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준말이亡兆-망쪼다.
믿기어렵지만한해에한국인이잡아먹는개가200만마리다.
‘보신탕-補身湯’이그것이다.
몸의원기(元氣)를돕는탕국이라는의미에서’개장국’을그렇게부른다.
지금은잡아먹는식용개들을전문으로기르는사육장도아주많다.
음식점에서수거해온음식찌꺼기의썪는냄새가진동하는개사육장엔기르고있는
개들보다더많은커다란쥐들이함께살고있다.
먹을게많기때문이다.
개사육장의불결함과원시적인환경은구역질이나는정도다.
그런데도보신탕은사철탕이되어한해200만마리의개를소비하고있다.
왜그럴까.
과학적인근거는없지만’몸에좋다’고믿고있기때문이다.
몸에만좋다면못먹을게없는게한국인이다.
한때는지렁이구하기가어려웠던때도있었다.
건강보조식품도건강식품이라고해야잘팔린다.
세상에한번먹어몸이건강해지는식료품이란존재할수가없는데도말이다.
그런데도그내용을알수없는수상한건강식품들이아주잘팔리고있다.
여기에더해근자엔유기농자연식품의인기가높다.
부자들은농가와의계약재배를통해그비싼자연식품을조달하고있다.
한방에서만들어주는보약(補藥)은그값이정말대단하다.
여기에온갖양약의비타민제,강장제는그수도다헤아릴수없을정도다.
하루세끼의일상적인식사를통한합리적섭생보다는약에더의지하는이상한
건강지향성은약이가지는독성을모르기때문일것이다.
지금같이발달한의학도아직인간의질병을반밖에밝혀내지못했으며,
알려진질병도그반밖에는치료하지못한다.
똑같이모든약은질병을치유하는효능과함께부작용도크다.
약화가불러오는재앙을우습게보면안된다.
앉아있기가어려울정도로몸이아픈데도의사인내아들은진찰만하고약을안준다.
그냥참고있으면낫는다는것이다.
죽을병이아닌한몸은스스로를치유하는능력도크다는얘기만되풀이한다.
모든먹는것은몸을위한것이다.
몸이건강하고오래살기위해서다.
그렇다면정신은무엇을먹고살아야하는가.
이문제를생각하는사람은많지않은것같다.
육체가음식이필요하다면,똑같이정신도음식이필요한건당연하다.
단지먹는게다를뿐이다.
유치원에서고등학교까지만다녀도13년이다.
교육은정신이먹어야하는가장기본적이고중요한양식이다.
인간이사회생활을하면서먹게되는정신의양식은크게나눌때,책,음악,미술,영화,
무대예술,각종강좌등이라고할수있다.
이중에서가장대표적인것이음악일것이다.
음악을장르별로나누면그종류도다양하다.
그러나음악이우리를즐겁게하고각성케하는기능에는큰차이가없다.
음악이없는세상은상상도할수없다.
사실우리모두는매일여러가지음악과접촉하면서살고있다.
음악의일상성은그렇게크다.
모든음악은크게두가지요소로만들어진다.
하나가선율-멜로디이며,다른하나가노랫말-가사다.
서양고전음악의대부분은선율만으로연주되는절대음악이지만,오페라나오라토리오
등은선율과가사가함께있는대표적인표제음악들이다.
음악이가지는예술성은노랫말의선택에서크게좌우된다.
우리가잘아는베토벤의9번교향곡의합창은쉴러의시’환희의송가’를가사로쓰고
있다.
음악에는아름다운선율도중요하지만노랫말-가사의내용도정서적이고감동적
이어야한다.
극단적인경우이긴하지만가장대표적인오라토리오인헨델의’메시아’는가사전부가
성경말씀으로만되어있을정도다.
그것은가사가’말-언어’이기때문이다.
말은언어(言語)이며인간정신의놀라운표현수단임은물론,문명과문화를일구어낸
결정적인방편이기도하다.
말과글자가없었다면지금의문명,문화도전혀다른것으로남아있을것이다.
말,언어는곧정신이다.
그리고사람이다.
생각을표현하고전달하는게말이다.
한시대를제대로알기위해서는그사회가일상으로쓰고있는말을들어보면가늠이
된다.
말에는고상한말,우아한말,무게가있는말,내용이있는말,감동적인말,정직한말
들이있는가하면,천박한말,더러운말,가벼운말,빈말,선동적인말,거짓말이있다.
어떤말을더많이쓰고있는가가그사회의현실이다.
‘말한마디에천냥빚도갚는다.’는속담은인간이하는말이얼마나중요한것인지를
깨닫게하는격언이다.
한세대전과비교할때,
지금의우리사회가일상으로쓰고있는말들은우선그속도가아주빨라졌고,가볍고,
찬박해졌다.
감동적인말보다는자극적이고선동적이고표피적인말들이더많다.
그만큼살기가각박해졌다는의미다.
만인이만인을향해쟁투하는사회의단면이드러나는대목이다.
물론그런말을쓰는사람도그만큼각박하다.
