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 끝내기.
백수(白手)는,
직업이없이빈둥거리며놀고먹는사람이라는뜻이며백수건달의준말이다.
백수건달(白手乾達)은,
아무것도가진것없이빈둥거리며지내는사람이다.
그러나지금‘백수’의의미는,
사전적인뜻도있지만고등교육을받은사람이직업을가지지못한채손에아무것도
가진것이없는,딱한처지에있는사람들을이르는말로쓰이고있다.
최근의통계청자료에의하면,
2011년1분기비경제활동인구는1.639만여명이며이중대졸이상고학력자가
295만2000여명으로집계됐다.
‘청년실업,백수300만의시대’인것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김희삼연구원은,
‘대학졸업자가매년50만명이상쏟아져나오지만이들이원하는대기업,공기업,
공무원의일자리는약10만개에불과하다.
대학에입학한직후부터10년가까이취업준비에매달리는경우가허다하다.‘고
진단한다.
이제우리사회의‘백순문제’는거대한공룡처럼그실체를드러내고있으며특단의
조치가없다면파국에이를수있는단계에접어들었다고말할수있다.

백수문제는크게두가지측면을가진다.
그하나가‘사회적인문제’다.
근본적인책임은백수가된장본인에게있지만백수의숫자가어떤한계를넘을때
그것은‘조직적인세력’이될수있다.
조직은그속성상개인이익명성으로기댈수있는힘이되어책임을다른것에전가
하고열등감과분노를정치적표어로포장,반체제좌파의유혹에넘어가게된다.
즉,정치세력화하는것이다.
‘반값등록금’이라는말도안되는미끼에촛불을들고쏠리는현상이그런것이다.
내년의총선과대선에서이들은분명정치세력으로서의부정적기능을담당할
공산이크다.
야당이이들을부추기고있는것도그런역기능을정치적으로악용하려고하기때문
이다.
따라서지금의집권세력,기득권자들,가진자들,교육을받은자들은이세력이극단의
정치성을가지기전에특단의대책을세워야한다.
하나의현실적인가설(假說)을제시한다면,
202개의4년제대학을‘칼로무자르듯’그반을없애야하는게그런것이다.
되지도않을‘일자리창출’같은공염불로해결할수있는문제가아닌것이다.
호미로막을것을가래로도막지못하는게지금의백수문제다.

다른하나의측면은,
백수개인의‘인간적인문제’다.
매년4년제대학졸업생중절반정도는취업을못한다.
이는경제의구조적인문제이기때문에해결책도없다.
매년25만이상의숫자가누적되다보니‘청년실업300만’이된것이다.
이게우리눈앞에있는현실이다.
생각해보자.
허우대가멀쩡한대학졸업생이취직을못해아르바이트나비정규직으로나가고
있다면도대체그끝은무엇이될것인가.
어떤경우에도아르바이트나비정규직으로는문제를해결할수가없다.
인생을그렇게살수는없는것이다.
해가거듭될수록신규졸업자인후배들에게밀려‘희망’은더멀리사라지고있다.
이문제는본인들이머리가터지게‘고민’한다고해결될수있는일도아니다.
엄격히말하면이들은취업이된절반에대해서는낙오자이며탈락자인것이다.
우리나라의경제규모가대졸자의절반정도밖에흡수하지못하는구조는변하지
않는다.
앞으로변할가능성도거의없다.
따라서이제는백수본인들도살아나기위해특단의결심을해야한다.
아르바이트나비정규직이아닌,보다근본적인‘전환’을위해그생각을바꿔야
하는것이다.
지금으로서는그것밖에다른길이없기때문이다.

