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테네에들어서면가장먼저느껴지는분위기가
침침하고어둡다는것이다.
값진골동품이오래동안먼지가쌓여본래의모습을잃은채처연한모습을하고있는,
그렇게가라앉은도시가아테네다.
사성급호텔의남루는지금이나라가얼마나쪼들리고있는가를그대로보여줬다.
제때에손봐주지못한,그래서모든게낡아버린시설들은‘국가적가난’이얼마나
무서운것인지를깨닫게했다.
사회주의종주국소련의모스크바가붕괴직전에이런모습을하고있었다.
등이굽은,사제복을입은정교회의늙은성직자가음식이들어있는비닐봉지를들고
걸어가는모습은상당기간그리스가다시일어서기어렵겠다는생각을가지게했다.
한때그리스는지중해세계의주인이었으며,
그언어는최초의세계공용어였다.
신약성서가그리스어로기록되었고구약성서도알렉산드리아에서그리스어로번역
되었다.
알렉산더대왕은아리스토텔레스의가르침을받으며자랐고,그의헬레니즘은오히려
문화적으로정복자로마를정령했다.
안드레아스파판드레우는,
미국하바드대의경제학교수출신이며이늙은사회주의자는1981년부터두차례
11년동안그리스의총리로재직했다.
그는사회주의자답게집권초기부터‘재분배’를정책의우선순위에뒀다.
의로보험혜택을모든계층으로확대하고,
노동자들의최저임금,평균임금을대폭올렸으며,
연금지급액도상향조정했다.
기업들이경영실적이나빠도직원들을해고하기어렵게만들었다.
늙은사회주의자의복지정책덕분에
국민들의실질소득이늘어났고,
빈부격차도상당수준으로줄어들었다.
뿐만아니라그리스국민들은60세이전에은퇴,퇴직전임금의80%를연금으로
받으며주변선진국국민들이부러워하는안락한노후를보냈다.
이런안드레아스의시대는그후그리스의앞날을결정적으로바꿔놓고말았다.
이미국민들은과복지에깊이맛들여있었고,이런국민들로부터표를얻기위해
사악한정치인들은더많은빚을얻어복지를확대해나갈수밖에없었다.
악순환이시작되었던것이다.
늙은사회주의자안드레아스가집권하기전연평균4.7%의건실한경제성장율을
가지고있던그리스는그가집권하고재분배를시작한후1.5%로뚝떨어졌다.
국내총생산대비국가부채비율은20%에서80%로치솟았다.
빚쟁이나라가된것이다.
2009년유럽연합은빚더미위의그리스에대해여러차례국가재정의파탄위험을
경고했다.
꿔다쓴돈의만기가코앞에다가왔는데그걸갚을돈이없는것이다.
안드레아스의아들파판드레우가총리로취임한게바로그때다.
사태의심각성을알고있던파판드레우는
공무원임금과각종복지수당을줄이고
연금지급연령을늦추었으며
공기업들을민영화하는구조조정과
복지개혁을시작했다.
늙은사회주의자인아버지의유산을부정하고폐기처분하는작업을시작할수밖에
없었던것이다.
한해동안전노동계가7차례의전면파업을벌렸고공무원들까지거리에나서서
파판드레우의긴축정책을반대했다.
한번맛을들인기득권을놓지않겠다는것이었다.
국가라는배가빚더미에눌려가라앉고있는데도모두가제몫을챙기려고널조각을
뜯어내고있는것이다.
7월2일EU통계청이발표한내용을보면,
27개회원국의25세미만청년실업율은
그리스가52.1%로스페인과함께가장높았다.
그다음이신용등급이계속하락하고있는경제불안국가포르투갈과이탈리아로36%.
영국과프랑스는22%.
그런데같은회권국인독일은7.9%,
회원국평균실업율인14.1%보다도낮았다.
25세미만의그리스청년100명중52명이실업자인반면,
독일은8명이채안된다는얘기다.
그리스문제에대한독일의역할이계속강조되는소이가여기에있다.
EU안에서발생하는국가들간의불균형문제는당사국들이유로화라는공용통화-
돈을쓰고있기때문에환율조정이원천적으로불가능하기때문이다.
경제통합문제가제기되는게그때문이다.
결국문제를풀기위해서는내수조정에만의존해야되기때문에불균형해소가그만큼
어려운것이다.
더힘든것은이러한내수조정도그리스와같은경상수지적자국의긴축에의존해서
이루어져야한다는점이다.
긴축은성장둔화로이어져재정부실을오히려심화,부채의덫에빠질수도있기때문이다.
지금그리스의형편이꼭그렇다.
그리스와같은당사국은물론,
모든EU회원국들,그리고세계가독일을쳐다보는것은
유럽의역내불균형문제해결의열쇠를독일이쥐고있기때문이다.
지금국내총생산대비소비비중이57%인독일은G7중그수준이가장낮기때문에
내수조정의여지가크다고할수있다.
독일의역할이기대되는이유가그것이다.
그런데정작독일은회원국들의긴축을통한해결원칙을일관되게주장하고있다.
역사적으로인풀레이션에대한트라우마가유독강한게독일이기때문이다.
그렇다면독일은끝까지그리스문제에대해외면할수있을까.
해답은비용의문제에서찾을수있다.
그리스의디폴트와EU의유로존이붕괴되었을때그혼란과엄청난비용보다는
그리스를지원하는비용이훨씬적기때문에독일의개입은불가피하다.
그리스도살고,유로존도살고,EU가사는길이거기에있기때문이다.
구체적인방법은독일이정할수있지만EU와유로존은살아남는것이다.
