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이야기.
돈의다른이름이화폐다.
결국돈은거래의산물이기도하다.
거래가무엇인가.
상품을사고팔거나돈을주고받는게그것이다.
아마도처음의거래는화폐가없는물물교환이었을것이다.
예를들어새알2개에물고기1마리를맞바꾸는게그것이다.
물물교환의거래행위는우리가생각하고있는것보다훨씬오래동안지속됐다.
자급자족하는농경형태가지속되는한화폐의현실적수요는없었다.

세계에서가장오래된화폐는9세기중국의비전(飛錢)으로일종의어음이었으며
15세기이탈리아대체은행의지시증(指示證)이은행권으로서는지폐의선구다.
가장처음쓰인화폐가조개껍질이었음은모두가아는사실이다.
재물재(財)자가조개패(貝)변인것이그증거다.
그후유리알,납작한돌,무기,천,가축등이화폐의구실을했으며17세기이후동전과
지전이널리쓰였다.
18,19세기에들어와은행은일정액수가적혀있고휴대하기간편한지전을발행하기
시작했다.
그때의모든지전은그액면가만큼의금과은으로바꿀수있었다.
그게정화(正貨)와바꿀수있는태환지폐(兌換紙幣)였다.
금화와은화는이미기원전4.000년대부터사용되었던것으로추정된다.
세계1차대전중얼마동안과1930년대의대공황후세계대부분의나라들이금본위제를
폐지했고이에따라지전은더이상금과은으로바꿀수없게됐다.
이처럼국가의신용을바탕으로중앙은행이발행하고,금이나은으로교환되지않는
화폐를불환지폐(不換紙幣)라고한다.
지금우리들이사용하고있는돈이그런것이다.

우리나라의경우도동전이등장하기전에는물물교환의거래가있었을것이며무기,
생산기구,장신구,가축,옷감,곡물등이교환수단으로사용됐을것으로추정된다.
그후고려시대초기인996년(성종15년)에정부가집권적지배체제를정비하느과정
에서철전(鐵錢)을주조,유통시켰다.
이것이우리나라역사상정부가정책적으로화폐를반들어법화(法貨)로사용한첫
시도로볼수있다.

기본경제이론에서,
화폐는4가지주요기능을가진다.
그첫째가교환수단이다.
바로이교환가치가돈이가지고있는가장큰힘이다.
돈만있으면가지고싶은물건뿐아니라용역(用役)도구매,사용할수있다.
지금과같은결제수단의세계화는돈의구매력을세계시장으로극대화했기때문에
그교환가치는그만큼더커진셈이다.
다음이지불수단,
돈-화폐가없다면지금도물물교환을해야한다.
돈이라는지불수단이있기때문에플라스틱으로된신용카드하나만가지고도전셰게
를여행할수있으며숙,식뿐아니라모든상품까지구매할수있다.
물론서로다른나라사이의환율의문제는있지만그건지엽적인문제일뿐지불수단
으로서의화폐의기능에는아무문제가없다.
세번째가저장수단이다.
은행통장하나만있으면아무리많은돈이라도저장,보관할수있다.
지금은외화까지도예금이가능하기때문에재산의저장수단으로돈을능가하는것이
없다.
주식이나채권을포함하는일체의유가증권도그저장기능에서는화폐와마찬가지다.
마지막으로화폐는값의기준이된다.
상품의객관적평가의공통적척도가되는것이다.
수요화공급에의한가격의등락은있어도같은조건에서의상품가격은화폐단위로
표시되는게그것이다.

‘돈은귀신도부린다.’
돈의기능에대해이렇게정곡을찌르는비유도없을것이다.
돈의힘이얼마나크면귀신도부릴수있겠는가.
보통사람이돈을많이가지려고하는것은화폐자체가아니라그것이가지는구매력
(購買力)때문이다.
정말돈만있으면자기가가지고싶은것을모두가질수있다.
자가용비행기에서지금은자가용잠수함까지등장한시대다.
부(富)의힘은끝이없는것처럼보인다.
일반적인기준에서돈에대한사람들의태도는크게세가지로나눌수있다.
의사에게서들은얘기다.
백억대의재산을가지고있는사람이병원에입원했는데1인실이나특실이아니라
6인실에입원했다는것이다.
이유이즉,돈이아까워서비싼병실은피한다는것이다.
바로이런사람이수전노(守錢奴)다.
수전노는돈을모으는일에는목숨까지도걸만큼탐욕적이고맹목적이지만,그것을
쓰는일에는아주인색한,돈을지키는노예라는뜻의욕하는말이다.
주변을살펴보면정도의차이는있어도수전노는많다.
특히자수성가(自手成家)한사람들중에이런수전노들이많다.