내고향남쪽바다,
그파란물눈에보이네,
꿈엔들잊으리요그잔잔한고향바다,
지금도그물새들날으리,
가고파라가고파,
어릴제같이놀던그동무들그리워라,
어디간들잊으리요그뛰놀던고향동무,
오늘은다무얼하는고보고파보고파라,
그물새그동무들고향에다있는데,
나는왜어이타가떠나살게되었는고,
온갖거다뿌리치고돌아갈가돌아가,
가서한데얼려옛날처럼살고지고,
내마음색동옷입혀웃고웃고지내고저,
그날그눈물없던때를찾아가자찾아가.
경남마산출신의시조시인이은상(李殷相)의아름답고감동적인글이다.
이아름다운시에선율을만들어노래를만든분이평남안주출신이며,경희대음대
학장을지낸김동진(金東振)이다.
우리가곡’가고파’는그렇게탄생됐다.
이노래를모르는사람도,불러보지않은사람도없을것이다.
모든한국인의마음을적시는노래가’가고파’다.
노랫말도아름답고선율도감동적이다.
이은상의글은20세기한국인의말-언어다.
그게20세기한국인의평균적인정서요수준이다.
본래우리는그렇게우아하고,아름답고,고상한언어를가진민족이다.
유행가는어느한시대에널리불려지던가요곡이다.
그런데유행가도오래되면명곡이된다.
오랫동안사람들이계속해서부른다는것은그노래가가지는내용적호소력이있기
때문이다.
말하자면좋은유행가는오래동안그생명력을유지,결국은고전이되는것이다.
이제똑같이고향을기리는유행가를보자.
구름도울고넘는울고넘는저산아래,
그옛날내가살던고향이있었것만,
지금은어느누가사고있는지,지금은어느누가살고있는지,
산골짝엔물이마르고기름진문전옥답잡초에묻혀있네.
오기택이불러히트한’고향무정’이다.
나의18번이고,지금도즐겨듣는유행가다.
어떤좌석에서밴드의반주에맞춰이노래를불렀을때밴드마스터가내게물었다.
‘음악을전공했는가.’
아니라고하자,고향무정을정확한박자로반주에맞춰부른게내가처음이라고했다.
고향무정은밴드보다한박자늦게들어가는’신카페션’이있는곡인데보통은그걸
맞추지못하기때문이다.
나는오기택의고향무정을가장좋아한다.
그의음반을사다놓고이노래를배웠다.
노랫말도좋고선율도감동적인유행가다.
아마도고향무정은아주오래동안한국인의사랑을받는노래가될것이다.
에어로빅의반주음악으로사용하는곡이라면그만큼대중성이있다는뜻이고크게
유행하고있다는의미도된다.
이제그곡의노랫말을요약해서적어보자.
여자들을울리고,돈은버는대로쓰고,
밤에일어나놀고해가뜨면자고(멋지게살자)
내일도또똑같고,
계획은없다그런건내게묻지만(멋지게살자)
오늘이마지막일지도모른다.
멋지게살자살고싶은대로산다.
딴따라블루스.
술떨어지면다시무대에올라가블루스,
돌고돌고신나게뛰고,
술한잔들어가내몸은또다시깨어나고(멋지게살자)
술과여자,춤과음악이내가사는이유야(딴따라블루스)
난다시움직인다(딴따라인생을)
Iamsorrybaby딴따라인생,
흔들어대고멈추면박수소리,
흔들어대고멈추면함성소리,
내가사는이유야(딴따라인생).
‘가고파’를배우면서컸고,
‘고향무정’을흥겹게부르면서살아온내게이노래’딴따라블루스’는혼란스럽기
그지없는음악이다.
가고파에서고향무정을거쳐딴따라블루스까지는꼭한세대의기간이다.
이런걸급전직하(急轉直下)라고한다.
사태나정세가매우빠르게,나쁘게변했다는뜻이다.
가고파와고향무정에는정도의차이는있지만정서와메시지가있다.
그정서와메시지가정신이필요로하는음식인것이다.
딴따라블루스에는그게없다.
‘막가파’의전형이다.
마구뱉어내는이천박한말이어디에서나왔는가.
이런음악이우리사회에서수용된다는것은지금우리사회의정서적수준이거기에
맞물려있다는뜻도된다.
평준화와공교육붕괴의참담한현실이다.
물론어느사회에나’쓰레기’는있다.
그러나제대로된사회는그쓰레기를모아두는장소가엄격히구획된다.
결코어떤한계를넘지못한다.
법과제도가아니라사람들에의해구획되는것이다.
그게문화다.
딴따라블루스는그리드미칼한연주때문에에어로빅의반주곡이되었을것이다.
그랬었기를바란다.
말-언어는정신이고생각이고이념이다.
그리고말은곧사람이다.
그게타락하고부패해지면사람도썪게된다.
언제나망쪼가가장먼저나타나는곳이’말’이다.
모든선진국이자기들의국어를정화하고,순화하는일에전력을기울이는이유도
거기에있다.
말-언어의망쪼를근심스럽게바라보는사람들의숫자에따라우리사회의앞날이
결정될것이다.
인류의오랜역사가기록으로그걸증명했고,또경고하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