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죽었다 살아나야 한다.
얼마전까지KBS제1래디오의매시간시보직전어나운스먼트는이랬다.
‘대한민국뉴스채널KBS.’
오만하고,군림하는고자세의억양그대로였다.
그게요며칠사이에이렇게변했다.
‘정성을다하는국민의방송KBS.’
한결부드러워진립서비스다.
KBS가정성을다하지않는것은국민모두가익히알고있는사실이다.
지난4월8일밤.
KBS노사협의회에서,
KBS노조가정연주사장을포함한경영진에대해KBS위기에대한책임을지고사퇴
하라는내용의합의서에서명을요구했다.
그러나정사장은이를거부했다.
지난5년동안KBS의누적적자는1500억원규모다.
이에KBS노조는정연주사장퇴진을요구하는서명운동에들어가기로했다.
이내홍(內紅)은이미오래전에시작된갈등이고그만큼KBS안에서벌어지고있는
힘겨루기는깊은상처로남게됐다.
지금KBS는심각한내우외환을겪고있는중이다.
올것이온것이다.

역사적으로봐도KBS의태생적한계는처음부터있었다.
1927년우리나라에서처음으로래디오방송을시작한’경성방송국’은식민지시대의
내선일치(內鮮一致)라는식민통치의수단이었고,중국침략을위한전파교두보였으며
소련전파를방해하는방편이었다.
광복후인1948년,
정부수립과함께KBS는관영,국영방송이되었다.
이때부터KBS는공무원들에의해운영되면서정부홍보를위한방송에주력했고
집권세력의수중을벗어날수없었다.
1973년KBS는공영체제로전환했지만공영방송을할수있는인력이없는상태에서
간판만공영방송일뿐공무원출신들이그대로그자리에앉아오늘에이른것이다.
KBS의관료적운영행태는이렇게긴역사를가지고있다.
공영방송으로나아가야할KBS가가장크게타격을받은것은1980년의방송통폐합과
함께민영방송의강제인수로상업방송을할수밖에없게된구조적변질이었다.
지금공영방송인KBS가일부차낼에서광고방송과함께쓰레기같은프로그램을제작
하게된뿌리가거기에있다.

지금의KBS는,
1TV,2TV,KBSWorld의3개TV채널,
1,2,3래디오,
1,2FM방송,
한민족방송,KBSWorldRadio의7개래디오채널을가지고있으며
주당평균260여개의프르그램을송출하고있다.
2007년말현재전체종업원은5.288명이며,
결산서상의상시종업원평균연봉은7천1백9십만6천원이다.
상당히높은편이다.
1년예산은1조4천억원규모로서거대기업수준이다.
항공모함이나거대한탱커가방향전환이어렵듯KBS는스스로의몸집때문에운신에
시간이걸리고비효율적이다.
여기에개선하려는의지도약했기때문에오늘의정체성위기를만났다고해도조금도
지나친표현이아니다.

우리는KBS를공영방송이라고부른다.
공영(公營)이무엇인가.
공공단체,또는지방자치단체에서경영한다는의미다.
이말의반대가사영(私營)이다.
따라서공영기업은지방자치단체가경영하는기업으로대표적인사례가지하철이다.
일부노선의막대한적자에도불구하고지하철이운행되는것은대중교통수단으로서의
공공성(公共性)때문이다.
이윤을추구하는개인기업이라면벌써문을닫았을것이다.
정확히말해공영방송(公營放送)은국가기관으로부터독립해방송사업을경영하되
영리(이익)를직접적인목표로삼지않고시청료를주요재원으로하는방송기관을의미
한다.

KBS는국가기관으로부터독립하지못했으며,
시청료의강제징수뿐아니라광고를통한막대한수입으로방만한경영을해온것은
물론,가장나쁜것은상업방송과경쟁을해온점이다.
실로KBS의모든병폐는상업방송과의’시청율’경쟁에서비롯되었다고봐서크게
틀리지않는다.
대표적인것이저녁8시시간대의’연속극’경쟁이다.
9시뉴스의리드프로그램으로서의위치와의미때문에이경쟁은치열했고,
시청율을높이기위해불륜,퇴폐,비도덕성,폭력을극대화하는파행도서슴치않았다.
자체제작이든,외주든연속극의제작비를보면이경쟁이얼마나소모적이고치열한
것인지알수있다.
2002년까지만해도1회당제작비가많아야9000만원수준이었다.
그것이2007년에는1회당1억5천만원으로상승했다.
1회당특급탈렌트의개런티는2-3천만원,
작가의개런티도비슷한수준이다.
공영방송으로서는반드시기피해야하는시청율경쟁의드라마제작에얼마나많은돈을
퍼부어야했는지는불문가지다.
결국드라마부분의이파행이KBS의축이되어모든프로그램제작,편성,송출에
지대한영향을줬다고볼수있다.
쉽게말해’공영성’이파괴된것이다.

