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호 의 표류.
나는거의반평생동안바다낚시를했다.

동해에서의호쾌한던질낚시,

남해에서의섬세한찌낚시,특히밤찌낚시,

그리고서해에서의배낚시가대표적인바다낚시방법이다.

그러나대상어종에따라서는어느곳에서든배낚시를하는경우도많았다.

그만큼오래동안여러가지배를타본경험이있다.

개인적으로친한선장들은낚시터를옮기기위해항해할때,

일손이바쁘면내게조타를맡기곤했었다.

아마추어였지만그런경험을통해배에대해많은것을알게됐고바다가얼마나

무서운곳인지도깨닫게됐다.

겉으로잔잔해보이는바다라해도물밑은전혀예상할수없는위험으로가득차

있다.

그만큼배는안전하지못하며언제나최선을다해항해해야하는예민한대상이기도

하다.

배를여성(she)으로부르는것도그때문이다.

개인적인경험을기준할때,

항해에서가장위험한게좌초하는것이며

좌초(坐礁)는배가암초에얹히는것이다.

철선이라해도그하중때문에바닥이찢어지고목선인경우동강이난다.

미숙한선장은,

썰물때를잘읽지못해배앞부분이갯벌에박혀빠져나오지못하는경우도있다.

이럴때는다시밀물이들어와배가뜰때까지12시간을갇혀있어야한다.

그러나정말무서운것은표류(漂流)다.

엔진이고장나거나조난을당해배가방향을잃고떠다니는것인데결국은

무엇인가에부딪히기때문에난파할수있다.

나는울산앞바다에서배의엔진이꺼져밤바다에서여러시간동안대마도쪽으로

표류한적이있다.

지금도그때의공포는생생하게기억하고있다.

물을따라흐르다암초에부딪히면그것으로끝이다.

배의종류와크기에관계없이표류는가장위험한상태임은더말할것도없다.

이제8월15일이면광복67주년이된다.

대한민국도사람의나이로치면장년을지나성숙한노년기로접어들었다고

할수있다.

지금의청,장년세대는우리의‘어제’를모른다.

오늘에대해어제는일제말기와광복,그리고건국의혼란스러운시대에해당

된다.

‘어제를알면오늘이보이고오늘을알면내일이보인다.’는격언이있다.

그래서어제를알고있는,나같은구세대에겐흐릿하기는해도내일이보인다.

어제와오늘을함께체험했기때문에가지게되는프리미엄이기도하다.

오늘날우리사회의주역인청,장년들은어제를모르기때문에‘오늘’을정확하게

진단할수없다.

비교할대상을알지못하기때문이다.

지금우리사회공동체가안고있는문제들은생각보다는훨씬심각한것들이다.

그문제들이개선되지못하면우리의‘내일’은달라질수있다.

개인소득이2만불에서3만불로늘어나도‘삶의질’이나빠진다면발전의의미가

없어지는것이다.

인간은빵만으로사는존재가아니기때문이다.

세계최초의공용어는그리스어였고,

다음이라틴어였다.

그리스어는철학적인언어였고,라틴어는법율적인언어다.

지금의공용어인영어는현대어답게정치,경제,문화의언어다.

그리스어에는아노미아-anomia라는단어가있다.

첫번째의미가불법-不法이다.

법에어긋난상태라는의미다.

두번째가무법-無法,

법이나제도가확립되어있지않고질서가문란,법이없는것과같은상태다.

세번째가악-惡,

바르지못하고,양심을따르지않고도덕율을어기는것이다.

네번째가무익-無益,

이로울것이없는,헛된것이라는뜻이다.

한편,아노미아라는그리스어에서파생된현대의영어가아노미-anomie다.

사회가해체되는과정에서생기는

개인들의무규제상태를이르는말로서,

욕구대로의비행,범죄들이그것이며

심리적으로는불안,자기상실감,무력감,부적응이며

사회생활의기반을상실한개인의붕괴,

사회적무질서,도덕적퇴폐가그것인데이모든현상을묶어‘혼돈상태’라고부른다.

갈피를잡을수없는혼란스러움이란뜻이다.

자식이그부모를구타하고죽이기까지하는일이예사다.

학생이교사들을폭행하는일도다반사가되었다.

남,여학생이나나이에구별이없다.

교실이붕괴되고,교육이붕괴된지도오래다.

세계10위권의경제대국이되었는데도자살율은OECD국가중최고다.

우울증이국민병이되고성범죄는하늘높은줄모르고치솟고있다.

그런데도여자들의하의는실종상태다.

권부인청와대로부터국회는물론말단행정기관,공기업까지부패와비리는

없는곳이없다.

급기야는종북세력이국회에입성했고,

정치권은내일의비젼-정책이아니라상대를흠집내고그반사이익만챙기는

사악한집단이된지오래다.

돈을벌기위해서는수단방법을안가린다.

불량식품이그런것이며이는분명한간접살인이다.

이런사례들은그끝이보이지않는다.

지금67세의한국은분명아미노현상에깊이빠져있다.

달리는설명할방법이없을정도다.

모든아노미현상에는반드시원인이있다.

