는것보다얻는게더많다.
그걸폭(幅)이라고한다.
폭이넓으면이해하는차원이달라진다.
자크루시에트리오가그런존재다.
그들을통해또다른방법으로,흥에넘치는바하를들을수있다는것은얼마나흥미
진진한일인가.
1분음표로더블베이스가연주하는스윙에실려나오는피아노의멜로디와드럼이
보태주는리듬은정말환상적인조화다.
바하가그연주를듣는다면아마도틀림없이미소지을것이다.

음악이없는일상은상상할수도없다.
음악은그만큼우리들생활에서떼어놓을수없는중요한요소다.
음악은들어서즐겁고,음악은우리들의거칠어진심성을정화해준다.
때문에음악을사랑하고듣는자세에서’경직성’은금물이다.
정말열린마음이있어야한다.
르네상스음악에서현대음악까지,수많은장르에도불구하고’음악성’자체는
하나뿐이다.
금속으로만든풀륫(flute)은지금도목관악기로분류한다.
본래투박한나무가지에구멍을파서만든악기였기때문이다.
금관풀륫의소리가더세련된것은사실이지만나무로만들었던옛악기의소리
자체는그대로다.
‘브란덴부르크협주곡’6곡에서곡마다연주되는독주악기의교체를들어보면
이게무슨소린지설명이될것이다.

자크루시에트리오,
나는국내에서발매된이들의음반5장을모두가지고있다.
루시에트리오의연주를들을때마다나는더쉽게바하에게다가서는스스로를
발견한다.
그래서즐겁다.
실로시내악,그넘어에는루시에의트리오가있다.
J.S.Bach는어차피한사람뿐이아닌가.
루시에트리오를들으면전혀다른바하할어버지를만날수있다.
그또한큰즐거움이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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