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썩으면 문드러진다.
서울중앙지검제50민사부(부장판사최성준)는,
2011년3월28일.
‘길자연목사의한기총대표회장직무집행을정지한다.’고결정했다.
또재판부는법무법인로고스대표인김용호변호사를대표회장직무대행에선임했다.
31일,서울연지동한기총사무실에첫출근한김용호직무대행은,
‘결정문을받은뒤어제처음재판부를면담했다.
존경하는목사님들이세상법정에서게되고평신도인제가한기총대표회장직무대행을
맡게된것은역사적으로유례가없고부끄럽고불행한일이다.‘라고말했다.
보수적개신교단체인한기총(한국기독교총연합회)은69개교단20개단체가가입한
개신교의최대연합체다.
2011년1월20일의정기총회에서진행된길자연목사의대표회장인준과정의하자가
법원의판결을받게된원인이었다.
특히대표회장출마와관련,금품이오갔다는폭로가이어졌으며전,현대표회장측
사이에소송까지제기된상태였다.
길자연은‘국가조찬기도회’에서돌발적으로‘통성기도’를주도,대통령을무릎꿇게한
위인이기도하다.
성역인교회가세속법정의판결을받았다는것은우리사회에서마지막보루(堡壘)가
무너졌다는상징적의미가있다.
이제는남아있는데가없이전부가썩었다는뜻이다.

부패(腐敗)는,
미생물의작용에의해단백질이나지방유기물이분해되어악취를풍기고유독물질이
생기는현상이다.
다른뜻은,사회또는사회공동체를구성하는조직이나그구성원-인간이도덕적,
법적으로타락한상태를의미한다.
부정부패(不淨腐敗)는생활이깨끗하지못하고썩을대로썩었다는뜻이다.
이에비해비리(非理)는도덕이나법에어긋나사회적으로용납될수없는일을일컽는
말이다.
건전한사회공동체에서는‘물질’과‘정신-영혼’은그공동체의건전성을유지하기
위해서로가그근본에서다른영역임을분명히하고있다.
세속적인간이‘종교-신앙’을가지는이유가그것이다.
인간의가장큰자정능력이그래서신앙생활이라고할수있다.
한기총의불행한사건은이렇게중요한공동체의‘정신적인축’이무너졌다는뜻이다.
종교가세상을걱정하는게아니라세상이오히려종교를걱정하는사태가발생한것이
다.
종교의부패는,그사회전체가부패했다는가장확실한신호라고봐야한다.
이제대한민국은그게어디든안썩은데가없는부패공화국이됐다.
이점누구도부인하지못한다.

사람이부패한,썩은음식을먹으면식중독에걸려고통받게되며심하면죽을수도있다.
국가는개념적인표현이지만그운영을기준한다면살아있는유기체와비슷한온갖
시스템을가지고있다.
부정부패와비리가만연했다는것은나라전체에식중독균이퍼져있다는뜻이다.
지금의우리사회가안고있는온갖갈등과혼란,비효율과낭비는나라전체가병
들었다는증거다.
대한민국의건강에적신호가켜졌다는뜻이다.
경제가아무리발전해도나라가병들어있으면그발전자체가더큰세균이될수
있다.
‘해먹는규모가커지고그방법도발전하기’때문이다.
부정부패,비리가만연하면,
‘정직함’이사라지기때문에‘사회적신뢰’가떨어진다.
법적인계약만이신뢰를담보하기때문에엄청난추가비용이발생,경제를좀먹는다.
다른하나는국민의혈세가부정부패의먹이사슬에서낭비되기때문에국가에대한
국민의불만이높아지게된다.
따라서엄격하게법을지키려는마음이없어지게되며이는혼란을가중시키는원인
이되기도한다.
할수만있다면그게누구든자기이익부터먼저챙기는‘사회적악순환’이계속된다.
말하자면나라가거덜나는것이다.

