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며지고있는악(惡)의근거지를뜻하는말이다.
지난10월1일,
농림수산식품부는과잉생산으로가격하락이발생한배1만톤을산지에서수매해폐기
처분한다고발표했다.
투입되는예산은44억원.
이어11월7일에는,
과잉생산과소비침체로계속가격이하락하고있는배추도10만톤을수매,폐기처분
한다고밝혔다.
투입되는예산은52억원.
두가지농산물의수매,폐기에소요된96억원은전액우리들이낸세금이다.
수요예측을잘못해손실이발생한농가에대해그손해의책임을국민이지는셈이다.
배추의경우농협의취급분은전체물량의10%정도밖에안된다.
이미2003년부터2007년까지5년동안배추,무,마늘,대파,양파등총65만5791톤이
산지에서폐기된바있다.
손실을입은농가에지급된돈과폐기비용의총액이912억8700만원.
물론이돈도모두우리가낸세금이다.
그렇다면빈배로돌아온어선에대해서도고기못잡은만큼의보상을해야할까.
농업이외의다른업종들도손해가나는경우세금으로그손실분을보전해줘야하는게
아닐까.
물론아니다.
유독농업에대해서만이런어처구니없는일이계속되고있는것이다.
‘농산물유통및가격안정에관한법률’이그근거다.
전체인구의6%밖에안되는농민이국가GDP의3%를생산하는데그치고있다.
특혜라고밖에볼수없는소이가거기에있다.
작물선정을잘못해서손해가발생했다면그1차적인책임은전적으로해당농가에
있다.
시장경제체제의원칙이그렇다.
아무도그손해를보전해줄책임은없다.
그러나농사의경우개인농가로서는현실적으로시장수요의예측이거의불가능하다.
작물선정과재밴면적에대한결정에서가장중요한’수요예측’이라는정보를얻을수
없는것이다.
있었다면이런어처구니없는일은발생하지않는다.
이러한원시성을벗어나기위해1961년농협이설립됐다.
지금으로부터47년전의일이다.
말하자면시장전체에대한과학적조사와수요예측,작물의선정,재배면적의조정은
물론,모든유통과정과판로까지도개인이아닌전문조직이이를감당하기위해
농협이탄생한것이다.
농협의설립목적은,
회원조합의공동이익증진과발전도모였으며,
농민의경제적사회적지위향상을위함은물론이를위해지도사업,경제사업,신용사업
을주요활동목표로정했다.
만약지금의농협이당초의설립목적에따라운용됐다면한두번도아닌,거의해마다
엄청난세금을탕진하는,농산물폐기와같은불상사는없었을것이다.
2003년부터계산해도지금까지1000억원의국민세금이폐기농산물과함께사라진것이다.
더큰문제는농협의개혁이없다면앞으로도이런손실은계속될수있다는점이다.
지금의농협이본래의기능을다하지못하고있는데는구조적인원인도있다.
1200여개의회원조합출자로설립된연합조직이농협중앙회다.
여기에는15000여명의임직원이있으며,
이중12000여명이신용사업인금융업에매달려있다.
경제사업에는2000여명,
그리고가장중요한,회원조합을위한농사지도,조사연구,교육훈련등에는1000여명
만이일하고있다.
말하자면농민,농업의발전을도모해야하는농협의본래기능이그본말에서전도된
것이다.
문제의핵심이이점이기도하다.
품종개발,시장조사와수요예측,작물선정과재배면적의조정,유통과정개선,국,내외
시장으로의판로개척과같은’지도사업’이수익을내는경제사업과총자산129조원을
운용하는신용사업에밀려나있기때문이다.
지난10월27일,
농협은세계적인금융위기속에서도사모(私募)방식으로1억달러규모의3년만기
달러화조달에성공했다.
이는리먼브러더스의파산보호신청이후수출입은행에이어두번째다.
금리도리보(Libor,런던은행간금리)에3.5%포인트얹는수준이다.
농협신용사업부문의실력과규모를알게해주는케이스다.
2005년12월28일,
농협중앙회는이사회를열어’세종증권’지분47.6%(1160만주)를주당8910원
(1039억원)에매입하기로의결했다.
