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까지인류라는종(種)이지구상에존재하고있을까.
이이상한질문에대한사람들의반응은크게네가지로나눌수있을것이다.
그첫째부류는,
이질문의의미를전혀이해하지못한다.
아무생각없이계속쓰레기를아무데나버리고세제(洗劑)사용도마음대로다.
두번째부류는,
어떤막연한불안감을가지고있다.
생태계의파괴나환경오염이나쁘다는,
그러나그렇다고해서내가할일은아무것도없다고생각한다.
세번째는상식수준에서접근이가능한사람들이다.
지금과같은심각한환경오염이이대로간다면종당에는사람이손을쓸수없는
충격적인일들이일어날것을알고있다.
그래서쓰레기를줄이려하고세제사용도억제하려고노력한다.
개인적이긴하지만나름대로의노력을하는것이다.
네번째사람들은’전문가’들이다.
그들은과학적근거와수치로나타나는자료에의해지구와인류가재앙을향해나아
가고있는것을알고있다.
배기가스를줄이려는국제협약이휴지정도의힘밖에없다는것도잘알고있다.
그들의눈에는앞으로다가오고있는’대재앙’이보이는것이다.
그러나그들의근거있고구체적인’경고’도오늘의이기적인이익앞에서는효험이
없다.
제2밀레니엄의첫부분에살고있는우리들에게제3밀레니엄의끝은상상도할수없는
먼훗날의일이다.
그러나시간의진행이보여주고있는변화들은분명히재앙의단초들을알게해준다.
오늘만사는사람에겐오불관(吾不關)이고,
내일을생각하는사람에겐걱정스러운일이고,
한세대를내다보는사람에겐이미시작된재앙이다.
그러나제3밀리니엄까지생각하는과학자에게그것은발등의불이나마찬가지다.
과학의설명으로는,
빅뱅은137억년전에일어난일이고,
지구는이제46억년이됐다고한다.
이지구상에는얼마나많은생물의종(種)이있을까.
그걸정확히아는사람은아무도없고,있을수도없다.
인간이관찰할수있는생물들을땅의넓이로유추한게500만에서1억까지다.
약4000만종의생물이살고있다고주장하는학자들도있다.
지금까지인간이이름을붙인생물이약200만종이며그대부분이곤충들이다.
그러나그수가가장많은생물이박테리아와단세포생물이라는것이최근에밝혀졌다.
환경오염이이생물들에미치는영향은아직도연구단계지만,
적어도2035년경이면현존하는포유류의25%가멸종할것이고식물의약12%가같은
위기에처해있으며바다속에서도10%정도의어종만살아남을것으로추정된다.
지구온난화와서식지의파괴가불러오는재앙인것이다.
꽃향기의분자는오염이적은환경에서는1000-1200미터까지이동하지만오늘날
이거리는200-300미터로줄어들었다.
꽃향기가오염물질들과화학변화를일으켜다른물질로변하기때문이다.
따라서꽃향기자체가90%정도감소했으며따라서꿀벌도약25%정도가사라졌다.
이는식물의수분(受粉)작용에영향을주어생태계가위협받고식물들의번식을위협
하는악순환이일어난다는뜻이다.
그유명한러시아의’첵르노빌’원자력발전소의방사능유출사고가일어난것이1986년
이다.
정확히22년전일이다.
우크라이나를거쳐유럽까지퍼져나간방사능의피해는일반적으로알고있는것보다
훨씬더심각하다.
영국남부웨일스지방의355개농장에서는아직도양(羊)을시장에내다팔지못한다.
양들이방사능에노출된풀을먹었을지도모르기때문이다.
환경오염은이렇게무섭고심각한일이다.
지금과같은이산화탄소의배출은몇백년안에그린란드와남극의빙하를녹여해수면이
15미터정도상승할것으로예측된다.
그건생각만해도끔찍한재앙이다.
1990년에는개발도상국이배출하는탄산가스가전체의39%수준이었지만2010년에는
50%에이를전망이다.
그리고2040년무렵이면세계의에너지소비가지금의2배가될것으로예상된다.
그물량은지구가버틸수있는한계를넘는것이다.
세계에서제일큰사막인사하라가본래는울창한우림이었다는사실은환경오염과
그결과가얼마나무서운것인지를잘보여주고있다.
우리모두는,
오늘만살수도있고,
내일을염려하며살수도있고,
다음세대를생각하며살수도있다.
제3밀레니엄의끝자락을염려하며사는게과학자-전문가들이다.
우선은,원숭이를먼저화성에보내보려는계획은하나뿐인지구가더이상
호모사피엔스사피엔스를보듬지못한다는가정에서출발한아이디어이긴하지만
결코허황된생각만은아니다.
