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게자리잡은황금빛보리밭옆의작고아담한호텔.
아름답고깨끗한방에여장을푼후바에내려갔다.
바텐더는독일최고의생맥주라면서조끼가득맥주를담아준다.
정말맛이있었다.
변질이안되는음료라면병에담아오고싶었다.
방에돌아와창문을통해밖을보니멀리보이는도로의차량들이총알같은속도로
달리고있다.
아우토반,
우리부부도방금200킬로가까운속도를즐겼던도로다.
뉴스를보기위해TV를켰다.
그런데그화면은우리가집에서보던낯익은장면이었다.
머리에붉은띠를두르고깃발들을높이든,한국의’전투노조’가거기있었다.
카메라의앵글은거의의도적으로격열하고,폭력적인장면만잡아내고있었다.
이뉴스는,
한국의유명한강성노조의불법과격쟁의모습을독일뿐아니라모든유로회원국은물론,
전세계가시청하는공개채널이다.
밖에나와서보는그장면들은이상하게생소해보였고착잡한마음을가지게했다.
그리고부끄러웠다.
후진성,야만성,폭력성이더두드러져보이는것은주변과의상대적대조감때문일
것이다.
그뉴스때문에우리가입는손해는산술적인것이상이다.
말하자면정서의문제인것이다.
외국인투자유치가안되는결정적원인중하나가바로그정서,강성노조에대한
부정적이미지때문이다.
이세상에돈-자본보다더민감한것은없다.
일초에수조원의국제금융이국경을넘나드는인터넷금융시대에서울은그중심에서
크게벗어나있다.
프랑크푸르트-런던-뉴욕-싱가폴-동경라인에서제외돼있는것이다.
한국은국제금융회사들이보기에는불안한지역이다.
국가의규제도심하지만노사관계의경직성이더무서운것이다.
누가그런곳에투자를하겠는가.
외자유치가어려운건당연한일이다.
따라서일자리창출도안되고있다.
노사(勞使)라는말은,
노동자와사용자라는뜻이다.
1760-1830년대,영국에서시작된산업혁명은봉건제도가자본주의로전환하는계기가
되었으며노동집약산업의발달은대량생산을위한공장과노동력을요구했다.
농촌의가난한인구가도시로크게이동했으며,비로서인간이그노동력을상품화
하는본격적인산업사회가시작된것이다.
초기산업시대의영국은노동력의착취가자심했으며칼마르크스의자본론은실로이런
배경에서탄생한것이기도하다.
‘노동귀족’까지등장한지금마르크스의주장이허구가된것은세상이그만큼크게
변했기때문이다.
이제노동자는더이상무산계급-푸롤레타리아가아니다.
기업주와함께산업사회의가장강력한파트너로자리잡고있다.
노사관계와노동조합을이해하기위해서는’노동삼권-勞動三權’을이해하면된다.
노동삼권은국가헌법에명시된근로자의기본적인세가지권리를의미한다.
그첫째가단결권(團決權)이다.
노동자한사람한사람은기업주와일대일의관계에서기어렵다.
말하자면영원한약자인것이다.
노조가결성돼있지않은기업에서근로자가불이익을받는경우가많은게그때문이다.
반대로개인으로서는약하지만노동조합을결성,단체가되면사용자와일대일의
대등한입장에설수있다.
부당한불이익도당하지않을수있고단체협약에의해고용신분에서의불안도줄어든다.
지금한국에는한국노총과민주노총의두개노동단체가있으며거의모든기업의
단위노조는산별노조(産別勞組)를통해이두개중하나에가입돼있다.
둘째가단체교섭권이다.
예를들어노동자개인이사용자에게근로조건,근로환경의개선을요구하거나임금의
인상을요구할때그것이쉽게이루어지기는아주어렵다.
본래기업주-사업가는최소의투자-비용으로최대의이윤을목표로하고있기때문이다.
심지어는부당한해고도당할수있다.
이때노동조합은약한개인이아니라조합원전체의이름으로사용자와교섭,문제들을
해결할수있다.
