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 민 성.
국민성(國民性)은한나라국민에게공통되는특성을이르는말이며특성은일정한
사물에만있는특수한성질이다.
말하자면한국인의국민성은아주가까이에있는일본이나중국과는전혀다른특성을
가지는것이다.
모든일이그러하듯우리의국민성도좋은점과나쁜점이있다.
그러나나는사회학자가아니기때문에우리국민성에대해학문적접근이나설명을
할수가없다.
그렇지만내게는다른사람들이쉽게가질수없는유리한조건이한가지있다.
그게반면교사(反面敎師)다.
‘나’를비춰볼수있는거울이그것이다.
거의20여년동안한사무실에서미국인,일본인들과함께생활한경험이그것이다.
20년이면그들을관찰하기에는충분한시간이라고할수있다.
그들에게도좋은점과함께나쁜점도있었고우리보다뒤떨어지는면도있었지만크게
봤을때그들은우리보다는많이앞서있는사람들이었다.
특히자기가맡고있는’일’에대한전문성과생산성,성실함은우리로서는따라가기
어려운수준이었다.

나는긴세월그들과생활하면서우리가반드시고치지않으면안되는’국민성’에
대해많이생각해왔고나름대로정리도해봤다.
그리고그개선은우리가선진국이되기위해서는필수적이라는사실도절감했다.
물론이제부터설명하려는내용들은어디까지나내개인의의견일뿐이다.
더좋은의견을가지고있는분들도많을것이다.
따라서서로다른의견들이모아지면더좋은결론에도달할수있을것이다.
사실시기적으로도이제우리스스로가우리의국민성,그중에서도부정적인국민성에
대해서는마음을열고생각할때가됐다.
들을말은듣고,수용할것은수용하고,고칠것은고칠수있어야한다.
보다나은내일을위해그것은필수적인수순이기도하다.

‘빨리빨리’로표현되는조급성은이미세계적으로알려진우리의국민성이다.
그스피드가’압축성장’을이룩한것은사실이다.
그러나세상에공짜는없는법.
지금우리사회는건너뛰었던’과정들’을뒤늦게거치느라홍역을치르고있다.
자동차는차고넘쳐도자동차문화가없고,휴대폰이넘쳐나도통화예절이없다.
자동차와휴대폰은문명(文明)이지만자동차의운행질서와통화예절은문화(文化)에
속한다.
문명과문화는동전의양면처럼같이가는것이다.
문명과문화의이어긋남이조급성이불러온귀결이다.
이제우리는지구촌에살기위해보다신중해져야한다.
순발력은감춰가지고있되우리의무게도보여줄수있어야한다.
그러기위해서는안을채워야한다.

지금중국물건이없는가정은거의없다.
그들이만든싸구려모조품을보면끝마루리가거칠고엉성한것을알수있다.
바로얼마전까지우리도그랬다.
우리는섬세하지못하다.
말총으로갓을만들고,참빗을만든조상들이있는데,
그아름다운자태로는비길것이없는한복의섬세한바느질이있었는데,
왜지금우리들은이렇게거칠고상스러운가.
세계를여행해보면한국인들이얼마나거칠고무례한지를금방알수있다.
(떠드는건중국사람들이최고다.)
거칠고무례하면무시당한다.
상대를안하려고한다.
섬세하다는것은세련됐다는뜻이다.
세련이뭔가,갈고다듬어짜임새가있게하는것이다.
차분하지않으면일구어낼수없는정서다.
우리가선진국국민이되기위해서는이무례함을고쳐야한다.
신사까지는못되더라도지구촌수준의보통사람은돼야한다.

‘이제기초질서를지킬때가됐읍니다.’
근자거리에서볼수있는방(榜)이다.
이명박정부도기초질서와준법에대해기강을잡겠다는말로그의중을드러낸바있다.
아마도그렇게나갈것이다.또그래야한다.
무질서와위법에중독되었기때문에지금우리사회의’위험수위’가어느정도인지를
모르고사는게우리들이다.
새치기가일상화된사회가정상적일수없다.
법을지키는사람이손해본다는잘못된생각이자라나는애들에게까지세습돼있다면
결코보통일이아니다.
법과질서를지켜야하는첫째이유는모두가편하게,즐겁게살기위해서다.
법이무섭게지켜지는나라들은그렇게살고있다.
진정한’평등’은그런사회에있다.
법과질서가지켜지지않으면가장큰손해를보는쪽은그걸지키며사는선량한시민
들이다.
그손해는돈으로환산할수없을만큼막대한것이다.
하나의사회공동체가무질서와혼돈속으로빠져들기때문이다.
세금낼것다내고비루하게사는게이런사회다.
공권력이무너졌기때문이다.

