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산.
한해를마무리할때,

‘다사다난했던한해’라고한다.

다사다난-多事多難은,여러가지일로인해어려움이많았다는뜻이다.

2011년도다사다난했던한해였음은두말할것도없겠다.

한편,결산-決算은돈의수입과지출을마감하는일이기도하고일정기간동안의일들을모아정리하고마무리한다는의미도있다.

지난한해를마무리해보는것은우리들이걸어온족적을살펴보는것이며그일을통해내일을예측해보기위해서다.

모든경우에,뒤를돌아본다는것은성찰-省察의의미가있다.

내가,우리가한일들을마음속으로되돌아보고살피는것이다.

지금우리사회는‘성찰’이크게부족하기때문에잘못을바로잡는힘이약해져있다.

해를거듭할수록갈등이더커지고사람들의생각이갈리는것도결국은성찰이부족하기때문이다.

다른하나는속도가깊이를잠식하는시대이기때문에인간이자기를뒤돌아보는,생각하는기능이크게줄어든것도사실이다.

‘읽기’가부족하면그렇게된다.

정치,

전철에서나이지긋한중년남자둘이나누는대화가이러했다.

-거참이상하단말이야

멀쩡하던사람도그놈의구석에만들어가면영딴사람이된단말이야.

아주못쓰게되는거야.

-그놈의구석이어딘데.

-아,그거야여의도정치판이지어디긴어디야.

-아니,거기가본래똥통인데거기빠지만다똥되는거지별수가있어?.

-허긴그래.

지난1일,여론조사전문기관인한길리서치는재단법인‘행복세상’의의뢰를받고,

성인남녀1천명을상대로설문조사한일이있다.

‘우리사회를불행하게하는사람은누군가’라는질문에67.5%가‘정치인’이라고대답했다.

정치가국민에게얼마나기여하는가하는질문에는79.2%가기여하지못하고있다고대답했다.

‘정치’가존재하는이유는영토를기반으로조직된국가의국민-시민이그정치적통치로개인과재산이보호받고,편하게살기위한것이다.

그런데그일을업으로하는정치인들이국민을불행하게하는원흉이라는얘기다.

사실이그렇기때문이다.

‘한나라당의불행은,

정치인들이정직하지못하고용기가없기때문이다.

사심을애국심으로둔갑시켜려했던게그들이다.

나라를위해목숨을바칠듯하지만제솜털하나건디리지못하게했던그사심과욕심에따라움직인게한나라당의원들이다.

비겁하고,용기가없고,게을렀다.

종북좌파들이큰소리치고이글거리는촛불을들이댔을때어느누구도맞서싸우지못했다.

선거에서떨어지기를각오하는용기있는사람들이한나라당에는없다.

계파수장의눈치살피기에연연한의원들밖에없었다.‘

이글은한나라당현역의원인전여옥이쓴것이다.

그집식구보다집안사정을더잘알사람은없을것이다.

국회에서7선의원이면정치판의‘이무기’다.

그이무기조순형이말하는국회의원의정형화된이미지는이렇다.

‘술잘마시고,

자기자랑잘하고,

청탁잘하고,

권모술수에능한것‘이그것이다.

그는정치인에게꼭필요한덕목으로‘용기’를꼽았다.

현역의원두사람의얘기속에는오늘의한탄스러운정치판의속내가다드러나있다.

그래서‘똥통’인것이다.

우리는충분히,지칠만큼그악취에시달리고있다.

야권에대한언급은그필요를느끼지못하는수준이기에생략한다.

경제.

지난주말,유럽연합-EU26개국은,

‘신안전성장협약’에합의했다.

재정통합으로한발내디딘그협약의내용은,

‘재정적자기준GDP3%를어긴국가에자동적인제재를가하기로한것’이다.

이는회원국들의긴축을더강하게요구한다는뜻이기도하다.

미국과일본도이미‘재정긴축모드’로들어가있다.

전세계GDP의절반을차지하는거대한시장EU,미국,일본의‘긴축정책’은수출로먹고사는우리에게는커다란위협이아닐수없다.

대한민국은‘내수시장’만으로는먹고살수가없는취약한경제구조를가지고있다.

미국과의FTA체결을반대하는세력들은그래서무지하다고말할수있다.

해외의큰시장이재정긴축으로구매력이떨어지면우리의수출이받는타격은상상을초월하는규모가된다.

2012년이두려운게그때문이다.

지금은한국가라도더우리와FTA를체결할수있도록전력투구해야되는시기다.

무역고1조달러의의미는,대한민국이개방경제로서도전과성장으로승리했다는뜻이다.

우리에게는그만한경쟁력이있는것이다.

