身.言.書.判.(신.언.서.판)이었다.
당(唐)나라때관리를선발하던이방법이조선에전해져하나의기준이되었던것이다.
身은,
몸,체모(體貌)-체면(體面)으로서남을대하기에번듯한면모를뜻했다.
다른말로는신수(身手)라고도했는데이는사람의얼굴에나타나는밝은기운을
이르는말이다.
‘신수가훤하다.’는게그것이다.
우선그겉모습에서특별한하자가없이사람에게좋게보이는풍채(風采)를중요하게
생각했던것이다.
言은,
말씨와언변(言辯)을이르는말로서말재주,말솜씨,구변(口辯)이좋아야했다.
‘말’은한인간의거의모든것을드러내는통로다.
그가하는말을통해가정,가문,교육정도,사회적신분,성격과성품까지알수있다.
身과함께言이중요한이유가그것이다.
書는,
글씨,필적(筆跡)을이르는말로서,
문필(文筆)실력을보는기준이다.
지금으로말하자면교육수준이며안에가지고있는학문적인실력을의미하는말이다.
判은,
판단력(判斷力)과문리(文理)를이르는말로서사물을분별하고깨달아아는능력을
의미했다.
얼마나명석한머리를가졌는가를가늠하는기준이었다.
지금과같은전문가,전문지식의사회에서도이네가지기준은기본적으로중요하다.
말하자면한인간이책임있는공직(公職)에나가기위해서는그바탕에서이네가지
조건을갖추고있어야한다는뜻이다.
더구나지금처럼세계가지구촌시대로나아가고있는싯점에서는공직자의판단력과
적응하는능력이더크게요청되기때문에그러하다.
어느한측면이라도부족하면그건그대로한국가가입는재앙이될수있다.
김일성-김정일부자와북한의오늘을생각하면쉽게이해되는일이다.
우리가다시노무현과같은인물을대통령으로선출하는일이있을수있을까.
충분히가능하다.
지금은결코그런일은있을수없다고단호히대답할수있지만시간이지나면’망각’의
병은다시도지는게인류가적어남긴역사의교훈이다.
다른하나는,
지금도국민의약10%가그를지지하고있다.
상대적인문제이긴하지만그런대통령을좋아하는부류도언제나있는법이다.
그게불씨가될수있는게정치판이아닌가.
국회청문회’스타’가정말’별’이되는게한국의정치풍토다.
대통령이라는막중한자리에맞는사람인지,안맞는사람인지를내용적으로검증하지
않았었기때문에그런변고가생겼던것이다.
말이좋아인터넷과네티즌을들먹이는것이지사실은그게우리국민의수준이아닌가.
어떤국가도그정치적수준은바로국민의수준이다.
더정확히는유권자들의수준이다.
여기에예외는없다.
노무현은,
身에서는그렇게신수가훤한사람은아니다.
주름이깊이패인얼굴은어두웠고,심술로가득찬인상이었다.
그의言은,가히기록적인표현들로점철되고있다.
별도항목이필요한부분이다.
書,즉교육수준은상고졸,
한국가로서는치명적인지도자의약점이었다.
고시(考試)는기능이지학문은아니다.
그가뱉어낸,시정잡배같은말들은그가어떤바탕의출신인지를그대로보여줬다.
지지율이10%까지내려갔을때,
그는사석에서이런말을했다.
‘나는욕설이체질화된사람이다.
고등학교졸업하고막노동판에있었는데그때배운게욕이었다.
처음부터끝까지욕이었다.’
결코인간을차별하는것은아니지만국가원수의자리는막노동판출신이감당할수
있는직(職)은아니다.
그자리에앉았다고저절로회전의자의주인이되는것은결코아니다.
그의判은,아슬아슬했다.
후보시절의히트는’반미(反美)좀하면어때’다.
정부부처에서신,언,서,판이가장세련된부서가외무부다.
외교(外交)라는일이그걸요구하기때문이다.
외교수사(外交修辭)라는말이있다.
같은표현이라도각이나모가나지않고우회적으로,간접적으로,비유적으로간곡하게
말하는기술이다.
상대가있는게외교이며국가의이익을끌어내기위해서는직접적이고자극적인말은
삼가하는게국제적인매너요관례다.
