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료, 관료주의(官僚主義).
세계2차대전직후인1954년,
드골대통령은프랑스정부의엘리트관료를양성하기위해’국립행정학교-ENA"를
설립했다.
따로2년의준비과정을거친고졸자와대졸자들이필기와면접시험을거쳐입학했는데
한해100명정도뽑았다.
재수,삼수가보통일정도로경쟁이심했고27개월의교육이끝나면’졸업등급제’에
따라부서배치가결정됐다.
10명정도의최고우등생들은거개가정부핵심기관인회계원,재정감독원,최고행정
법원에배치되는것이전통이었다.
ENA출신인시라크대통령시절각료12명중7명이ENA출신인에나르크(Enarque)
였다.
그러나파리10대학출신의사르코지현대통령은각료15명중에나르크는1명만선택
했다.
뿐만아니라’지적으로는유능하나경제적으로고루하고사회적으로대중과멀리있다’
는비난을받으면서ENA의폐쇄성이공격받고있다.
시대가바뀌면서그수요와필요성모두에서오래된관료적적폐가도마에오른것이다.

관료-官僚라는말은,
1745년프랑스의경제학자빈센트드구르네(Gournay1712-1759)가관료들의과도한
권력남용을비난하기위해책상을뜻하는프랑스어뷔로bureau에통치한다는뜻의
그리스어크라시cracy를덧붙여’관료주의-bureaucracy’라는말을만든데서비롯
된다.
관료는,
같은관직에있는동료를뜻하기도하지만동시에관리(官吏)나공무원,특히정치에
영향력을가할수있는고급관료의무리를지칭하기도한다.

관료제-官僚制-bureaucracy는,
긍정적으로는,
염격한권한의위임과전문화된직무체계를통해합리적규칙에따라조직의목표를
능율적으로실행하는관리운영의체계이며행정기구를뜻한다.
정부부서뿐아니라기업,노조,정당등규모가큰현대적조직에서공통적으로발견되는
시스템이다.
부정적으로는,
경직된형식을중시하고,
귄위주의적인경향을가지는제도나기구를비판적으로말하는경우에쓰이는표현이다.

한편우리에게보다직접적으로관계되는관료주의-bureaucratism은,
넓은의미에서정부부처나사회집단에서쉽게볼수있는행동양식과의식상태를이르는
말이다.
상급자에대해서는약하고하급자에대해서는거만하며자기업무외에는눈을감고,
독선적이며,책임을회피하려는경향이있는특성을가지고있다.
이런관료주의의가장큰특징은,
규칙만능주의-여유,여백,융통성이없는경직성.
레드테이프(redtape)-형식주의.
무사안일주의-자기보신주의.
비밀주의-정보,노하우의독점.
세력권의식-봐주기,패거리의식.
직책의사적이용-직권남용.
비능율주의-투자대효율에대한개념이없는것등이다.
우리가보통’관료적’이라고할때에는이러한부정적특성을함축하는게사실이다.

역사적으로관료제도가발달한것은봉건제도가붕괴되고통일국가가탄생된후절대
군주제하에서였다.
관료제도는군대와함께절대권력을떠받치고있는두개의기둥이었다.
처음에는직무체계가아닌상명하복의체계였지만사회의규모가커지고많은국민을
정부가직접관리하고통제해야하는현실적필요가생기면서수많은전문관료들과
전문조직이파생된것이다.
자유민주주의체제가아닌절대군주제에서의관료는처음부터그특유의관료주의적
기풍을가지게된바그것이’관존민비-官尊民卑’의사상이다.
우리나라의경우그극치가일제의식민시대였다.
어린애들이’순사-지금의순경’를무서워해울음을그치는수준이었다.
그사악한잔재가부분적으로지금까지남아있는게사실이고여기에는’노예근성’을
버리지못하고있는일부국민들도책임이있다.
정부부처를관청-官廳으로,
공무원을’관리-官吏’로부르는언어문화에서도그잔재를읽을수있다.

이제관료사회의역기능-그부정적폐해에대해알아보자.
형식주의-形式主義는일반적으로사물의내용적측면을경시하고형식을중시하는
주장을이르는말이며대개는부정적인의미로사용한다.
관료들의형식주의는모든융통성을차단하는무서운경직성에있다.
똑같은내용인데도서류의작은서식,형식이조금만틀려도접수를거부하는게그런
사례다.
하나의사회가가지는발전적’흐름’이형식주의때문에막힐때그손해가어떤것인지는
긴설명이필요없을것이다.

비효율성-非效率性.
효율은,학문적으로는기계가한일의양과투입된모든에너지의비(比)다.
말하자면애써노력해얻어진결과의비율인것이다.
기업의경우,설비투자,원자재,생산가공,제품,판매,이익의전과정에서가장중요한
요소가바로이효율이다.
퇴직한고위공직자와군인의경우,
낙하산인사로기업의간부가되는경우가많다.
그들의공통점은투자와효율,이윤이라는기초적’경제개념’이없다는점이다.
그들이생각하는것은오로지’소비’뿐이다.
군대는말할것도없고공직자들이주무르던모든돈-세금은임자없는공돈이나마찬가지
였기때문이다.
업무의비효율성은하나의국가가발전해나가기어려운큰족쇄로보면틀림없다.

