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권력 의 마지노선.
지난5월24일촛불시위가시작된이후6월24일까지한달동안,
경찰버스58대가부서지고,
전치4주이상중상자16명을포함,경찰부상자가188명이며이중12명이경찰병원에
입원했다.
경찰의장비손상은793점.
이게대한민국국립경찰의현주소다.
인명과장비의손실이민간인을상대한것이라고믿기에는그규모가너무크다.
여러가지원인이있을것이고사안에따라서는긴설명도가능할것이다.
그러나제일중요한것은국가공권력이비무장민간인에의해파손된점이다.
버스가58대부서지고,
793점의장비가파손되고,
188명이부상당했다면그건전쟁에서졌다는얘기다.
그런경찰력이시민의생명과재산을지켜낼수있을까.

우리나라최초의전문적인경찰기관은’순군만호부-巡軍萬戶府’로서이는고려이래
조선조가채택한조직이다.
이후포도(捕盜)와야순(夜巡)을주임무로하는좌,우포도청이서울에설치되고,
지방에서는수령(守令)이토포사(討捕使)를겸임했다.
구한말에이르러서는포도청이폐지되고내무아문(內務衙門)소속하에일본의경찰
제도를본떠서경무청(警務廳)을신설했으며이로서근대적경찰제도를도입하게
되었다.
1895년에는내부(내무부)에전국의경찰을관할하는’지방국’이설치되고한성관찰부
를제외한22개지방에관찰부를두어경무관,경무관보,총순,순검(巡檢)이배치되었다.
이런일본식경찰제도도1910년에폐지되고완전히일본경찰로대치됐다.
1945년광복후미군정청의경무부(警務部)가경찰업무를담당하여서울에수도경찰청,
지방에관구(管區)경찰청이설치되었으며1948년정부수립후내무부에치안국이
설치되어국립경찰제도를확립,오늘에이른것이다.

경찰(警察)이란무엇인가.
경찰은,공공의안녕,질서를유지하기위하여국가권력으로국민에게명령,강제하는
행정작용이며,
구체적으로는국민의생명,재산및권리를지키고,
범죄의수사,용의자의체포등을실행하도록하는일,또는그러한일을행사하는기관
이나구성원을이르는말이다.
좀더법적인용어로표현한다면,
경찰공무원법,
경찰관직무집행법으로국민의생명,신체,재산의보호.
범죄의예방,진압,수사,교통,소방기타공공의안녕과질서를유지하기위한행정작용
전반을뜻하는용어이기도하다.
police는그리스어politeia의라틴어음역이며,
특히중세이후교회활동에대응하는국가작용을의미했으며,
17세기에는국가작용의분화가시작되어외교,재정,군정,사법분야를제외한모든
행정을뜻했고,
오늘날에는내무행정으로축소되어치안유지를임무로하는보안경찰의개념이정립
되었다.

이번촛불시위에서도분명하게드러났듯,
지금한국의경찰은’공권력을집행하는기관’으로서의자기입자가거의없는무력한
존재로전락했다.
‘파출소를피해가다경찰서를만났다.’는말이있다.
경찰이시민의기피대상이라는얘기다.
민중의지팡이가아니라민중이접촉하기를꺼리는기피대상이된것이다.
도대체어쩌다가국립경찰이이꼴이되었는가.
잘생각해보자.
우리가험한일을당했을때,
제도의힘으로우리를돕는것은사실상경찰밖에없다.
그게공권력-公權力이다.
폭력이기는마찬가지지만그게올바르고정당하게쓰일때국가공권력이되는것이다.
그힘,공권력이무력해졌다면우리모두는사사로운폭력앞에노출되는것이고어떤
위험도막아낼수없게된다.
무력해진경찰과본래의경찰을반드시그의미로나누어생각해야하는이유가그것이다.

경찰이오늘의처지가된데에는많은이유들이있을것이다.
그러나전문적인분야를제외하면누구라도기본이되는몇가지이유는설명할수있다.
그첫째가이미지-Image의문제다.
그뿌리가’순사(巡査)’다.
지금의순경에해당되는,식민지시대일본의하위경찰직급으로서긴칼을차고다니던
‘폭군’이었다.
내가우리할머니에게서직접듣던위협이있었다.
떼를쓰거나칭얼거리면,
‘순사더러와서잡아가라고한다’는것이었다.
울던애도’순사’소리를들으면울음을그쳤다고한다.
그’순사’의이미지가학습-세습된것이다.
이번촛불시위에서초등학생이전경을보고’야,이거지같은놈아.’한것이그것이다.
그어린애가배우지않고야어떻게그런말을쓸수있겠는가.
조부모-부모-자식으로이어진학습-세습이그이미지를아직도간직하게하고있다.
지금도경찰-순경을’순사’라고부르는사람들이많다.
이미지는그렇게중요한것이다.
서구인들은무슨일이일어나면’경찰을부르겠다’고한다.
그경찰은자기들사이에서자생된,자기들이선출한police다.
생명과재산을지켜주는진짜공권력인것이다.
그러나우리에게는아직도피하고싶은’순사’의이미지로남아있다.
이나쁜이미지를바꾸는일은시민과경찰이함께노력해야할커다란숙제이기도하다.

