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납세자다.
옛글에이런문장이있다.

‘토색질이자심하니탐관오리의가렴주구때문에백성들이도탄에빠졌다.’

이제이놀라운문장을풀이해보자.

토색질의토색(討索)은,금품등을억지로내놓으라고다그치는것이며,

자심(滋甚)은,그정도가점점더심해지는것이다.

탐관오리(貪官汚吏)는,욕심이크고그행실이청렴하지못한관리(공무원)를뜻하며,

가렴주구(苛斂誅求)는,세금을가혹하게거두어들이고무리하게재물을뺐는것이다.

도탄(塗炭)은,백성들의생활이몹시쪼들리고비참하고고통스러운상태라는뜻이다.

쉽게풀어써보면,

‘금품등을억지로내놓으라는요구를점점심하게하는부패하고탐욕스러운관리들이

가혹하고무리하게세금을거두어가니백성들의생활은더쪼들리고고통스럽게됐다.‘

그래서세금을혈세(血稅)라고하는데,

이는국민이희생과고통을무릅쓰고낸소중한세금-돈이라는뜻이다.

이제2000여년전의세금얘기를들어보자.

신약성서에서누가는그복음서19장에세금과세리(稅吏-세무공무원)에대해대단히

흥미로운정보를기록하고있다.

그때로마의식민지였던팔레스타인도다른지역과마찬가지로세금을‘낙찰제’로징수

하는도급제였다.

말하자면세금징수업자가최고가의금액으로낙찰받으면그지역에서의징세권을가지고

‘세리’를고용,세금을쥐어짜냈던것이다.

자기집을방문한예수앞에서,

감격에겨웠던세리삭개오는이렇게말한다.

‘주여보시옵소서.

내소유의절반을가난한사람들에게나누어주고,토색한것이있으면네배로갚겠습니다.‘

그축적한재산의대부분이토색질한부정축재라는얘기다.

특히‘네배’라는표현은정해진세금보다그만큼더거두었다는방증도된다.

그때나지금이나그래서세금은틀림없이혈세인것이다.

서양에이런속담까지있다.

‘세금은지옥까지도따라온다.’

세금은그렇게지겹고무섭다는뜻일것이다.

정말이지부과된세금을피할사람은아무도없다.

그렇다면세금(稅金)이란무엇인가.

세금은소득이나소비,보유,취득등에대해국가나지방자치단체에내도록법에따라매기는일정액수의돈이라고할수있다.

조금다르게표현하자면,

‘국가나자치단체가그운영경비를충당할재력-돈을얻기위해반대급부없이일반국민으로

부터강제적으로징수하는금전,또는재물‘이라고할수있다.

여기서‘강제적’이라는표현은,

세금을지않을경우,즉체납이발생했을때일차적으로납부독촉이있으며이어‘압류’가

따르고공매처분이강제적으로집행되어행정상청산처리되기때문이다.

그렇다면우리는얼마나많은세금을내고있는가.

수입에서세금이차지하는비율을‘담세율’이라고한다.

우리나라의경우평균담세율은20%선,

세계적인기준에서볼때높은편은아니지만해마다이담세율이올라가고있는형편이다.

덴마크의담세율은48.9%로세계최고이며,

‘요람에서무덤까지’의복지국가답게세금도많은것이다.

그러나근자스칸디나비아의복지국가들이재정적자의증가를감당할수없어복지의양과

질을크게축소하고있는것은우리의반면교사가될수있다.

한편,‘그리스의파산’은전세계를향한강력한경고등이라고할수있다.

나는매주말이면,

우리두식구가일주일간소비할식료품을구입하러간다.

지난주말내가구입한식료품은모두81.000원어치.

부가세는4.900원이었다.

물론면세품은제외된나머지품목에대한10%의무거운세금인것이다.

그게누구든아침에집을나서저녁에돌아올때까지하루종일움직일때마다각종세금을

내야한다.

유리지갑이라불리는‘갑종근로소득세’가가장대표적이다.

정부가세금을원천징수하는근로소득,직장에서받는봉급,보수,수당,상여,연금,

퇴직금등이그것인바,

직장에서이를공제,정부(세무서)에납부하는세금이다.

집과같은부동산을소유하고있으면재산세를내야하고,

부동산,차량,선박등의매매과정에과세하는지방세가취득세이며,

행정기관의허가를받아야하는운전,정비,정비업등에부과하는면허세,

어떤지방에살면서독립된생계를영위하는개인,또는사무소등법인에부과하는

주민세등,세금의종류도엄청나게많다.

2012년도의국가총예산은325조원,

천문학적숫자의어마어마한돈이‘세금’이라는사실을명심할필요가있다.

우리모두가그돈을납부하는납세자들이기때문이다.

명목상모든국민은병역과납세의의무를다해야한다.

그러나납세를기준할때얘기는많이달라진다.

우리나라의현행소득법은,

개인의1년간의소득액을표준으로부과하는국세(國稅)를규정하고있으며,

그소득이적을경우이를면제해주고있다.

2010년기준,

과세대상인전체근로자는1.517만여명이나이중면세점이하의수입때문에세금을

내지않는사람이593만여명에달했다.

월급쟁이의39%가세금(원천징수)을한푼도내지않고있는것이다.

뿐만아니라자영업자의41%,247만여명도세금을전혀내지않고있다.

말하자면월간소득이있는자와자기사업을하고있는자영업자를합해소득이있는

국민의41%가세금을한푼도안내고있는것이다.

2010년도국세총수입이177조7천여억원이지만각종비과세,공제혜택으로빠져나간돈이

30조원에달했다.

