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세(亂世) 를 살다.
난세-亂世는,
어지러운세상,정치가문란하고질서가흐트러져있는세상을이르는말이다.
그간의촛불시위를지켜보면서혼자많은생각을했었다.
철이들어8.15광복을겪은세대로서우리나라의앞날에대해걱정이앞서는것을
숨길수없었기때문이다.
그것은건국이후의모든과정과단계를몸으로겪으면서살아온세대로서의책임감과
함께반성해볼일도많기때문이었다.
이건결코단순한노파심이아니다.
고등교육을받은지식인으로서의고민과함께지금의세태에대한비판과고언(苦言)도
해야하기때문이다.
자고로어른이없는사회는위험하다.
그리고그어른들이해야할말을하지않는사회는더위험하다.
지금의우리사회가그렇다.
문명은있되문화가뒤따라주지못하면결코후진국을면할수없다.
돈은가지고있어도인간답게사는길에는들어서보지도못한다는얘기다.

아무리더러워도’정치’는필요불가결한국가경영의중요한요소다.
그정치가도무지3류를면하지못하고있다.
의회민주주의를채택한지가언젠데아직도책임있는정당이의사당을박차고나가거리
에서시위대로변신하고있으니그후진성은더내려갈데도없다.
여당과야당은끝까지적이지파트너가돼본일이없다.
이번의촛불시위는정권을빼았긴세력들이다수결에승복하지않고시위에편승,
폭력화한사태임을생각이있는사람은다알고있다.
오직정책으로국민에게신임을묻는정당,
그정치이념을분명히하는정당,
그리고그것들을비교검토하고투표하는국민.
아직우리에게는이런정치의기본이제대로돼있지않다.
이합집산을밥먹듯하는철새떼정치인들,
학연,지연,혈연을끊지못하는선거주순.
도무지이악순환은언제끝날것인가.
뮈니뭐니해도우선정치판이제대로돼야나라도제대로되는것이다.
하나의돌파구는유권자들의의식개혁이다.
민주시민이있어야의회정치가생기고발전할수있다.

우리가자본주의시장경제를채택한것은자유민주주의정치체제를택했기때문에
가능했던일이다.
그래서세계를읽어내는눈을가진이승만의혜안이중요했다.
김일성의선택이가져온세계최빈사회주의국가북한의오늘을보면저절로알수있는
일이다.
이상한것은,
자본주의시장경제때문에잘살게된우리가반자본주의정서를가지고있는점이다.
구체적으로가진자에대한반감이그것이다.
어떤사회에서나정당하게번돈은존경받아야한다.
그러나더럽게,법을어겨가면서번돈은전부몰수하고그런인간은감옥에보내면
된다.
이런구분없이가진것과가지지못한사실에만집착하면안된다.
언론이’양극화’라른표현으로시민들을자극하는태도는옳지못하다.
자본주의경제시스템에서빈부의차이는당연한것이다.
한가지우리가늘알고있어야하는것은,
돈을벌수있는기회에서차별받는국민은하나도없다는사실이다.
기회의평등,이게바로자본주의의강점이다.
‘억울하면돈을벌라’가그것이다.

지금우리사회의가장큰특징은무엇일까.
그건법치-法治가없는것이다.
온갖무질서도혼란도법과규칙을지키지않기때문에생긴사회적병리현상이다.
그뿌리는전부잘못된개인주의와이기심때문이다.
나만편하다면모두의약속인법은없는것이나마찬가지다.
선진국의첫째조건이’상식과원칙’이통하는사회라는점을명심해야한다.
우리는상식도크게부족하고원칙에서도엄격함이없다.
그러면서도모두가모든일에서평등해야한다고생각한다.
그게’산술적평등’이라는허구다.
기회,출발에서는반드시평등이지켜져야하지만과정과결과에서는차별이생기는게
정상이고모두가이를인정,승복해야한다.
지금의우리사회는정말막가는세상같다.
이미가지고있던값진것들을마구던져버린빈자리에’새것’이채워지지않았기
때문에가치정립이안된,야만적사회가된것이다.
모두가제멋대로사는전형적인,문화적후진국이다.
하드웨어에서는선진국수준이지만소프트웨어에서는출발도못하고있다.
한심하고안타까운일이아닐수없다.

모든대합실의풍경은한사회의축소판이다.
거기에서자기차례를기다리고있는사람들이그시간동안무엇을하고있는가를
살펴보면그사회의내용을짚어볼수있다.
우리는거의전부가벽에결려있는TV를보고있다.
꼭그걸못보면죽을사람들처럼열심히보고있다.
아직까지그어떤대합실에서도제대로된책을읽는사람을본일이없다.
문화가무엇인가.
그건지식이다,앎이다.
같은인간이교육을받으면고상한삶을살지만배우지못하고모르면축생처럼산다.
지식이부족한사회,
공부하지않는사회,
거기에문화가있을리없다.
대한민국천지에조용한곳이없는것도같은맥락으로설명할수있다.
조용한것,그것을견디지못한다.
그래서확성기의천국이다.
본래소리의볼륨이문화수준의기준과차이이기도하다.
지금같은전국적인소음-소란속에서는창의적인작업이불가능하다.
문화자체가탄생될수없는최악의환경인것이다.

