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의 직무유기.
우리가채택하고있는의회민주주의-대의정치는,
결국정당정치로이어질수밖에없는정치체제다.
그리고그정당정치의무대는국회다.
일반적으로정치선진국으로분류되는모든나라가큰형태에서양당제를채택하고
있는것은정당정치가최선의것은아니라해도그이상의차선책이아직은없기
때문이다.
보통의경우보수와진보,그리고우파와좌파정당들이국민-유권자의선택에의해
정권을교체하며정치를하게된다.
그명칭이어떠하든,그리고교체정권의정치이념이어떠하든양당제는집권과
견제를통해정치적파트너가될수밖에없다.
그리고그게원칙이다.
여당과야당의자리는늘바뀌기때문이다.
정치가발전된나라에서는이파트너십이정착되어효율적인반면,그반대는
폭력까지난무하는투쟁적상대가된다.
우리나라의경우각정당은국가를정치적으로운용하는파트너가아니라
죽여야하는적이되어결사적인대결을하고있다.
그사이에서손해보는게유권자인국민들이며이폐단은개선될기미가전혀보이지
않고있다.

국회는,
각선거구의유권자-국민들이선출해서보낸대의원으로구성되는입법부다.
현재그대의원은총298석이며,
여당인한나라당이177석,제1야당인민주당이87석을차지하고있다.
정당(政黨)은,
정치적이념을같이하는사람들이정권의획득과그유지를통해자기들의정치적
이상을실현할목적으로조직한정치단체다.
한편이러한정당의정치적기능은,
분산되어있는국민의정치적의사를일정한방향으로유도하고결집하여국가의
의사결정에상향적으로반영하는중재적역할을하게된다.
민주정치가일천한우리나라의경우,
정치적연륜이쌓인노련한정당은아직없다.
국회역시토론보다는물리적충돌이더많은원시적수준에머물러있다.
특히각정당이주장하는소위당론-黨論과선거에서의공천은한사람의입법의원
으로독립해야하는소속의원들을거수기로만드는파행으로이어지고있다.
정부입법이의원입법보다압도적으로많은것이그증거다.
국회의원의독립성과전문성이빈약하기때문이다.

국회의일차적인기능은,
국민의견의수렴과그정치적실현이지만더현실적이고중요한기능은국정감사와
예산안에대한심의,의결이다.
입법,사법,행정의삼권이분리되어있는체제자체가상대적독립성과그견제에
있기때문이다.
그리고국회의이기능은가장직접적인대의-代議기능이기도하다.
국정감사는행정부와사법부의효율은물론,예산의사용까지도국민이직접
감찰하는기능이기도하다.
특히국가예산안에대한심의,의결은그것이국민의혈세-血稅이기때문에
중요하다.
과세상품의경우부가세는정가의10%이며,
우리나라의담세율은이미23%수준이다.
자장면한그릇,옥수수한개,과자나커피한봉지를사도세금을내야하고
수입의23%가또세금이다.
혈세라는말은그만큼세금은가혹하다는뜻이다.
이세상에좋아서세금내는사람은없다.
아까운돈이지만법이세금을내도록돼있으니‘납세자’가되는것이다.
병역과납세의의무에서예외인사람은없다.
또세금처럼무서운것도달리없다.

구랍31일오후8시.
김형오국회의장은2010년도국가예산안과예산부수법안을직권으로상정,
한나라당의원들만으로이를가결통과시켰다.
예산안통과의법정시한은2일이었다.
정부가제출한예산안보다1조원이늘어난292조8000억원이통관된것이다.
그때제1야당인민주당의원들은표결에불참한채‘4대강공사결사반대’라는
피켓을들고그현장에서있었다.
가장중요한국회의기능을포기한,직무유기를한것이다.
직무유기(職務遺棄)는직업으로서맡아하는일을내버리고돌아보지않는것이다.
제1야당이의정(議政)에불참한정도가아니라선거구의대의원이가장중요한
예산안심의,의결에서유권자들의위임을배반한것이다.
말하자면행정부가세운일년예산에대해세금이어떻게쓰여지게되는지를샅샅이
살펴야하는중차대한위임사항을포기한것이다.
민주당이라는정당이의정에불참하는것과지역구대의원으로서의국회의원은
그성격이전혀다르다.
소속정당없이도국회의원-대의원은가능하기때문이다.

제1야당인민주당은왜예산안심의를보이콧했는가.
결과적으로는‘4대강사업’때문이라고했지만더깊은속내는집권세력에대한
반감이주원인이다.
파트너가아니라적이기때문이다.
국가의운영이문제가아니라정치적이념과그연장선상에서의이기적인동기가
그것이다.
정기국회가열린이후2010년도예산안은제대로심의된적이없다.
민주당은여야심의가시작되자마자4대강예산을걸고넘어지면서예산심의를
전면거부,예결위회의장을보름동안점거했다.
민주당대표정세균은바로그장소에서,
‘회의장점거는야당으로서당연한행동’이라는괴변을늘어놨다.
2009년7월6일,
취임1주년이된정세균은기자간담회에서자기는한시도마음의갑옷을
벗어본적이없다고했으며,
자기의절박한심정을枕戈待旦-침과대단의사자성어로표현했었다.
갑옷을입고,창을베고누워아침을기다린다는뜻이다.
그건전투에나서는군인의다짐이지정치가의생각이될수는없다.
제1야당의빈약한지도부가물리력행사를옹호하는한입법부의민주적운영은
요원할뿐이다.
예산안심의자체를회의장점거로거부하는것은‘나라’가아닌자기들
‘패거리’가먼저라는치졸한이기심때문이다.
명칭을바꿔한나라당이그렇게했다고해도결론은마찬가지다.