권위주의-權威主義.
관료주의의출발부터’관존민비’사상은그바탕에깔려있었다.
이는관리는높고귀하며백성은낮고천하다는잘못된사고방식이다.
본래권위는,
특정한부문에서사회적으로인정받고일정한영향을끼칠수있는능력이나위신을
뜻했다.
권위주의는어떤일을처리할때이권위에의지,군림하려는자세다.
지금은크게완회된것이사실이지만부처에따라서는그잔재가남아있는곳도많다.
특히법조부문이그렇다.

무사안일보신주의.
무사안일은무사주의-無事主義라고도한다.
그게어떤일이든아무말썽없이무난하게지내려는소극적인태도가그것이다.
적극성이결여된,회피된업무처리에서능율과생산성이나올수는없다.
보신주의는무사안일에서비롯된것으로보신지책-保身之策이라고도한다.
모든일에서자기한몸을보전하려는꾀가그것이다.
다치지않고,세월만잘보내면’연금’이야떼논당상이아닌가.

부서주의-部署主義.
모든조직은스스로팽창하려는속성을가진다.
공무원사회라고다를게없다.
부하의숫자와담당하는업무의양은부서장의위치와힘을보여주는증거들이다.
공무원의숫자를줄이지못하고인건비가천문학적숫자로부풀어나는것이나,
부서들을정리,통합하려는모든시도와노력이벽에부딛치는것도이때문이다.

조직이기주의와비밀주의.
A라는부서의일부업무는더전문적인B부서로이관하는게국가를위해이로운일이다.
그러나그것이강제되지않는한업무이관은절대안된다.
부서이기주의때문이다.
정보,특히고급정보일수록더독점적이다.
물리적으로는탁트인사무실이지만보이지않는벽의두께는탱크로도깨지못한다.
관료사회의비밀주의는무서운수준이다.
정보와자료의공유,소통은관료사회에서는존재할수없는개념이다.

아무리일류선진국이라해도,
국가를실질적으로운용하는것은관료들이다.
사실모든현대국가들이마찬가지다.
따라서관료의수준과질(質)이국가의운명을좌우하는것도사실이다.
지난100년동안후진국에서세계가인정하는선진국이된게이웃일본이다.
물론요인은여러가지겠지만우수하고성실한관료들이있었음은더말할것도없다.
다른하나의케이스가도시국가싱가폴이다.
일본과싱가폴은모두아시아에있다.
그런데왜우리는그대열에서지못하는가.
경제력세계10위권안팎의나라가국제부패지수에서하위권을벗어나지못하고
후진국에머물고있는것은무엇때문인가.
관료사회가쇄신되지않는한개선은어렵다고봐야한다.
아무리정권이바뀌어도관료사회는’철옹성-鐵瓮城’이다.
그들은정치적인책임을지고장관이바뀔때마다그희생양을바라보면서그늘에서
깨춤을춘다.
자기들도져야할책임이지나가고있기때문이다.

이제가장효과적이고비용이덜드는방법한가지를구상해보자.
지난봄,새로탄생한정부는광우병소동에휘말려대통령이대국민사과를해야하는
지경에까지이르렀었다.
그리고담당장관은정치적인책임을지고물러났다.
계속이런식이라면관료사회의적폐는결코깰수가없다.
수입쇠고기’협상’이재협상을해야할만큼,객관적증거에의한하자가분명하다면
그실무책임은장관이아니라담당관료들에게있는것이다.
이럴경우,
정치적책임은장관이지되실무책임은관료들에게물어야한다.
잘못된특정사안,(예;수입쇠고기협상)에대해서는,
담당차관은물론,관리관,이사관,부이사관,서기관,사무관,주사까지그책임을물어
옷을벗도록해야한다.
확실하게연대책임을지게하는것이다.
관료가가장무서워하는게무엇인가.
그게그들이입버릇처럼하는말인,’옷벗고연금날아가는것’이다.

관료는선출직이아닌임명직이다.
얼마던지임면권자-任免權者가해임할수있다.
신분보장은범법,범죄행위가없을때얘기지,그하자가분명한경우에는해당이없다.
오히려감옥에갈수도있다.
이렇게만한다면관료들의실무라인은장관경질이없도록최선을다할수밖에없다.
그게살아남는길이기때문이다.
누가뭐라고안해도자기담당업무에서최선을다할수밖에없다.
물론최선은다했지만실패할수도있다.
그러나그건누구나알수있는것이며책임을묻지않는다.
이게단지허망한얘기일까.
절대아니다.
충분히가능한일이다.이보다더좋은장치는없다.
내용면에서좀더전문적으로,기술적으로손질만한다면하루아침에나라의분위기도
바꿀수있는방법이다.
문제는누가,언제시작하는가일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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