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이 새고 있다면.
독은,순수한우리말로서,
운두가높고배가부르며전이달린큰오지그릇이나질그릇을뜻한다.
오지그릇은붉은진흙으로만들어볕에말리거나약간구은다음그릇에윤이나게하는
잿물을발라다시구은그릇이며,
질그릇은잿물을덮지않고질흙으로만구원만든,표면이거친그릇이다.
그리고옹기는질그릇과오지그릇의통칭이다.
한국인의전통적인일상생활에서독은불가분의생활용기였으며대표적인것이
쌀독,물독,장독들이다.
때문에전통적인한국가옥에서뜰한구석에는‘장독대’가있었다.
지금도일부아파트의베란다에는독들이놓여있다.
부엌에있는쌀독과물독이내용물로가득차있으면‘풍요로운것’이었으며,
반대로‘쌀독긁는소리’가나면‘가난과고통’을의미했다.
그래서‘독’은지금도가계-家計,즉한집안의살림형편을수치로상징하는깊은
의미를가지고있다.
모든가정은수입을‘독’에붓고그것을다시꺼내쓰는것이다.
수지-收支가그것이다.

지금우리모두는‘돈’에대해대단히예민하고영악하게살고있다.
돈버는일이라면극단적일만큼적극적이고때로는수단방법을안가리는수준까지
서슴치않는다.
돈때문에생기는온갖범죄를보면돈에대한‘집착’이얼마나무서운것인지알수
있다.
그런데,돈버는일에는그렇게영악한사람들이돈에대한의미나수입과지출의
균형,절약과낭비와같은‘금전관리’에는뜻밖에무지하거나소홀하다.
돈은버는것도중요하지만그것을잘관리하고지출을제대로하는,가계-家計,
살림의지혜도있어야그집안의재산이불어날수있다.
수입을독에부어넣고필요할때꺼내쓰려면그내용물이온전히보관돼있어야
한다.
만약독에틈이생겼거나구멍이나있다면내용물은새나가게될것이며그런독은
끝까지가득채워질수없는새는독이된다.
새는독으로는가계-살림이늘어날수가없다.
항상부족하고,빚쟁이가되고,결국은파경을맞게되는것이다.

2011년4월을기준할때,
독에나있는가장큰구멍은‘기름값’이다.
지금차없는집은거의없다.
그리고모든가정이이기름값때문에큰고통을겪고있다.
도무지독을채울수가없는것이다.
리터당2000원에육박하고있는높은기름값은거의절반이세금이다.
지난2월11일을기준할때,
휘발유리터당가격은1907원이다.
이때두바이원유가격은리터당646원이며,정유사의정제후가격은838원,
여기에교통세,교육세,주행세,부가세가합계905원으로,리터당1743원이
주유소에공급되는가격이된다.
다시주유소마진164원을합하면1907원이되는것이다.
세금중목적세의하나인‘교통세’만살펴봐도,
리터당529원으로정부는올해12조3668억원을거두어들일예정이다.
이세금은80%가‘교통시설특별회계’로들어가절반은도로,절반은철도,항만,
공항에투입된다.
지난5년동안민자(民資)고속도로의적자보전을위해정부가지출한돈이2009년말
현재1조2000억원,
‘교통시설특별회계’에서빠져나간국민의피나는‘혈세’다.
비싼기름값의세금이‘죽은돈’이되어낭비되는일이이뿐일까.
유류세를폐지할때가된것은정부가먼저알것이다.