소음(騷音)은불규칙하게뒤섞여시끄럽게들리는소리다.
‘소음은사고(思考)를마비시킨다.’
오래된이명제는소음이인간에게끼치는피해가얼마나치명적인가를잘설명하고
있다.
조용한곳에서는창의력이생기지만소음속에서는기대할수없다.
어느초등학교에서2학년에서6학년까지를대상으로연구한사례가있다.
기차길을정면으로마주하고있는교실에배정받은아이들은조용한쪽에배정된
아이들에비해읽기에서11개월뒤떨어진다는사실을밝혀냈다.
기차길을마주하고있는교실들에방음벽을설치하자이차이는없어졌다.
소음은그렇게무서운것이다.
소리의크기는디시벨(decibel-dB)로표시한다.
이에비해volume은음량(音量)을뜻한다.
85dB는선진국과후진국을가르는volume의기준이라고할수있다.
일반적으로볼륨이큰곳이후진국들이고작은곳이선진국들이다.
인도의동고트산맥위에있는작은동네’꾸밀리’에서하룻밤묵은일이있다.
마침그때가힌두교축제기간이라동네전체가시끄러웠다.
정말놀랜것은대형스피커를동원한힌두음악의방송이었다.
밤새그소리때문에전혀잠을잘수가없었다.
그들은자기들의힌두신(神)이큰소리가아니면듣지못한다고생각하는것같았다.
그소리는전혀종교적이지않은소음일뿐이었다.
반대로,
작업장에서의근로자건강을위해소음을강력히규제하는EU(유럽연합)의새규정이
지난2년간의과도기를거쳐4월부터음악산업에도전면실시되게됐다.
85dB를기준으로제한하는이규정은록음악의라이브연주나나이트클럽같은
유흥업소의음향에까지적용된다.
영국의전통악기인백파이프밴드도122dB로소음과도의판정을받았다.
쉽게말해시끄러운소리를강제로압박,조용히살겠다는얘기다.
지금우리나라는’확성기’의천국이다.
전혀,아무런제재도없다.
전자기기의발달로그용도는점점더다양해지고양적으로도엄청나게불어나고있다.
소음에무감각하다는것은마비될’정신’이없다는얘기나마찬가지다.
꾸밀리수준인것이다.
단하루도조용히살수가없는게우리사회다.
확성기의천국에서는창의력이살아남을수가없다.
창의력은지구촌시대를사는’내부의힘’이다.
그게없다면밤낮남의것을벤치마킹하다끝난다.
우리도이제는소음을소음으로인식하는전환이있어야한다.
사회전체가volume을줄여야한다.
울리히백의책은읽기가어렵다.
그러나그책들을끝까지읽게되는것은내용때문이다.
그가가지고있는지식,통찰력,주장들은정말세계적인석학답다.
얼마전방한했던그는한국사회를’아주특별히위험한사회’라고진단했다.
자기가지금까지말해왔던위험사회들보다더심화된위험사회라고했다.
한국고유의전통과제1차근대화의결과들이만든충돌,
여기에다시최첨단정보사회의영향들,
그리고그모든것에제2차근대화가중첩된사회이기때문이다.
쉽게말하면’뒤죽박죽의사회’라는얘기다.
어떤기준도인정받지못하는,소용돌이사회라는뜻이다.
사실,졍치,경제,사회,문화,교육,종교등모든분야에서제자리를잡은것은하나도
없다.
그틈새에서잡초처럼자라나더커지는것중하나가바로사람의정신을마비시키는
소음이다.
소음이야말로정신환경의가장큰오염원이라고할수있다.
우리가선진국으로가기위해서는반드시이소음부터잡아야한다.
조용하지않으면아무것도할수없기때문이다.
지금의한국인들은조용한것을’무서워’한다.
소음에길들여졌기때문이다.
갑자기조용해지면안절부절이다.
소음에깊이중독된소음환자들이다.
영화’해리포터’시리즈중이런대사가있다.
‘쉬운일과옳은일중에서선택해야해.’
그리고일찌기알베르까뮈는이렇게말했다.
‘갱(坑)에매몰된한사람의광부를구하기위해그가누군지조차모르는무수한
사람들이소매를걷어붙이고목숨을건다는데에인간의위대함이있다.’
지극히동물적,본능적으로사는인간들이있다.
그러나남을배려하고내일을염려하는정신적인존재들도있다.
옳은일은어렵지만그일을하기위해쉬운일을포기하는용기있는인간들도있다.
선진국과후진국을가르는것이85dB이아니라85dB을선택하는인간들이많은쪽이
선진국인것이다.
결국제3밀레니엄의끝자락과오늘의환경문제들은그내용에서서로연결돼있는
우리들의문제인것이다.
85dB은이문제를풀수있는여러개의열쇠중하나일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