공영방송으로서KBS의가장큰책무는국민에대한계도와교육이다.
계층별로나누어전문프로그램을제작해야하며상업방송이할수없는국민프로그램을
개발하고방송할책임이있다.
퇴폐적인연속극,저질코미디프로,노래자랑같은낮은수준의오락프로만으로는
공영방송의목적을달성할수없다.
여기에더해정치적중립성을상실,
편파적이고왜곡된보도를통해스스로의입지를좁힌것도위기의본질중하나다.
또한가지중요한파행은,
모든프로그램이제작,진행자에의해사물화(私物化)하고있는경향이다.
구조적으로감시시시템이빈약하기때문이다.
팀제도를도입,공정성확보를위해필요한중간간부가없어진게하나의사례다.
예를들어,
음악전문방송인클래식FM의경우,
스위치를올리면10에3-4번은음악이아니라’말’이나온다.
그내용이라는게진행자의보잘것없는자기류의사설(辭說)이다.
연속극에서며느리가애잘못봤다고시어머니의뺨을때리는연출은담당PD의
대표적인전횡이다.
이런일들은KBS안의분위기에공영성이존재하지않는다는반증이다.
5천3백여명의직원들이가지고있는근무자세에공영성이없기때문에빚어지는일들
이다.

하나의구체적인사례로,
TV의아침드라마송출이가져오는폐단은이렇다.
직장에근무하는사람들의집중력을훼손하고,전문성을가질수없게하며,
국가적으로생산성과품질에악영향을주는것은물론엄청난전력낭비로이어진다.
특히접객업소의경우소비자가받을서비스까지방해한다.
상업방송도아닌KBS가이런행태를멈추지않는것은’공영성’을망각한대표적인
케이스다.
1조4천여억원의예산자체가아까울뿐이며보지도않는시청료를강제징수한다는
것은전체주의국가적발상이다.
지금의KBS는전혀시청료를받아갈자격이없다.
MBC나SBS는시청료를받지않는다.
광고료를받아운영하는상업방송이기때문이다.
그런데그들과하나도다르지않은방송을하면서KBS는왜시청료를받는가.
정말부끄러워할줄을알아야한다.
지금국민-시청자들이어떤눈으로KBS를보고있는지를깨달아야한다.
KBS야말로국가발전을막고있는커다란문화적족쇄다.
그큰조직-규모때문에KBS의개선은거의불가능하다.
오래된관료적타성도넘기힘든장벽이다.
그래서KBS는먼저죽어야한다.
그게사는길이다.
역설적이긴하지만죽어야살아날수있는게KBS다.
달리방법이없다.

KBS가사는길은무엇일까.
KBS가글자그대로상업방송이아닌,
상업방송과시청율경쟁을하지않는,
명실상부한국민의공영방송이되는길은무엇일까.
KBS의개선은한국방송공사라는조직자체에서는기대할수없다.
‘관료화’된조직은절대개선되지않는다.
KBS의개선은정부나행정관서의의지에서오는것도아니다.
그곳또한하나의관료조직이기때문이다.
그렇다면시민단체들의압력에서비롯될수있는것인가.
그건이미여러번시도된바있다.
KBS가개선되는길은,
KBS가살아나는길은오직하나밖에없다.
사람이변해야한다.
방송요원한사람한사람이변해야한다.
뉴스를비롯한모든프로그램에서한사람한사람이공영방송의정체성을구현해야
해결될수있는문제다.
그것이아무리어렵다해도그길밖에는없다.

권력의눈치를보지말아야하고,
상업방송과의경쟁심도버려야한다.
KBS가아니면결코만들수없는공익성높은프로그램을제작해야한다.
초등학생부터고등교육을받은지식인들까지시청할수있는품위있고격조높은
프로그램만만들어야한다.
낮은수준의오락프로들은상업방송에맡기면된다.
그런수요와공급은그곳에서이뤄지면된다.
또그건사회적인필요이기도하다.
KBS의책무는실로막중하다.
KBS가먼저죽고,그리고살아나서정말공영방송이된다면장담하건데그날부터
우리나라는달라진다.
TV라는영상미디어의막강한영향을생각하면수긍이갈것이다.
구조적인면에선제2TV를다시민방으로돌리고EBS를다시흡수,전문적인국민교육
프로그램을만들어내야한다.
영어방송의실시도그중하나다.
지금대한민국은그런계도와교육방송이절실하게필요한때다.
선진국으로가는조건의하나가그것이다.
그래서도더욱더KBS가살아나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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