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요가쓴자서전을읽어보면,
독립초기의싱가폴은대부분이중국인들인주민들이오물을길에내다버리고아무데나
가래침을뱉었으며마약,매춘등범죄가들끓는보잘것없는후진사회였다.
그런데불과44년사이에그싱가폴이’아시아의보석’이된것이다.
아무리인구460만의작은도시국가라해도하나의기적이아닐수없다.
그러나그기적의안을들여다보면이광요(李光耀)라는걸출한지도자가있었음을
알수있다.
현재싱가폴에는1만5천여명정도의우리교민들이살고있으며1500명정도의한국인
학생들이있다.

약100년전,
중국의북부와중부에서푸젠성(福建省),광둥성(廣東省)등동남부지방으로내려온
한족이객가족(客家族)이며이중일부는타이완으로이주했다.
이들은한족으로서의일체감과정체성을가지고있으며부지런하고검소하며
고유문화를잘보존하는부족이다.
객가족은금세기2명의걸출한세계적인인물들을배출했는데등소평과이광요가
그들이다.
이광요는,
1923년9월16일싱가폴에서출생했으며,
1949년영국의캐임브리지대학교법학과를졸업,변호사자격을취득했다.
1951년변호사사무실을열었으며노조의법률고문으로정치적기반을구축한다.
1965년8월싱가폴이말레이시아에서분리,독립한후초대총리로취임했으며
1990년11월까지26년간총리로재임했다.
냉철한현실감각,대중적인기에영합하지않는확고한신념을가지고있었으며
도시국가싱가폴을세계일류의나라로만들겠다는굳은결심으로일관,싱가폴이
금융과물류의세계적인중심지가되게했으며세계에서가장깨끗한정부를수립하는데
성공했다.
지금도선임장관(SeniorMinister)으로국가에봉사하고있다.

지난6월4일,제주도에서개최된’한,아세안특별정상회의’에참석한
리셴룽(李顯龍)싱가폴총리는한언론과의인터뷰에서세계적인경기침체로싱가폴이
겪고있는어려움에대해솔직한얘기를했으며,
동시에싱가폴이가지고있는강점에대해서도자신감넘치는의견을피력했다.

1.우리는항상개방돼있다.

리셴룽총리의아버지인리콴유(이광요)는개방정책으로싱가폴을세운인물이다.
오늘날자그마한동남아의도시국가싱가폴이세계금융과물류의중심축에편입돼
있는것은전적으로이개방정책덕분이다.
캐임브리지출신의변호사이광요는이미세계적인안목을가지고있는지도자였다.
그는도시국가싱가폴이사는길은문을열어놓고누구나들어와서장사하고돈을벌게
하는길임을알았던것이다.
지금과같은’다국적기업’의시대를미리내다본그안목이싱가폴을경제국가로이끈
지도력이었고지금도싱가폴은세계를향해그문을활짝열어놓고있다.
우리는정권마다’아시아의허브’를외쳤지만지금까지이루어진것은아무것도없다.
밖에서볼때우리는아직까지도우물안개구리일뿐이다.
우리땅에와있는외국인근로자들과베트남신부들이겪고있는수모와학대,폭력은
우리가얼마나폐쇄적인사람들인가를잘설명하고있다.
OECD회원국가중유대인거리가없고,차이나타운이없는수도는서울뿐이다.

2.우리는영어로말한다.

인도에서돌아오는길,
그날우리부부는싱가폴의차이나타운에있었다.
마침점심시간이었고,길옆에있는평범한식당의진열장에서아주먹음직스러운국수
그릇을보게되었다.
일단안으로들어간후주문받으러온젊은여자종업원에게말했다.
‘밖에진열해놓은저국수를먹고싶은데우리에게는싱가폴달러가없다.
미국달러도받고있는가,그리고국수값은얼마인가.’
그여종업원은내영어를정확히알아들었고자연스럽게영어로대답했다.
‘국수는1인분이5달러이고,미국달러도받는다.’
그국수는지금생각해도침이넘어갈만큼맛이있었다.
그들은,학교에서배운영어를실생활에서그대로쓰고있었다.
영어가공용어이기때문이다.
무슨말인가.
학교에서배운영어를계속사용할수있는상설의공적환경이조성돼있는것이다.
우리는학교만졸업하면그것으로영어는끝이다.
영어라는외국어를써볼수있는환경이아무데도,하나도없기때문이다.
싱가폴이개방됐다는것은세계와언어소통이가능하다는얘기다.
그들은되고우리는안되는것이다.
이것은정말치명적인차이가아닐수없다.

