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는얼굴, 화난얼굴.
인간에게만있는가장대표적인기능의하나가표정(表情)이다.
아무리뛰어나도동물에게는표정이없다.
표정이무엇인가.
마음속의감정이나정서가얼굴을통해드러난모습이다.
그래서표적(表迹)이란말을쓰기도한다.
겉으로나타난형적이란뜻이다.
인간만이가지는이표정이너무나섬세하고다양하기때문에표정만잘읽어도
상대의마음속을어느정도헤아릴수있다.
반대로표정을잘못읽으면전혀다른결과에도달할수도있다.
표정은그렇게변화무쌍하고다양하다.
때문에지나치게풍부한표정을가지고있는사람의마음을읽기란아주어렵다.
반대로경직된사람은그표정이빈약하기때문에그만큼속내를읽어내기도쉽다.
사람이일생을살면서내표정관리도잘해야하지만상대의표정을읽어내는기량도
절실히필요한게사실이다.
그래서사회생활에서는사람들의표정을잘살필줄아는기술도필요하다.

가장좋은표정은어떤것일까.
그건단연코웃는얼굴이다.
미소를머금고있는표정도아름답기는마찬가지다.
그런표정들은주변을밝게하고함께있는사람들을즐겁고편하게해준다.
잘웃는얼굴,
늘미소를머금고있는얼굴은그래서하늘이주신소중한재산이다.
‘웃는얼굴에침못뱉는다.’는우리속담이그얘기다.
외국여행중그곳말은한마디도못하지만웃는얼굴만으로문제의반은해결된다.
웃는얼굴,표정은세계언어인것이다.
말하자면웃는얼굴은모든곳에서통하는보증수표인셈이다.
그렇다면가장고약한표정은어떤것일까.
그게화난얼굴이다.
그독기(毒氣)는주변을얼어붙게하고사람들의심기를불편하게만든다.
화난표정은모두가외면하는버림받은얼굴이다.
본인에게도다른사람들에게도득이없고해만있는나쁜정서다.

그럼제일무서운표정은어떤것일까.
그건,
무표정(無表情)이다.
웃는얼굴도화난얼굴도살아있는사람의살아있는표정이다.
그런데무표정은죽은얼굴이다.
목석(木石)인것이다.
무표정한사람은그속도나무나돌처럼비인간적이다.
인간미(人間味)가없는사람을’벽’이라고부르는이유가그것이다.
어떻게살아있는사람에게표정이없단말인가.
그러나뜻밖에그런사람들은많다.
특히우리한국인들에게많다.
우리사회가살벌하고각박한원인도거기에있을것이다.

일반적인의미에서동양은표정이다양하지못하다.
몽골리안의얼굴은거의무표정에가깝다.
이에비해대부분의서양인들은그표정이정말풍부하다.
그런데알다모를일은,
일본사람들이다.
같은동양계인데그들의얼굴표정은서양쪽에더가깝다.
인사말도대단히발달해있지만그에못지않게표정도섬세하고아주다양하다.
그들속담에,
‘웃지못하는사람은가게를열지말라.’는게있다.
웃는얼굴은그렇게중요하다.
그런데우리네는웃는것은고사하고화난얼굴을하고앉아있어도장사만잘하고
있으니미상불요지경이다.
표정은,그래서상당부분그문화의산물이라는잠정적인결론을가질수있을것이다.

우리한국인들의대표적인표정은어떤것일까.
한국에서20년이상살고있는미국인과일본인의결론은이상하게도똑같다.
‘금방싸울것같은표정’이그것이다.
한번통성명하고정을나누면이세상에서가장친절한사람들인데사귀기전에는
접근하기가무서운얼굴들이라는것이다.
세계적인국제공항에서있어보면,
같은동양계라도한국인의얼굴은금방표가난다.
그건무표정과는다른,전투적인얼굴이다.
왜그렇게사나운표정을짓는것일까.
사진을찍어보여주면본인들도놀랄것이다.

