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소묘.
1.石頭-석두.

오후시간,

걷기운동을마치고돌아오는데늘다니는길한쪽에못보던1톤트럭이서있있다.

가까이가서보니참외장사의트럭이었다.

차도새차고,과일을담는그릇도새것이고

참외파는사람을보니엊그제퇴직하고참외를새트럭에싣고나선신참이었다.

조금이라도팔아줄양으로물건을살펴보니큰그릇과작은그릇에각기크고작은

참외를6개씩담았고,

큰그릇은1만원,작은그릇은5천원이었다.

나도아내도참외를별로좋아하지않기때문에그릇채사가봐야절반은먹지도않고

버리게될게뻔해낱개로사기로했다.

그런데낱개로3개만사겠다고하니단호하게안된다는것이다.

그릇에담겨있는대로큰것은만원,작은것은오천원에사가라는것이다.

처음에는내가뭔가잘못들은줄알았다.

그릇에담겨있는대로만팔고낱개로는팔지않겠다는장사꾼이세상에어디있는가.

나는그를설득했다.

그릇에담아팔든,낱개로팔든당신은제값을받고팔면되는것이아닌가.

결국작은것3개를3천원에사가지고왔다.

6개에오천원받는것보다낱개로3개에삼천원받는게더이익이라는설명을길게

해줬고,그제야알아들었다.

석두는,돌대가리라고도부르는데어리석은사람을얕잡아이르는말이다.

그우둔한머리때문에새대가리라고도부른다.

앞으로그우둔한석두는참외장사를계속할수있을까.

아마도불가능할것이다.

그는한세상살면서가족,이웃,동료들에게얼마나많은피해를입혔을까.

그부인은속이뒤집혀서벌써세상을떠났을지도모른다.

세상에는생각보다석두들이많다.

그래서우리모두는그들에게걸려넘어진경험이있다.

지금도마찬가지다.

그리고이세상에서제일무서운게정치적으로우둔한,정치석두들이다.

2.營利病院-영리병원.

왕릉(王蓉)은중국의젊은여자가수다.

2009년,그녀는베이징의서우드공항을통해한국에왔다.

물론출발때는아무문제도없었다.

여권도합법적으로발급된것이었고여권의소지자도틀림없는본인이었다.

그런데그왕릉이그해연말중국으로돌아갔을때,

베이징의서우두공항에서경찰에체포됐다.

오랜정밀조사끝에밝혀진사실은,

여권도진짜였고,여권의소지자도왕릉임에틀림없었다.

그런데그녀가체포된것은여권의사진과본인의얼굴이전혀달랐기때문이었다.

그이유는,

한국의성형외과기술이그녀를완전한미녀로바꿔놨기때문이었다.

아예딴얼굴을만든것이다.

이사건은중국언론에크게보도됐고,왕릉은고역을치렀지만한국의뛰어난

성형기술은온중국땅에크게선전되었다.

지금중국의돈있는젊은여자들은계속한국으로밀려들고있다.

그들에게비싼것은전혀문제가되지않는다.

의료계와일부금융권에서,

영리병원설립에대해그타당성과우리의이익에대해조심스러운주장을

내놓은게이미오래전이다.

지금도국내유명병원에는외국,특히중동지역의부호들이치료차오는사례가

많다.

영리-營利-는,

재산의이익을도모하는상업적행위다.

따라서영리병원은투자자들의투자로최고,최신의설비로병원을설립하고,

최고의대우로우수의료진을초빙,병원운영을통해돈을벌겠다는얘기다.

특히의료수준이낮은저개발국가의부유층을상대로치료를통해이익을내겠다는

일차적인목표를가지고있다.

상업적인측면에서봤을때영리병원의설립에는전혀문제가없다.

세계에는부자들도많고,

병의치료를위해서는큰돈도아낌없이쓰는부호들이얼마든지있다.

이미한국의수준높은의로기술은셰계가다알고있는사실이다.

그런데보건복지부와일부시민단체가이에대해강력히반대하고있고,

영리병원설립허가문제는계속원점에서맴돌고있다.

반대쪽의주장은,

빈부의양극화처럼의료의양극화가생길수있다는점과그렇게되면상대적으로

빈곤층이소외된다는것이다.

결론부터말한다면,

불이나는게무서워서성냥생산자체를없애라는얘기나마찬가지다.

선진국에서살아본동포들이하는말이있다.

‘의사와의예약을기다리다죽을수도있는게선진국이다.’

지금우리의의료보험체계는세계최고수준이며의사에의접근권도최고다.

전국의어떤병원,어떤의사든지환자가마음대로선택할수있다.

의료기술도최고수준이다.

영리병원이설립되어도굳이거기까지가야할이유가없다.