3.우리는법체제가잘정비돼있다.

한한국인업체가싱가폴정부가발주한항구의축대공사를경쟁입찰을통해낙찰받았다.
어느정도공사가진행된후기성고를받기위해현장확인이있게됐다.
약속시간에맞춰나타난담당공무원은큰가방을가지고왔다.
우리기준이라면그공무원은공사가끝난부분을걸어다니면서확인하는것이다.
그런데그싱가폴공무원은가방에담아온잠수복을꺼내입고축대공사의물밑부분을
확인하기위해물밑으로내려갔다.
얼마후그는돌한개를가지고나왔으며공사계약서에첨부된시방서의규격과대조해
봤다.
한국인업체가축대밑,물에잠기는보이지않는부분에쌓아올린돌은시방서의규격
보다는작은,잡석수준이었다.
공사계약은취소되었으며그업체는돈한푼받지못하고쫓겨났다.
형사처벌을면한것이다행이었다.
공무원이법대로,윈칙대로일을집행하는나라가싱가폴이다.
대기업평균보다더많은급료를받는대신한번만잘못해도(뇌물등부정부패)평생,
어떤직장에도다닐수없는’매장’으로끝난다.
사형보다더무서운형벌인것이다.
장난삼아세워놓은차에페인트칠을한미국애가,대통령의탄원에도불구하고볼기가
찢어지는태형은맞는나라가싱가폴이다.

4.우리는잘구축된통신망을가지고있다.

IT강국은우리지만,
통신망의상업적가동에선싱가폴이앞선다.
푸랑크푸르트-런던-뉴욕-싱가폴-동경을잇는한라인에대한얘기가그것이다.
헤지펀드는물론각종사모펀드와천문학적숫자의국제금융상품이키보드하나로
국경을넘나드는시대에서싱가폴은그네트워크안에있고우리는게임에매달려있고,
악플을올리면서소외돼있다.
이차이가무엇인지도모르는게우리들이다.
금융과물류에서’허브’라는것은효율적인첨단통신망과그것을운용하는상업적
노하우가없이는불가능하다.
싱가폴은전세계에포진하고있는화교경제권을십분활용,타의추종을불허하고있다.

싱가폴의창이공항(ChangiAirport)은,
1981년설립되었으며,90년에제2터미널,2008년에제3터미널을증설해서지금은동시에
항공기69대를계류할수있는규모다.
연간2400만여명이이용하는이국제공항은취항항공사가62개이며54개국114개도시와
연결된항공편을가지고있다.
지금은1992년11월에설립된인천국제공항에그선두자리를내줬지만아직도그
기능과효율성에서세계최고수준의공항이다.
나는이공항에서우연한기회에싱가폴을이해할수있는장면을목격한일이있다.
그것은소화전박스였다.
대개는그문이닫혀있는데그날은청소때문에열려있었다.
나는가까이다가가서내부를살펴봤다.
호스는신품처럼깨끗하고흠집이없었으며꺽인자국도없었다.
물을뿜어내는노즐은황금빛같이잘닦여있었다.
발브들은손질이잘되어있었으며돌리기만하면물이쏟아져나올것같았다.
박스안은먼지하나없이깨끗했다.
나는대형건물의유지,관리부서에서책임자로일한경험이있기때문에그소화전박스의
상태가거의완벽하다는것을알수있었다.
정말드문케이스였다.
문을닫으면,그안은보이지않는부분이다.
보이지않는부분의관리가그정도라면보이는부분들은더말할것도없다.
그게우리와다른점이었다.

이번제주도에서열린’한,아세안특별정상회담’에참석하기위해제주를찾은
리셴룽싱가폴총리는,민항기로김포에와서비행기를갈아타고제주도에갔다.
그는,싱가폴의각료들은6시간이내의거리라면1등석을이용하지않는다는얘기를
했다.
작은도시국가싱가폴이’아시아의보석’이라고불리는데는다그럴만한이유가
있는것이다.
그게싱가폴의경쟁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