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삼성의이건희회장은,
중국베이징에서대단한발언을한일이있다.
‘기업은2류,
행정은3류,
정치는4류다.‘
대한민국이그렇다는얘기였으며이폭탄발언때문에나라안이발칵뒤집혔었다.
특히정치권의반발이컸었다.
그런데그런격한반응은생각보다오래가지않고사그라졌다.
가장큰이유는사실이그러했기때문이다.
그가작심하고한발언은그때의현실이기도했다.
그렇다면2012년현재그발언들의내용은어떤변화가있었는가.
유감스럽게도그렇다고대답할수가없다.
오히려어떤측면은더나빠진게사실이다.
지금의정치판을4류라고부를수있을까.
어떤부류로분류되는것은그래도그대상이어느범위안에있을때얘기다.
지금의정치판은어떤부류로분류될수있는수준에서는이미크게벗어나있다.
우리모두를위해괴로운얘기지만그게사실이다.
상식에미치지못하는일들이계속일어나고있기때문이다.
바야흐로정치의계절한복판이다.
총선도마찬가지였지만대선역시우리모두의일상을가름하는분수령이되기
때문이다.
우리는상대적으로다른나라에비해더정치적이며극단화의경우도많다.
정치현상에대한격하고민감한반응에비해정치그자체에대한이해에서는
그수준이상당히떨어지는것도사실이다.
무엇을정치라고하는가.
사실은이질문이가장앞서야하고,우리모두는상당한수준의대답을가지고
있어야한다.
누구를선택하기에앞서정치그자체에대한이해가있어야선진국이다.
정치-政治는,
집권세력-통치권자가
국민들의이해관계에대해그대립을조정하고,
국가의정책과목적을실현시키는일이다.
좀더넓게살펴보면,
정당을기반으로하여국가의권력을획득하고유지,행사하기위해벌리는여러가지
활동이라고할수도있다.
한편정치력은,
이와같은일련의활동을수행하는전문성과기술을일컫는말이다.
모두가아는대로우리나라는의회민주주의를정치체제로채택한민주국가다.
의회민주주의의요체는정당이며,
국민-유권자들은그의견을대의원-국회의원을통해정당으로집약,정치력으로
펴내는시스템이다.
크게나누어보수와진보의정당구조가대표적인사례다.
따라서가장정치적인집단은정당이며그정당을구성하는대의원-국회의원이
구체적인정치조직이된다.
정치가없는나라중하나가‘소말리아’다.
수십년동안정치가실종된이나라에서는공해상에서의‘해적질’이하나의기업이
되었고,세계여러곳의펀드가거기에투자까지했다.
우리나라의지하경제일부도투자되었다는외신보도도있었다.
아무리더러워도정치가있어야하는당위를설명하는대목이기도하다.
집단간대립의조정과정책목표를향한실천은정치세력이아니고는해결할수가
없기때문이다.
어떤경우에도국가경영은개인이할수있는일이아니다.
독재가무서운게그때문이다.
의회민주주의의핵심은그나라의국회다.
그래서여의도는정치1번지가된다.
정치세력이없는무소속의대통령이전세계적으로한명도없는이유도거기에있다.
국회가국민의대의기관으로입법기능을가지고있다는것은대표적인정치속성이다.
이제두가지사례를들어여의도1번지의현실을살펴보자.
2012년4월23일,
18대국회의마지막본회의가열렸지만
18대국회에서발의된1만4723건의범률안중그45%인6639건이처리되지못해
자동폐기됐다.
그안에는수많은민생법안도포함된다.
이보다더한직무유기는없다.
다른하나는,
19대국회,
국회법은새국회임기개시후7일째되는날의장단을선출하고각상임위를구성
하도록규정하고있다.
그러나여,야의협의가이루어지지않아19대국회는문도열지못하고7일이지나
갔다.
자리싸움을하다그렇게된것이다.
한편,13대국회이래단한번도결산,예산안이제날짜에처리된적이없다.
정치의기본이되는일들이정치를담당한사람들에의해파행되는게지금의형편
이다.
그래도그들은그심각성을모른다.
타성이되고습관이되었기때문이다.
우리의회정치의열악한수준을웅변으로설명해주는단어들이있다.
해머,빠루,전기톱그리고최루탄이그것이다.
의사당안에서이도구들이폭력적행위에쓰였다는것은‘의회민주주의’자체를
부정하는원시적사례들이다.
그난장판을계속해서봐야하는국민-유권자들은이제는체념의상태다.
상식적수준도지키지못하는그들의폭력앞에서‘의회민주주의’는입도열수
없다.
정치적족보가전무한,
수권능력도갖추지못한,
아직은원론적수준의정책에도불구하고백면서생인안철수에열광하는것은
국민-유권자의일부가기성정치에대해가지고있는실망,분노,절망이어느수준
인지를잘보여주고있는정치현상이다.
아주신물이난것이다.
그냥이참에싹물갈이를하고싶은것이다.
더이상은그더러운꼴을보지않겠다는결연한결심이라고도할수있다.
이모두가정치1번지의‘썩은정치’가불러들인재앙으로보면된다.
이런걸자업자득이라고도한다.
나는은퇴전40여년간을사회라는조직안에서살아왔다.
특히1970-1990년대의‘산업발전시기’에그현장에서잔뼈가굵었다.
더구나회사의인사부서에오래있으면서‘사람’에대한나름대로의일가견도
가지게되었다.
개인적인,오래된체험으로알수있었던것은,
사람도1류,2류,3류,4류가실제로있다는사실이다.
더놀라운것은그게꼭학력과일치하는것도아니라는점이다.
태생적으로더우수한사람들이있다.