영리병원을설립하고돈많은외국인환자들을통해엄청난외화를벌어들일수있는

황금알을왜마다하고있는가.

이제는소아병적인생각을바꿀때도됐다.

3.緣坐制-연좌제.

연좌제는,

범죄자와일정한친족관계에있는자들에게연대적으로그범좌자의형사책임을

지우는제도다.

말하자면아무죄도없는무고한사람이범죄자의가족이라는이유로법적으로

불이익을강제적으로당하는제도다.

우리나라에서는1980년이후폐지되었다.

북한의경우가족중하나라도탈북,남한에오면가족전체가짐승우리같은수용소에

갇히거나오지탄광등으로추방되고있다.

가혹한연좌제인것이다.

한편,

삼족-三族-이라는말이있다.

좋은의미에서는,

부계(父系),모계(母系),처계(妻系)의세족속이며같은종족의겨레붙이다.

넓은의미에서서로긴밀하게얽혀있는가족관계이기도하다.

사돈의팔촌도여기에포함된다.

옛사회에서는한가문이살아가는데큰울타리가되는긍정적인개념이기도했다.

좁은의미로는,

부모,형제,처자를삼족이라부른다.

역모(逆謨)라는무서운말이있다.

옛왕조시대,

왕에대해반역을도모하는게그것이다.

그때,

그역모를꾸민죄인은그게누구든삼족을멸했다.

멸(滅)한다는것은쳐부수어없애는것이다.

왕에대해,왕권에대해반역을꾀한자는

부모와형제,그리고처자를모두한꺼번에죽였다.

말하자면연좌제인것이다.

이런원시적인처벌은고대의모든전제국가에서일반적으로시행된악습이다.

본인을제외한가족들은말하자면무고한죄인이되어목숨까지잃는비극이었다.

지금,법적으로연좌제는없다.

또없는게당연하다.

지난9월24일,

새누리당의박근혜후보는기자회견을열고,

‘정치에서목적이수단을정당화할수없음은과거에도그렇고앞으로도그래야할

민주주의의가치라고믿는다.‘고했으며

‘그런점에서5.16,유신,인혁당사건등은헌법가치과훼손되고대한민국의정치발전을

지연시키는결과를가져왔다.‘고말했다.

이어서

‘이로인해상처와피해를입은분들과그가족들에게다시한번진심으로사과드린다.’고도

했다.

그러면서도,

‘국민들이원하는게딸인제가아버지의무덤에침을뱉는것은아닐것이라고생각한다’는

말도했다.

박근혜후보의‘사과’에대해서는우리모두가서로다른의견을가질수있다.

나도내의견을가지고있으며,

똑같이나와는다른의견에대해서도그것을존중한다.

왜냐하면진정한의미의민주사회는다양한의견이공존할수있어야하기때문이다.

언제나다양성에서,

비로서새것,창의적인것이나오는법이다.

흑백논리나이분법이무서운것은그것이‘민주적’이라는간판을걸고있지만

사실은무서운독선이기때문이다.

나아니면모두적이라는생각이그것이다.

엄격히말한다면,

박근혜는박정희의삼족이지만,멸해야할대상은아니다.

박정희의공과(功過),즉공로와허물은박근혜와는무관한일이다.

박근혜가사과할사항이아닌것이다.

이점은문재인이나안철수라해도마찬가지다.

‘국민정서’가그걸원한다면그만큼우리는아직정치후진국에살고있다는뜻이다.

그래서박근혜의사과는도덕적이고윤리적인것은될수있어도법적인것은아니다.

박정희의딸이기때문에박정희의공,과로판단한다면그건공정한게아니다.

박근혜는박근혜일뿐,

그래서대통령후보박근혜로만판단해야옳다.

4.장미란선수.

오래동안,

우리의장미란선수가들어올린‘무게’는그대로대한민국의영광이었다.

다시그만한선수가나오기는어려울것이다.

그장미란선수가런던올림픽출전을끝으로현역에서물러났다.

고맙고섭섭하다.

‘역도는정직한운동이다.

훈련에서들어올렸던,딱그만큼을들었다.‘

장미란의체험적인이말은우리의가슴을울리기에충분한무게를가지고있다.

인생도마찬가지인것같다.

은퇴후노년을살면서느끼는게바로그점이다.

준비한만큼만사는것이다.

치밀하게준비한부분에서는아주여유있게살지만그렇지못한부분은각박한게

사실이다.

‘훈련에서들어올렸던딱그만큼들었다.’

어떤철학이라도이보다더큰울림을가지기는어려울것이다.

준비하고,또준비하면서살일이다.

인생은우리들이무엇인지알기도전에그절반이지나간다.-어네스트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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