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한것은훌륭하고빼어나다는뜻이고열등은평균적인것과비교해서
뒤떨어져있는것을이르는말이다.
우월감은우수한사람이가지는‘남보다뛰어나다는느낌’이며,
반대로열등감은‘자기가남보다못하다는느낌’이다.
우리는섭리(攝理)라른말을쓰고있다.
자연계를지배하고있는원리와법칙이그것이며종교적으로는세상과우주만물을
다스리는신의뜻으로서,신의섭리라고말한다.
이때‘섭리’가가지는일차적인의미는그것이인간의능력과한계를뛰어넘는
초월적인능력이나힘이다.
말하자면인간적인어떤방편과인위적인힘으로는변경할수없는현상에대해
‘섭리’라고풀이하고있다.
다른하나는섭리는비선택적이다.
그래서우리들은그것을수용하고살고있다.
우,열은,
사람뿐아니라모든동물,심지어는식물에서도나타나는일반현상이다.
더적극적으로표현하면이세상에는똑같은것이없다는얘기다.
정도의차이만있을뿐우,열은어디에나있다.
적자생존의‘진화론’에서지금까지그종(種)을유지하고있는것들은모두우수한
것들의후예임은이미잘알려져있는사실이다.
가축의경우,같은배의새끼들이라해도벌써우,열이나타나며자라면서그차이는
더뚜렷해진다.
심한경우열등한새끼는일찍죽기도한다.
인간에게우,열이있다는사실은언제나현실이다.
뛰어난인간이있는가하면열등한인간도있다.
섭생과교육으로그차이는상당부분줄일수있지만우,열의근본은바꾸지못한다.
인간에게는모든면에서석차(席次)가있다.
‘자리의차례’가그것이다.
인간의모든조직이‘피라밋’형인것은석차가만들어낸구조다.
그리고이구조는그형식에서는다양성을가질수있어도그바탕은전혀변하지
않는다.
변할수없는것이기때문이다.
1973년2월27일.
당시민관식문교부장관은,
‘고교학생선발에서학교별시험을금지하고평준화제도를도입한다.’는혁명적인
교육담화를발표했다.
그때박정희정부가내세운평준화의이유는크게세가지였다.
평준화제도를통해,
1.사교육(私敎育)을줄이고,
2.입시에휘둘린학생들의심신을발달시키며,
3.학력이낮은학생들의학력을끌어올리겠다는것이었다.
그후35년이지난2009년10월,
교과부가최근5년간대입수험생들의수능표준점수를고교별로분류해국회
교과위에제출함으로서그동안자료의비공개로베일에싸여있던학교간격차가
처음으로만천하에드러났다.
한마디로그내용은가히충격적이었다.
학력평준화를기대했던우리모두에게그것은‘가짜와허상’으로그모습을
드러낸것이다.
전국7대도시520개평준화고교의지난해수능3개영역인언어,수리,외국어의
평균점수를보면330-340점대의고교가있는가하면250점을겨우넘는학교도
있다.
서울만따져도평균326점의수능1등의학교가있는가하면,
200점의꼴찌학교가있다.
무려126점이벌어져있는것이다.
이격차는위험수위라고볼수있는수준이다.
이제전국의2200여학교로확대해보자.
외국어영역의경우상위100개일반고평균점수가113.7점인데비해,
하위100개일반고는793점으로43.4점의차이가났다.
수리영역역시112점과69점으로43점의차이가났으며,
언어영역은112.9점과76.9점으로36점의차이가났다.
이제일반계고교와외국어고,자립형사립고까지확대해서비교해보자.
수리영역에서대원외고의평균점수는138.9점으로전국최고였다.
그런데충남,전북,부산,서울등에서는수리영역평균점수가30점대인학교까지
나타났다.
그격차가무려100점.
외국어영역에서는자사고인민족사관고의평균이133.47점인반면,
서울,경남,인천,충남에서는평균점수가50점대인고교가10곳을넘었다.
이번통계에서전국10등안에든학교중개성고와대덕고를제외하면모두가
사립고교라는점도시사하는바가크다.
교육소비자인학생(학부모)의입장에서,
공,사립구분없이추첨으로학교를배정받은것도문제지만,
학교에따라교육의질이이렇게차이가난다면결국교육소비자인학생만
불이익을당하는것이다.
처음부터평준화라는비선택적인방법으로학교가강제적으로배정되기때문이다.
주지하는바와같이,
공립학교교사는5년주기로근무지를옮기고,사립학교교사는소속감과자기학교
라는인식이강한반면,대부분의공립학교는전교조의영향력이강하다.
평균점수상위30개학교에광주지역학교가9개포함되어있는바모두가사립고였다.
광주의사립고들은대부분밤11시이후까지방과후수업을하며그만큼선의의
경쟁도치열하다.
공립학교로서는어려운일이다.
학교간우열에서50-100점이상의차이가나고있는현실은결코가볍게넘어갈
일이아니다.
그격차가너무크기때문이다.
그동안‘평준화’를신주단지모시듯하는세력에의해고교의상대적인점수차가
발표된적이없었다.
말하자면치부를덮고있는동안,안에서는고름이더생긴것이다.
평준화제도를실시하면서도고교별성적을계속발표했다면경쟁과개선은충분히
이루어질수있었다.
