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호 의 기회.
모든나라들은한결같이선진국이되려고가진애를다쓴다.
그러나지난100년동안확실하게선진국에진입한나라가일본밖에없다는것은
선진국진입이그만큼어렵다는뜻이다.
GNP가높기로는쿠웨이트를따라가지못하지만그누구도쿠웨이트를선진국이라고
말하지않는다.
돈만으로도선진국은될수없다.
왜모든나라들이선진국이되려고하는가.
후진국이나중진국에대해선진국이더좋다는것은무엇을의미하는것인가.
그것은한마디로’삶의질(質)’에서의차이때문이다.
똑같은한끼의식사라해도5천원짜리와5만원짜리는양이아니라질에서차원을
달리하는차이가난다.
한쪽이생존을위한것이라면다른쪽은즐기는식사가된다.
음식의값과는또다른문화수준의차이가그안에있기때문이다.
물론식사시간의길이에서도아주큰차이가난다.

거개의선진국들은무엇보다도정치적으로안정돼있다.
보수와진보는정책으로심판받는다.
그리고정치가투명하기때문에부패가적다.
그들의경제수준은후진국과는그내용에서비교가안될만큼부요하다.
산업자체가고부가가치의시스템을가지고있기때문에점점더전문화,첨단화하고
있다.
가장큰사회적특징은’질서’다.
차례에대한신뢰와실행에서상식적이기때문에무리한행동이없다.
그만큼일상이안정적이다.
그러니사람살기가편한것이다.
높은교육은누구에게나개방되어있고사회복지는정말’요람에서무덤까지’다.
이런환경에서사람들은조급할이유도,각박할이유도,지나치게경쟁적일이유가
없다.
관대하고,기다릴줄알고,크고작은일에협력이잘된다.
그리고무엇보다도자기들이누리는삶의질을지키는일에적극적이고열심이다.
선진국의삶이소중하다는것을알기때문이다.
그곳에도문제는있지만그수준에서해결이안되는정도는아니다.
사실선진국을잘살펴보면누구라고그렇게살고싶은것이다.

남미의브라질과아르헨티나는일찌기선진국문턱까지갔던나라들이다.
모두가그두나라는선진국으로진입할것을기대했었다.
그러나그기대와희망은좌절로끝났고다시그런기회는올것같지가않다.
정치적으로나경제적으로너무나큰굴곡을겪었고지금도형편이크게나아진것은
아니다.
그들은한번주어졌던’절호의기회’를역량부족으로놓치고말았다.
아마도다시는그런기회를만나기어려울것이다.

철종에이어,12세에왕위에오른조선조제26대왕고종(高宗)은흥선대원군이하응
(李昰應1820-98)의둘째아들명복(命福)이었다.
이하응은어린왕의섭정(攝政)이되어세도정치를폈던안동김씨주류들을제거하고
초당파적인사를단행,서정을쇄신했다.
그러나경복궁중건을위한원납전징수,천주교탄압,쇄국정책을강행하다며느리
민씨를중심으로한반대파에밀려났다.
19세기흥선대원군의쇄국정책(鎖國政策)은결국지금까지일본과우리의메울수없는
격차로남아있다.
같은때일본은나라를개방했고서양에접근해서그들의문물을받아들였다.
인재를골라네델란드에유학보내고네델란드기술자들을초빙했다.
우리가아직소달구지를타고다닐때일본은자동차,비행기,항공모함을만드는
선진국이됐다.
일본의식민통치는고통스러운것이었지만그들을통해서양의시스템이우리에게
전해진것도사실이다.
일본은자기들에게주어진’때’를잡았고,우리는그’때’를쇄국이라는어리석음으로
놓쳤던것이다.
아마도브라질과아르헨티나는다시절호의찬스를만나기가어려울것이다.
프랑스,이태리,스페인의라틴세계와라틴아메리카의질적차이는극복될수있는게
아니기때문이다.
국가를형성하는국민의자질과수준에서도그렇다.

우리가’잃어버린10년’이라고부르고있는좌파의시대는한국사회가정체된시기였다.
사회가성장동력을잃었고,이념의세계에잡혀과거회귀적인병을앓았다.
정권이바뀐지금,
다시자본주의시장경제가가동할것이고내수시장도더활기를띌것이다.
물론수출도늘어날것이다.
그러나더중요한것은바뀐정권의목표가’선진,일류국가’에있다는점이다.
말하자면그게’비젼’이다.
미래지향적인이목표는충분히모두의것이될만하다.
우리도,한번선진국이돼보는것이다.
우리라고선진국이되지말라는법은없다.
그런의미에서지금은19세기의쇄국정책을벗어나세계로나갈수있는’절호의기회’
가아닐수없다.
정권에의한국가목표와국민의역량이합쳐질수있는가능성이어느때보다높은게
지금이다.
우리모두가이렇게주어진절호의기회앞에서마음을가다듬고각오를새롭게해야한다.
‘때’는언제나오는것은아니다.
그래서굳게잡아야한다.