현재우리나라의‘비정규직’은통계상으론600만명으로전체임금근로자의34.2%를차지하고있지만사내하도급과자영업체종사자231만명을포함시킬경우전체임금근로자1.751만명의47.5%에달한다.

비정규직의평균급여는월134만8000원으로정규직월평균238만8000원의56%수준이다.

국민연금가입38%,건강보험에42%,고용보험에41%로정규직의절반에못미친다.

비정규직은선진국에도있다.

그러나우리와그들이다른것은‘대우’에서다.

그들은‘시간제근로’를통해급여에서는차등을두지않는다.

같은노동조건에서정규직에비해절반수준의임금을받고있는비정규직은기존의강성노조-귀족노조가만들어낸산물이다.

기업주의‘해고’를어렵게만든단체협약은자신들의지분과권익만지켜,기업주로하여금비정규직을선호하게만들었으며,이문제는아무리정부가개입해도해결하기어렵다.

민주노총산하현대자동차의경우그큰회사가올해상반기에뽑은신규직원이345명이다.

나가는사람이없으니뽑지도못하는것이다.

강성현대노조의철밥통이어떤것인지를상징적으로말해주는숫자다.

정몽구가거듭양보해가며키운세력이바로그들이다.

청년실업300만과600만의비정규직은우리경제가안고있는타들어가고있는뇌관이며,

내년경제성장율3.5%와맞물려언제터질지모르는화약고다.

아마도2012년은지금보다더어려워질것같다.

사치와낭비에서절약과검소로돌아서지않으면생활은더팍팍해질것이다.

저성장,감속의시대를사는지혜가절실한때이기도하다.

사회.

2009년3월3일.

국내최대규모쇼핑센터인부산신세계센텀시티,

개점일에문을열자수백명의여자들이6층에있는란제리코너에몰려‘붉은속옷’을먼저사기위해치열한몸싸움을벌렸다.

급기야백화점측은안전요원을투입,인간바리케이트를만들어야했다.

이날하루팔린붉은속옷은7억원어치.

신세계백화점은오픈에대비해6개월전부터약20억원어치의붉은속옷을준비했고,매출이증가해추가공급했다고했다.

붉은속옷이이처럼선풍적으로팔린것은,

영남지방특유의속설때문이었다.

이지역에서는‘백화점과속옷가게가개업하는날붉은속옷을사면재운(財運)과행운(幸運)이동시에깃든다’는믿음이있다고한다.

아마도어떤장사꾼이만들어퍼뜨린얘기일것이다.

지금,

그때죽기아니면살기로붉은속옷을산사람들은모두행복한부자가되었을까.

그럴수없다는것은애들도다안다.

근자우리한국사회의‘쏠림현상’은거의병적인수준이다.

이성적이고과학적인판단이설자리가없을만큼감정적이다.

쏠림현상은‘자기생각’이없기때문에‘남의생각’을쫓아가는현상이기도하다.

정신적으로가난하게살기때문이다.

광우병촛불과안철수바람도사실은같은병세다.

2008년부터노드아일랜드스쿨오브디자인(RISD)총장을맡고있는존마에다는이렇게말한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로는실제로살아숨쉬는이들을설득할수없다는것을깨달았다.

사람들은보다많은전자메시지를원하는게아니라현실에서일어나는상호작용-접촉을원하고있다.‘

트위터의쏠림안에는‘진정한접촉’이불가능하다는얘기다.

쏠림에쓸려내려가면파국을만나는게그때문이다.

그런데도지금우리사회는그파국을향해요란하게흘러가고있다.

깊은성찰이필요한대목이기도하다.

문화.

문화-文化란무엇인가.

인간의공동사회가이룩해서그구성원들이함께누리는가치있는삶의양식과표현의체계라고정의할수있다.

더풀어얘기하면,

우리사회가함께쓰고있는언어와문자,

여러가지장르로갈려있는예술의다양한영역들,

서로다른내용과형식을가지고있는종교들,

학문을통해학습되는지식의세계,

인륜(人倫)에기초하는도덕심,

오랜세월을통해누적된풍습들,

효율적인사회운용을위한여러제도들,

이렇게다양하게갈라지는내용들의핵심적인자리에는‘가치있는삶’이있다.

가슴아픈현실은,

지금우리사회는‘시청율’이문화의중심에있다.

시청율은광고와직결돼있으며그뒤에는수단방법을안가리는,돈밖에모르는무서운상업주의가도사리고있다.

‘영상’이주도하는시대에‘읽기’가죽어가고있으며사물을‘일별’하는중독성습관은인간성의황폐로이어지게된다.

