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빠지면 위험하다.
사람이산아래에있을때는자기주변밖에는볼수가없다.
산중턱에오르면그주변이크게확대되어더넓게볼수있다.
시야가넓어졌기때문이다.
그러나산정상에올라서면사방이훤하게다보인다.
시야가탁트이기때문이다.
흔히인생의청년기,중년기,노년기를이비유로설명할때가많다.
농부가급하다고발을굴러도그것때문에곡식이더빨리자라지는않는다.
때가되어야,필요한만큼의시간이지나야결실을얻을수있다.
나이많은사람들은살아온시간만큼의축적된지식과체험을가지게된다.
그건돈으로도살수없는,시간이지나야얻을수있는귀중한자산이기도하다.
그리고그자산은하나의사회공동체가가지는소중한공동의자산이기도하다.

지금70대중반이상의노인들은한국현대사에서가장그굴곡이심한시대를고생
스럽게살아온사람들이다.
글자그대로파란만장(波瀾萬丈-기복과변화가심한)한삶을살아온세대다.
말하자면나도그중한사람이다.
나는일제식민지말기인1937년에태어났다.
일본소학교에입학,
대일본제국의황국신민(皇國臣民)임을교육받았으며아침조회시간마다천황폐하가
계신동쪽을향해허리를굽혀머리를조아렸다.
그리고1945년8월15일의광복.
평안북도강계가본가인나는즉시인민학교에서’김일성장군’에대해공부했다.
다음해,
공산치하에서는살수없다는판단을내리신엄친께서는가족을이끌고38선을넘어
월남했다.
나는다시국민학교에들어가’이승만박사’를공부했으며,
6년제중하교에입학한1950년6월,
온몸과마음으로6.25전쟁을겪었다.
춥고배고팠던그때를생각하면지금도몸서리가쳐진다.

나는전쟁을겪은세대이기때문에어떤경우에도북한에대해서는경계심을풀지않는다.
그들이얼마나잔학무도했는지를눈으로봤기때문이다.
그들은전쟁중남쪽에내려와서12만여명의민간인을무자비하게학살했다.
대학재학중군에입대,춥고배고픈’자유당군대’를겪었으며,
복학하자4.19가터졌다.
대낮에서울의종로통이개미한마리없이텅빈광경을본것이5.16때.
그리고5.18과6.10을거치면서인간이겪을수있는’혼란’은다맛본셈이다.
우리세대모두가그랬다.

별을보고출근해서별을보고퇴근한게우리세대다.
그러면서도월차도연차도없었다.
우리가만든제품이수출을위해선적되는부두에서’뜨거운사나이의눈물’을
흘린것이우리세대다.
60-70년대의우리들은미친사람들처럼일했다.
공순이들이그섬세한손길로가발을만들었다면,
우리는개펄을메워공장을짓느라워카를신은채가마니위에서자도불평하지않았다.
대물림의가난을벗어날수있다면못할일이없었다.
정말그런,처절한각오로일했다.
지금우리가누리는풍요의바탕이그것이다.
정년이다가왔을때,
비로서손에쥔것이없음을깨달았지만애들키우고,공부시키고,출가시킨것만도
감사했다.
그때생긴’연금상품’에서우리들은나이때문에대상에서제외됐고,지금은대개가
용돈도궁한처지들이다.
나는매월동회에서교통비로1만2천원을받고있는데그게국가가우리들에게베푸는
보상의전부다.

말하자면지금의노인들은산정상에서있는사람들이다.
어제를알고오늘을보는세대들이며오늘을통해내일을예측할수있는세대이기도
하다.
축적된지식과경험이바탕에깔려있기때문이다.
특히고등교육을받고전문직에종사했던노인세대는그안목이대단히날카롭다.
젊은세대가결코가질수없는노하우가있기때문이다.
따라서노인세대의사회진단은그만큼정확하다고봐야한다.
그래서겸허하게귀를기울여야한다.
그안에’길’이있기때문이다.

우리같은구세대의눈으로봤을때,
지금의우리사회는’방종-放從’그자체다.
모두가어떤꺼리낌도없이함부로행동하고있다.
자유는아는데책임을모른다.
일제말기에서지금까지이렇게혼란스러웠던때는없었다.
광복후건국까지의혼란,
나라를잿더미로만들었던6.25전쟁,
군사혁명과민주화,그리고경제의압축성장까지도지금과같은방종과혼란은없었다.
내친구의표현에의하면,
‘단군이래최저수준’에이르렀다는것이다.

다른한가지는’나빠진’속도다.
모두가아는대로김영삼정부까지도이렇지는않았다.
지금의혼란을잘살펴보면친북좌파의집권10년동안온갖병폐가홍수처럼우리
사회를뒤덮은것을알수있다.
정말급속하게악화된것이다.
제재나,통제,제한이없었기때문이다.
방종과자유를구분못하는치졸한이념들이민주화라는이름으로기존의것들을때려
부시는동안인간을인격적으로떠받치고있던’기본’들이허물어졌다.
‘홍위병시대’였던것이다.