감사원과금융감독원은그속성상가장깨끗해야하는국가최고의사정기관이다.
이두기관이살아있어야대한민국이바로설수있다.
그런데그감사원이,
한감사위원은저축은행의검은돈을받고압력을행사한혐의로구속되었으며,
다른감사위원두명은피감기관관계자와접촉했다는의심을받고있다.
감사원의감사결과를확정하는권한을가진차관급감사위원6명중그절반인
3명이이런상태에있다.
금융감독원은저축은행비리와관련,전원장을비롯해전,현직10여명이비리혐의
를받고있다.
최고사정기관의속사정이이러하다면다른정부기관의사정은긴설명이필요없을
것이다.
시늉만하는감사,사전정보의유출,가족의인사청탁은말할것도없고,
검찰과법원의전관예우,퇴임후앞날보장을위한보신책,민간기업과로펌의
고문을맡아년봉수억원을챙기는전직고위관료들,이런사례는그끝이보이지
않을정도다.
지금대한민국은정계,재계,법조계뿐아니라학계,문화계,종교계까지다함께
부정부패와비리의흙탕물에빠져허우적거리고있다.
1천년을유지해온제국로마가붕괸된것은외부의침략이아니라내부에서먼저
무너지기시작했기때문이었다.
그게그들의‘타락’이다.
부정부패는그렇게무서운것이다.

1977년방산업체로지정된모기업이지금검찰의수사를받고있다.
연간40억원규모의‘낙하산’을납품하고있는이업체가원자재와인건비를부풀리는
방법으로10억원대의비자금을조성,
평소친분이두터운국회국방위소속모의원등3-4명에게그중일부를전달한혐의가
그것이다.
상식적으로생각한다면,
납품한‘낙하산’이군검수과정에서합격판정을받을수있는제품이라면국방위소속
의원들에게뇌물을줄이유가없다.
‘낙하산’은그게불량품이라면군인의생명을앗아갈수도있다.
사실무서운일이다.
소나-sonar는,
해군함정에장착된‘음파탐지기’다.
지난해3월천안함이폭침되었을때천안함에장착된소나가부실했다는논란이있었다.
부산,경남본부세관은국방부조사본부의요청으로소나납품업체인N사를조사한결과
원자재수입가와인건비등을부풀려수십억원의부당이득을챙기고세금을탈루한
혐의를확인했다.
뿐만아니라이들악덕납품업체들은전,현직국회의원들을통해국방부조사본부의수사
무마를시도한의혹도받고있다.
전국의방산업체는모두22곳,정말성한데가한곳이라도있을까.

낙하산과소나의불량품은,
군의전투력과직결되는중차대한사안이다.
국방에대한기본개념을가진인간이라면‘군납비리’는있을수없다.
공익과공동선에대한무지가이런참화를불러오는것이다.
그들에게는(업자든뇌물을받는사람이든)사익(私益)이최우선일뿐이다.
모든부정부패의일차적인원인은사악한이기주의에뿌리를두고있다.
더많은것을얻기위한노력자체는나쁠게없다.
문제는그것을추구하는과정에서법은물론전통적인사회적규범에어긋나는
방법을택하는데에있다.
더근본적으로는국민들의가치관혼란,즉자기인생을올바르게산다는깊은
의미에대해정확한인식이결여되어있으며그것은그러한가치기준에대한
정규교육을받지못한데에도원인있다.
최근의지하철패륜이그점을잘보여주고있다.
일반적인법칙은경제가발전하면사회의수준도함께향상되는것인데우리나라는
경제의규모가커질수록부정부패도함께커지고있는게현실이다.
이는‘민족성’과도깊은관계가있을것으로봐야해법을찾을수있을것이다.

이세상에부정부패가없는나라는없다.
또부정부패를근절한나라도없다.
그수준을낮추고발생빈도를줄이는데성공할수있을뿐이다.
그러나그차이는대단히크며국민들의일상생활에서‘삶의질’을전혀다른것이
되게한다.
미국인은,‘미국국민들이대체적으로법과규칙을잘지키는것은처벌과불이익이
가혹하기때문‘이라고답했으며,
일본인은,‘법과규칙을어기면주위의눈총을받는것은물론공동체로부터소외되기
때문이다‘라고대답했다.
그렇다면우리사회는왜이토록부정부패가만연해있으며개선되지않는것일까.
우리모두를위해이문제는참으로중요한해답을요구하고있다.
우선,우리는‘처벌’이너무약하다.
처벌이‘솜방망이’인것은도둑이도둑을처벌하고있기때문이다.
다른한측면은체제에대한이념적인반대입장이‘죄’를가볍게보는경향성을
가지기때문이다.
사법의상식을벗어난판결들이그런예다.
우리사법이안고있는핵심적인문제도바로그점이다.
어떤경우에도동기유발자체를견제하는것은‘무섭고가혹한처벌’이상이없다.
아시아에서는싱가폴의‘엄격성’이하나의기준이될것이다.

