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테랑은분명’좌파’였지만어떤우파대통령보다더사랑받는대통령이었다.
프랑스국민들은그를연임시켰으며그의지성과애국심을소중하게생각했다.
미테랑은공공도서관을정비했으며스스로도대단한독서광이었다.
일주일에평균3-5권의책을읽었다고한다.
아탈리의기록을읽어보면미테랑은TV를전혀보지않았으며래디오만조금씩
들었다고한다.
시간을아껴책을읽은것이다.
그는피렌체,베네치아,세비야,부르혜를특히좋아했는데그건그곳들이프랑스의
시골풍경을생각나게했기때문이다.
미테랑은이런말을남겼다.
‘내각은통치하고,
엘리제궁은물러난채있어야한다.
나는모루아총리가소신껏하도록두었다.
장관들은그들이맡은행정의진정한주인이되어야한다.
훌륭한장관은4분의1에지나지않는다.
그것만해도상당한것이다.’
그는권력의속성을알았기때문에오히려나서지않을수있었다.
그러나그는분명하게프랑스를통치했다.
1995년5월18일,
임기가끝나퇴임한그는엘리제궁을떠나14년전에살았던아파트로돌아갔다.
미테랑을오래동안보좌했던아탈리가쓴’미테랑평전’을읽으면서그가좌파
대통령이었지만프랑스국민의사랑과세계인들의존경을받은이유를알수있었다.
그는전형적인유럽의지성인이었다.
진보적인사고체계는깊은학문적뿌리를가지고있었으며조국에대한사랑이
바탕이되어유익한좌파의길을걸었던것이다.
더나은프랑스를위해.
1996년1월8일,
미테랑의장례식에는실로100만의인파가모여그를애도하고석별의눈물을흘렸다.
진보(進步)라는단어는,
시간의경과와함께사물의내용이나정도가차차향상돼가는것을의미한다.
따라서정치진보는현실정치에대해비판적자세를견지,더나은길을모색하는입장
이라고말할수있다.
같은정치적이념을가지는정당안에서도보수와진보적입장이함께있을수있는
이유가그것이다.
하나의사회공동체나국가가건전하게발전해나가기위해서는언제나보수와진보라는
두개의수레바퀴가있어야한다.
그건필수적이다.
하나만있을때,그것은정체와파국에이르는첩경이다.
파시즘,나치즘,스탈리니즘이모두독재라는바퀴하나만가지고나가다쓰러진체제들
이다.
기존의정치환경에대해비판적자세를가지기위해서는그렇게할수있는당위가분명
해야하며목적과함께그수단도합목적적이어야한다.
정반합(正反合)에이르는변증법적법칙이그것이다.
좌파와진보의차이는일반적으로체제가기준이된다.
진보가체제안에서의향상(向上)을목적으로한다면좌파는반체제적입장이다.
그정치적이념이전혀상반되는,우와좌의적대적개념이되는것이다.
서구의경우,
사민주의(社民主義)를채택하고있는이데올로기자체가보수적우파와진보적좌파
라고할수있다.
때문에적대적이기보다는체제안에서의정책경쟁으로유권자의선택을받게된다.
이정치적시스템은이미견고하게자리잡고있기때문에선거를통한평화적정권
교체가가능해졌고국민들의선택의폭도그만큼넓어진것이다.
보수적우파와진보적좌파라는그정치적입장을정책으로정리,계속해서이를
홍보하며일반국민들이자기들의정치적성향과정책에대해보다깊은이해를할수
있도록경쟁적으로노력한다.
따라서상대에대한흑색선전은자살행위나마찬가지다.
의회민주주의의역사가일천한우리에게는아직이데올로기-정치이념에있어그
정립된입장이견고하지못하다.
어제까지여당이었던사람이오늘야당으로옮기고아침까지보수라고외치던사람이
오후에는진보라고주장한다.
자기가속한정당을떠나는것은생각도할수없는일이라고눈물을흘리며맹세하던
위인이지금은반대당의두목이돼있는게한국정치의현주소다.
우리의정치판에서,
진정한의미의진보는구경하기힘들다.
필요에의해갈아입는옷정도의의미밖에없다.
그러나,
좌파는분명히그정체를드러내놓고있다.
가장대표적인것이10년간집권했던친북좌파다.
정권이바뀐지금,그들은18대국회의원구성도미룬채촛불에얹혀집요하게집권
세력에공세를취하고자기들이애써만들어추진하던한미FTA까지헌신짝버리듯
던져버렸다.
국익은안중에도없기때문이다.
한국좌파의수준을읽을수있는대목이다.
지금우리가겪고있는모든혼란은경제,문화,사회,종교가아니라오직정치환경때문
이다.
그리고그빌미를제공하고있는것이좌파세력의반체제적행태때문이다.
그들은대한민국의의회민주주의와자본주의시장경제를채택하고있는’체제’를
전복하는게목적이다.
따라서한국의좌파는체제안에서의진보세력이아니라다른이데올로기-사회주의
(공산주의)를옹호하는적대세력인것이다.