대표적인사회현상의하나가’내것’만있고,’네것’은인정안하는독선이다.
내생각만옳고절대적이며다른사람들의생각은그자체를부인한다.
연령층이아래로내려갈수록이런현상은극단적이되어폭력까지수반한다.
남을,남의말과생각을,남의주장을인정하지않는다면그게독재다.
이독선은’대립’을만들어내며그대립은’분열’로이어지는게정해진코스다.
‘모이면살고,흩어지면죽는게’사람사는사회조직이다.
국가도마찬가지다.
분열이무서운것은그것이극단화되면국가조직까지고와해되기때문이다.
이런독선적인생각을가지고있으면서도입으로는’민주’를외치고있으니그
자가당착은치유할길이없다.
민주주의가무엇인가.
사로다른차이를인정하면서도모두의생존을위해연대-뭉치는것이다.
그절차가토론과투표다.
토론문화가없으니폭력만이난무하고다수결에승복하지않으니혼란이계속되는
것이다.

530만표차이로,절대적지지로탄생된정부는다수결에의한정권교체다.
지금의온갖반정부횡포는그속내를들여다보면패배를인정하지않는,투표결과에
승복하지않는반민주세력이활개를치고있기때문이다.
자기본연의위치인국회를떠나거리정치로나선제1야당민주당의현주소가바로
그것이다.
그들은국회안에서도정책이아닌물리력으로일관하고있다.
시위꾼들을앞세워정권을찬탈할수있다고믿고있다면그건유권자들을’물’로보는
정치적미숙이며교만이다.

다음은자기를주장하는방법에서’원시적’이고’폭력적’이다.
언론은지금우리말을’썪었다’고한다.
사실은썪어문드러진지이미오래다.
인터넷이라는통로를통해퍼지고있는온갖욕설과악담,저주는이미돌이킬수있는
한계를벗어난지오래다.
광우병촛불,용산참사,노무현장례를통해드러난온갖폭력은우리가법치국가가될수
없다는가슴아픈징후들이다.
국가의힘-치안력이이폭력을제압하지못한다는것은우리가안고있는위험의본질
이기도하다.
공권력을공격하는세력을척결하지못하는정부의무능은그위험이구체적임을입증
하고있다.

다른한가지는,
진보와좌파를구분하지못하는무지다.
하나의국가사회에서보수만있다면정체를면할수없다.
이때필요한것이진정한의미의진보세력이다.
그건필수적인역할이기도하다.
그러나그진보도체제안에서의진보라야한다.
좌파는,특히친북좌파는우리의근간을부정하는데서출발하는이적단체들이다.
자유민주주의와자본주의시장경제를정면에서부정하는좌파는진보가아니라는
사실을알아차려야한다.
체험적인얘기이긴하지만,
끝까지좌파로남는사람들은그성향이태생적이기때문에바뀌지않는다.
더불어살수없는존재들이그들이다.
평양에있어야할사람들이서울에있기때문에온갖병폐가생기는것이다.

한가지얘기를더해보자.
170여석을가진거대여당’한나라당’의무능이다.
얼마나부족한인간들이면국민들이힘써만들어준’천금같은기회’를이렇게낭비
하고있는것인가.
그걸정말정당이라고부를수있는것인가.
한국의정치가아무리3류라해도이건너무하다.
정권교체후그들이한일은아무것도없다.
수권능력이있는정당이없다는것은한국정치의오래된비극이다.
우리가어떻게해야이약점을극복할수있을까.
지금으로서는앞이보이지않는다.

문제에접근하는방법은크게두가지가있다.
하나는사로다른차이를인정하고그차이를좁히는투표라는절차와다수결에승복
하는법을교육으로가르쳐야한다.
어릴때부터살아있는민주주의교육을시키는것이다.
시간은오래걸리지만길게보면가장확실한방법이기도하다.
그런데,누가그것을가르치겠는가.
입시도구과목에매달려민주주의를배우지못한세대가지금의교사들이다.
전교조의파행이대표적인사례가될것이다.
다른한가지는,
‘법치의아픈매’를들어야한다.
우리사회가이정도로나빠진데는’솜방망이’로일관한사법의책임이크다.
아웃사이더인양초연한자세로한발빼고있는그위선이역겹다.

더나빠지기전에,
우리모두가제대로살기위해서라도이제는한목소리를내야한다.
그게’상식과원칙’이통하는사회를만드는일이다.
선진국의속을살펴보면상식과원칙이통하는삶의질서가있다.
세계15위안에드는경제대국이면서그물질적풍요를질적으로누리지못하고
있는게지금의우리들이다.
이제는’삶의질’을높여야한다.
너,나할것없이우리사회가지금보다더나빠지면’위험’하다는사실을받아들여야
한다.
특히우리모두가염원하는선진국진입은더요원해진다.
때론,
산정상에서있는경험자의노파심이과학보다더정확할수있다.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