같은사람인데아주무서운,기피하게되는사람이있다.
그게빚쟁이,말하자면채권자(債權者)다.
참으로이상한것은빚을지고사는사람들은거의대부분팽생을빚을지고산다.
즉인생을채무자(債務者)로사는것이다.
돈을빌려쓰는게습관이된사람들이다.
왜이런일이생기는가.
수지(收支)를맞추지못해서그렇다.
100원버는사람이항상150원이나200원을쓰기때문이다.
그러니모자라는돈은빌려야하고그게습관이되면마약처럼중독이된다.
빚이무서운것은이자때문이다.
여러개의카드로돌려막아보지만결국은이자만불어나고원금은갚지못한채인생
파산이다.
이런부류들의공통점은’사치’다.
버는만큼만쓰기위해서는제분수를알아야하는데그걸모르기때문에한번만
주어진인생을빚쟁이에쫓기면서사는것이다.

사람이건전하게일상을살려면’자기’를알아야한다.
제분수를아는게그것이다.
주제파악이라고도한다.
이게분명힘든일이기는하지만반드시그래야일상이편하다.
100원벌면70원정도쓰고30원은저축하는강단이있어야한다.
실제로그렇게사는사람들은많다.
남에게꿔줄돈은없지만,남에게손내밀지않고살수있는게그길이다.
그게가장건전한경제생활이다.
지금은시대적으로식량이없거나입을옷이없어고통받는시대는아니다.
주거를마련하는일은여전히어렵지만그것도근검절약하면해결된다.
수지(收支)를맍춰산다는것,
자기가가진것으로검소하고건전하게사는것,그게가장아름다운인생이다.
수전노도,채무자도사실은돈에대해실패한사람들이다.
사람이돈을쓰는게아니라돈이사람을부리고있기때문이다.

우리모두는자본주의시장경제에서살고있다.
쉽게말해돈과무관하게살수없는시스템속에있는것이다.
그래서필요한것이한사람의인격적존재로서돈에대해가지는자기철학,즉
경제관(經濟觀)이있어야한다.
수전노도,채무자도,결국은이경제관이없거나잘못된사람들이다.
돈은좋은것이다.
돈은반드시필요한것이기도하다.
그러나그어떤경우에도돈은’수단’이지’목적’이되면안된다.
돈이목적이되면수전노나채무자가되고돈이수단이되면돈의주인이되어건전
하게살수있다.
특히현대적인삶은돈이외에도우리들을풍요롭게하는요소들이아주많은시대다.
그리고돈도쓸줄아는게중요하다.
돈을제대로쓰기위해서도경제관이뚜렷해야한다.

나는개인적으로즐겨읽는성경말씀이두곳있다.
‘돈을사랑함이일만악의뿌리가되나니이것을사모하는자들이미혹을받아믿음에서
떠나많은근심으로자기를찔렀도다.’딤전6:10.
사람들은돈이많으면좋을줄알고있다.
돈도적당히많으면아주좋다.
돈이제공하는편리는더없이매혹적이다.
그러나돈이아주많아지면사람이변하게된다.
그돈이그사람의일상을지배하기때문이다.
돈때문에정상적인일상을살지못하고궤도를이탈하게된다.
재벌가의내막을조곰이라도아는사람이라면이게무슨소린지이해할것이다.
그들은돈은많지만절대로’행복’한사람들은아니다.
많은근심으로자기를찌른사람들이한둘인가.
그래서많은돈은맘몬(mammon)이다.
자기남편을스스럼없이’여보’라고부르는여자와언제나조심하느자세로’회장님’
하고부르는여자중누가더인간적으로행복할까.

‘나로가난하게도마옵시고
부하게도마옵시고오직필요한양식으로내게먹이시옵소서.
혹내가배불러서하나님을모른다,여호와가누구냐할까하오며,
혹내가가난하여도적질하고내하나님의이름을욕되게할까두려워함이니이다.’
잠언30:8-9.
잠언(箴言)이무엇인가.
사람이살아가는데교훈이되고경계가되는짧은말이그것이다.
구약의잠언서는셈(Sem)족이가지고있는지혜의집결판이다.
위의본문이가지는놀라운균형감각은지금이리고다르겠는가.

우리단지의실화(實話)하나를소개하자.
50평형의큰아파트에노부부가살고있다.
그들은겨울이되면실내에서두꺼운외투를입고지낸다.
난방비를아끼기위해서다.
사실50평을따뜻하게하려면개스값이비싼지금작은돈이아니다.
그래서두꺼운옷을껴입고추위를견디는것이다.
그렇다면,
그들이그집의주인인가.
아니면그집이그들의주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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