SNS를통한,얄팍하고사악한괴담의산실이바로그런중독증환자들이다.

가치가상실되고있는것이다.

상업주의-기업에도덕성과양심을요구하는것은전적으로무지의소치다.

우리시대의가장큰문화적숙제는‘막장’으로달리고있는‘영상’을극복하는일이다.

문화의위기를체감하지못하면할수없는일이기도하다.

상업주의를극복하지못하면‘가치있는삶’은지켜지지않는다.

그래서법정은‘광고에저항하라’고말씀했다.

교육.

지난11월8일,

대구의한중학교에서는51세의교감이자기학교학생에게맞아병원에서치료받는일이일어났다.

사건의발단은그학생이가지고있던담배와라이터를압수하는과정에서일어났으며,

그학생은욕설과함께교감의얼굴과머리를때렸고발로배를걷어차기까지했다.

교감을향해복도난간의화분을던지기도했다.

그리고12월4일,

전남목포경찰서는술주정이심한할아버지를폭행,사망케한혐의로17세의손자를체포,

구속영장을신청했다.

주사가심한할아버지가할머니에게욕을하며싸우는것을말리다주먹으로때리고발로차서

할아버지를죽인것이다.

두사건의공통점은‘인간의기본이무너진점’이다.

그상징성은지금우리의‘교육’이사람을사람으로기르는일에실패했음을보여주고있다.

대학진학율과사교육비지출에서세계1위의나라가맞이한현실적비극인것이다.

인간의기본은‘인륜-人倫’이다.

인륜은‘인간관계의기본적질서’다.

이게무너지면짐승과하나도다를게없는사회가된다.

우리들은무엇을위한교육열에매달리고있는가.

학생에게매맞고,손자에게맞아죽는할아버지가정말남의일이기만할까.

모든것을내려놓고깊이성찰해야할심각한문제다.

우리의앞날이걱정되기때문이다.

종교.

‘삼중큰스님의복받는강연회’라는5단짜리광고가자주신문에실린다.

자식의장래,사업,금전,부동산등무언가간절히원하고답답해하는분들게뜻깊은인연의강연회.

강연회에오시는모든분들게전국명산에서수행정진한스님들께서영험한법력으로부동산사업,취업,혼사,매매등다가올종합운세를무료로풀어드립니다.‘

불교가아니라무당,점쟁이수준이다.

불교의타락인가,아니면사이비들인가.

‘천주교주교회의정의평화위원회’는,

지난15일,2012년총선과대선국면에서후보자들의국가와국민을위한참된일꾼인가를선별할기준을마련하고후보자들에게정책질문을하고대답을받기로했다‘고했다.

이위원회는4대강사업,제주해군기지건설,한.미FTA체결,원전건설을반대해온단체이며일부신부는제주기지건설반대에앞장서서공사장에드러눕고,굴삭기에올라가매달렸고,경찰관을때리기까지했다.

이런종교의행태는종교가정치를‘계도’하는정상적인기능으로볼수가없다.

오히려종교의폭력화인것이다.

개신교의부패와타락은긴설명이필요없는수준임은우리모두가다알고있다.

종교가타락하고부패하면그냄새는더고약하다.

정말우리모두는무서운세상에살고있다.

종교가마지막보루였었기때문이다.

그게무너지고있다.

결산.

다사다난했던한해를보내면서우리스스로에게다짐해야할중차대한문제는,

우리의정체성(正體性)에대한확인이다.

대한민국은1948년8월15일에건국되면서

자유민주주의와자본주의시장경제를채택,무역고1조달러,세계9위의나라를이룩했다.

반면사회주의이념을채택한북한은사악한독재자와식량문제를스스로해결못하는세계최빈국으로전락하고말았다.

승부가확실하게끝난마당에‘좌파이념’이기생,우리사회를혼란스럽게하고있는것은‘대응과처벌’이약했기때문이다.

그책임을이명박정권이져야한다.

500만표차이라는압도적지지를받은정권의나약한모습은그자체가지지자들에대한배신이다.

가장적극적인영상매체를피해라디오뒤에숨어연설하는모습이딱할뿐이다.

12월17일,사악한독재자김정일이죽었다.

한반도는다시한번여러가지예측할수없는변수들앞에노출됐다.

지금과같은혼란과갈등하는국가로는적절히대응하기가어렵다.

우리스스로가힘들여이룩해낸‘가치있는삶’을지키기위해새로운각오를해야할시기가지금이다.

진정한의미에서의‘민주시민’이출현할때가된것이다.

2012년의어두운전망때문에더그렇다.

결산을할수있어야예산도세울수있다.-yoro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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