그중가장첨예한문제가임금인상이다.
셋째가단체행동권이다.
말하자면파업-태업이그것이다.
사용자와의단체교섭이결열됐을때노동자들은노동-생산작업을거부함으로서사용자
에게압박을가하는’행동-쟁의’를할수있다.
한국의노조들이’강성노조’가된것은이파업-쟁의-단체행동권이불법,과격,폭력적
이기때문이다.
그렇다면,
한국의노동조합은정말모든근로자들에의한대표성을가지는것인가.
겉으로는그렇게보이지만사실은그렇지않다.
2006년말을기준,노조가입대상근로자는1.507만명이다.
2007년11월노동부와한국노동연구원이발표한자료를보면2006년말국내노조의
노조조직율은10.3%수준이다.
근로자10명중1명만이조합에가입돼있는것이다.
이는1977년통계를시작한이후최저치다.
대만37%,영국28.4%,독일22.3%,일본18.2%,미국12%에비해그들보다더낮은
수준이다.
그런데전체근로자의10%밖에안되는이들이왜강성노조의막강한힘을발휘할수
있는가.
‘조직’이기때문이다.
1.000만명이있어도’조직’이없으면모래알일뿐이다.
아무런힘도가질수없다.
다른하나는대기업일수록노조가입율이높기때문에과격쟁의에가담하는숫자가
많게된다.
또한가지는단체교섭에서근로자의해고를어렵게했기때문에’비정규직’이
늘어나고있는현상이다.
기업주입장에서는마음대로해고를못하니사람을새로고용할수도없고고용한다
하더라도노조가입과무관한임시직-비정규직을고용함으로서해고도쉽고,부대비용
(퇴직금,의료보험등)도들지않으니결국은강성노조가비정규직을늘리고있는셈이다.
때문에노조가사용자에대해비정규직의정규직전환을요구하는것은대단한
자가당착이된다.
지난1월11일.
민주노총의이석행위원장은신년기자간담회에서,
‘김대중,노무현정부에서980명이감옥에갔는데이명박정부에서는9800명이감옥에
갈각오로맞세겠다’고했으며
‘철도와항공기가멈추고전기공급이끊어지는제대로된총파업을하겠다’고했다.
그는이어’국가신인도가떨어지는투쟁을할것’이라는말도했다.
이렇게되면,
사용자에대한노동자단체가아니라정치적투쟁을위해국가,국민을협박하는
‘반정부세력’이된것이다.
여기에는그동안노동조합의온갖불법쟁의와과격화에대해눈을감았던친북좌파정부
의책임이크다는사실을반드시기억해야한다.
하나의예를들어보자.
2006년7월,
포항의포스코본사를불법점거한민주노총포항건설노조는22일동안5억원의비용을
썼다.
김밥등식료품값만도8500만원이들었다.
전국건설노조조합원들의수입에서공제한회비11억원중절반이그렇게날아갔다.
불법쟁의에회비의반을날릴수있다면다른일들인들못할게있겠는가.
우리모두가알고있는현대자동차의불법파업은,
1987년노조가만들어진이후지금까지1994년한해만거르고20년동안계속돼왔다.
그동안현대차의평균임금은43%올랐고,근로자한명의평균급여총액은5500만원선이
되었다.
한달에88만원정도받고있는모든임시직들의평균치에비하면하늘같은금액이다.
그래도그들은기회만있으면파업한다.
이제는파업자체가목적이된것이다.
여기에서소위’노동귀족’이탄생했고,취업,보직변경등에서온갖비리가생긴것도
이들때문이다.
눈앞의작은손해만보고훗날산업계전체가입게될더큰손해를보지못한단견의
정몽구도그책임을면할수없다.
강성노조를키운게누구인지를물어야한다.
한국의노동운동은극소수가’조직’이라는힘으로온갖불법과횡포를일삼는,급기야는
국가를협박하는단계에까지와있다.
국가발전의견인차가아니라커다란걸림돌이된것이다.
1981년8월3일새벽2시30분,
미국항공관제사연합노조와정부의임금인상협상이결열됐다.
