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경 제닭 잡아먹기.
기원전4세기중반,
그리스북부산악지대에는‘마케도니아왕국’이있었다.
국왕인필립2세는아테네를포함,그리스의고대국가대부분을정복하여
마케도니아의영토를확장했다.
국왕에게는‘알렉산더’라는아들이있었으며부왕은그아들을위해그의스승으로
저명한철학자‘아리스토텔레스’를초빙했다.
그는풀라톤의제자였으며풀라톤은소크라테스의제자다.
필립2세가극장에서암살된후,
알렉산더는스무살의젊은나이에왕위를물려받았다.
그후알렉산더는지중해지역은물론,시리아,이집트,메소포타미아,페르시아까지
점령했으며마침내인도의북부까지점령했다.
고대역사에서알렉산더만큼광대한영토를지배한왕은없었다.
그래서그는‘알렉산더대왕-AlexandertheGreat’으로불린다.
나이33세때고대도시바빌론에서병을얻어급사함으로서영웅의한시대를마감했다.

알렉산더대왕은아리스토텔레스의가르침을받은인물이다.
그의군대는정복한모든국가에서그리스와는다른,전혀생소한문명을만난다.
그들은정복한지역의문화를파괴하지않았으며적극적으로받아들였다.
비로서세계는‘헬레니즘’이라고하는새로운융합문화를가지게되었다.
인류역사상처음으로유럽의남동부와근동의많은지역이‘헬레니즘’과함께최초의
‘링구아프랑카-linguafranca’즉,세계공용어를가지게되었다.
신양성서가가장보편적으로사용되던그리스어‘코이네’로기록된것이하나의
대표적인사례이며,
기원전3세기이집트왕포톨레마이오스2세의요청에의해히브리어로기록된
구약성서가그리스어로번역되어유명한‘알렉산드리아도서관’에소장된것도
하나의반증이된다.
우리는그것을‘70인역-septuagint’라고부른다.
그후로마에의한세계통일로라틴어가세계공용어가되었으며
지금은영어가세계공용어가되었다.
그리스는,그렇게강력하고큰나라였다.
지금영어알파벳을사용하는모든언어에는엄청나게많은그리스어어근(語根)들이
남아있을정도다.

지난7월21일,
벨기에브뤼셀에서긴급정상회담을가진유로존정상들은,
유럽재정안정기구(EFST)와국제통화기금(IMF)에서그리스에1090억유로
(약165조원)를지원하기로합의했다는성명을발표했다.
또은행을비롯한민간채권단이자발적인참여를통해앞으로3년간496억유로를
지원한다고덧붙였다.
EU와민간을합한2차구제금융규모는총1586억유로로1차때의1100억유로를
훨씬뛰어넘는규모다.
구제금융조건도크게완화돼대출금리는일차때보다1-2%포인트낮은3.5%에
대출만기는15-30년으로정했다.
쉽게말해그리스와함께묶여있는유로존국가들이그리스의국가디폴트(채무불이행)
을막은것이다.
1.2차에걸쳐2686억유로라는엄청난돈이그리스에대출된것은그리스의국가금고
-재정상태가‘채무불이행수준’에가있었기때문이었다.
그대로두면나라가거덜나고쓰러지는미증유의사태가벌어지는것이다.
지금의그리스는‘유럽의거지’가된지오래다.
빚으로버티고있는것이다.
스페인,포르투갈이비슷한길을걷고있는중이다.

안드레아스도는,
1981년부터두차례에걸쳐11년간그리스의총리를지낸인물이다.
그는미국의하버드대학경제학교수출신이며사회주의자였다.
그는집권직후부터‘재분배’를정책의키워드로외쳤다.
의료보험혜택을전계층으로확대하고,
노동자들의최저임금과평균임금,그리고연금지급액도대폭인상했다.
노동법을고쳐아무리경영실적이나빠져도기업들이직원을해고하기어렵게
만들었다.
안드레아스도의이재분재,복지정책은대다수그리스국민의실질소득을증가
시켰으며빈부격차도줄어들었다.
뿐만아니라그리스국민들은60세이전에은퇴한후직전임금의80%를연금으로
받으며유럽의선진국들이부러워하는노후생활을즐겼다.
그리스에문제가닥친것은,
버는것보다쓰는게많았고적자가쌓여서나타난경제의일반법칙때문이었다.
연평균4.7%였던그리스의경제성장율은안드레아도스의집권기간인1980년대에
1.5%로급락했으며GDP대비국가부채비율도1981년20%에서1989년80%로
치솟았다.
빚더미에올라앉은것이다.