오래동안추진해온’증권업’에진출하게된것이다.
그런데,
2008년11월21일,
대검중앙수사부가노무현의최측근인정화삼을체포,조사하고있다는발표가있었다.
그내용은,
2006년1월,
세종증권의대주주인세종케피탈이세종증권을농협에매각하면서정권실세들에게
로비를펼쳤다는의혹과함께세종케피탈의자금30억원이정화삼형제에게흘러
들어간흔적을포착한것이며,검찰은11월23일이들에대해구속영장을청구,
정화삼은구속됐다.
그런데이30억원중10억원정도가노무현의형노건평에게전달된정황이포착되어
검찰의수사가확대되고있는중이다.
여기에더해,
2007년7월20일,
당시농협중앙회회장이던,노무현의측근정대근은농협중앙회가소유한서울서초구
양재동소재하나로마트옆의땅을현대자동차에팔면서3억원의사례비를받은혐의로
기소된1심에서의무죄가검찰이항소한2심에서유죄가되어,징역5년을선고받고
법정구속되어지금수감중이다.
그런데,
이번의정화삼수사에서세종증권대주주였던세종케피탈의홍기옥사장이
‘농협이세종증권을높은가격에인수하도록도와달라’는청탁과함께50억원을
정대근에게전달한사실이확인된것이다.
지금검찰은복역중인정대근에게이50억원의사용처를집중추궁하고있다.
농협이지불한세종증권의주당가격8910원이시세보다높았다는얘기다.
눈뜨고제닭잡아먹은케이스다.
한편노무현의최측근이자후견인인태광실업의박연차회장도금명간검찰의소환을
받을것으로보도되고있다.
2006년1월,
농협이세종증권을인수하기직전세종증권주식을차명으로대량거래해얻은시세
차액178억원을은닉한사실이밝혀졌기때문이다.
이는국세청이수사자료로검찰에통보한내용에서확인됐다.
탈세와증권거래법위반의혐의를받게된것이다.
권력을악용,’미공개정보’를사전에입수,치부의수단으로악용한정치부패의사례가
아닐수없다.
농협이라는임자없는고깃덩어리에,
수많은상어떼가달려들어한입씩고기를뜯어내는참상을보는느낌이다.
농협의초대선출직회장인한호선과2대의원철희는모두예산횡령과유용으로사법
처리된바있다.
한편1999년’통합농협’의전신인농협,축협,임산업협회의전직회장,부회장등
287명에이르는임직원이대출,사업이권개입,금품수수의혐의로무더기로구속
되었으며이는공안사건을제외하곤최대인원구속이기도하다.
은행,보험사,증권사,신용카드등거의모든금융업종을운용하는것은물론,여행사,
렌터가,신문사,대학,심지어목우촌같은식육점체인까지운영하고있는농협이
나중에는프로야구구단까지인수하려고했었다.
이러한신용부문의팽창에따라오는농협의’구조적부패’는,
농협이실진적으로는금융기관이면서도농림식품부산하’생산자단체’이기때문에
금융감독원의감시,감독을받지않는맹점이있기때문이기도하다.
신용부문의팽창부패와타락은사실상농협의본업인지도부문을소홀히할수밖에
없는구조적인문제인것이다.
혁명적인특단의조치가없는한이런본말의전도는계속될것이다.
공룡부패조직농협이신용부문에치중,지도부문을소홀히하는동안어떤일이벌어
졌는지살펴보자.
우선역대정권의대규모농업지원부터살펴보면,
김영삼정부가우르과이라운드에따르는손실보전으로48조6598억원,
김대중정부가외환위기에따른피해구제로40조9858억원,
노무현정부가쌀협상과FTA등의후속대책으로37조5089억원.
여기에노무현정부의’119조원투,융자계획’에따라앞으로2013년까지연평균
9조원정도의보조금이집행될예정이다.
16년간130조원의어마어마한돈이농촌에투입되었으면서도같은기간중,
농가가구당부채는427%(2,426만원)증가해소득증가율120%(1,746만원)의3.5배를
넘었다.
130조원의엄청난돈은,
농업의경쟁력강화나생산성제고의용도보다는일회성으로현금을나눠주는’소모적
지원’에치중했을뿐이다.