친북좌파라는표현이바로그것이다.
서구의진보정당들도이미수십년전에스탈린체제와결별했다.
그런데도한국의좌파는동구권이완전히붕괴된지금까지도그망령에사로잡혀있으며
소수의전위대가대중을조직하고동원,투쟁하는원시적이고후진적인행태를계속하고
있다.
이데올로기의시골역이기때문이다.
그들이단한번이라도마르크스의’자본론’을정독한일이있는지묻고싶다.
그건수도승같은자세와각오가없이는읽을수없는책이기때문이다.
한국의좌파는,
그이데올로기를한국의현실에근거하지못했다.
교조적인이념만구호처럼외친것이다.
이미동구권의붕괴와북한의참상이만천하에알려진세상에서’사회주의이념’은
더이상먹혀들어갈수없는낡은사상이다.
현실에접목시킬수없는,일상에그자리가없는허상을붙들고는진보가될수없다.
우리들의일상안에,일상과관계있는현실적대안없이구호만외쳐서는설자리가
있을수없다.
그런데도그들은여전히과격한말들의피켓만들고있다.
한국의좌파는,
그사상적인편협함과무지때문에이데올로기의근본주의에빠져있다.
근본주의가무서운것은다양성을배제하는독선때문이다.
지금과같은지구촌시대에서그런독불장군같은배타성은한국을주변부국가로
전락시킬뿐이다.
반미가그대표적인케이스다.
팍스아메리카나(paxamericana)는현실이고아무도이를외면하지못한다.
외면한다고없어지는문제도아니다.
한국의좌파는,
자본주의시장경제를타도하려고한다.
반시장,반기업정서가그것이다.
기십만,기백만이굶어죽는북한을보면서이런주장을펴고있다는것은비현실적
이기에앞서태생적반감이가져온모순으로밖에는설명할길이없다.
그들도밥을먹을것이다.
그밥이어디에서왔는가.
시장을엎겠다면시장이주는밥도먹지말아야한다.
그들은모든사회문제를정치적으로만풀려고한다.
‘잃어버린10년’이그증거다.
서민의일상에서정치는여러가지사회적조건중하나일뿐이다.
오히려더중요한게경제다.
성장없이분배가없다는것은애들도다아는사실인데그들만이모르고있다.
사회주의이데올로기의선동,선전,투쟁,개혁이만들어낸게무엇인가.
종주국소련과함께전동구권이붕괴된게무엇때문인가.
여기에대한대답이있어야한다.
한국의좌파는유별나게민조주의를들먹인다.
지구촌시대에서민족주의에갇히는것은새로운쇄국주의다.
구한말의악몽이아니더라도그게얼마나무서운함정인지는모두가알고있다.
이제는’고유한우리것’은기대할수없는시대다.
이미우리문화안에는다른나라들의문화가깊숙히들어와있다.
민족주의는우리와다른것은차단하겠다는치졸한발상일뿐이다.
그들은국가안보를우습게봤다.
주적(主敵)개념이없어진군대가어떻게됐는가.
북한의핵무장에대해친북좌파정권이보여준행태는그저놀라울뿐이다.
북이핵으로무장한다는것은무슨의미인가.
정말그들이핵을무기로쓴다면그게어디일까.
외국에대해서일까.
생각하면소름이끼치는일이다.
그런데도핵문제에관한한북한편에섰던게친북좌파정권이었다.
오히려미국을비난하지않았던가.
지금우리가빌려쓰고있는핵우산의임자가누군가.
이데올로기도나라가있고난후의얘기다.
친북좌파의가장큰자기모순은,
‘북한인권’에대한침묵이다.
하기야입이열개라도할말은없을것이다.
또하나,
아직평양가서살겠다거나서는좌파를본일이없다.
말과행동이같지않으면그게거짓이다.
뿐만아니라일신상에문제가생기면너도나도미국으로가는게그들이다.
그들의반미가구호적허구임을그대로보여주는작태가아닐수없다.
정말가소로운일이다.
지금,
‘만국의노동자여단결하자’는구호를외칠수있을까.
그건마르크스가살았던시대의구호다.
이미노동귀족은한둘이아니다.
그들은결코푸롤레타리아트가아니다.
좌파가보호해야할약자가아닌것이다.
파업을빌미로국가를위협하는오만한자리에까지가있는게그들이다.
더이상그들을통해반사이익을얻을수는없다.
노동,노동윤리,생산성,임금에대해새페러다임을짜야한다.
한국의좌파는,
조직노동계급중심,종북주의(從北主義),이념적근본주의,산술적평등주의로편협하고
집단이기적인모습을더이상견지해서는안된다.
뿐만아니라아웃사이더로서의좌파가아니라체제안에서의’진보’로바뀌어야한다.
국가발전에이바지하는정체세력으로거듭나야하는것이다.
지금우리에게필요한것은,
‘개혁적보수’와’합리적진보’의두바퀴다.
결국태생적불구인좌파가’합리적진보’가될수있느냐가관건인것이다.
그건전적으로그들의선택이기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