더큰문제는,
안드레아도스의재분배,복지시대를거치면서국민들은늘어나는국가부채를외면한채
큰복지에맛을들였고,중독된것이다.
정치인들도‘표’를얻어집권하기위해계속빚을얻어서라도복지를더확대하겠다는
정책을내놓을수밖에없었던악순환이었다.
지금그리스는국가디폴트-국가채무불이행지경에이르렀는데도어리석은국민들은
안드레아도스를역대최고총리라고칭송한다.
2009년에취임한파판드레우총리는안드레아도스의아들이다.
그는아버지가남긴유산에대해대대적인폐기처분을시작했다.
국고가바닥났고,나라의빚이이미감당할수있는수준을크게넘어섰기때문이다.
공무원임금과각종복지수당을줄이고연금지급연령도늦추는것은물론,
공기업을민영화하는경제의구조조정을시작했다.
먼저나라가살아나야하기때문이다.
그러나재정긴축을반대하는노동계가일년에일곱차례의총파업을벌렸으며,
공무원들까지길거리에나서고있다.
국가가빚때문에쓰러지더라도복지라는‘내몫’은달라는것이다.
배가가라앉으면모두가함께죽는다는사실을모르고있는우민(愚民-어리석은
백성)들이기때문이다.

자유기업원초청으로방한한그리스아테네대학의아리스티테스하치스교수는,
그리스가몰락한이유에대해
‘30여년간빌린돈으로즐길줄만알았기때문’이라고진단했다.
그는계속해서,
‘복지는매우좋은제도임에틀림이없다.
그러나돈-재정의뒷받침이먼저다.
그리스는재정이뒷받침되지못했다.
대표적인것이공무원임금이다.
공공부문임금은2006년에서2008년까지30%나올랐다.
그리스남성은58세가되면넉넉한연금을받고퇴직할수있다.(직전의80%)
여성도미성년자녀가있다면50세에도퇴직이가능하다.
평균퇴직연령은61세다.
독일을보라,그들은67세다.
오늘날그리스경제를파탄으로이끈것은정치엘리트가그역할을제대로하지
못했기때문이다.‘
국가부채가5000억달러에육박한것은EU에서낮은금리로빌린돈을저축,투자,
인프라,제도발전에쓰지않고소비에만집중했기때문이다.
엄청난빚더미에올라앉은그리스의앞날은아무도예측할수없다.
‘유로존’이라는한가닥가는끈에매달려겨우숨을쉬고있을뿐이다.

‘요람에서무덤까지’,
이매력적인구호는한때모든나라들이선망하던유럽선진국들의정치푸로파간다
였다.
대부분이‘사회민주주의-사민주의’체제를가지고있는유럽선진국들은그동안
‘보편적인복지’를통해정권을유지해왔다.
그리스와같은최악의상태는아니지만이미여러나라가‘복지혜택’을축소하는
방향전환을시작한지오래다.
돈-재정적자때문에그시스템을더이상가동할수없기때문이다.
영국의보수당정권은전임노동당정권의‘복지잔치’로초래된빚더미정부를넘겨
받았다.
보수당정권은향후4년간공공부문예산과인력을20-30%까지축소하는초긴축
정책을꺼내들었으며,
프랑스정부도연간소득이50만유로를넘는사람들에대해세율을3%포인트인상
했으며담배,주류세도올리기로했다.
금년안에재정적자10억유로줄이고내년에는110억유로를더줄인다는계획이다.
이를통해지금의재정적자비율인7.1%를2013년까지3%로낮추겠다는목표도
세웠다.
스페인의회도국가의중,장기재정을담보하기위해국가재정적자규모의상한선을
정하는균형조항헌법신설에여,야가합의했다.
모두가돈줄을조이고있는것이다.
스위스,스웨덴,덴마크,놀웨이는긴축재정정책으로선회한지오래다.
세금과빚으로는더이상복지지출을할수가없기때문이다.
‘요람에서무덤까지’가불가능하다는것을깨달은것이다.

지금일본의집권당인민주당은,
2009년8월중의원선거에서승리하기위해
자녀1인당월2만6000엔(약35만원)의수당을중학교때까지지급하고,
국,공립고등학교의교육을무상으로하며,
고속도로통행료를없애겠다는‘포퓰리즘공약’으로자민당정권을무너뜨렸다.
그러나집권한지채2년도안되는지난7월21일오카다가쓰야민주당간사장은
그공약들을지킬수없게되었다고고개를숙여국민들에게사과했다.
당초민주당은사회간접자본예산등을줄이면소비세의증가없이16조8000억엔의
재원이확보된다고주장했었다.
하지만집권후확보한자금은필요재원의20%정도인3조6000억엔에불과했다.
일본의올해예산이92조엔이넘지만,
세수는40조엔에지나지않아세수보다더많은국채를발행할수밖에없는형편이다.
일본의국채는이미국내총생산의2배인1000조엔에이르고있다.
돈-재원이없는‘복지’는그래서공약(空約)이될수밖에없다.
지켜질수가없는것이다.
이는결코일본만의문제는아니다.
대부분의선진국들이복지예산을줄이는고통을감내하는것은국가라는배가우선
물위에떠있어야하기때문이다.

