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를 운영하는 부패세력.
내가학교를졸업하고철강회사에입사했을때,
처음으로배치된부서가인사부인사과인사계였다.
그후가장어려운노무계를거쳐총무와후생업무를거친후인사과장이됐다.
이미그때쯤엔인사과업무에대해서는거의전문적인수준까지가있었다.
과장에서차장으로승진하기까지의기간은회사의‘간부사원순환보직규정’에따라
총무,자재구매,자재관리,원료수입과제품의판매및수출을담당하는업무및영업
부서에서일했으며회사의사옥인대형빌딩을관리하는부서에서도일했다.
그리고부장이되었을때다시인사부로돌아왔다.
그후회사를퇴직할때까지내가담당했던부서는인사부서였으며인사,노무,후생에
대한업무를관장했다.
가장어려웠던일은언제나현장근로자들을관리하는노무(勞務)였으며머리가
아프기로는후생(식당과아파트)을따라갈게없었다.
결과적으로나는인사부서에서가장오래동안일했으며특히회사가확장되는
기간이어서어려운일도많았지만보통이상의특별한경험을많이쌓은것도사실이다.

대기업에서부장(部長)을영어로는매니저-manager라고한다.
총지배인으로불리는경우도있다.
큰회사의경우,부장은정말‘모르는것도없고못하는일도없는’만능인이다.
간부사원순환보직을통해겪게되는수많은일들을통해회사가가장필요로하는
기간사원이되는것이다.
그야말로바닥에서부터온몸으로일을배운베테랑들이다.
부장은동시에최고의전문가다.
자기업무에관한한달인들이며회사전체를읽어내는안목을가지게된다.
좋은회사는좋은부장-매니저가많은회사다.
또그렇게좋은부장들을계속길러내는회사가강하고발전하는회사다.
나역시부장이되었을때비로서일에대한책임과함께보람과자부심을느낄수있었다.
오래동안인사부서에서바닥에서정상까지올라가면서회사를구성하는하나의
요소인사원-인간-사람에대해나름대로의철학을가질수있었으며인간을보고그
사람됨을판별하는체험된안목도가지게되었다.
정말‘인사가만사(萬事)’라는말은꼭들어맞는얘기다.

사원모집공고를내고,
접수된입사원서들을심사,선별하고,
시험을실시한후1,2,3차의면접을시행하는동안나는나나름대로어떤기준을
가질수있게되었으며,
입사한사원의배치와승급,승진,보직이동업무를통해사원들에대한인간적
카테고리를만들수있었다.
또하나중요한것은,
출신학교별특징이분명히존재한다는사실도알아냈다.
겉으로봐서는모두가비슷하지만조금만그속내를살펴보면인간은몇가지의
카테고리로분류할수있는존재임을알게된것이다.

특히우리가보통말하는일류대학,이류대학,삼류대학이실제로존재하는것과
기타에속하는부류도있음을체험으로알게됐다.
아무리큰회사라해도그회사를움직이는것은결국사원-사람이다.
사람은겪어보기전엔객관적기준으로서의‘학벌’이우선적인고려의대상이
될수밖에없는것도피할수없는현실이었다.
일반적으로기업들이일류대출신을더선호하는게그런이유때문이다.

소위말하는‘일류대학’출신들에겐크게봐서비슷한공통점이있다.
그하나가‘차별화’다.
자기는다른사람들보다더우수하다는‘특권의식’같은게있으며회사에대한
기여도와관계없이‘특별한대우’를요구한다.
이차별화의식이교만과거만으로보여한팀으로서의부서생활에걸림돌이
되는경우가많다.
또하나의공통점이‘이기주의’다.
자기만이위주인이개인주의적이기주의때문에부서전체에대한배려나타인을
의식하는‘생각’이크게부족하다.
이이기주의는차별화함께그들이끝까지버리지못하는속성이되어도태되는
경우도있다.
다음으로나타나는현상이‘책임감’이없는점이다.
그들은간부사원이되어서도자기부서를아우르기보다는자기의개인적이익을
먼저챙긴다.
자기에게불리한것이라면결코책임을지려고하지않는다.
반드시누군가에게떠넘기는것이다.
책임회피의달인들이바로그들이다.
그들은다른회사에서조금만대우를다르게해도미련없이떠난다.
그만큼소속감이없다.
철새의대부분이일류대출신들이다.
물론예외도있지만그건극소수다.

철강공장에는문제가없는날이없다.
특히기계설비에서문제가생기는경우생산과직결되기때문에밤을새워서라도
문제를해결해야하는경우가많다.
오래동안내가지켜본바로는,
그럴때,며칠밤을새워서라도문제를해결하는엔지니어들은대부분‘이류대학’
출신들이다.
그들은과묵하고겸손하며책임감이강하고자기부서를사랑한다.
부하직원들을아우르며이직율도거의없다.
이런점은관리직에서도마찬가지다.
정말하나의기업을제대로끌고가고있는것은이들‘이류대학’출신들임을나는
오랜경험을통해확신하고있다.
나라살림이라고해서다르겠는가.
나는신입사원선발시서류심사는물론,
특히일차합격자의면접에서한인간의‘사람됨’을매의눈으로살펴보게되었다.
정말회사가필요로하는사람은일류대학을나온똑똑한수재들이아니라그
인간성이바르고책임감이있으며자기의일을사랑하고,자기의부서를사랑하는
‘보통사람들’이다.
그러나삼류대학출신들은정말부족한부분이많았으며기타는언급할것도없다.
한마디로쓸모가없었다.
같은사람인데왜이렇게큰차이가나는것인지는나도어떤결론을내릴수가없다.
그러나인간에게는그인간성에서우,열이있다는점만은확실하게말할수있다.