이번교고부의자료제출에대해.
민주당은‘자료공개가위법일뿐아니라학교서열화만부추긴다고비판했으며
수능자료공개의과정을밝힐것은물론이에대한법적책임을묻기위해
‘진산규명위원회’를만들겠다고했다.
민노당은,
교육근간을뒤흔들수있는내용이사회적합의없이공개되었다.
수능성적공개는결국고교등급제,학교서열화로이어지는엄청난파장을낳을수
있다고했다.
전교조는,
학교줄세우기라고반대입장을표명했으며자료유출의진상을파악하고책임을
묻기위해형사고발도검토하겠다고했다.
햇볕을싫어하는음습한사람들의공통점이그렇다.
고교평준화이후처음으로발표된이번의자료에대해학부모들은환영일색이다.
특히금년부터실시되는고교선택제를위해더없이소중한정보가되기때문이다.
‘말로만듣던학교간실력이눈앞에드러나충격적이다.’
‘다른학부모들과의견을나누며입소문에의지했는데이번에학교별로수능평균을
보니확와닿더라.‘
‘진학정보에큰도움이됐다.’
한편서울지역고교의교감한분은,
‘고교선택제를앞두고있기때문에학교별성적은학교입장에서도다른학교와
비교해볼수있는급박한자료다.
그러나성적이나쁜학교를고려해특목고,비평준화,평준화지역학교등의
카테고리로나누어공개하는것이좋을것같다‘고했다.
미국은각지역교육청이앞장서서초등학교에서고등학교까지모든공립학교의
성적및성취도를일목요연하게공개하고있다.
그래도‘학교별서열화를부추긴다’는반론은없다.
일본은과당경쟁을방지한다는이유로학력평가결과를광역자치단체별
평균점수만공개하고기초단체별,학교별성적공개는금지하고있다.
프랑스는학교의전국순위까지공개,발표한다.
매년4월학업성취도에기초한
‘전국단위고교평가결과를’공개하며교육부가대입자격시험인‘바칼로레아’
응시율및합격률과바칼로레아평균점수등을종합,고교별순위까지발표하고
있다.
고교평준화실시35년이지난지금.
당초의목표는전부실패했다.
사교육시장은더깊고넓게퍼졌으며,
학생들의심신은더고달파졌다.
이제학교간학력격차는그수습이어려운정도로벌어졌다.
교과부로부터자료를받아내분석한하나라당의조전혁의원은,
‘학교간,지역간,소득계층간성적격차가크가는것이명백히드러났다.
병으로치자면다들중병으로예상했다가직접열어보니말기암으로그심각성이
밝혀진셈‘이라고했으며,
‘이런훌륭한정보를전부사장(死藏)시켰기때문에교육정책의품질이떨어졌다.고
했다.
경쟁이없는곳은그게어디든발전이없는게변함없는일반법칙이다.
평준화는그의도에서는충분히이상적(理想的)이나,
그러나현실과실제에서그것은반인간적이다.
인간의태생적우,열을인위적개입으로교란했기때문이다.
사회주의(공산주의)가아무리이상적이었다해도그반인간적속성때문에현실화
될수없는것과마찬가지다.
사유재산권의부인은‘내것’을원하는인간의기초적이고근원적욕망에반하는
것이다.
동구권의역사적붕괴가그현장이다.
열등한인간이존재하는것은섭리의세계이지국가나사회공동체가책임질일은
아니다.
열등한인간에게는아무리투자해도우수한인간이되게할수는없다.
그게태생적이기때문이다.
우리모두는경험적으로그런사실을익히잘알고있다.
그러나우수한인간은투자이상의효과를얻을수있다.
사회복지는열등한인간이약자의위치에빠지지않도록돌보는것이고인간의
품위를유지하도록배려하는것이다.
주변을살펴봐도100명중출중한인간은하나가어렵다.
‘파레토법칙’이라는게있다.
사회구성에서상위20%가전체부의80%를차지하고있다는개념이다.
현대과학의연구결과는이러한구조가자본주의의불평등성이아니라일반적
현상임을설명하고있다.
프로축구나야구의경우계속득점하는소수와그렇지못한다수가한팀을
이루고있는게그런예다.
어떤시스템이든경쟁속에서계속발전하려면이뛰어난소수에게지원을집중해야
함은두말할것도없다.
우리나라는부조자원없이경제대국이됐다.
모두가‘사람’이이룩한일이다.
우리의자원이사람,곧우수한인력이다.
이제시대는장치산업-굴뚝산업은지나가고,
앞으로는IT,금융,서비스산업,생명공학,나노공학같은첨단분야가우리를먹여
살릴것이다.
여기에는우리중에가장우수한인력들이투입돼야한다.
세계적인경쟁력을구축해야하기때문이다.
이러한새분야는우수인력이아니면담당도,감당도할수가없다.
있는힘을다해가장우수한인력을경쟁을통해선발하고길러내야한다.
그러기위해서는왜곡된평등주의,평준화의덫에서빨리벗어나야한다.
평등,평준화는오직‘기회’앞에서만엄격하게지켜져야한다.
그이후의과정과결과의‘차이’에대해서는두말없이승복해야한다.
우,열은섭리이지인간이개입해서조정될수있는일이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