지난7월23일,
취업포털인‘사람인’은구직자680명을대상으로심도있는설문조사를한바있다.
응답자중79.6%가취업준비를하는과정에서‘자신감을잃었다.’고응답했다.
(복수응답)
자신(自信)은,어떤일에대해자기의능력이나가치를확신하는것이다.
그리고자신감은어떤일에대해자신이있다고느끼는감정이다.
입사서류작성과면접과정들을통해탈락할때마다스스로에대한자신감이무너지는
것을경험해서나온대답들이다.
인간이자신감을잃으면상당한재능이나기량을가지고있으면서도무력해진다.
말하자면자신의실력을십분발휘하지못하는것이다.
그결과가‘이중낙오’다.
낙오자로서의열등감과자괴감,여기에어떤사회집단에도소속하고있지못하는
쇠외감은인간을한없이작게만든다.
아르바이트나비정규직에서도효율과능율이나올수없다.
불만을가지고일하기때문이다.
그래서다시한번‘배제’되는것이다.
세상은생각보다훨씬냉정하고냉혹하다.
쓸모가없다고판단되면하루아침에내치고만다.
노숙자중처음부터노숙자였던사람은하나도없다.

다음이52.7%로서‘돈’이다.
백수는손에돈이없는사람이다.
애들도아닌다큰젊은사람이주머니에돈이없다는것은피가마르는일이다.
성장한인간이경제력이없다는것은,
우선가족,가정에서는무거운‘짐’이다.
돈이있는집이라해도그감정은마찬가지다.
그게어떤인간이든돈이없으면우선스스로에게초라해진다.
남들이볼때에도겉모습이호졸근하고궁상스럽다.
가족들과의유대에도금이가고,
대인기피증이생기게된다.
특히절친하게지내던친구들이나후배들을기피하게된다.
창피하기때문이다.
말하자면조직과관계에서멀어지는것이다.
한번솔직하게생각해보자.
30대가아니라40대,50대가되었을때까지‘백수’그대로라면자기의처지는
어떻게될것인가.
제대로‘사람구실’을할수있을까.
경제력이없으면그누구라도정상적인사회생활을할수가없다.
청년자살율이높은게그때문이다.
사람이얼마나간사한가.
주머니에돈이두둑하면매사에자신감이살아난다.
전혀딴사람이되는것이다.
이점을명심해야한다.

41.8%는자기의‘정체성’을잃었다고답했다.
정체성(正體性)은,
변하지않는존재의본질을깨닫는성질이나그런성질을가지는독립적인존재라는
뜻이다.
말하자면‘나는누구인가’에대한스스로의합리적‘답변’인것이다.
그정체성이흔들린다면그건두발로땅을짚고서있지못한상태라는의미다.
인간이자기정체성을잃으면세상풍조에휩쓸리게된다.
자기의가치,가치관을상실했기때문이다.
‘양반은얼어죽어도겻불은쐬지않는다’는격언이있다.
목에칼이들어와도‘양반’이라는신분-정체성에대해서는물러서지않는다는
뜻이다.
정체성은,그래서생명이며자기존재의철학적이유다.
종교적신앙때문에순교하는것도같은내용이다.
백수가된것도기가차는일인데‘정체성’까지상실한다면어디에서그런인간을
받으들일것인가.
정체성이없는인간은‘책임있는일’을할수가없다.
모든일에끝까지책임을지는것은정체성이분명한인격이아니겠는가.

평균32%가꿈과젊음을잃었다고답했다.
취업을위해소비한물리적시간과좌절을겪어야했던심적고통이꿈과젊음을
앗아간것이다.
정말가슴아픈대목이다.
꿈은젊은이들이가지는특권이다.
꿈이살아있는한그누구라도노력을멈추지않는다.
사람은늙어서까지도꿈을가질수있는존재다.
그러나꿈을잃으면앞으로나아갈수가없다.
목표가사라졌기때문이다.
이보다더비참한일이어디에또있겠는가.
응답자의대부분은취업때문에받는스트레스가크다고했으며13.9%는치료가
필요한수준이라고답했다.
이제백수문제는더미룰수없는급박한현실이되어우리앞에마주서있다.
‘정면돌파’를하지않으면절대로해결의실마리조차찾지못한다.
지금까지의막연하게,우유부단하게,책임을전가하는,어정쩡한태도로는돌파구를
찾지못한다.
백수개인도,정치와사회,그리고종교에서도이문제에대한새로운인식과발상,
해결책을모색할때가온것이다.
더미루면일은미상불감당할수없는정도로커지고만다.

