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사는게 곧 행복은 아니다.
단언할수있는것은,
진수성찬도소태처럼쓸수있고,라면한그릇도꿀처럼맛이있을수있다는사실
이다.
진수성찬(珍羞盛饌)은맛이좋은음식으로잘차린밥상이다.
불법비자금조성혐의로검찰의수사망이좁혀올때,아무리재벌회장이라해도그
진수성찬이소태맛일수밖에없다.
소태는소태나무껍질의준말로서몹시쓰다는뜻이다.
그러나최종면점에합격,입사통지서를받은백수에겐라면한그릇도꿀맛일수
밖에없다.
이두가지서로다른사실안에숨어있는비밀은무엇일까.
그건,음식-물질-돈은‘행복’의절대조건이될수없다는점이다.
돈은행복의필요조건중하나일수는있지만결단코절대조건은될수없다.
행복은‘소유’할수있는물건이아니라마음으로‘느끼는것’이기때문이다.
그리고그느낌은사람에따라천태만상이기때문에어떤정형(定型)이있는것도
아니다.

인도의중남부에있는‘방갈로르’는,
지금인도IT산업의중심지다.
상당히큰도시인데고충건물은호텔하나밖에없다.
라운지에서식사하면서그이유를종웝원에게물어보니전기사정이나쁘기때문에
엘리베이터운행이어려워고층건물을지을수없다는것이다.
그게정말인지는모르겠지만인도가낙후되고가난한건사실이다.
대졸전문직초임이우리돈으로30-37만원선이며,버스기사의월급이2만5천원
정도다.
나는방갈로르에일주일정도머무는동안숙소에드나들면서‘빈민가’중심을지나
다녔다.
인도빈민가의가난은우리가생각하는‘가난’과는그개념과차원이다르다.
우리의‘달동네’도거기에비하면부자촌이다.
인도의시골은더하다.
한가지이해하기어려웠던것은그렇게살기힘들고가난하면서도그들의표정이밝고
잘웃는다는사실이다.
천성이그런것인지가난을체념하고받아들인것인지도무지알수가없었다.
아무튼그렇게가난하게사는빈민촌사람들이밝은표정과웃음을가지고있다는
것은불가사의하기까지했다.
그리고그들은대단히부드러웠다.
그‘여유’는어디에서오는것일까.

지금지구상에는200여개의나라가있다.
그리고OECD(국제협력개발기구)에는30개의회원국이있는데,
사실은‘부자클럽’이다.
두세대전,전쟁의폐허에서외국의원조없이는살수없었던우리나라가지금은
OECD의정회원국이며경제규모로는세계13위다.
그리고다른나라들을도와주고있다.
200여개나라중에서13번째로잘산다는것은부자나라라는뜻이며상당부문,이미
선진국수준에가있다는의미다.
가난한인도와는비교도할수없는,모든게넘쳐나는부자나라가된게틀림없다.
G20의의장국은저절로주어진게아니다.
국제사회가우리의실력과규모를인정했다는증거다.
그런데이상한것은,
우리나라사람들얼굴에는밝은표정도,웃음도없다.
언제나화가난얼굴에금방이라도싸울것같은표정들이다.
풍선과송곳끝처럼첨예한불안이상존하고있으며사소한언쟁이바로폭력으로
이어지는살벌함이있다.
서로가서로를경계하고믿지않는다.
만인이만인을향해쟁투하는무서운경쟁의사회이기도하다.
‘부자나라’는됐지만‘행복하지는않다’는얘기다.

자난3월보건복지부가발표한바에의하면,
우리나라는하루평균35명이자살하며이는OECD회원국30개나라중가장높은
숫자다.
인구10만명당자살율도24.3명으로세계에서가장높은비율이다.
말하자면대한민국은‘자살공화국’인셈이다.
경찰청집계에의하면,
2009년도의자살자는1만4.579명이며,
61세이상이31.6%,40대가19%,50대가16.6%,30대가17,2%다.
이중남성이64.4%이며여성이35.4%다.
자살하는원인으로는,
정신적,정신과적문제가28.3%.
육체적질병에의한것이21.9%,
경제적인문제가16.2%,
가정문제가12.6%의순서다.
그원인이어디에있든,그분포가어떠하든자살은막다른골목의선택이다.
인간을죽음으로몰고가는가장치명적인원인은‘정신과’적인것으로봐야한다.
아무리물질적으로풍요롭다해도진수성찬이소태처럼쓰다면죽을수있는것이다.
연전한국최고재벌의딸이외국에서‘자살’한것도돈이없어서는아니다.