빌게이츠는석탄,석유,식량과같은부존자원없이세계제1의부자가된사람이다.
창의력,딱그것하나만가지고최고의부를축적했다.
앞으로의세계는부존자원이아니라창의력이있는인간들에의해좌우된다는가장
분명한대답이빌게이츠다.
사람을기르는일이공교육이다.
사교육은기능만팔고있는가게들이지만공교육은전인교육의국가백년사업이다.
대한민국의앞날은공교육에달려있다.
지금처럼교육과정과커리큘럼이입시를위한도구가되어서는창의력이있는인간은
배출하지못한다.
학교도,교사도,학생도모두가공개적인경쟁의자리에서야한다.
우,열을분명히하고우수한인재를응분의대우를통해국가의기간동량으로써야한다.
더이상’평준화’를얘기하면그대로끝이다.
만회할시간이없기때문이다.
영어로말을잘하는게문제가아니라말할내용-곤텐츠-자기것이더중요하다.
그걸전문성이라고한다.
애들의천부만제대로잘살피고살려내면문제는해결될수있다.
지금그게안되고있다.
답답하고암담할뿐이다.

인간은원시적인사회에서도벌써종교를가지고있었다.
그렇게종교는인간과깊은관계가있는영적인세계이기도하다.
그종교가순기능을하는시대에는사람들이편하게,행복하게살았지만종교가
사이비,미신화되면인간을광신자로만들어품위를잃게한다.
이세상에광신(狂信)처럼무서운것도없다.
인간이종교를가지기위해서는우선그종교에대한이성적학습이있어야한다.
나아가그내용을수용하고복종하는단계에까지갈수있어야한다.
지금한국의종교계는그학습이없다.
그래서맹목적이되고그게기복신앙으로이어져영딴것이되고만다.
우리사회에서종교의순기능이없는가장큰이유가거기에있다.
종교가진정한의미의종교가아니기때문에기능이없는것이다.
여기에성직자들의자질과실력이사회의향도가될수없는수준이하다.
정말시급히개선해야할문제가그것이다.
종교가없는세상도,종교가없었던시대도없다.
종교는그렇게인간과밀접한영적세계다.
그래서한국의종교적현실이더가슴아프게다가온다.

대한민국이60-70년대에’압축성장’을한것은세계가다아는일이다.
돌이켜보면거기에는분명한합목적적인조건들이있었다.
부를성취해야할가난한환경,
풍부한,교육받은인력,
부지런하고민첩한국민성,
그리고이런긍정적인요소들을한데묶어’산업화’에집중적으로연결시킨리더십,
경제적환경으로는,
이웃일본의기술,세계에서가장큰미국시장이있었다.
그러나이모든요소중가장중요한것은’정치리더십’이었다.
흩어져있는힘들을모아강력하게만들고그힘을집중적으로쏟아부을환경을
만든게그리더십이다.
박정희이후그게없다.
박정희의공과는역사가판단할일이다.
그러나그가이룩한’경제발전’은다시오기어려운기회였다.
경부고속도로와포철이가장확실한증인으로남아있다.

역사를읽어보면하나의국가,민족은그흥망성쇠에서반드시’때’를만나는것같다.
지금대한민국의’때’는어떤것일까.
모든분야가거의최악의상태로달려가고있다.
국가원로한분이이런탄식을했다.
‘지금우리사회는어디에서부터손을대야할지전혀알수없는나라가됐다.’
사실맞는얘기다.
제대로돌아가는분야가하나도없다.
正을거쳐反의세계가꼭지점에이른느낌이다.
경박하고,천박하고,
값(돈)만있고가치(윤리,도덕,인간성)가사라진각박한사회가됐다.
극단의개인주의와이기주의.
법과질서는아무데서도찾아볼수없는,막나가는나라가된것이다.
그누가이사실을부인할수있겠는가.
그래도,
절망하지않고희망을가지는것은,
反이끝나는자리에合이있기때문이다.
反이없이合에이르는길은없다.
反을지나면그때부터는合인것이다.
合이되면우리는달라질것이다.
최악을경험한지혜를가질수있기때문이다.
지금의선진국들도모두가그렇게멀고험한길을걸었다.
세상에공짜는없기때문이다.

제2밀레니엄의초입인21세기는,
지식기반사회로서지적생산성-知的生産性-이국가경쟁력을좌우하게되며
그경쟁력은한국가의지적축적량(蓄積量)에서비롯된다.
미국이우리의17배,일본이7.4배,독일이4배수준이다.
한편문화의산업화와상품화능력을나타내는’국민문화생산력’은미국이100일때
프랑스70,일본이63인데비해우리는42정도다.
결론은자명해진다.
외화내빈(外華內貧)에서외빈내화(外貧內華)로바뀌어야한다.
이제는겉이아니라속을채워야한다.
지적축적량을높여국민문화생산성을높여야하는것이다.
그래서공교육이살아나야하고사람들이책을읽고공부해야한다.
지금처럼상식이부족한나라로서는21세기를제대로살아낼수가없다.
문화후진국에서선진국으로가기도어렵다.

이제는광란의시간에서차분한분위기로바뀌어야하고,
명분보다는실리를찾는지혜를가져야한다.
속빈강정인’간판’이아니라속이꽉차있는전문성이있어야한다.
법과규칙을지켜질서가살아나야서로가살기편해진다.
학연,지연,혈연의고리를끊어야정치도발전할수있다.
사교육-학원이아니라공교육을살려야국가의내일이있다는사실을명심해야한다.
내주장은분명히하되그것을폭력적인방법으로남에게강요해서는안된다.
투표라는공정한방법으로결론이났으면다수결에승복해야한다.
그리고무엇보다도’전투적’인생활자세를유연하고우아하게바꿀수있어야한다.
여행을해보면,
선진국들은정말사람이사람답게,편하게,즐겁고행복하게살수있는곳이다.
그리고그게누가손에쥐어준것이아니라그들이노력해서만든사회라는것도금방
알수있다.
우리들이라고그렇게못할이유는정말하나도없다.
안하고있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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