매해대학을나서는졸업생의거의절반이‘백수’가되는가장큰표면적이유는
‘일자리’가없다는것이다.
백수문제의근본적인해결을위해서는이‘일자리’라는단어의의미부터검토해
봐야한다.
정확하게말한다면,
‘일자리’가없는게아니라‘내가원하는일자리’가없는것이다.
이점에대해우리모두는정직해야한다.
이차이를엄격히구분해야해답의실마리를찾을수있다.
이미KDI분석에의해,
백수들이원하는일자리인대기업,공기업,공무원자리는10만개정도다.
50만대10만은이미그구조에서불균형이다.
‘내가원하는일자리’는‘절대부족’인것이다.
따라서대입부터엄청난경쟁을치러야하고여기에서탈락하면그생각을바꾸지
않는한영원한패자가된다.
이제전혀다른현장을살펴보자.
지난달31일,의정부시에있는‘고용지원센터’앞에는십여개의텐트가밤새자리를
지켰고다음날새벽5시에는이미250여명이줄을서있었다.
그중번호표를받은사람은100명.
모두가인력난에허덕이는중소기업사장들이다.
전국적으로3000명이배정된외국인근로자신청접수는3시간만에끝났고,
나머지는근로자배정신청도못한채발걸음을돌려야했다.

한쪽에서는‘일자리’가없어백수가되고,
다른쪽에서는‘일할사람’이없어발을구르고있다.
이유는단하나,
눈높이의차이때문이다.
대학교수한분이취업하지못하고있는제자를불러자기가잘알고있는유망중소기업을
소개하며취업하기를권했다.
‘결혼하는데지장이있어안되겠다.’는대답이었다.
그렇다면,백수로있는한결혼자체가가능하기나한것일까.
그래서‘소꼬리보다닭벼슬’로의발상전환이있어야재기할수있다.
이제가장현실성이큰접근방법에대해얘기해보자.
우리나라에는전부300만개정도의기업이있으며그중99.9%가중소기업이다.
전체근로자1.175만여명중대기업종사자는160여만명정도다.
2년제인영진전문대학은산학연계의주문식맞춤교육으로졸업생의대기업취업률이
90%를상회하고있다.
원광디지털대학은신입생중4년제대졸자가21.9%에이르고있다.
연간6000여명이상의백수들이대기업취업이보장되는우수전문대로재입학하고
있다는얘기다.
정말현명한사람들이아닐수없다.
철학을바꾸고가치관을바꿔야살아날수있다.
4년제대졸자라는‘간판’은단지‘간판’일뿐이다.
그건정말아무것도해결해주지못한다.
‘내가원하는일자리’가없다면‘나를원하는일자리’로가야한다.
거기에뿌리를내리고발전하면되는것이다.
충분히가능한일이다.
모두가자기하기나름이아니겠는가.
그게백수보다백번나은길이아니겠는가.

인구5000만명의나라에대학이350개가있고,
고교졸업생의82%가대학에진학,대학생만300만명,
여기에25-34세의인구중58%가대졸자인나라가세상에또있을까.
정상이아닌기형국가인것이다.
대졸자의절반이상이‘내가원하는일자리’가없어백수가되고,
취업자중에도27%가고졸자가할수있는자리에앉아있다.
실로엄청난경제,학력의낭비인것이다.
역대정권중,
대학설립인가의남발이얼마나무서운결과로나타날것인가를걱정한케이스는
전무하다.
무능하고부패한인간들이국정을농단(壟斷:어떤일이나대상을자기이익을
위해간교한수단으로좌지우지하는것)했었기때문이다.
한해25만여명씩쌓여가는‘불만세력’을차단하는일차적인작업은백수의산실인
대학들을반으로줄이는일이다.
지금시작해도마무리까지는10년이더걸리는어려운작업이다.
그러나그방법밖에는달리해법이없다.
절대로다른방법은없다.
이제는결과에만매달리지말고원인을찾아그뿌리를잘라내야한다.
‘칼로무자르듯’하는정치적결단이있어야한다.
백수끝내기는더이상미룰수있는문제가아니다.
본인들을위해서도,사회공동체를위해서도그렇다.
자칫국가의기본이흔들릴수있는‘시한폭탄’이기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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