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감상법.
감상(感想)이란마음으로느끼어일어나는생각이다.
그러니까음악감상은음악을듣고일어나는마음속의생각인것이다.
거기에무슨‘법’이있겠는가.
그냥자기가좋아하는음악을듣고좋은느낌을가질수있다면이미음악감상인
것이다.
그런데세상모든일이그러하듯,
같은일이라도보다효율적이기위해서는형식-방법-틀이필요하게된다.
‘음악감상법’도그래서생겨났을것이다.
음악의세계는넓고도깊다.
그넓은세계를자유롭게넘나드는것도좋지만보다효율적이고효과적이기위해서는
이미그효험이증명된‘틀’을이용하는것도지혜로운선택이될수있다.
음악에접근하되보다체계적으로,구체적으로,그리고나아가서는전문적이되기
위해서는‘음악감상법’에대해기본적인이해를가지는것이음악을더가깝게
즐길수있는요체가될것이다.

재즈피아니스트남경윤의연주를듣는것과,
베토벤의음악을듣는것중어느쪽이더행복할까.
이질문에는정답이없다.
행복은주관적이기때문이다.
남경윤을선호하는것도,베토벤을선호하는것도모두가개인의자기취향에따르는
‘선택’일뿐절대적우,열은있을수없다.
그러나음악을즐기는‘폭’에서는차이가분명해진다.
밥과국,반찬만으로도충분히행복한식사가될수있다.
반면,백반뿐아니라스테이크나피자도같이즐긴다면후자의‘폭’이더넓은것이
사실이다.
음악도마찬가지다.
국악만으로도,남경윤만으로도충분히행복할수있다.
똑같이이행복에베토벤을추가하면행복의질과양에서더풍부해지는것이다.
때문에상대적인것을절대적인양주장하는태도는사실위험하다.
나는말로의2번교향곡을들으면서가슴이벅차오르고,오기택의교향무정을들으면서
지금은가볼수없는떠나온고향을아픈마음으로생각한다.
정말유행가는우리를즐겁게하고고전음악은우리를성찰케한다는말은사실이다.

음악감상의기초는,
단연코많이듣는것이다.달리왕도가없다.
이세상에한번듣고제대로감상이되는음악은없다.
있다고생각한다면그건아직뭔가를모르고있다는얘기다.
내가학생이었을때가장먼저심취했던바이올린협주곡은차이콥스키의D장조
작품35번이었다.
그이후거의50여년을계속해서,수많은연주자들을통해듣고있지만들을때마다
‘마음의느낌’은다르다.
나는장영주의연주를아주좋아한다.
천부가물흐르듯하기때문이다.
지금은옛날의열악했던환경과달리클래식전문래디오와텔레비젼차넬이있고,
어느집에나오디오세트가있다.
내가대학에다닐때까지도오디오가있는집은거의없었다.
친구의형이가지고있는작은포터블전축에베토벤의5번교향곡의LP판을올려놓고
숨을죽이고듣던시절이었다.
지금생각해도놀라운것은내가파이프올갠에빠져든것이전파상이길가에내다좋은
다낡아빠진스피커에서나오는올갠소리를들었을때부터였다.
스피커옆에쭈그리고앉아올갠음악을듣다학교에지각한일도있었다.

음악을많이듣게되면저절로범위가좁혀진다.
오페라,교향곡,협주곡,실내악,합창음악과같은‘장르’가결정되고,
좋아하는작곡가,연주자,지휘자까지선별하게된다.
더재미있는것은악기까지도더선호하는게나타난다는점이다.
범위가좁혀진다는것은벌써‘전문적’인길에들어섰다는얘기다.
나는음악감상실‘돌채’와‘르네상스’의단골이었고,그곳에서음악을듣는방법과
선택의훈련을스스로쌓은셈이다.
정말엄청나게많은음악을들었었다.
내가‘오디오’라고부를수있는기기를가진것은결혼한후였다.
나중미국의Bell사에근무하게되는동창하나가청계천에서사모은부품으로
Hi-Fi전축을만들었고,직접베니아판을짤라만든통안에스피커를달아그위에
고물턴테이블을올려놓았다.
그래도소리하나는정말아름다웠다.
내가그고물턴테이블에제일먼저올려놓았던LP판이베토벤의유명한피아노
삼중주제7번,작품97의‘대공’이었다.
지금도나는이삼중주를자주들으면서어려웠지만정신적으로충만했던
‘순수한시절’을그리워한다.