복지(福祉)라는말은,
건강하고,평안하고,행복하게살수있도록갖추어진사회환경이다.
따라서‘복지국가’는국민복지의증진,확보및행복의추구를국가의중심사명으로
보고생존권보장,사회보장제도등의조건을추구하는국가를이르는말이다.
8.15광복과6.25전쟁의폐허에서세계경제10위권에진입한우리나라도이제는
‘국민복지’에대해이를공개적으로거론하고국가가그실천을위해정책과예산을
확보할때도됐다.
그리스의심각한사태에서보았듯이‘복지’에는돈-예산-재원이따라야한다.
그건절대조건이다.
자기돈이모자라빚을내어‘복지’에쓴게화근이되어국가부도직전에이르게된게
그리스다.
유로존의국가들이개입하지않았다면그리스라는배는벌써침몰했을것이다.
따라서건전하고합리적인복지는먼저돈-재원의확보가분명해야하고,
복지에대한집행순위가‘어려운사람먼저’로가야한다.
그리고형편이나아지는대로그대상을넓혀나가면되는것이다.
한꺼번에,모든사람들에게,똑같이나룰수있는‘복지’는존재하지않는다.
그건언제나‘정치적인말장난’일뿐이다.
그래서거기에속으면안된다.

민주당은8월29일,
이른바‘3+1’보편적복지정책과재원확보계획을발표했다.
3+1은,전면적인무상급식,무상교육,무상의료등3대무상복지와대학의반값
등록금이다.
민주당은2012년대선을통해집권할경우2013년부터5년간새로운세금신설이나
국채발행없이부자감세철회및세출입구조조정등으로연평균33조원의재원을
마련할수있다고했다.
금년의국가예산이309조원임을감안하면33조원이얼마나큰돈인지알수있다.
한국조세연구원은,
‘노력한흔적은보이지만잘뜯어보면중산층,서민까지조세부담이늘어날수밖에
없는구조이며,국민부담율증가속도가역대어느정부보다높을것‘이라고평가했다.
특히민주당이주장하는,
*주식시장의장내파생금융상품거래에대한증권거래세부과.
*비과세감면대상축소.
*음성탈루소득에대한과세강화.
*건보료인상등은,
서민,중산층이상대적으로더큰부담을떠안는제도라고했다.
사실이그러하기때문이다.
*파생금융상품에대한증권거래세는거래물량이급격히감소하기때문에실효성이
없으며,
*비과세대상축소는경제적으로어려운사람들의고통이더늘어난다는뜻이다
*음성,탈루소득에대한과세강화는역대어떤정권도성공한적이없다.
*건보료인상은그자체가‘전면무상의료’에배치되는속임수일뿐이다.
제돈내고받는의료가어떻게무상의료인가.
따라서연평균33조원의재원확보는어디까지나희망적인계획일뿐이다.
일본의민주당이제시했던방법과크게다르지않은‘허수’인것이다.

민주당이제시하고있는전면적복지에서3+1의1은반값등록금이다.
그비싼대학등록금이반으로줄어든다면어떤일이벌어질까.
이미80%가넘고있는대학진학율은100%에육박할것이며,
지금정원미달의77개대학도경쟁입학으로돌아설것이다.
그다음이더큰문제다.
지금의년간50만보다더많은졸업생이쏟아져나올것이며경제규모가더커지지
않는한‘청년백수’는무서운속도로늘어날것이다.
이사태는절대로보통문제가아니다.
무서운결과가기다리고있는것이다.
민주당이정말나라의앞날을눈꼽만큼이라도생각하고걱정하는정당이라면
이런‘복지’는내놓을수가없다.
그들은단지‘표’만보고있으며‘집권’에만눈이어두어져있는정치모리배들인
것이다.
우리가그들에게속지말아야하는가장큰원인도거기에있다.
혹세무민(惑世誣民)이란경구가있다.
세상을어지럽게하고사람들의판단을흐리게하여속인다는뜻이다.

정치권이경쟁적으로내놓고있는복지시리즈는‘표’만을의식하는즉흥성과
절박성이있기때문에장기적,안정적,합리적정책이되기어렵다.
여기에는여,야의구별도없다.
그들은이미용도폐기된유럽의낡은모델을답습하고있을뿐이다.
대답은오직하나다.
‘이세상에공짜는없다.’가그것이다.
그게어떤복지든거기에필요한돈-재정-예산이나올곳은하나밖에없다.
그게‘세금’이다.
누가세금을내는가,바로우리들이다.
생색은그들이내고,돈은우리가내는것이다.
일찌기우리선대들은경험을통해적절한경구를말씀하신바있다.
‘소경이제닭잡아먹기’가그것이다.
앞을못보니그게제닭인줄도모르고남의닭이라고생각,잡아먹는것이다.
전면적인무상급식,무상교육,무상의료와반값등록금은그래서아주위험한
‘미끼’다.
절대로그걸물면안된다.
정치모리배들에게속아넘어가면안된다.
사안이뜨거울수록우리모두는침착하고,냉정해야한다.
유럽의거지그리스는절대남의얘기가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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