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나라가 이 지경이 됐는가.
인간을’사회적존재’라고한다.
이는인간이자기가속한공동체안에서자연적역할과기능적역할을통해다른사람들
과의관계속에서살아가기때문이다.
입산수도하는경우가아니라면모든인간은타인들과의관계속에서생활하는게일상
적이고정상적이다.
자연적역할은,
자식의역할,남성과여성으로서의역할,부모의역할같이숙명적으로주어진것이며
기능적역할은,
회사의임직원,단체의장,장관이나국회의원같이어떤목적수행을위해부여되는직위
나직책을의미한다.
그게누구든정상적인사회생활을하기위해서는이두가지의역할에서예외일수는없다.
때문에인간의사회적역할은그수행하는방법에따라한사회의긍정적기능이될수도
있고부정적기능이될수도있다.

대통령은,
외국에대해국가-나라를대표하는국가의원수(元首)다.
행정권의실질적인수반(首班)이며,
국민의직접선거에의해선출되고,임기는5년,중임은허용되지않는다.
국민의직접선거에의해선출된대통령당선자는
2월25일,오른손을들고국민앞에서서헌법제69조에명시한’취임선서’를해야한다.
‘나는헌법을준수하고,
국가를보위하며조국의평화적통일과국민의자유와복리의증진및민족문화창달에
노력하여대통령으로서의직책을성실히수행할것을엄숙히선서합니다.’
이로서한자연인이대통령으로서의후천적으로주어진기능적역할이시작되는것이다.
우리는그것을’막중한임무’라고부른다.
보통사람이감당하기에는너무큰역할이며부족한인간이이를맡으면변고가생긴다.

1995년과96년,
우리는전두환,노태우두전직대통령이12.12및5.18과비자금사건으로수의(囚衣)
를입은채법정에선모습을봐야했다.
서울지법형사합의30부는전두환에게는사형을,노태우에게는징역22년6월을선고
했다.
그건대한민국이세계를향해망신스로운사건이었으며정치적후진국의수모를겪은
일이기도했다.
아울러법정은,
전두환에게는추징금2629억원을,
노태우에게는2205억원을각각선고했다.
추징금(追徵金)은,
형법상범죄행위로얻은물건,범죄행위의보수로얻은물건,
이들물건의대가(代價)등에관하여이미소비되었거나하여몰수할수없을때징수하는
금전을의미한다.
말하자면게걸스럽게받아먹은대가성뇌물에대한국고에의반납인것이다.
2009년4월현재,
노태우는선고된추징금의89%인2339억원을납부,290억원이미납이며,
전두환은24%인532억원을납부,1673억원이미납인상태다.
2천억원이넘는돈은지금도큰금액이지만당시로서는천문학적숫자의뇌물이었다.
그들이어느정도로부패하고타락한인간들이었는지를알수있는규모의돈이다.

2009년4월,
우리는다시그악몽같은무대를보고있다.
노무현의사건은앞으로검찰에의해그대부분의전모가드러날것이다.
액수와관계없이노무현의부패와타락은이미충분히드러나고있으며그사실앞에선
우리들은참담한마음으로가슴을칠수밖에없다.
왜같은일이계속해서되풀이되고있는것인가.
김대중의후임이노무현이아니고보수진영의인사였다면결과는마찬가지였을것이다.
그만큼김대중은운이좋았다.
그러나역사는반드시진실을기록할것이다.

이제문제를조무현으로좁혀이비극적인일의전말을생각해보자.
노무현이대통령으로당선되었을때제일먼저떠오른생각이’그릇이못된다’였다.
그는사실상’청문회스타’였으며그게그가잘할수있는일의한계였다.
임기5년동안그가보여준천박하고미숙한행태는자질이부족한것은말할것도없고
전혀’준비된대통령’이아님을알게해줬다.
임기내내국민들과는엇박자로나갔으며역주행한것이그증거다.
지도자로서의비젼제시를할수없는자격지심이자기방어를위한경직된마음을
가지게했으며바닥까지떨어진인기는초조감에불을지른것이다.
노무현의실패는그이유를짚어보는것만으로도우리에게는충분한학습효과가될수
있다.
같은실패를되풀이하지않기위해서도필요한일이다.