한나라의대통령을하겠다는사람이대놓고,공개적으로’반미좀하면어때’한다는
것은그판단력과분별력,그리고부족한학력이그대로드러난망발이었다.
그의집권5년이어떤세월이될것인지는그한마디속에다들어있었다.
아무리친북,반미의좌파라해도그렇게노골적으로속내를드러내는천박성은끝까지
고치지못하는병이라고봐야한다.
-취임후2년반동안공개적이고,공식적인경우에만’대통령못해먹겠다’는말을12번도
더했다.
-재외공관장초청오찬에서는’국외에서볼때한국이개판이구나하는생각이들어도…’
-평검사들과의대화에서공격적인질문이어이지자’이정도면막가자는거지요,’하면서
얼굴을붉혔다.
-언론에대해서는’부당하게짓밟고,항의하면더조지고,가끔방송은박살내서억울하다.’
-주한미2사단의후방이동에대한반대에대해’미국에매달려,바짓가랑이에매달려,
미국엉덩이뒤에숨어서,형님백만믿겠다.’
-군복무를’썪는다.’로표현,
-김정일,’걔완전히돌았다.이런다.’
-욕을바가지로얻어먹는다.
-짜고치는고스톱아니냐.
-깽판친다.
-양아치.
-정부가안보안보하고나팔을계속불어야안심이되는가.
-미군이’난나가요’하면다까무러치는판인데,
-흔들어라이거다.난데없이굴러들어온놈이…
-나도본전좀뽑자.
-부동산말고꿀릴게없다.
-그놈의헌법.
-쪽팔린다.
-나가는사람등뒤에구정물확뒤집어씌우거나소금을확뿌리는일은없었으면…
그동안그가뱉어낸육담의일부만적어도어지러워진다.
노무현대통령문제에서,
가장일차적인책임은그를선출한일부유권자들에게있다.
그를비난하고폄하하기전이점을분명히해야한다.
유유상종(類類相從)의대표적인케이스다.
비슷한부류가서로통해그를대통령으로선출한게가장정직한대답이다.
지난총선에서배신자이회창,이인제가당선된것도똑같은경우다.
우리국민중상당수가그분별력과판단력에서수준미달이라는의미이며이숙제를
풀지못하는한정치발전은기대하기어렵다.
문맹은없지만그기본교육에서크게잘못됐다는반증이다.
결국국민-유권자일반의의식수준이향상되지않고서는해결할수없는문제이기도
하다.
경제선진국과정치후진국의고리는의외로견고하다.
노무현대통령이,
계속해서’대통령직못해먹겠다.’고말한것은정말이다.
그는임기5년동안가시방석에앉아있었던것이다.
가장큰이유는100이요구되는자리에채50도가지지못한사람이앉았었기때문이다.
그는불안했고,겁이났으며열등감에사로잡혀있었다.
따라서방어적이되어공격성을드러냈고,심술로엇나가면서위기를모면했다.
그가사용한언어-말을분석해보면막노동판이그의바탕임이드러난다.
그게하루아침에바뀔수없는습관이되어’청와대’와화합이안된것이다.
‘청와대’가요구하는인간이아니었기때문이다.
퇴임후,고향봉하마을에돌아가.
챙이큰카우보이모자를쓰고저전거를타는그의얼굴은환하게웃고있다.
그게그의자리인것이다.
그렇게,거기서평화롭게살사람이청와대에갇혀5년동안간난신고를겪은것이다.
그의불행이자우리의불행이었다.
우리가’인간노무현’을겪으면서가장크게배운것은무엇인가.
선출을위한검증이중요하다는상식이다.
우리사회는전통적으로상식이부족하다.
그러면서도상식을우습게생각하고언제나’특별한것’만찾는다.
상식(常識)이무엇인가.
보통사람이가지고있는,또는가져야할지식이나판단력이다.
아직도대표적인공공재(公共財)인’질서’가부족한것이우리사회다.
상식을우습게알기때문이다.
한나라의국력은물질과함께정신도적정수준에가있어야한다.
지금우리는문명은세계수준이지만문화는중진국수준에도못미친다.
상식이부족하기때문이다.
우리들은앞으로도계속해서선출직들을위한투표를해야한다.
다시재앙을만나지않으려면분별력과판단력에서상식적발전이있어야한다.
‘유권자’가곧정치의시작이기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