효율성을무시한채정치논리에따른’농업포퓰리즘’이돈은돈대로쓰고도절실한
농업경쟁력은살려내지못한것이다.
지금그시시비비가분분한’쌀소득직불금’이문제의핵심을보여주는사례다.
농업이농업의논리가아닌정치논리로재단될때세금이어떻게낭비되는지를보여주는
역사적사례가아닐수없다.
자그마한된장한봉지를사도꼬박세금을내야하는납세자로서통분을금할수없는
일이다.
그렇다면농촌,농사,농업이경쟁력있는국가산업이되기위해또하나읜농협이필요한
것은아닐까.
아니면지금의부패하고무능한공룡조직을해체,분리하여새롭게출발하는것은또
어떨까.
2006년1월,
농협은나름대로의신,경(信,經)분리계획서를작성,농림부에제출했다.
여기에서농협은중앙회조직을,
교육지원기능을맡는중앙회,
금융을총괄하는신용사업연합회,
농산물유통을이끄는경제사업연합회등3개법인으로분리하는방안을제시했으며
정부의재정지원이없이는신,경분리에15년이상소요되며7조원정도의추가자본금
이필요하다고했다.
그후2007년3월29일.
농림부는’농협의신,경분리안’을확정발표했다.
농산물판매유통을책임지는경제부문과
은행,카드를맡는신용부문,
농정활동을맡는중앙회등3개의독립법인으로분리한다는것이다.
이경우신용부문의국제결제은행(BIS)자기자본비율을12%로유지하면서해마다
적립할수있는자본금이8,250억원정도임으로분리에따르는추가소요자금
8조2489억원을조성하기위새서는10년정도걸릴것임으로3개법인의독립을
2017년으로확정한다는내용이다.
꽃의여왕은언제나’장미’다.
지금국내에서유통되는장미는100여종으로서그대부분이외국산이다.
일년에이장미때문에지불되는로열티가76억원,
그런데’경기도농업기술원’은은은한녹색을띠고있는,장미송이도많고수명도더
긴새품종을개발하여세계적인장미육종회사인네델란드의’올라이로젠’과
‘그린뷰티’품종에대한판매계약을체결했다.
사진으로만봐도그장미는정말아름다웠다.
2005년에개발된그린뷰티는앞으로올라이로젠을통해한그루당1달러의로얄티를
받게된다.
정말처음있는일이다.
사실은농협이이런일을해야되는것이다.
이런경우를’세계적인경쟁력이있다’고말할수있으며우리의농협이그래야한다.
정치적논리로현금을나눠주는동안농촌은결코경쟁력을가질수없다.
‘소모’로끝나기때문이다.
수입쌀에비해다섯배까지비싼작물로는세계시장에서경쟁할수없다.
한국의농촌,농민,농업이사는길은’과학영농’으로가는길밖에없다.
새품종을개발하고,단위면적당의생산량을제고하는재배기술의확보,시장조사를
통한정확한수요예측과재배면적의조정,생산된농산물의엄격한자체검사는물론
중간상이끼어들수없는유통구조의장악,해외시장으로의진출,보관이어려운
농산물의가공기술의개발,
이모든작업은개인농사꾼으로는불가능하다.
농협과같은전문적이고전국적이며세계적인조직이절대로필요한이유가그것이다.
지금처럼신용부문-금융업에만매달려있는불구의농민조직-농협으로는불가능한
일이다.
복마전농협을깨고,해체하지않고는개선은요원하다.
3개의법인으로분리하는게능사도아니다.
문제의핵심은’바르게하겠다’는의지-정신인것이다.
그리고지금보다훨씬더우수한인력이보충되어야한다.
그래야업무의질과수준을높일수있다.
무엇이문제인지는그들이더잘안다.
그래서결국은다시그들이맡을수밖에없다.
앞으로는농협도다른제도금융권과마찬가지로금융감독원의감독,감시를받아야한다.
그들에게’도덕적’이기를기대해서는안된다.
올바로하지않으며견딜수없는제재를가할장치를만들어야한다.
역사적으로’복마전’이스스로개혁한일은없다.
그래서그건언제나깨야하고,해체해야하는대상일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