한편포루투갈,스페인,이탈리아의문제가불거지기시작하면국면은전혀달라지게
된다.
훨씬심각해지는것이다.
그렇다면유럽전체가심각한경제위기를격고있는와중에서
유독독일만이탄탄한경제기반을구축하고있는이유는무엇인가.
이제막20-50클럽에가입한우리로서는독일의사례에대해연구하고배워야한다.
우리의갈길이그리스의뒤가아니라독일의뒤를따르는것이어야하기때문이다.
2005년,
한때12.5%까치솟았던평균실업율은지금5.7%로통일후가장안정적이다.
25세이하청년실업율도8.9%로EU회원국중가장낮다.
2011년수출액은1조4.756억달러로사상최대이며,
경상수지흑자도세계1위다.
독일은2004년부터8년연속매년1000억달러가넘는경상수지흑자를내는
유일한선진국이며,
최근10년간G7국가중1인당GDP상승율이가장높은나라다.
국채의경우그금리가미국보다낮아전세계국채중그선호도가가장높은안전
자산으로평가받고있다.
그래서독일은유럽의우등생인것이다.
이점은그누구도부인할수없는현실이다.
통일이후여러가지어려움을극복하고
다시경제에서의성공을거두고있는이유는여러가지있겠지만그것을들압축하면
구체적인요인들이우리눈에들어온다.
우선돋보이는부분은,
1인당국민소득3만달러가넘는선진국이면서도중국,인도,브라질과같은저임금
신흥국들의도전에적절하게대응하는독자적인경쟁력을가지고있다는점이다.
신흥국들의경제성장이탄력을받는만큼수출입무역,경상수지의흑자증가,실업율이
낮아지는산업-고용구조가정착돼있고,
사회전반의낮은부패와정치적안정이그것이다.
말하자면기초가단단한것이다.
독일정부의재정적자는GDP대비1.1%로선진국중가장양호하며,
GDP대비정부부채비율은81.5%로선진국평균보다20%포인트이상낮다.
다음이가족형중소기업들과고급자동차,화학,정밀기계같은제조업에서
세계시장점유율1위품목이852개나된다.
가계의순저축율은11.3%로선진국중가장높으며
신용카드사용율은6.8%로세계최저수준이다.
무서운짠돌이들이라는얘기다.
독일성장의핵심동력은수출이다.
독일의강점은크기보다는내용에있다.
경쟁자가많은소비재가아니라아무나모방할수없는기술,즉‘생산재’를파는
것이다.
생산재수출형의경제구도는중국을포함한신흥국들과경쟁이아닌협력구도를
만든다.
즉중국등신흥국들이자기들의수출물량을늘리거나고품질의제품을만들려면
독일의‘정밀생산기계’가있어야하기때문이다.
독일기업들이세계적으로수준높은고부가가치의높은기술을보유하게된것은,
유한기업제도때문이다.
소수의창업자나임원들이적은자본으로세울수있는유한기업은단기순익을압박
하는주주들이강력한권한을행사하는주식회사와달리단기실적에구애받지않고
장기적으로연구개발에집중할수있다.
전체기업중99.6%(367만개)를차지하는중소기업도독일경제의강력한견인차다.
이중그제품으로세계시장점유율1-3위안에들어가는챔피언급이1.350여개다.
이중소기업들은총매출의5%를연구개발-R&D에투자한다.
이는미국기업의평균에비해20배에가까운수준이다.
지금의독일총리인앙겔라메르켈이속한기독,기사연합(CDU)이슈뢰더정권에이어
집권한것이2005년,
그리스의전철을밟아가던독일경제에대해슈뢰더총리는그위험을직감,복지와
노동시장에대해일대혁신작업을시작했다.
국민개개인이누리던상당한기득권을회수한것이다.
슈뢰더는기본임금을낮추고,연금등복지혜택을과감히줄였으며공공부문지출을
축소했다.
시위대가총리의공관앞에까지몰려와위협했지만슈뢰더는굴복하지않았다.
독일이사는길이무엇인지알고있었기때문이었다.
놀라운것은당시야당당수였던메르켈이집권당의슈뢰더편에선것이다.
메르켈은집권후에도슈뢰더의긴축정책을이어갔다.
그게옳은길이었기때문이다.
오늘의독일이있게된정치적배경에는독일의사는길을선택한용기있고위대한
지도자들이있었기때문이다.
정치적안정없이경제성장은불가능하다.
가장부러운부분이기도하다.
세계적인금융그룹알리안츠의수석이코노미스트인
미하엘하이제박사는,
‘강력한제조업에비해새성장산업이부진하고IT부문이취약한것이독일의
아킬레스건‘이라고진단한다.
독일이라고왜약점없겠는가.
그러나,
직업준비학교로서의중학교교과과정,
직업학교로서의고등학교,
마이스터-대학을통해체계적으로기술교육을받고,
회사와의계약을통해실습(회사)과이론(학교)의이중교육을받게되는교육제도는
청년실업율을획기적으로낮추고기업은안정적으로즉시현장에투입할수있는
숙련공들을확보할수있는효율적인시스템을가지고있는게독일이다.
바로이들이독일병정의‘전차군단’이다.
국민일반의성실한생활태도,
평준화된전문적인근로정신,
높은저축율과근검절약하는소비생활,
체계적인기술교육,정치적안정은우리가힘써배워야할독일병정의나라가가지고있는
장점들이다.
이제막20-50클럽에가입한우리로서는독일이가지고있는기초실력과저력에대해
공부하고배워야한다.
대한민국이한국가가올라설수있는정상에서있기때문이다.
보편적인현상에는반드시보편적인원인이있다.-yoro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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