그것은어느날하늘에서떨어진불벼락이아니라상당기간어떤이유에의해

자라난사회악이다.

가장먼저거론해야할것이경제의압축성장이다.

필수과정들을건너뛴성장은그과정들이생략된것이아니기때문에반드시나중에

값을치러야한다.

속도에실려앞으로나갔지만다시되돌아와빈칸을메우는일은짜증나고고통

스러운일이다.

이와중에등장한게민주화시대의문민정부,

독재와권위주의가와해되고민주주의가실현되는과정은하나의충격이었다.

그러나그소중한과정을겪으면서나타난것은

성숙한민주시민,시민의식이아니었으며책임을느끼는자유도,이웃을배려하는

성숙함도아니었다.

방종과질서의파괴,

진실을짓밟는거짓과불법,탈법들,

빈부격차와그양극화를자극하는세력의등장,

공권력을공격하는반국가세력들,

표만얻을수있다면붉은세력과도야합하는부패한정치세력의등장으로나타났다.

혼돈과혼란의시대가된것이다.

모든사회공동체는오래된규범과함께문화적인가치체계를가지고있다.

시대에따라형식은변할수있어도본질은달라질수없는유산이기도하다.

모든인간사회에는‘질서’가있다.

질서의참뜻은,

사회나집단에속한사람들이자기의일상속에서저마다정해진차례나규칙등을

잘지키는상태가질서이며,

사회나집단의조화롭고평온한상태를유지하기위해정해놓은차례,규칙,규범

자체이기도하다.

그래서‘법질서’라는말이있는것이다.

얼마전담배피우는애들을나무라다집단폭행을당해죽은사람이있다.

이일은절대로특별한게아니고자주있는일중하나일뿐이며대단히상징적이다.

‘질서’가깨진것이다.

비슷한사건들은일일이열거할수도없다.

질서가깨지면‘약육강식’의사회가된다.

그게‘동물의세계’다.

아노미현상은이미우리사회깊숙이자리잡고있다.

그래서모두가눈을내리깔고사는비겁한사회가됐다.

그렇다면우리사회의아노미현상은언제끝날것인가.

정말끝날수는있는것인가.

지금으로서는아무도장담할수가없다.

안팎으로상황이더나빠지고있기때문이다.

복지로거덜난유럽의경제는더이상중국의고객이아니다.

저가제품의세계공장인중국도그여파는피할수없고,중간재수출로재미보던

우리에게도직격탄이다.

가계부채,부동산시장의정체,높아지는실업율,물가의상승은그러지않아도

사나워진사람들의마음을더피폐하게만들것이다.

보통사람들은제잘못으로일이틀어져도그책임을국가나사회에전가하는

나쁜습성이있다.대부분의진보좌파가그러하다.

그잘못된반감이이데올로기의유혹을받을때우리사회는정말위험해진다.

이미그런조짐이나타난지는오래다.

경제적으로20-50클럽에가입했어도그정체성-이념이흔들리면아무소용이

없다.

발판이흔들리고있기때문이다.

예로부터국가는배로비유된다.

지금의‘한국호’는표류중이다.

어디로가야하는지,무엇부터해야하는지를알지못하는무능한선장이브릿지에

있기때문이다.

이작은나라가올림픽에서금메달13개로종합5위를했다.

사실세계가놀라고있는일이다.

반도의절반에서,세계10위권의경제대국이된것도결국우리민족이상대적으로

우수하기때문이다.

흩어져있는국민의기량과힘,능력을한곳으로응집하는게국가리더십이다.

거기에서경쟁적인국력이나온다.

대표적인사례가박정희다.

누가뭐래도아직은그이상의리더십이없다.

지금의아노미현상을극복할수있는열쇠는국가리더십뿐이다.

우리가땀흘려이룩한성과들을보면충분히희망을가질수있다.

그러나아노미를극복할수있는리더십의부재를생각하면절망할수밖에없다.

어제와오늘을알고있는사람의눈엔,

그래서불안한내일이보인다.

표류가계속되면다음에일어날일은정해져있기때문이다.

그게얼마나정말적이고무서운일인지알았을땐,이미늦은것이다.

모두가함께,진지하게이문제를생각해야하는이유가그것이다.

인간의사회공동체는,

그게어디든값과가치의체계를가지고있다.

두가지는수레의두바퀴와같은것이다.

값만남고가치체계가상실되고있는게아노미사회다.

더두려운것은가치체계의상당부분은한번상실되면그복원이아주어렵다는

점이다.특히윤리와도덕체계가그렇다.

지금우리사회의진정한문제가그것이다.

오늘은어제의결과이며내일은오늘의결과다.

우리가살고있는오늘이그래서중요해진다.

사회공동체와국가는우리모두의것이다.

그래서책임도함께져야한다.

희망도절망도우리하기나름이다.

광복이후단두세대사이에선진국대열에선것은우리에게그만한역량이있다는

증거가아닌가.

그래서희망은우리편이다.

그믿음이있기때문에절망도극복할수있다.

8.15광복67주년,

모두가내일의희망을위해그생각을새롭게할때이다.

문제만제대로파악해도절반은해결한셈이다.-케더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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