대통령이국가원수라는말은,
국민중의’대표적인사람’이라는뜻이포함된다.
말하자면모든면에서’최고의국민’이그자리에있어야한다는당위가그것이다.
성품,가정,교육,사회적경험,정치적판단력과그안목에서탁월한인간이그직분을
맡아야하는것이다.
때문에대통령직을맡을수있는사람은무엇보다도’자기철학’이분명해야한다.
왜대통령이되려고하는가.
스스로의질문과답변에서막힘이없어야한다.
그래야’준비된후보’가될수있는것이다.
다음이교육수준이다.
상고출신이대통령이될수있는것과대통령직분이고도의교육이있어야한다는
요구는전혀별개의문제다.
교육수준이안목을결정하는시대이기때문이다.
언제나더넓은시야는교육의몫이다.
지도자의’시대적비젼’이여기서나오게된다.
그체제가어떠하든,
이세상의모든사회에는신분적계층이존재한다.
가정적배경의중요성이그래서요구되는것이다.
임기내내시정잡배같은거칠고,상스러운말을뱉어내는바탕에는’가정’이라는
근거가있게마련이다.
그래서’출신’을따지는것이다.

대통령은,
그이념에서국가의정체성-체제와일치해야한다.
자유민주주의와자본주의시장경제에대해반감을가진위인이대통령이된다면
그보다더위험한일이어디에있겠는가.
친북좌파10년동안나라가거덜이난것도그때문이다.
안으로곪았던그큰후유증은앞으로도상당기간우리들을괴롭힐것이다.
사상적검증은그래서필요한것이다.
그리고그검증은유권자의몫이기도하다.
우남이승만,백범김구,도산안창호를우리들은’민족의지도자’라고부른다.
그들이가졌던그뜨거운’애국심’때문이다.
나라를사랑하는방법에서는비록차이가있었지만’애국’그자체는우리의귀감이
되는분들이다.
나라를사랑하는대통령이라면부패하고타락할수가없다.
‘주인의식’이투철하기때문이다.
단재신채호는나라가식민지가된후,
반드시선채로세수를했다.
그누구에게도허리를굽혀머리를숙일수없다는’애국적고집’때문이었다.
부패하고타락하는대통령은주인이아니라’노예-종’이다.
제것을훔치는주인은없기때문이다.

의사안중근은,
자기의한몸을던져조국의광복에이바지했다.
그래서우리는지금도그를높이기리고있다.
그게자기의일이라는투철한’사명감’때문이었다.
사명감이무엇인가.
자기에게맡겨진임무를수행하려는기개(氣槪)나책임감이다.
아무리막중한자리에있어도자기일신의영달을먼저꾀하는사악한인간에게사명감
은없다.
나라의돈을축내면서자기일신의영광을꾀한전직대통령도있지않은가.
이제는대통령의직(職)도고도의전문성을요구하는시대다.
가장중요한것이앞을내다보는안목이다.
그안목을제대로갖추기위해서는상당한교육적배경과본인의부단한노력이
있어야한다.
대통령의정상적인기능이거기에서나오기때문이다.
이지구촌시대에’취임후처음으로미국가보는’수준으로는국가를경영할수없다.
정치,경제,사회,문화에대한전문가가되지않고는대통령직을수행할수가없다.
더구나지금은경제가정치를압도하는시대가아닌가.
최근의금융위기가전세계로확산되는속도가그것을웅변으로설명하고있다.

그공과(功過-공로와허물)에서극단적인평가를받고있는분들이이승만과박정희다.
그러나그들의애국심,안목,결단력,추진력은정직하게평가해야한다.
우리가지금이만큼사는것도그들과같은지도자가있었기때문임을인정해야한다.
지금우리나라의가장심각한문제는부정과부패다.
이독소는생각보다더깊이뿌리내리고있다.
부정부패와의오랜전쟁이성과를거두지못하고있는것은그것이정치적사안이
되었었기때문이다.
이제는곱든,밉든검찰이이일을맡아파헤쳐야한다.
부정부패의정치적인세력들을제거하지않고는해결할수가없기때문이다.
사법부의역할도마찬가지다.
다른한가지는우리사회에부정부패의뿌리가남아있는한우리는절대로선진국이
될수없다는점이다.
이는GNP와는별개의문제이기도하다.

이제는이악순환의최종적인책임이어디에있는지생각해보자.
전직대통령들이계속사법처리되는이되풀이의뿌리는어디에있는것인가.
그게’우리들이다.
정치적분별력에서어두웠고,판단력에서무지했던우리들-유권자들이그원인이다.
그래서우리모두는경멸받아마땅하다.
‘정치수준이곧국민의수준’이라는말은참이다.
그래서먼저우리들이반성해야한다.
그런파렴치하고사악한인간들에게표를준우리들에게근본적인책임이있는것이다.
우리들이어리석었기때문이다.
정말어쩌다나라가이지경이됐는가.
그모두가’우리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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