아무리일류목수라해도‘재목’만가지고는아무물건도만들지못한다.
‘연장-도구’가있어야하는것이다.
음악을더넓고깊게듣기위해서도반드시기본적인도구는가지고있어야한다.
가장기본적인것만열거해도,
Grout의서양음악사.
음악대사전(세광출판사1942페이지짜리)
바로크음악(김혜선)
음악용어사전(세광출판사)
음악인명사전
클래식명곡대사전(세광,이성삼저)
최신클래식연주가사전(삼호출판사)등이다.
이중이성삼의명곡대사전은가장많이참고하는명저라고할수있다.
서양고전음악의경우,그곡의배경과작곡가,연주자,작곡형식등에대해
알고듣는경우와그렇지않은경우는날것과익은것을먹는만큼의차이가난다.
음악에대한공부는그자체가문화사공부이기도하다.
자기가작곡한‘음악-곡’의출판으로생계를꾸린최초의음악가가베토벤이다.
그이전의음악가들은귀족의후원을받았으며,귀족의궁정음악가인경우
‘하인의복장’을입고살았다.
대표적인인물이‘하이든’이다.

가장일반적인음악회의모델은‘교향악단’의연주다.
오케스트라는본래그리스의극무대에서코러스의무용과기악연주자를위한
좌석-공간의이름이다.
심포니-symphonie-는교향곡을의미하며,
필하모닉-philharmonic-은음악을좋아한다는뜻의독일어philharmohisch에서
온말이다.
따라서심포니오케스트라나필하모닉오케스트라는모두가교향곡을연주할수있는
대편성의악단,연주단체의명칭이다.
그게어떤장르의음악이든,올바른감상을위해서는이연주단체-악단에대한
이해가반드시있어야한다.
지금은음악을듣기만하는시대가아니라연주하는악단과연주자를눈으로보면서
듣는시대다.
따라서각악기들에대한기초적인지식과올바른이해가있어야음악의‘질적감상’
이가능해진다.
지금의오케스트라들이사용하는악기들은100년전이후의것들이기본이다.
그이전은‘고악기’가된다.
이제우리의이해를돕기위해세계적인오케스트라의하나인’뉴욕필하모닉‘의
4관편성을살펴보자.
현악기군.
제1바이올린20,제2바이올린16.
비올라14,첼로12,콘트라바스10.
목관악기군.
풀륫4,오보4.클라리넷4,바순4.
금관악기군.
혼6,트럼펫4,트럼본3,튜바1.
타악기군.
팀파니2,기타4명의주자가증감함.
하프,피아노각1.

그러나보다일반적인편성은‘2관편성’인바이는목관악기가각2대씩인경우다.
그래도90-120여명의큰규모가된다.
목관악기들을오케스트라의‘얼굴’이라고한다.
현악기나금관악기는합주가많기때문에연주실력에대한평가가어렵지만,
풀륫,클라리넷,오보,바순은연주중독주부분이많기때문에우,열이금방드러난다.
예를들어일본의NHK교향악단의목관연주자들의연주수준이KBS교향악단에
비해월등히뛰어나다는것은아주쉽게구별할수있다.
이점은국내오케스트라들에대해서도마찬가지다.
지금우리나라연주단체들의가장큰특징은‘여인천하’라는점이다.
혼은물론,금관악기인트럼펫,슬라이트럼본까지도여자연주자들이늘고있다.
이는,아마도‘음악시장’이좁기때문일것이다.
‘음악’만으로는생계를유지하기어렵기때문에중도포기하는남자들이많다고한다.
오케스트라지휘자한분이이런얘기를했다.
‘서울인구가1000만명인데그중고정적으로음악회를찾는유료관람객은20만명
정도다.‘말하자면2%의열악한시장인것이다.
다른하나는외국의연자단체들에비해금관악기쪽의실력이현저히떨어지는점인데
이는기초가약하기때문이라고한다.
물론목관쪽도기대에차는것은아니다.
같은금관악기라도동구권에서온연주자들의‘소리’가차이나는게이때문이다.
연주단체가계속늘고있는것은그만큼저변이확대되고있다는뜻이며따라서
앞으로좋은연주자들도많이배출될것이다.

