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든지경제가어려워지면,
그반응은크게세가지계층에서서로다르게나타난다.
우선,가진자들은어떤동요도없이그대로의일상을산다.
다음이서민-중산계층으로가장큰타격을입는다.
수입이줄고,여기에심리적불안까지겹치기때문에살림을줄이려고허리띠를졸라
매는것이다.
마지막이없는사람들이다.
늘없이살아왔고,어렵게살아왔기때문에경제가어려워졌다고해서더나빠질것도
없는계층이그들이다.
결국허리띠를졸라매고,모든지출을줄여야하는중산층이가장고통스러운것이며
어려운시기를헤쳐나가려는온갖지혜를짜내게된다.
그러나이러한시기를통해생활의불요불급(不要不急-꼭필요하거나급하지않은것)
한부분을가려내는것은또그대로의의미가있다.
수분(守分-분수를알고지키는것)의생활을할수있기때문이다.

며칠전한언론매체에서서울역에나가600여명과접촉,어렵사리그중109명의소리를
들을수있었다.
그들이내놓은’절약방안’들은지극히평범한것들이지만그게우리생활의’거품’들
인것도사실이다.
거품은액체속에공기가들어가속이비어둥글게부푼방울들이다.
맥주조끼위의수북한거품을생각하면된다.
그거품은찬맥주를시원하게마시는시각적효과는있지만맥주자체는아니다.
거품은그런것이다.

제일먼저나온방안이’먹는것’을줄이겠다는대답이었다.
-외식을줄이겠다.
-고기를덜사먹겠다.
-알짜식당을검색해서찾아다닌다.
-김밥,라면,패스트푸드를많이먹게된다.
-도시락을싸가지고다닌다.
-간식을줄였다.등이다.
그런데,
찬찬히생각해보면외식을빼면먹거리에들어가는돈은다른문화비지출에비해
상대적으로적은편이다.
각가정이한달에쓰고있는통신비를생각해보라.
그런데도절약,하면우선먹거리부터생각하는것은그게그만큼직접적인것이기
때문일것이다.
지금우리의주식이라고하는쌀값은큰지출항목에끼지도못한다.
그러나외식비를줄이는것은충분히효과적인방법이될것이다.
우리나라식당들의음식값은세계적으로도비싸기로유명하지않은가.

다음이가정에서쓰는개스를줄이겠다는방안이다.
-욕조에더운물을채워목욕하는대신간단하게샤워만한다.
-가스사용을줄이고전기코드를뽑아놓는다.
개스값은이미올랐고,앞으로또오를것이다.
한전에서도30%정도의전기료인상요인이이미발생했다고엄살을떨고있다.
생각해보자.
집에서사용하는가전제품중그사용시간과전기소모량이큰것이무엇인가.
그게TV세트다.
밖에나갔다집에돌아오면TV부터켜놓는습관,그리고켜놓은TV를시청도
하지않는나쁜습관부터고쳐야한다.
어둡게살필요까지는없지만전기의낭비는이제일상적이다.
잘살펴보면전기를절약할수있는방법은뜻밖에많다.
‘절약’하겠다는정신만있다면,충분히가능한일이다.

-애과외를5개에서2개로줄였다.
-사교육비를줄였다.
-학습지를사서직접가르친다.
-자녀의용돈을줄였다.
통계에의하면모든가계수입의평균48%가사교육비로지출되고있다.
학원5개는보통이고10개까지다니는애들이있다.
사실은,
가장크게절약해야할부분이사교육비다.
여기에는자기의철학과실리적인생각이함께있어야한다.
애를잘살펴그애가가지고태어난천부-하늘이주신재능을살피고그것을살려내는
한두개의과외로줄여야한다.
사실은그게더효과적이다.
다니는학원의숫자가많을수록결국은남는건하나도없다.
정말이문제만은부모,특히엄마들의판단력과지혜가요구된다.