선진국은결코그냥주어지는것은아니다.
정말그것은피땀으로이룩해나가는힘든작업이다.
지금까지우리들을붙잡고있는족쇄들을먼저풀어내야한다.
앞으로나아가기위해서는반드시그걸림돌들을치우지않으면안된다.
제일먼저생각해야하는것이’속도-스피드’다.
대한민국은2차대전이후최단시일안에민주주의정치체제를정착시켰고,세계가놀라는
‘압축성장’을이룬나라다.
글자그대로세계의모델국가다.
하지만이제는그런압축성장은불가능하다.
세계가변했고우리사회도변했기때문이다.
‘압축성장’의성공신화에서벗어나야하고모든일을신중하고사려깊게보면서견고
하게구축해야한다.
모든선진국은보이지않는부분인기초가단단한나라들이다.
우리도반드시그래야한다.
보이지않는,그러나모든보이는것들을떠받치고있는기초를잘다져야한다.
그건생각보다훨씬어려운작업이다.

다음이정부의문제다.
더구체적으로는’관료사회’의문제다.
지금까지의공무원은국가발전의원동력이아니라규제와간섭이라는족쇄로사회를
압박하는부정적인힘이었다.
관료의적폐는어제오늘의일도아니고우리만의일도아니다.
그러나선,후진국의가장큰차이중의하나가국가공무원의자세에있다는점만은
분명하다.
모든일에서관(官)이주도한다는도그마에서벗어나야한다.
관료사회의가장큰약점이비생산성과비효율성이다.
그두가지단점은성장과발전을저해하는대표적인악이다.
공무원이바뀌지않고는선진,일류국가가되기는어렵다.
모든사회시스템을구체적으로움직이는것이그들이기때문이다.
공무원중에는우수한인력도많다.
조직이라는틀때문에그기량이제대로발휘되지못하고있을뿐이다.

이제이미알려진얘기하나를해보자.
경기도파주에는미군이주둔해있다.
그부대는이미다른곳으로옮기기로결정됐고,
서울의이화여자대학교는부대가떠난부지에파주캠퍼스를만들기위해파주시에
사업신청을냈다.
이신청은,도시관리계획결정,관련기관협의,환경,교통,재해영양평가,실시계획인가
등의절차를거쳐빨라야15개월정도의시간이소요된다.
그런데파주시는학교가사업신청을낸지6시간만에사업승인을내줬다.
서류의결재도유화선시장이먼저하고부시장,국장,과장,팀장,담당자순으로
꺼꾸로했으며모든책임을시장이지겠다는뜻을분명히한후,행정절차는캠퍼스
조성사업과병행해나가기로했다.
유화선파주시장은4월29일,법무부강연에서'(민원인을)애먹이고진을빼고질질
끄는것같은늑장행정은뇌물을먹는것보다더나쁘다’고했다.
공무원의마음이바뀌면그날부터나라가달라진다는얘기는정말빈말이아니다.
천지가개벽하는것이다.

다음이경제계,
더구체적으로는기업들이다.
우리경제의가장큰문제는노,사의대립적구도다.
여기에가진자와없는자의감정적대립까지겹쳐서로를죽이려는극단적인방법들이
동원되고있다.
세계적으로잘알려진한국의’강성노조’는이제외자유치를막는가장확실한국가적
걸림돌이된지오래다.
가진자는더가지려고편법과술수에매달리고없는자는가진자의것을빼았으려는
전투적대립으로는그어떤기업도발전할수가없다.
기업-경제의발전없이선진국이될수는없다.
이제는노,사도상생(相生)의원칙에충실해야한다.
노와사는함께있는것이지따로있는게아니다.
자본과시설만있고노동력이없다면,반대로노동력만있고자본과시설이없다면
결국아무것도할수없는것이다.
이제는피차서로의실체를인정하고그범위안에서협력하는새풍토를만들어내야
한다.
달리해결방법이없다.

우리사회에서가장낙후된분야가정치라는데는이의가없을것이다.
이제’여의도정치’로는선진국이될수없다.
그들의이기적인이합집산을보면진정한의미의’이념정당’이없는것은자명한일이다.
그러니정책이있을리없다.
정치가국민을편하게하는것이아니라국민이정치를걱정하는수준으로는일류국가가
될수없다.
정치를한단계라도끌어올리는힘은결국유권자에게있다.
국민의의식수준이문제인것이다.
선진,일류국가의진입은진정국민의의식수준에서결정된다.
이제는생각하는’틀’을바꿔야한다.
그핵심이’주인의식’이다.
온갖편법,탈법,무질서의노예근성을벗어던져야한다.
나라의주인이’나’라는생각이없으면선진국은될수없다.
선진국국민들의가장큰,공통적인특징은’납세자’라는자부심이다.
돈을내는살감이주인이라는의식이다.
우리는낼세금다내면서도주인의식이크게부족하다.

선진국은사회조직과그일상이최고수준에가있기때문에모든분야에서우수한
인력-사람을필요로한다.
전문화된고급인력이없이는그런사회공동체를운용할수없기때문이다.
모든선진국은한결같이공교육이살아있고그사회가필요로하는인재들을배출
하고있다.
공교육보다사교육시장이더큰지금의우리시스템으로는선진국으로갈수가없다.
교육문제의정비가시급한이유가그것이다.
선진,일류국가가되기위해서도,그러한국가를유지,운용하기위해서도제대로교육
받은우수한사람들이있어야한다.
지난4월28일,
과천에서열린국무위원재정전략회의에서이명박대통령은이런말을했다.
‘우리가일류국가를만들려면정치권과행정부,국민모두가한번은뭔가새로운
계기를만들어국민적공감대를이뤄야한다.’
절호의기회를놓치지말고잡자는얘기다.
5년동안기초만제대로놓을수있다면승산은충분히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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