다음이민원업무에서인,허가권을쥐고있는담당공무원들의자의적(慈意的;일정한
질서,규정을무시하고제멋대로하는것)영역이넓다는점이다.
중요한것은모법(母法)도아니고시행령(施行令)도아니다.
그보다는그물코처럼단단하게잘짜여진시행세칙(施行細則)이있어야악덕공무원
들의부패구조를깰수있다.
이문제는총론에강하고각론에약한민족성과도관련이있을것이다.
앞으로공직사회의부정부패를줄이려면반드시모든‘시행세칙’을다시손질해야
한다.
썩은감사기관이백개있는것보다그게더중요하다.
또하나의높은벽은,
국민의의식구조-생각하는틀이다.
죄의식(罪意識)이없는게그것이다.특히지금은전보다더심하다.
법을어기고나쁜짓을하면서도그걸‘죄’라고생각하지않는다.
온갖‘새치기’가그래서줄지않고있다.
이문제는단연코‘교육’과직결된다.
선과악,공동체와법질서,국가와개인의건전한관계등기본항목에대해교육받을
기회가없기때문이다.
공교육이붕괴된게그비극이다.
그어느곳에서도‘건전한민주시민’은길러지지않고있는게현실이다.
대한민국의앞날이걱정되는게그때문이다.

부정부패의가장큰피해는어떤것일까.
그건우리가영원히‘선진국’이못되는것이다.
선진국은높은경제수준과함께정치,문화가발달,국민모두의‘삶의질’이풍요로운
나라다.
선진국을여행한후귀국했을때피부에닿는괴리감(乖離感;두가지현상의어긋남)을
경험해본사람들은이게얼마나현실적이고중요한문제인지알것이다.
더구나우리도충분히그렇게할수있는데도못하고있는안타까움도알게될것이다.
다음이비용의문제다.
예를들어민자로전철을건설하는경우(서울과인천공항등)예상탑승인원을예측,
개통후그예상치에미치지못하면정부가적자를보전해주는케이스다.
지금우리정부는그런적자보전을위해매년천문학적숫자의세금을거기에쏟아
붓고있다.
‘예상’은산술적이기이전에부정부패가파고들수있는큰고리인셈이다.
한줌도안되는업자,공무원,관련전문가들때문에주머니는그들이채우고
뒤처리는국민들이세금으로메우고있는것이다.
전국적으로모든분야에서이렇게메꾸어지고있는밑빠진독은그수를다셀수도
없을것이다.
부정부패는반드시고비용으로이어진다는현실을명심해야한다.

지금우리나라는,
더썩으면문드러지는수준에와있다.
문드러진다는것은어떤물체가썩거나물러서외부의힘을받아터지거나깨어지거나
눌리거나해서본래의형태-모습을잃어버리는것이다.
때문에이제우리가해야할일은그만큼명백해진다.
우선교육이철저해야한다.
부정부패,비리의해악을공부시키고그것들을분별해내는안목을길러줘야한다.
공교육이살아나야하는큰이유중하나가그것이다.
다음이‘처벌을가혹하게강화하는일’이다.
한번걸리면영구히공동체에서매장시켜야한다.
‘재수없어걸렸다’는소리를더이상들어서는안된다.
처벌이가혹해야부정부패가발을붙이지못한다.
그리고‘종교’가선과악을집중적으로가르쳐야한다.
더이상악화가양화를구축하는일이없도록해야한다.
백도,천도,만도그시작은‘하나’다.
우리모두가‘나’부터시작해야한다.
내가부정부패를멀리하면그총합이국가적‘개선’이되는것이다.
부정부패의척결에왕도는없다.
정말더썩어문드러지기전에시작할일이다.
그게우리모두가사는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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