-차를팔았다.
-대중교통을이용하거나카풀을한다.
-자가용운행을줄였다,걷거나자전거를타고다닌다.
-버스환승에집착하게된다.
지금우리는자동차1세대에서1.5세대로넘어가는중이다.
그만큼자동차에집착하고있는것도사실이다.
이제는차없는집이거의없다.
그런데,
자동차는그값과함께부대비용이가장많이드는재산이다.
세금,보험료,기름값,수리비를월별로난눠보면차탈맛이싹가실정도다.
두세대전사람들은하루평균2키로를걸었다고한다.
지금은그게고작700미터다.
또하나생각해야할문제는,
자가용승용차의소유와그운행을감당하기에힘든사람들까지도경쟁적으로차를
가지려는심리가그것이다.
그건정말많은것을희생해야하는무리수다.
다른한가지는,
카이로에는지금도포니1이돌아다니고있다.
암만에는운행구간이한글로쓰여진채운행하는중고국산버스가수두룩하다.
차에관한한너무’사치’하는게우리들이다.

-경조사비용을크게줄였다.
-경조사를가려서가게된다.
-부조비를10만원에서5만원으로줄였다.
-환율이너무올라신혼여행을미뤘다.
인간사-人間事에서가장중요한관혼상제(冠婚喪祭)의지출과비용을줄였다는것은
‘경제불안심리’의깊이를알게해주는대목이다.
우리사회는전통적으로체면을중요시한다.
따라서경조사비는언제나자기의실력을초과해서지출하는경향이있다.
이제그지출들을자기형편에맞게,합리적으로낮추겠다는것이다.
진작에그랬어야했던일들이다.

-교회헌금을줄였다.
정말신앙고백적인말이다.
그만큼사정이절박하다는의미도있다.

109명이내놓은절약방안들은,
아주솔직히말하자면그렇게해도먹고사는데는지장이없다는뜻도된다.
그래서그것들은걷어내야하는우리생활의거품인것이다.
거품을걷어내야본체-본질이보인다.
거품의다른이름이낭비와사치다.
그게누구든모든인간은’경제’와무관하게살수는없다.
때문에건전한경제관을가지는일이중요하다.
절약의미덕은아무리강조해도지나침이없다.
자라나는세대에게절약,근검,검소를가르치지않으면거품의악순환은계속될
것이다.
그걸학습과실천으로막아야한다.

수입의실질적감소는없다해도’해고’에대한불안심리는아주심층적이다.
그만큼일자리를잃는다는것은한가족이나락으로떨어지는일이기때문이다.
‘감원’의위험이없는직장은없다.
그래서,그럴때를대비하고있어야한다.
‘자기것,자기일’을구상해야한다.
눈여겨살펴보고,시간을내어배워둬야안전하다.

어렵고힘든시간을겪으면서얻을수있는가장큰소득은자기자신에대해’성찰’
할수있다는점이다.
자기의분수를알수있다는얘기다.
분수는자기의처지에마땅한한도(限度)를이르는말이다.
줄일수있는것은그한도를넘어서살았다는말도된다.
1960년대에식량이모자라풀뿌리와나무껍질을먹었던백성이지금은다이어트를
하고있으니그변화의크기를짐작할수있다.
그크기는절약에서낭비로바뀐일상을설명하는키워드이기도하다.

끝으로한가지짚고넘어가야할문제는,
경제성장의둔화에대해가지는불안감이다.
이미선진국이된서구여러나라의평균성장율은3%선이다.
우리가아주낮게잡고있는4%도그보다는높은것이다.
그동안6-7%의고도성장을계속해온관성이4%에대해불안해하는것인데이제는
경제성장을기대하는수치도현실적이어야한다.
더구나앞으로몇년간은세계경제자체가어려움을겪을것이다.
말하자면’거품을걷어내는’자세가지속돼야한다는얘기다.
그건그만큼우리들모두가일상생활의바탕을현실적으로다진다는의미도있다.
주변을잘살펴보면우리들에게는아직도낭비요인이너무많다.
절약을강요받을게아니라스스로절약함으로서건전,검소의경제생활을영위해야
한다.
어떤경우에도자기의분수를알고그것을지키고살면어려움을겪지않고살수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