민주당은정부가4대강에5.3-11.2미터의보(洑)를16개나만들려고하는것은
나중에대운하로연결하려는속셈이라고하며협상자체를거부했다.
나중에는보높이를3미터이하로낮추고숫자고16개에서8개로줄려야한다고
주장했다.
정부가제출한예산291조8000억원에서4대강예산은5조원이다.
심하게말하면그5조원때문에241조8000억원의예산심의를보이콧한것이다.
전체예산에서의1.7%때문에예산안이해를넘기게되었던것이다.
정부는새회계연도개시90일전인10월2일까지예산안을제출하면국회는
12월2일까지그처리를끝내게돼있다.
그게법정기일이라는것이다.
국회가예산안을심의하는기간은길어야60일이다.
그러나국정감사와대정부질문기간을빼면실제예산심의는30-40일로줄어든다.
그런데이나마도지켜지지못한채,야당없이여당만으로1조원이오히려늘어난
예산안이통과된것이다.

정부의예산안이삭감된것이아니라1조원이증액된것은,
사실오래된나쁜관행때문이다.
법정시한도한참지난막판에정치적흥정으로지역구개발및민원사업을밀어
넣기때문이다.
불요불급한중복,선심예산,지역구와업자들이익을대변하는나눠먹기식,
끼어넣기가예산을부풀리는원인들이다.
제1야당인민주당은,
예결위회의장을보름간점거,심의자체를하지않았다.
왜그랬을까.
‘국민의혈세’에관심이없기때문이다.
예산안심의는특히야당이해야할중요한의정활동이다.
여당에게는기대하기어려운일이기도하다.
국민의혈세에무관심하다면무엇보다‘정당’의자격이없다.
그것은세금의용도를감시해야하는1차적인정치적책임을회피한것이기때문
이다.
글자그래도‘직무유기’인것이다.
겨우‘4대강결사반대’라는피켓을들고서있는수준이라면우리가기대를
걸고있는제1야당은아니다.
스스로‘정당’이기를포기하고대의원이기를포기한것이나마찬가지다.

다음은‘기술적인전문성’의문제다.
예산안심의는고도의전문지식과기술이요구되는일이다.
민주당에는처음부터그런게없다.
해머,전기톱,망치.폭력이난무하는국회를만든당사자들로서그들에게는
학문적,전문적수준이없는것이다.
예산안심의는정치적입장과는무관한계수작업이며축조심의해야하는힘들고
어려운작업이다.
그러나그일이어려운형편에서혈세를내고있는국민들의돈임을인식하고
있다면심의자체를직무유기하는파행은있을수없는일이다.
민주당이국민의정당이아니기때문이다.
세금을지켜주지못하고,세금이어떻게쓰일것인지알아보지도않고,오히려
1조원이늘어나게된것은제1야당인민주당이자기가맡은일을내다버린
직무유기때문에생긴비극이다.
회의장을물리적으로점거하고피켓이나드는게전부라면우리는그들에게서
어떤기대도가질수없다.
그래서더암담하다.

며칠전김영삼전대통령은,
‘국회꼴이뭔가.
우리나라에서선진화가안된것은정치하나뿐‘이라고했다.
건전한야당없이정치발전은안된다.
정권을교체할수있는수권능력의야당없이는선진국도될수없다.
우리가제1야당인민주당에실망하는게바로그때문이다.
177대87이라는의석구도는유권자인국민들이만들어준것이다.
그래서소수인민주당은더치밀한정책과전문성을가지고토론을유도하고,
협상해서유리한조건들을만들어내야한다.
그리고,‘물리적힘’이아닌표결에대해승복해야한다.
민주당의노력이올바른것이라면유권자의지지도는높아질수있는게정치다.
국민들의판단은다음투표에서나타나게마련이다.
민주당은그지지율이23%에서맴돌고있는이유를알아야한다.
죽을쑤기는한나라당도마찬가진데지지율이35%에육박하고있는이유에대해
공부해야한다.

이제는더이상정치가국가발전의덫이되어서는안된다.
여당이든,야당이든,그책임은마찬가지다.
예산안심의에대한민주당의직무유기는유권자들에대한중대한범죄행위다.
혈세-血稅를지켜주지못하는야당은자기이익만챙기는‘정치패거리’이지
정당은될수없다.
누가그런정당을지지하겠는가.
친북좌파10년의정권을교체한것이국민-유권자들이다.
그래서민주당은지금의소수인87석을인정하고승복해야한다.
‘반대를위한반대’나‘반사이익’을얻으려는비정치적행태로는다시지지를
얻기가어렵다.
정말수권정당이되어정권을다시잡겠다면그렇게할수있는정치적능력과
실력을보여줘야한다.
그누가예산안심의도하지못하는수준미달의‘이기적집단’에표를주겠는가.
민주당의‘직무유기’는여기서끝나야한다.
우리는진정,건전한제1야당의탄생을고대하고있다.
그게우리나라가정치적으로발전할수있는길이기때문이다.
돌이켜보면,
한국의야당사(野黨史)에서,
지금의민주당처럼철학도,비젼도,인물도없는경우는드문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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