음악을오래듣다보면결국은거의가비슷한지점에모이게된다.
교향악단의연주,오페라,여러가지악기들의협주곡,소나타,발레음악,합창음악등을
들으면서시간이쌓이면‘실내악’에도착한다.
현악4중주,바이올린또는피아노소나타들,피아노삼중주,목관의중주들을듣게되며
마지막엔무반주의독주악기연주와마주앉는다.
바하의‘무반주첼로모음곡’이대표적인케이스다.
그이유를정확하게설명하기는어렵지만반주없는독주악기의연주는인간이악기로
도달할수있는음악의최고봉이기때문일것이다.
자기분야에서최고가아니면도전할수없는영역이기도하다.
또한가지는우리가반드시들어야하는음악도있다.
바하의‘평균율클라비아곡집’과베토벤의‘피아노소나타’가그것이다.
이두음악은음악의구약과신약성서로비유되며서양음악의두기중이기도하다.
그리고베를리오즈(1803-1869)를기억해야하는것은,
‘환상교향곡’에서처음으로지금과같은대규모오케스트라의편성이시작된점이며
각악기의표현능력을극대화시킨공로때문이다.
그는실로표제음악의수립자이기도하다.

팔레스트리나(plaestrina1525-94)옛미사곡들과성가곡들.
알비노니(albinoni1671-1750)의주옥같은협주곡들.
비발디(vivaldi1678-1767)의기발한음악들.
텔레만(telemann1681-1767)바이올린환상곡.
헨델(handel1685-1759)의오라토리오.
바하(bach1685-1750),음악의원천,음악의아버지.
페르골레지(pergolesi1710-1736)의스타바트마테르.
하이든(hydn1732-1809)의교향곡들.
모차르트(mozart1756-1791),하늘이낸천재.
베토벤(beethoven1770-1821),위대한음악의건축가.
슈베르트(schubert1797-1828),마르지않는선율의샘.
멘델스죤(mendelssohn1809-1857)의기품.
쇼팽(chopin1810-1849)의정서.
베르디(verdi1813-1901)의오페라.
스메타나(semetana1824-1884)의애국심.
보로딘(borodin1833-1887)의이국적인음악.
생상스(saint-saens1835-1921)의재치.
브루흐(bruch1838-1920)의바이올린협주곡.
차이코프스키(tchaikovsky1840-1893)의표현력.
드보르작(dvorak1841-1904)의첼로협주곡.
풋치니(puccini1858-1924)의오페라.
드뷔시(debussy1862-1918)의목신의오후와전주곡.
라흐마니노프(rakhmaninov1873-1943)의피아노협주곡.
홀스트(holst1874-1934)의관현악모음곡‘혹성’.
스트라빈스키(straveinsky1882-1971)의‘불새’.
브리튼(britten1913-1976)의‘청소년을위한관현악’.
니노로타(ninorota1911-1979)의‘현을위한협주곡’.
음악학자들에의하면서양음악사에서음악을작곡한수많은작곡가들중
약3%만이지금까지그음악이연주되고있다고한다.
위에적어본27명은내나름대로의선정이며한시대를대표할만한작곡가들
이라고생각한다.

최고의‘음악감상법’은어떤것일까.
그건,자기가좋아하는악기를선택,직접연주해보는것이다.
사람이악기를손에잡는다는것은전혀새로운세계의문을여는것과같다.
음악이‘격조높은교양’이라면악기는그것을위한방편이된다.
악기를하게되면음악,음악회는전혀다른것으로다가온다.
지금은악기도양산되기때문에가격이저렴하고전문연주자들도많기때문에
쉽게배울수있다.
나는6년제중학교1학년때슬라이트럼본을배운이래평생여러가지악기를
배웠으며음악이내게선물한풍요로움은필설로다설명할수가없다.
그것은‘하늘의은총’이었다.
음악은정말‘영혼이거니는뜰’이다.
같은인생을살면서이뜰을거닐수있는사람은가장크게축복받은사람들
이기도하다.
이제음악환경은더바랄수없을만큼좋아졌다.
결국한분한분의‘선택’만남은것이다.
모두가그놀라운세계의문을열수있기를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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