원인은여러가지일것이다.
사실학문적으로연구해볼만한문제이기도하다.
가장쉽게찾아지는원인의하나는유가(儒家)의가르침이다.
인간의기본정서인희노애락을얼굴에드러내는것을경박하다고가르쳤고,자기
아내나어린자식에대한애정표현까지도억제시킨게유가의전통문화다.
지금이아무리자유분방한시대라해도여러세대에걸쳐깊이박혀있는인습이
하루아침에없어지는것은아니다.
가정,사회,조직에서의인습이알게모르게우리를표정에빈약한인간을만들고
있을것이다.
다행스러운것은지금자라나고있는어린아이들의표정이기성세대에비해훨씬
풍부하고적극적이라는사실이다.

무표정중가장가슴아픈무표정은어떤것일까.
아름답게생긴,젊은여인의무표정이다.
그건너무아깝고안타까운일이다.
그아름다운얼굴에미소만살짝머금어도금상첨화인것을…..
그러나고치기가어려울것이다.
그건,얼굴의근육이굳어서가아니라표정을만들어내는마음이굳어있기때문
이다.
목석인것이다.
누가그벽을허물수있겠는가.
결혼한후남매를키우고있는젊은엄마가있다.
언제봐도그얼굴은목석이다.
그집안은언제나조용하다.
애들도표정이없고그늘져보인다.
도시재미있게사는흔적이보이지않는다.
일상도무표정인것이다.

반대로엄마가웃는집은,
생기가넘치고아이들도활달하다.
그들을지켜보는이웃까지도즐거워진다.
아름다운심성의힘이사방으로그향기를내뿜고있기때문이다.
웃는표정의힘은그렇게크다.
인간이표정을가질때와표정이없을때의차이는그렇게근본적이다.
그러니우리의삶에서표정은얼마나중요한것인가.
그표정이개인의성격과밀접히관계돼있는것은하나의불행이다.
웃는표정은축복이지만,무표정은재앙이기때문이다.

표정도관리될까.
충분히그렇다.
나는10여년을미국인가정과아주밀접하게생활한경험이있다.
신생아는모두똑같다.
그러나성장하는과정에서우리와그들은아주달랐다.
우선애기가엄마에게서제일먼저배우는게표정이다.
미국엄마의표정은가히백과사전급이다.
표정으로모든대화를하는것이다.
미국인들이나이들어서도풍부한표정으로담소하는것은모두엄마의품에서
시작된교육이다.
한국의엄마들은거기에비하면무표정수준이다.
다음이언어,
상대와마주섰을때사용하는세련되고유머넘치는화법은부모에게서배우는것이다.
그훈련은아주심도있게진행된다.
풍부한표정과예의바른사회인은가정이그산실인것이다.
그들은대를이어그렇게하고있다.

표정도교육이될까.
충분히그렇다.
학교의커리큘럼,즉교과과목에넣어야한다.
거울앞에서자기의표정을연습하는시간이있어야한다.
챠밍스쿨이그것이다.
우아하게걷는것이상으로그표정도우아하고세련되고명랑해야한다.
특히여자학교에서는당장시작해야한다.
웃지않는,웃지못하는여자는반쪽짜리여인이다.
그리고가정,
우선부모들이표정을지을줄알아야한다.
애들은말은안들어도행동은배운다.
웃는표정을배워줘야한다.
이시대를사는부모들의사명이그것이다.
이제세계는’웃지않는무서운얼굴’로는설자리가좁아지고있다.
우선금방싸울것같은무서운표정부터풀자.
그리고무표정을거쳐유표정(有表情)으로가는것이다.
우리라고못할것도없지않은가.

일본인한분이은퇴한후카메라한대메고세계여행길에올랐다.
참으로오래동안저축하고계획했던세계일주여행을떠난것이다.
오랜여행을마치고돌아온후’사진전’을열었다.
친지들이놀란것은보통의양해가아니면촬영할수없는장면들이많았기때문
이었다.
외국어한마디못하는친구가어떻게이런사진들을찍을수있단말인가.
대답은아주간단했다.
‘카메라를들고활짝웃으면모두가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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