식당,스포츠용구점,심지어병원에들어서도TV연속극에빠져있는종업원들은
손님을크게의식하지않는다.
그게아침시간이라해도마찬가지다.
자기가돈을받고하는’일’에전념하지않는것은전문성이없어서이고그만큼생산성
도떨어진다.
사람들이모두제일을해야하는아침부터하루종일TV는사람들을포로로붙잡고
퇴행의길을걷게한다.
세상에이런나라가얼마나될까.
보지도않는TV를켜놓고있는것은이제상습적이다.
전국에서낭비되는시간과기름(전기)은엄청난국력의낭비다.
지금의세계는’전문성’하나로버티는시대다.
자기직업에대해우리처럼전문성이모자라는국민도많지는않을것이다.
후진국의가장큰특징이무엇인가.
낮은생산성과비효율이다.
모두가전문성이부족한데서비롯되는해악이다.
정말시급히고쳐야할풍속도가아닐수없다.
우선TV의방송시간부터줄여야한다.

직장의경우,
어떤부서에서오래일하던직원이퇴직하거나이직하면’기록’이없어진다.
업무에필요한모든기록은엄격히말해회사의자산이다.
그런데우리는그기록들이사물화(私物化)되어개인이챙겨가면그만이다.
기록을시스템에남겨재생산,활용하는일에아주미숙하다.
때문에그기록을위해후임자가처음부터필요없는일을되풀이하게된다.
기록이시스템화하지못하는것은’운영’의문제이기도하다.
방송매체의경우PD나프로그램진행자에의해그프로들이사물화하는것도같은
맥락이다.
공과사의구별이분명치못한오래된관행이그것이며의식구조도그렇게되어있다.
겉으로는세계적인대기업이지만그속은구멍가게수준이다.

우리는편가르기에빠르다.
흑백논리가그것이다.
흑과백이라는이분법밖에모른다.
그러니우리쪽이아니면적이다.
나와다르면안된다는이각박한흑백논리는삶의폭을좁히고여유를앗아간다.
패거리문화가그것이며생떼가여기서생겨난다.
한국의강성노조가그대표적인사례다.
인간의사고방식은’중간지대’도필요하다.
더좋은대안,방법,효율이거기서나올수있다.
회색분자는나쁘지만’회색지대’는필요하다.
풍선과송곳끝같은사회현상도결국은흑백논리가그바탕이다.
이제풍선의바람을빼고송공끝도무디게할때가됐다.

남을배려하는것은이기적인인간으로서는어려운일이다.
배려가부족한사회는거칠고각박하다.
배려는아름다운선순환이며자기가베푼배려는반드시자기에게돌아온다.
배려는남의입장을생각하고이해하는정서의문제다.
배려가있는사회는부드럽고살맛이난다.
모르는사람과마주쳤을때미소로시작,어려운처지의사람을돕는수준까지배려의
방법은다양하다.
모두가금방싸울것같은우리네의표정들을보라.
무서운일이다.
정(情)이많은민족이왜이렇게사나운표정을짓고있는가.
배려,친절,봉사는아주어려서부터교육해야한다.
선진국들은국부(國富)의10%이상이시민들의자원봉사에서나온다.
배려의문화가정착되어있기때문이다.
사실우리라고못할것도없는일이다.

도산(島山)은미주에있는동포들에게고집스럽게외쳤다.
‘조선사람들이여거짓말을하지맙시다.’
일본인들이식민지시대에’조센징’이라고우리를폄하한것은거짓말과잘못을
감추는것이그대표적인근거였다.
지금도우리사회는감추기에능하다.
감추면같은일이반복된다.
잘못된일이라해도있는그대로수용하고연구해서재발을막을수있어야한다.
감추면이게안되기때문에같은일이다시발생,엄청난인명과재산의피해를입는다.
감추면개인적으로는잠시모면이되겠지만사회전체적으로는심각한타격이된다.
현대는모든사회가거대한시스템으로움직이는시대다.
때문에미스테이크에대해정직하지않으면시스템전체가마비되는위험성이있다.
그건생각만해도무서운재앙이다.

숭례문(남대문)이재가되어붕괴되었을때,
방화범이나책임소재에대해서보다제일먼저떠오른생각은우리의국민성이었다.
소방차량95대,소방관330명이5시간동안별로크지도않은구조물의진화에완전
실패한것이다.
그많은소방차,소방장비,그리고소방관은하드웨어다.
그러나이중기와로덮여있는,수백년된목재건축물을진화하는소프트웨어-manuel은
없었다.
총론만있고각론이없었기때문이다.
겉은있는데안은비어있고,치밀해야할일에대강대강갔기때문이다.
국보1호숭례문의교훈을헛되히해서는안된다.
누구탓이기전에’내탓’이라고생각해야한다.
그게발전의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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