그게어떤조직이든,
크기에관계없이구성원중10%정도가같은학교출신들이라면그소수가조직전체를
좌지우지하는게상식이다.
여기에는거의예외가없다.
이제이경우를확대해서국가를운영하고있는세력-조직에대입해보자.
입법부인국회의경우국회의원의40%가서울대출신이며,
사법부가43%,그리고행정부가25%다.
민주국가는삼권을분립한다.
입법부인국회의의장이박희태,
사법부인대법원장이이용훈,
행정부수장인국무총리가김황식.
이들은모두가서울법대동문들이다.
여기에헌법재판소소장이이강국,감사원장양건이서울대출신들이다.
대국민업무부서인행정부의1-3급의고위공무원1508명중그29%인437명이
서울대출신이며,
국내500대기업CEO중서울대출신은34%인171명이다.
서울대는40개국립대학에지원하는국고보조금의15%인3500억원을해마다
갖다쓰고있다.그게모두우리가낸세금이다.
뿐만아니라해마다대한민국에서가장우수한학생들3200여명을싹쓸이하고
있다.

그래서서울대출신들은,
실제로대한민국을운영하는세력이다.
이점은그들도,우리도부인하지못한다.
개인의차별화-특권의식,이기주의적인행태,무책임과책임떠넘기기,기회만
있으면철새처럼옮겨다니는작태를묶어한마디로표현한다면‘젖은비누’다.
잡기도어렵고잡았다하면빠져나간다.
미꾸라지에비유할수있다.
국가의상층부와나라의요직을차고앉은이들이지금까지우리들에게보여주고있는
행태는‘이들이정말하나의국가를제대로운영할수있는세력이될수있는것인가’
하는의구심을불러일으키기에충분하다.
여의도에서벌어지고있는‘정치판’은기초수준도없는막가판이다.
전관예우라는부패로들끓고있는사법부를보고있노라면숨이막히는것같다.
행정부의관료주의와부패,무능,보신주의,무사안일,철밥통은우리들가슴에
타고남은재를만들고있다.
그들이서울대에서국가에대한사랑과헌신,
엘리트로서의소명감과사명감,그리고올바른리더십에대해교육받았다면
나라가이지경이되지는않았을것이다.

지금대한민국은,
‘어디서부터손을대야할지알수없을정도’로부패한나라가됐다.
썪을대로썪고있으며안썪은데가없다.
금융감독원이‘금융강도원’으로불리는게그상징이다.
그모든썪은곳의꼭지점에‘서울대’가있다.
나라의구조가그렇게되어있는것이다.
우리나라의국가운영시스템은OECD국가중가장중앙집권적인것으로평가받고
있다.
그중앙에‘서울대’가자리잡고있다.
이점은숫자가보여주는객관적사실이기때문에아무도부인하지못한다.
물론서울대가모든책임을다질수는없다.
그러나책임져야할모들일의시작-그핵심에서울대가있는것은사실이다.
더무서운것은그들이형성하고있는먹이사슬-봐주기사슬-밀어주고당겨주는사슬
이다.
그마피아식구조는어떤범죄에대해서도솜방망이로일관하고있다.
전관예우,낙하산인사,제식구챙겨쓰기는온갖부패의온상이되어나라를거덜
내고있다.
우리들이지금까지봐온대로교도소담장위를걸어가는부패고위직의대다수가
사울대출신들이다.
전부가우리가겪은일들이다.

백안관과미국정부고위직35개중22개는아이비리그나MIT,스텐퍼드,옥브리지
출신으로채워져있다.
대법관도9명중5명이하버드,3명이예일,1명이컬럼비아출신이다.
프랑스의관료조직은최고엘리트만들어가는국립행정학교(ENA)출신들이거의
독차지한다.
영국은지금도여왕이기사작위를수여하는귀족계층-상류계층이전적으로나라를
이끌어가고있다.
그곳이라고어찌문제가없겠는가.
그러나이들선진국국민들은이러한국가경영세력에대해긍정적으로받아들이고
있다.
부정적인면보다긍정적인면이압도적이기때문이다.
그대표적인개념이‘noblessoblige-노블레스오블리지’다.
고귀한신분에따르는도의상의의무가그것이다.
영국의왕세손이전투헬기의조종사가되어전장에투입되는게그런예다.
국민을위해앞장서고,위험에먼저나서대처한다면누가따르지않겠는가.
그것이바로국가리더십인것이다.

우리나라의고위관료들은,
한번의시험합격으로30년가까이직장을보장받으며,
국민세금으로해외유학까지다녀오는것은물론,퇴직후에도일반국민보다평균
2배이상많은연금을받는다.
그런인사들이평생국민의혈세를써가며쌓은관청안의먹이사슬-인맥을활용해
전관예우를받으며높은연봉까지챙기고있다.
사법은법관,검찰의전관예우로,
행정은관료집단의전관예우로,
입법은이익단체의로비에젖어있는이현실은우리의가슴과나라를멍들게하고
있다.
부패한‘서울대인맥’은끊어지지않을것이다.
그들의마피아식먹이사슬도사라지지않을것이다.
그래서이들이지금처럼나라를운영하는한‘희망’을가지기는어렵다.
선진국이되기는더어렵다.
무엇보다먼저‘서울대학교’가변해야한다.
그안에서의교육이건전한엘리트를길러낼수있어야이병폐가사라질수있다.
그게정말불가능한일일까.
결코그렇지는않을것이다.
서울대학교는더이상‘젖은비누들’을배출해서는안된다.
지금대한민국은그렇게하지않으면안되는절체절명(絶體絶命)의운명적인
시기에와있기때문이다.
우리모두는우리가제대로살아가기위해이점을명심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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