세계평화포럼(이사장김진현)은,
2000년부터정치,군사외교,사회경제등3분야의각종지표를측정해각국의
‘평화수준’을양적지수로발표해오고있다.
올해평화지수(WPI)가가장높은국가는네델란드,스웨덴,덴마크,스위스순이
었으며한국은조사대상76개국중47위였다.
김진현이사장은기조연설에서,
‘전쟁이일어나지않거나,물질적으로풍요해서평화로운게아니라
인구가적을수록,
종족,종교,언어가같을수록,
소득과교육수준이높을수록,
민주주의가정착될수록평화로움이드러났다.‘고했다.
이상의조건들을귀납법적으로압축해보면‘갈등’이없다는뜻이된다.
네델란드,스웨덴,덴마크,스위스를여행해보면가장큰공통점이‘조용하다’는
것이다.
길에서사람보기도어렵고어디를가든지아주조용하다.
그리고그들은밝은표정에신중하고아주친절하다.
평화롭다는것은‘조용하다’는의미가가장큰요소다.
우리주변의일상화된‘살인적소음’을생각하면이게무슨소린지알수있을것이다.
대한민국처럼항상시끄러운나라도그리많지는않을것이다.

갈등(葛藤)은,
칡과등나무라는뜻이며,개인이나집단사이에목표나이해관계가달라서로
적대시하거나불화를일으키는상태를이르는말이다.
한편국무총리실산하‘경제,인문사회연구회’는우리나라가경제성장동력부문에서는
선진국진입단계에들어선것으로측정할수있지만사회갈등을해소할수있는사회
통합부문에서는OECD30개국가중23위로서개발도상국수준이라고밝혔다.
말하자면각종사회갈등에대한관리능력이부족하다는뜻이다.
따라서우리가진정선진국으로진입하기위해서는사회갈등을해소할수있는
정책에국정의중심을둬야한다고강조했다.
서로가싸울것같은굳은표정으로상대를대하고있는우리사회는‘만인이만인을
향해쟁투하는‘사회로정의되고있다.
사실심각한문제가아닐수없다.
비만을막기위해‘다이어트’까지하는풍족한나라가‘행복’을느끼지못하고산다는
것은얼마나불행한일인가.
전형적인‘문화지체-culturallag’현상이라고할수있다.
이무서운덫에한번걸리면빠져나오기가어려운게역사적인현실이다.
그래서더무섭다.

지금우리사회의대표적인갈등은어떤것일까.
그앞자리에‘이념(理念)의갈등’이있다.
이념은‘어떤것을이상적으로여기는생각이나견해’다.
대표적인부류가진보-좌파-사회주의다.
이세상에서제일무서운사회,국가는전체주의국가로서북한이대표적인사례다.
따라서모든자유민주주의국가,사회에는보수와진보가함께있어발전을꾀한다.
이때의진보-좌파는‘체제’안에서의‘이념’이지체제부정적인‘이적단체’는아니다.
친북좌파정권10년을겪은지금,금기처럼여겼던‘마지노선’이무너지면서이제는
내놓고‘나빨갱이’라고외치는지경이됐다.
‘친북좌파’로통칭되는이부류들은,사실은엄격한의미의좌파도못된다.
학문적인기초가빈약하고,논리적설득력도부족하면서오직‘집권세력’을
반대,타도하기위해‘잘못된이념’을수단화하고있을뿐이다.
반대를위한반대를만들어내고있는것이다.
숫자의많고적음을떠나이들은우리사회의갈등요인의앞자리에앉아사회를
혼란스럽게하고있다.
이소모전은국력을좀먹는단계에까지이르고있다.
분명한‘이적단체’를척결하지못하고있는‘집권세력’에게도문제는있다.
이념갈등이해소되지않는한‘평온’은오지않는다.
그만큼살기힘든사회가되는것이다.