두번째로큰구멍이‘주거비’다.
2010년말현재우리나라의전체가구수는1700만세대,
이중약350만가구가제집없이세로살고있다.
근자‘전세’비율은줄어들고월세가차지하는비율이45%에육박하고있다.
유형별로는보증부월세(전세더하기월세)가42.4%,순수월세가2.4%로집계되고있다.
주택시장에서전세가월세형태로바뀌는것은순전히수용와공급,그리고가격에
의한시장기능의변화로봐야한다.
주택가격의정체,둔화와은행의저금리는더이상전세로는과거와같은임대수입을
얻을수없기때문에‘월세’로돌아서는것이다.
주택시장이변한다면‘집’에대한생각도바뀔수밖에없다.
오직‘집’을장만하기위해먹는것빼고는일체의지출을줄여‘고난의행군’을
하던가아니면셋집에사는것도하나의방법으로받아들이는태도다.
가장큰문제는역대정권이저렴하고장기계약이가능한‘공공임대주택’건설을
하지않았다는점이다.
국민의‘주거문제’해결은정부의몫이며‘임대주택’건설만이해결책임은더말할것도
없다.
이제는투표에앞서이문제에대해물어야한다.

우리나라의의로보험제도는,
세계적으로우수한수준이며환자의‘전문의’에대한접근성이용이한것도같은수준
이다.
저렴한비용으로최고의의료혜택을받고있다는평가는거의사실이기도하다.
이세상에아프지않은사람은없다.
병원대합실에앉아있으면세상모든사람이‘환자’로보인다.
우리가살고있는일상에서일반상품은공급자와소비자가쌍방향정보교환을통해
소비자가구매결정권을주도한다.
그런데병원은아주다르다.
의사가결정하면환자는따르는방식이다.
이일방적인행태가개인의‘의료비’부담을크게하고‘의로보험공단’의적자에까지
이른다면문제는달라진다.
의사가환자에게고가의MRI검사를받도록하고검사건당인센티브를받는다면
믿기어려운얘기겠지만사실이그렇다.
단순관절염환자에게MRI를찍게하는게그런수법이다.
과잉진료인센티브때문이다.
뿐만아니라개인과의보가지불해만들어진진료자료를한병원이독차지하는것도
횡포다.
높은의료비가가계를압박하는원인에는일부악덕의사와병원이있기때문이다.
의료비는앞으로계속해서가계를압박하는큰구멍으로남아있을것이다.
그래서아프지말아야한다.
떡볶이를먹을때그것에무엇이묻어있는지를생각해야된다.
병균의잠복기간은진단서를끊을수없기때문에결국은개인의책임이되는것이다.

1650만대가보급되어있는,
KT의일반전화는30km이내의인접통화는3분에39원의통화료가부과된다.
그보다먼거리는10초당14.5원이추가된다.
상대방이휴대전화일때는도10초당14.5원이적용된다.
휴대전화는상대방의위치에관계없이1초에1.8원의요금이적용된다.
3분이면342원,영상통화요금은1초에3원씩,3분이면540원이된다.
같은3분에일반전화는39원이고,휴대전화는342원이다.
이동통신의경우연간판매고가5조원,
이돈은전부이동통신사용자들이지불하는사용료이며이시장의규모가얼마나
큰것인지짐작할수있다.
여기에한달평균4만5000개의휴대전화가분실되고있으며14만개가파손되고있다.
가정에따라다르겠지만이제이동통신비의비중은기십만원이쉽게넘어가는
주요지출되고있다.
여기에고가의스마트폰과테블릿pc까지감안하면그지출은더커진다.
이지출이꼭필요한것인지,아니면독에나있는큰구멍인지는각가정이
살펴보고판단할일이다.
통화내용들을기준한다면거의가낭비되는돈이다.
독이새고있다는얘기다.