다음이경찰의무능과부패다.
무능과부패는’순사’만큼나쁜이미지다.
어떤사건때문에경찰관서에출입해보고경찰관들과접촉해본사람들은지금우리
경찰의무능과나태,부패에대해뼈아픈경험을했을것이다.
상납,뇌물,급행료와같은검은돈들이완전히사라지기는어렵겠지만지금의수준
이라면경찰은계속시민들에게무시당할것이다.
여기에더해경찰조직이가지는경직성은숨이막힐지경이다.
상명하달(上命下達)만있고자율,전문성,유연함과같은발전적인요소들은거의없다.
경찰이발전하지못하는구태는그들스스로가자초하고있는커다란덫이기도하다.

다른하나는권력자와의관계다.
역대정권은경찰을하수인으로부려먹기만했다.
경찰업무의중립성이훼손되고수사에서왜곡이생긴일이한두번인가.
‘권력의하수’라는낙인을찍어준것이고그건그대로시민들의뇌리에각인되는
경찰이미지가되었다.
경찰이공권력의집행기관으로서살고,죽는것은권력자의의지와깊은관계가있다.
최고권력자가경찰업무에힘을실어주면공권력은하루아침에살아날수있다.
지금그게안되고있는것이다.
여기에더해,
친북좌파정권10년동안,
경찰은철저히찬밥신세였다.
데모대에게얻어터져도’서로양보하라’는총리의말씀에피멍이든게그들이다.
이번촛불시위에서경찰이당한온갖수모는지난10년간쌓아올린좌파의’힘’이
어느정도인지를보여주는무대이기도하다.
정말끔찍한일이다.

더위험한것은,그리고우리모두가깊이생각할것은,
경찰의’자포자기’다.
‘차라리맞는게낫다’는젊은전경의토로는대한민국이얼마나위험한지경에와
있는지를실감나게한다.
경찰이자포자기한다는것은시민을지키고있는담이허물어지고있다는신호다.
공권력이사라진진공상태에서는,모든시민이스스로생명과재산을지켜야한다.
그게가능한일일까.

‘마지노선(Maginot線)’이라는유명한말이있다.
제1차세계대전후프랑스가대독일방어선을국경에구축했던요새선이며그때
육군장관AMaginot의건의에의해만들어져이런이름이붙게됐다.
일반적으로마지노선이라고할때더물러설수없는,마지막라인이라는뜻이다.
우리가흔히쓰는배수진(背水陣)이그것이다.
한(漢)나라한신(韓信B.C.196)이강을등지고진을쳐서자기편에게필승의각오를
가지게하여(더물러설곳이없는)조(趙)나라군사를물리친데서유래한용어이기도
하다.

이제우리모두는우리스스로를위해’국가공권력’의마지노선을그어야한다.
더밀리면안되기때문이다.
가장중요한것은,
경찰본래의업무와지금의무능하고부패한경찰을분리해서생각해야하는점이다.
말하자면,
경찰이본래의경찰이되게하는것이다.
그들이예뻐서가아니라경찰-공권력이무너지면우리가위험해지기때문이다.
우리모두에게는우리의생명과재산을지켜줄’힘’이필요하다.
그게공권력이다.
그리고그공권력의일선집행자가경찰이다.
지금의국립경찰은식민지시대의’순사’가아니다.
우선그이미지부터버려야한다.
경찰이경찰다워지는만큼우리모두가안전하고,살기편해진다.
솔직히말해지금우리들은혼란과무질서,혼동속에서살고있다.
그만큼살기가고달프고힘들다.
계속이렇게살수는없다.
국민의공공재(公共財)인공권력을훼손하는자는반드시비싼대가를치르게해야한다.
그건명백한범죄행위이기때문이다.

어떻게해야경찰이경찰다워질수가있을까.
무엇보다그들스스로가노력해야한다.
이제그한가지처방을얘기해보자.
일선경찰서의서장실은오늘의경찰이안고있는거의모든문제들을보여주는전시공간
이다.
서장혼자운동장같은공간을차지하고,그안의집기와통신장비등은세금이어떻게
쓰여지고있는지를고발하고있다.
서장실은’권위주의’의표본이다.
그복마전에서경찰의전문성,책임감,개선,발전,효율은나올수없다.
그래서무엇보다그것부터깨야한다.
우선서장실의넓이를크게줄여그공간을비좁아터진형사반에내줘야한다.
서장실을줄이고검소하게운영할수있다면경찰에도희망은있다.
그리하여,
국민의생명과재산보호및공공의질서를유지하기위해일반통치권에의거,국민에게
명령,강제하여그자연적자유를제한하는행정작용을강력하게집행할수있어야한다.
그게나라가편하게사는길이다.
경찰이진정한의미에서경찰이돼야하는당위도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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