두번째갈등은고질적인‘지역감정’이다.
지역갈등의최대수혜자는김대중이었다.
그는지역감정을선동했으며‘피해의식’이라는주문(呪文)으로자기의정치적
잇속을챙겼다.
지금은그후예들의싸움이계속되고있다.
드디어그는교주(敎主)가된것이다.
미상불이고질적인싸움은끝날것같지가않다.
이좁은땅에서동서남북이서로갈라져싸운다는것은비극이아닐수없다.
평화없이는‘행복’도없다.
지역갈등을먹고사는게더러운정치다.
표를얻기위해서는수단과방법을가리지않는다.
때문에지금과같은3류정치가계속되는한지역갈등은오히려증폭될수도있다.
‘선구적인지도자’의출현이그래서절실하다.
정말‘나라를사랑하는’올바른정치인이나와야한다.
정치적으로시작된일이니정치로풀어야한다.
한지역에서한후보에게90%이상의몰표가나오는후진국현상으로는해결이
요원한문제이기도하다.그러나‘지역갈등’에대한해소없이는선진국이될수없다.
지역갈등자체가적대적인개념이며우리의현실이기때문이다.

계층이무엇인가.
계층(階層)은,그사회적인지위,위치가비슷한사람들이만드는층(層)이다.
상류,중류,하류계층이그것이며빈곤계층까지있다.
‘계층간의갈등’은가장오래된사회현상의한가지다.
원시시대부터지금까지‘계층’은존재해왔으며심지어는‘평등’이원칙인
공산국가에서도계층은있었다.
특히북한의김씨왕조는브라만을능가하는카스트가아닌가.
원칙적인면에서계층은없어지지않고없앨수도없다.
특히자본주의경제체제에서는더두드러진다.
따라서계층간갈등은그근본에서해결할수없는사회적인현상이기도하다.
국가가할수있는일은,
공정성과투명성의확보다.
돈을벌었다면,그돈을벌게된방법,납세,규정에서위법은없었는지를엄격히
감시하는것이다.
그건‘분배’보다더우선적이고원칙적인문제다.
‘적법함’이인정된부자는존경받아마땅하다.
그러나‘새치기’로번돈이라면전부빼았아국고에넣어야하고당사자는감옥에
들어가야한다.
계층의갈등을해소할수있는최소한의길은그방법밖에달리없다.
‘사유재산권’을인정하는체제에서는그래서‘법치-法治’가살아있어야한다.

크게봐서마지막자리에는‘세대간갈등’이있다.
그러나이갈등은크게염려할갈등은아니다.
동서고금을통해‘요새버릇없는젊은것들’은언제나존재해왔다.
이갈등을해소하는열쇠는‘도덕’이다.
공교육이이일을제대로감당하지못했기때문에지금의‘세대간갈등’이
더커진게사실이다.
공교육이제자리에서면해소할수있는일이기도하다.

모든갈등을해소할수있는큰열쇠의이름이‘문화-文化’다.
그안에사고방식과가치관,그리고여러가지제도들이들어있기때문이다.
200여국가중13번째로잘사는나라가‘행복’하지못하다면사실억울한
일이기도하다.
우리는행복해질권리가있고,
행복할수있는경제력도가지고있다.
‘갈등’은‘마음’의문제다.
그리고그건다른사람을대하는문제이기도하다.
결국‘사람’이문제인것이다.
선진국문앞에까지와서서성거리다끝낼것인지,아니면안으로들어갈것인지는
전적으로우리모두의선택의문제다.
이때필수적인것이모든국민의나라에대한‘주인의식’이다.
‘노예근성’으로는아무일도일구어낼수없다.
주인은법을지키지만노예는언제나속인다.
경제력만으로는행복한나라가될수없다.
반드시문화가뒤따라야한다.
그리고그문화는‘정신의세계’가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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