2009년10월기준,
초,중,고학생을상대로하는사교육(학원)강사의숫자는49만8000여명으로
전체공,사립고의교원수39만5000명보다많다.
여기에미취학생,재수생,성인대상의학원강사까지합하면51만8000여명으로
늘어난다.
전체학원의매출은11조1677억원,
2009년6-7월,서울시교육청이학부모2만5천여명을상대로실시한조사에따르면
조사대상학부모들은매달평균65만2000원을사교육비로썼다고대답했다.
(이는평균지출임으로각가정의차이는감안해야한다.)
2009년정부교육예산이38조2000억원이며교육부와통계청이조사한전국의
사교육비총액은20조9000억원이었다.
한가정의가계에서사교육비지출은점점그비중이커지고있으며상당수의
가정주부들이모자라는사교육비충당을위해힘든아르바이트까지하고있다.
2011년1월기준,애하나를대학까지키우는데2억6200만원이소요된다는계산이
나왔다.
사교육비는그속성에서투자대효율이가장낮으며심한경우낭비되는돈이다.
더큰문제는부모들이‘학원’의교육내용에대해객관적인검증을소홀히하는
점이다.
심지어는하지못하는부모도많다.
(영어학원의경우가거의그렇다.)
다른하나는한아이가여러학원을다니는것이정말효과적인가하는것도커다란
문제다.
집중력의분산은아무것도이룰수없기때문이다.
2010학년도서울대신입생3445명중1409명을대상으로조사해본바,32,1%가
학원이나과외수업을받지않은것으로나타났다.
어쩌면사교육비는한가정의가장큰구멍인지도모른다.

인구4900만이밀집해살고있는이작은나라에,
4년제대학이225개.
대학생수는255만5000여명이며,고교졸업생의대학진학율은83%에이르고있다.
25-34세인구중대졸학력자비율이58%로세계1위다.
매년50여만명이대학문을나서고있으며우리의경제규모는이중절반정도밖에
흡수하지못한다.
100만의백수시대가바로그결과다.
이제대학등록금도년간1000만원의시대다.
모든가정의가계에서‘대학등록금’은큰압박과부담이될수밖에없다.
당분간진학률83%라는‘허상’은사라지지않을것이다.
그래서‘선택’을해야한다.
백수가될게뻔한자식을단지‘대학졸업자’라는간판을위해진학시키는것이정말
현명한일인지따져봐야한다.
(경제적으로여유가있는집은예외다)
자식의교육비때문에정작자신의노후준비를못하고있는부모세대가70%에이르고
있다.
그게얼마나혹독한인생이되는지를아직모르기때문이다.
그때가서는달리손쓸방법이전혀없다.
이큰구멍을막지않고는독에내용물을채울수가없다.
모두가깊이고민해봐야하는큰문제다.

기름값,주거비용,의료비는,
어떤면에선우리가스스로선택할수없는사회시스템의문제이기도하다.
그러나절약은가능하다.
특히기름값이그렇다.
반면,이동통신비,사교육비,대학등록금과같은큰구멍은선택여하에따라막을수
있는부분들이다.
독에가득채운내용물을필요에따라퍼서쓰는것과새나가는것은전혀다른문제다.
내용물이새나가는구멍과틈을막지못한다면그‘낭비’는채울방법이없다.
가계의수지가균형을잃어‘만년가난’을벗어날길이없게된다.
새는독은사실밑빠진독이다.
거기에무엇인가를채운다는것은불가능하다.
때문에내용물이새는틈새와구멍을막는것이최우선의과제다.
특히사교육비와이동통신비는분별력과결심만있다면당장손볼수있는부분들이다.
새는독을그대로두고거기에아무리내용물을채워봤자아무소용도없다.
내가써보기도전에그것들은다새나가고만다.
돈을열심히버는것도중요하지만그관리를잘하고분별있게쓰는것도그이상
중요한일이다.

오랫동안독일에서살고있는친구가보내온이메일중에이런내용이있다.
‘독일사람들은세계에서첫째가는짠돌이들이다.
우리와비교해물,전기는3분의1만쓰고산다.
한국인1인의하루평균물소비량이395리터인데반해독일인은132리터를쓴다.
독일의대학진학율은30%수준이며,
반이상을탈락시키기때문에실제대학교졸업생비율은13.5%밖에안된다.
독일에서대학은학문하는곳이며돈벌기를원한다면일찍부터직업학교에가야
한다.‘
독일이우리보다잘사는나라이며선진국이기때문에설득력이있는것이다.
타산지석(他山之石)이따로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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