2012년2월기준,

월급여가77만원이하인경우와,6개월간의공급대가(수입)가1.200만원이하인경우의

자영업자들은세금을한푼도내지않고있다.

OECD기준국가GDP에서소득세규모가9%인데반해우리는4%수준이며소득이있는

사람의41%가세금을내지않는데반해선진국은80%가세금을내고있다.

세금금액에는큰차이가있지만가급적모든국민이세금을내게하는정책인것이다.

세무서의역할중세금을징수하는것과,

세원발굴과포착도아주중요한업무다.

지금국세청이추정하고있는우리나라의‘지하경제규모’는270조원을상회하고있다.

지하경제는,

사채놀이,마약거래,도박,매춘등불법적인경제활동및합법적이지만정부의공식집계,

통계에는나타나지않는각종경제활동의총칭이다.

자영업자,전문직종사자,대부업,숙박업,각종술집들,스포츠센터등은합법적인업종이지만

이들의소득신고는전체소득에대해절반에도미치지못한다.

그만큼과표가줄고세금도적어지는것이다.

우리나라의지하경제에막대한종교자금이흘러들어와있는것은공공연한비밀이다.

이는종교의부패를가늠해볼수있는지표가되기도한다.

면세점이하의41%나,지하경제의규모를생각할때전체국민의절반정도가세금한푼

안내고사는셈이다.

이런불균형도있다는사실이놀라울뿐이다.

더놀라운것은역대어느정권도이를개선하지못했다는점이다.

우리속담에‘돈이가는곳에마음도간다’는게있다.

정말정곡을찌르는얘기다.

아무리‘납세자의식’이약하다해도내돈이나가는이상마음도따라가는게인지상정이다.

연말이면멀쩡한보도블록을걷어내고다시새것으로까는것을보면,

‘세금걷어저렇게쓰는구나’하는분노를안가질수없다.

그러나,

세금한푼안내고사는사람들은그런마음이전혀없다.

세금을내고있는사람과세금한푼도안내고사는사람이가지는‘공동체의식’도같을수가

없다.

한예로,우리나라의법치(法治)가수준이하인것은납세자분포와도깊은관계가있을수

있다.

선진국들이소득이있는사람에대해80%까지세금을매기는것은작은금액이라도세금을

내야소속감과공동체의식을가질수있다는현실을이해하고있기때문이다.

수입이적다고세금을면제할것이아니라작은액수라도세금을내게하는게‘주인의식’을

가지게하는올바른길이다.

근자세금부과의계단별구조를바꿔야한다는목소리가나오는것도그때문이다.

지금혈세를납부하고있는우리들앞에는,

새로운문제가생겨나고있다.

‘포퓰리즘-인기영합주의’가그것이다.

부패하고무능한정치권이오직집권을위한‘표’를의식,온갖복지정책을쏟아내는게

요지음이다.

복지메뉴를들여다보면없는게없다.

그래로라면선거가끝난후대한민국은세계최고의‘천국’이될수밖에없을정도다.

그런데,거기에쓸돈은어디에서나오는것일까.

그복지정책들을시행하기위해서는국가예산과맞먹는규모의자금이있어야한다.

‘정치판’이그돈을내놓을리가없다.

결국그모든공약들은‘세금’으로귀결될수밖에달리방법이없다.

지금은복지메뉴만발표할뿐거기에필요한엄청난세금을걷겠다는얘기는안하고있다.

작전상불리하기때문이다.

그러나유권자를속여집권하고나면최소한의공약들을실천하기위해서도증세는불가피

해진다.

그때우리들이받아든고지서는대항할길이없다.

버스는벌써지나갔기때문이다.

그리고체납하면경고,차압,경매가있을것이며식솔들은하루아침에길바닥에나앉을

수도있다.

최악의경우가아니라해도세금부담은고스란히힘없는백성의몫이다.

가렴주구가옛날에만있었겠는가.

지금도납세자대부분은팍팍한살림에어렵게살고있다.

서양격언에,

‘돈을내는사람이메뉴를결정한다’는게있다.

선택권이물주(物主)에게있다는뜻이다.

지금납세자인우리들에게가장크게요청되는게국가에대한‘주인의식’이다.

우리들이올바른주인의식을가지고있어야나라가제대로나아갈수있다.

한줌도안되는수준미달의정치꾼들에게휘둘리면안된다.

그들에게는인간적인품위와상식적인수준도,

투철한국가관도,

자기이념에분명한철학도,

기본적인양심도,

정치를운용하는전문성도,

내일바라보는비젼도,

필수불가결한안보관도,

부정과부패에맞서는용기도,

국민들을위해일하겠다는사명감도없는정치모리배들일뿐이다.

여기에는여,야가따로없다.

더심한것은민주주의와의회정치에대한기본개념이없다는점이다.

의사당안에서의온갖폭력이그반증이다.

그들에게는오직‘권력’에대한이기적인집착만있을뿐이다.

따라서수단방법을가리지않는다.

지금의그들이시정잡배와다른게무엇인가.

결론은두가지로족하다.

이제는단연코정치모리배들을몰아내고새사람들을뽑아보내야하며,

복지를더많이쏟아내고있는쪽을피해야된다.

이는세금이라는이해관계가걸려있는문제이기때문이다.

지혜로운납세자라면이방법을택할수밖에없다.

그래서선거의계절은,

국민-납세자가진정한나라의주인임을보여줄수있는절호의기회이기도하다.

폭력이만들어낼수있는것은아무것도없다.-미국격언.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