경험을통해크게나누어볼때,
1류는대기업과일부언론계에많고,
2류는일반공무원,교육공무원,직업군인중에있으며,
3류는대부분형편이어려운자영업자,방송계,종교계에많이모여있다.
특히방송계의저질화는급속도로진행되고있다.
그리고이건희회장의지적대로4류는정치판에모여있다.
우리나라의경우정치,그자체에는문제가없다.
이미의회민주주의체제이기때문이다.
결국정치하는사람,‘정치인’이문제인것이다.
교회도교회자체는변할수없지만교회를운용하는인간들대부분이3류이기
때문에교회가변질한것처럼보이는것이다.
이것은어디까지나개인적인의견이지만비슷한생각을가지고있는사람들도
많을것이다.
현실이그렇기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예외적인경우를제외한다면1류는정치판에가지않는다.
한국고용정보원에따르면,
직업만족도조사에서100가지직업중국회의원은73위로나타났다.
의회정치의기능이전보다많이축소된원인도있겠지만과거에는엘리트계층의
동선이국회로연결돼있었지만지금은일류기업쪽으로바뀌었다.
엘리트를공급받지못하면그어떤조직이라해도3류,4류가될수밖에없다.
구멍가게에서국가까지,
그것을운용하는것은언제나‘인간’이다.
그인간이우수하면조직도우수해지는것이고그반대도마찬가지다.
이제국회는엘리트들에게는기피의대상이되었다.
아무리똑똑한사람도그똥통에빠지면똥이되기때문이다.
그러니제정신을차리고있는사람이왜그근처에가려고하겠는가.
썪은곳에똥파리만들끓는건너무나당연한일이다.
그래서대한민국의앞날이암담한것이다.
오래전,
아직뉴욕의할렘이개발되기이전,
나는그위험지역을직접들어가본일이있다.
평화시에,뉴욕의한복판에전쟁이지나간폐허같은구역이할렘이다.
거기엔마약과폭력,범죄가난무하던곳이다.
그런곳을slum-슬럼이라고부른다.
지금우리국회는스럼화하고있는게아닌가하는의구심을가질때가많다.
입법부의수준과분위기가슬럼화하면입법기능이계속하락,수준미달의악법이
쏟아져나올가능성도충분히있다.
이건절대로망상이아니다.
지금매일상대의말꼬리를잡고싸우고있는네거티브국회의형편을보면거기에서
어떻게국민을위한생산적인법률이나올수있을까하는염려를하지않을수가
없다.
통합진보당의일부가갈라져나간현장을다녀온기자가‘정신병동’에갔다온것
같다고말한것은현실이다.
지금처럼엘리트의수혈이이루어지지않는다면입법부의슬럼화는생각보다빨리
올수도있다.
나장판이또다른난장판을부르는악순환이그것이다.
우리모두가눈에불을켜고지켜봐야할대목이기도하다.
홍사덕의원이금품수수의혹을받고정당을탈당했으며급기야불구속기소됐다.
멀쩡한사람이여의도1번지-복마전에들어가서못쓰게된케이스중하나다.
수많은사람들이그속에들어가서못쓰게된것은어제오늘의일도아니다.
그런의미에서여의도1번지는우수인력을삼켜무력화시키는‘무덤’이라할수있다.
왜패기만만하던사람들이그꼴이되었을까.
보스정치,계파정치그리고‘공천’이그주범이다.
아무도그두꺼운기득권의벽을뚫지못했다.
특히공천은필승의마패가되어모든사람들을굴복시켰으며
칼자루를쥐고있는사악한고참들은일본의관동군보다더무서운린치를행사,
신참들을때려눕힌것이다.
지금대로라면이무덤은없어질가능성이거의없다.
정당공천이라고하는악폐를근절하지못하면정당자체의정치적발전도기대할수
없다.
비례대표가돈에팔리는것도같은맥락으로설명할수있다.
지난총선에서가장두드러졌던정치현상하나가딴지와꼼수같은엇박자세력이
등장한점이다.
김용민의돌발적등장은,
썪은정치라는판이제때에깔렸기때문에가능했던일이다.
그이후정치는가차없는조롱의대상이됐다.
딴지와꼼수의특징은그게의사당밖에위치했다는점이다.
지금의안철수현상도비슷한맥락으로설명할수있다.
정치가그순기능을잃으면,
전혀딴곳에서일어나힘을쓰게된다.
그게의회정치의‘관’이될수있다는점에서두려운것이다.
지금과같은SNS시대라면더그렇다.
모자라는인간이빨리출세할때
‘저친구워낙정치를잘해서그렇다’고말한다.
이때의정치는아첨과아부같은부정적기능들을이르는말이다.
지금의정치가그런정치라면우리에게희망은별로없다.
누가하든똑같은정치가되풀이될뿐이다.
구조가그렇게굳어있기때문이다.
이제는정직해야할시간이다.
여의도1번지가복마전이고개판이라고하자.
그건거기에모여있는4류들이그런판을벌렸기때문이다.
그렇다면그4류들은누가뽑아서그곳에보낸것인가.
답은자명하다.
한나라의정치수준이곧그국민수준이라는말은그래서참이다.
국민-유권자인우리가먼저정치4류들이기때문에그안목으로4류를뽑아
국회에보낸것이다.
그래서책임은일차적으로우리들에게있다.
먼저의회민주주의가무엇인지공부하자.
다음이입법부-국회에대한이해가있어야되며감정이아니라냉철한이성으로
후보자를분석하고판단해야된다.
정치판을바꾸는것은우리만이할수있는일이고또해내야된다.
정치판을탓하기전에먼저스스로를탓하자.
결국선진정치는선진국민에의해창출되는것이다.
한국정치가4류를벗어나는길도거기에있다.
거짓이아무리교묘해도서투른성실만못하다-한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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