4시간30분뒤인7시.
관제사연합노조원1만5000명이전면파업에들어갔다.
레이건대통령은48시간내의업무복귀명령을내렸다.
미국방부는700여명의군관계자를중심으로1만여명의인력을확보,은퇴관제사,
비노조원들과함께비상사태에대처했다.
48시간후,
레이건대통령은미복귀관제사들을해고하기시작,년말까지1만1400명을해고했다.
이들중재고용신청,재교육수료후구제된인원은약6%,그것도14년후인클린턴때
일이다.
2005년12월,
대중교통노조의파업으로뉴욕시는사상최대의교통마비사태가발생했다.
뉴욕주법은,공공기관근로자의단결권과단체협상권은보장하지만파업은금지되어
있다.
파업당일,뉴욕시는법원에교통노조의불법파업에대한소송을제기했고법원은
노조에대해하루에100만불(10억원)을,각노조원에겐파업일수하루당이틀치임금을
벌금으로내도록명령했다.
노조재정은삼일만에바닥이났고,파업은끝났다.
2007년8월.
세브란스병원의연세의료원노조는파업28일만에아무런소득도없이모두가업무에
복귀했다.
비정규직의정규직전환,
환자5명이상을수용하는병실의확대,
간호사증원등의경영,인사에대한요구가전혀받아들여지지않았으며
파업기간중무노동무임금을병원측이고수했기때문이었다.
뿐만아니라노조집행부27명을상대로10억원의손해배상소송이제기됐고병원측은
이를끝까지밀고나가겠다는의지도표명했다.
연세의료원은’임금협상은할수있지만,경영,인사문제는물러설수없다’는원칙에서
한발작도양보하지않았던것이다.
2007년10월.
서울서부지법민사12부(김재협부장판사)는,
2006년3월대규모불법파업을벌인전국철도노조에대해사측인코레일(한국철도공사)에
51억7천만원을배상하라는판결을내렸다.
철도노조는직권중재위의조정기간을어겼을뿐아니라철도공사에영업손실86억원을
발생케한책임을지게된것이다.
법원은사측도일정한책임이있다고판단,노조에대해60%의책임만물은것이다.
기업은큰조직이고근로자는약한개인이다.
그근로자를보호하기위한노동조합자체는필수불가결한것이다.
그러나노조는임금,근로조건,부당노동행위등,사용자의대근로자대우문제에대해서만
‘조직’의힘을합법적으로사용해야한다.
시설투자,고용과해고등경영과인사문제는자본을투자한기업주-사용자의고유권한이다.
또쟁의는반드시근로기준법에의한,쟁의절차를밟는정당한파업이어야한다.
물론회사의기물을파손하는등폭력화는곧범죄가되는것이며사법처리돼야한다.
지금까지언론에보도될정도의모든대형파업은하나도법적인쟁의절차를밟지않았다.
그것을처벌하지못한정부의무능과무력함이오늘의강성노조를만든원인이다.
이제는우리의국가발전을위해서도이나쁜관행을끊어야한다.
노동부가여론조사기관인주메트릭스코페레이션에의뢰,20-65세의성인남여1000명을
대상으로’노사관계인식조사’를실시한결과73.3%가노사관계에대해’부정적이미지’가
떠오른다고답했다.
노동자들의행동방식에대해서도1987년에는86%가정당하다고했지만지금은28%로
떨어졌다.
그만큼불법적인강성노조에대해비판적이된것이다.
결국모든불법,폭력쟁의가이익보다는불이익(손해배상등)이더크다는사실을인식
해야노조도변할수있다.
법이무섭다는것도깨닫게해야하며여기에는사법의준엄한판결이뒤따라야한다.
달리그들을변화시킬방법은없다.
노사문제는,노동자와사용자의문제다.
어느한쪽만으로는존재할수없는,뗄레야뗄수없는관계가그들이다.
노동자없이공장이있을수없고,기업-공장없이노동자가있을수도없다.
그래서현명한협력이서로가사는길이다.
그걸상생의원칙(相生原則)이라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