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만큼 들린다.
세계최고의교향악단은

사이먼래틀이지휘하는베르린필하모닉이다.

이베를린필이내년11월에내한공연을가질계획이다.

물론엄청난경비가소요되는음악회이기도하다.

예산내역을살펴보면,

지휘자와악단의2차례공연연주료는100만유로,우리돈14억원이며,

항공료4억,숙박비1억,기타제작홍보비가2억합계21억원이들어간다.

이엄청난경비를들이면서베르린필을초청하는것은수요-음악소비자가있기

때문이다.

이제우리나라에도2관편성의대형교향악단이20여개있으며소규모의챔임버

오케스트라들과작은연주단체도많다.

음악회도거의일년내내열리기때문에음악을사랑하는사람들에게는그만큼

음악감상의기회가많이진게사실이다.

음반으로듣는음악과연주회장에서듣는음악은전혀다르다.

현장연주는생음악이고시각,청각에의한접촉력이뛰어나기때문이다.

그만큼음악을감상하는즐거움도커진다.

‘겨울은신이주신계절이다.’

사람이겨울에향유할수있는일이두가진데독서와음악이그것이다.

창문을닫고사는조용한계절,

책을읽고음악을듣는다는것은밖에서황폐해진인간정신-마음을치유하는최고의

시간이된다.

그래서겨울을값지게보내야다음계절의생활에활력이생긴다.

재충전을했기때문이다.

여행,특히해외여행을하는경우‘아는만큼만보인다’는말은사실이다.

모르면옆에보물이있어도못본다.

음악도마찬가지다.

‘아는만큼들린다’는말을그래서참이다.

알고들으면이해의폭이넓어지고감상으로느끼는기쁨의세계가커진다.

베토벤은‘음악은철학을능가한다.’는말을남겼다.

음악세계의깊이와넓이는그끝을알수가없을정도다.

인류의긴역사를통해음악은만들어지고발전해왔다.

그래서음악은진정‘영혼이거니는뜰’이다.

인간이발명한위대한아이디어50가지중음악이4위다.

1위가인터넷,50위가결혼이라고한다.

음악감상은연주되는음악을듣는것이다.

전에는눈을감고성능좋은시피커의소리를귀로들었지만

지금은눈으로보면서귀로듣는영상의세상이다.

CD와음악DVD의차이가그것이다.

연주자들을직접보면서음악을듣는다는것은입체감이크기때문에더깊이있는

감상을할수있다.

따라서연주하는악기들에대한상식이있어야하며

그악기만이연주하는음악이따로있다는점도알고있어야된다.

악기를다루는인간의손은그어떤것으로도대체할수없는인간만의위대한

능력이다.

그기교에는찬탄을금할수없으며악기들이내는최고의소리는우리들을전율케

한다.

우리들이보다뛰어난악단과연주자를찾아음악회에가는것도그때문이다.

‘아는만큼들린다’는명제에대한대답은음악도공부하고들어야한다는얘기다.

특히연주되는악기에따라그음악이가지는특색을공부해야된다.

누구에게나자기가특별히좋아하는음악가가있고음악이있다.

그음악이장르별로갈라지면결국은연주악기의차별성으로이어지고같은악기에

대한연주자의서로다른연주실력을만나게된다.

그래서같은곡이라해도악기에따라,연주자에따라차이가나는것이며그차이를

알아내는수준까지가는게우리들의목표이기도하다.

최고의연주를추구하는게음악가이자또음악애호가이기때문이다.

이제부터설명하려고하는내용은내가가지고있는개인적기준이다.

따라서이것은어디까지나한개인의선호도일뿐,일반적인것은될수없다.

그러나이설명이보다심도있는음악감상을위한도움은될것으로믿는다.

평생음악을듣다보니나도모르는사이에생긴편견도있을수있다.

악기를알고,그악기를위해작곡된음악을듣기위해서는반드시공부가필요하다.

음악에대한기본상식이그것이다.

맛있는음식을먹되그재료를알고먹는게이런경우라고할수있을것이다.

바이올린-violin.

바이올린은대표적인찰현악기(擦絃;활로현을마찰해소리를내는악기)로서

바이올린족(族)의선두악기로주로선율-멜로디를담당한다.

바이올린족의바이올린,비올라,첼로,더불베이스같은악기들은이미1520년대에

등장했다.

내게있어바이올린으로연주되는최고의곡은,

차이콥스키의D장조‘바이올린협주곡’op.35다.

학생시절음악다방‘돌채’와‘르네상스’에서부터이곡을가장많이들었으며

칠십평생을통해가장많이들은바이올린협주곡이기도하다.

장영주의물흐르듯하는연주는나를사로잡았으며,

근자에는순수국내파인신현수와시향의협연이아주좋았다.

차이콥스키의이곡을들어보면바이올린연주자의실력과교향악단의수준,

지휘자의지휘실력이그대로판가름난다.

들으면들을수록더깊은즐거움과깨달음을주는명곡이다.

지금도겨울이오면제일먼저듣는곡중의하나다.

비올라-viola.

바이올린보다약간크며음역에비해소형으로만들어졌기때문에비올라특유의

음색을가진다.

18세기중반까지는오케스트라에서만사용했으나현악사중주가발달하면서

실내악연주에서는반드시있어야하는악기가되었다.

비올라의독주곡은작곡된것이많지않다.

그중,빼놓을수없는것이

훔멜의G단조op.94’비올라와오케스트라를위한환상곡‘이다.

멜로디의아름다움,비올라의중후한음색,협연이만을어내는화음의세계가

놀라운곡이다.

첼로-cello.

바이올린족의현악기로서,

전체의길이는바이올린의약2배로120센티이며옆판의폭은거의4배가된다.

바이올린이나비올라보다활쓰기가어렵고현이나지판이길기때문에힘과함께

상당한기교가요구되는어려운악기이기도하다.

17세기까지챔발로와함께반주악기로만쓰였지만바로크후기에는독주악기로서의

확고한자리를잡았다.

첼로라는하나의악기가가지고있는모든음악적요소를최고의수준까지끌어올려

나타내는곡이

바하의‘무반주첼로모음곡’이다.

그래서이곡을‘첼로의구약성서’라고부르기도한다.

20세기최고첼리스트인파불로카잘스는

13살때바로셀로나의한악기점구석에서먼지를뒤집어쓰고있는이악보를발견,

무려40년동안이악보를연구,연습한후공개연주를한바있다.

6개의조곡으로만들어진이곡은바하가35세때인1720년에작곡한곡이다.

한번들으면평생을듣게되는곡이며모든첼리스트들이녹음하고싶어하는곡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는푸르니에의우아한연주를좋아하며,

악기로는roccofilippini가연주하는,스트라디바리가1710년에만든

‘gorebooth’를제일좋아한다.

그청아한소리는따라갈첼로가없다.

그리고드볼작의b단조op.104의첼로협주곡.

그어떤첼로협주곡도이곡을넘어서지못한다.

나는LP판몇개가닳아못쓰게될때까지들었었고,지금도자주듣고있다.

이곡을들으면첼리스트의모든게드러난다.

연세대음악대에재직중인양성원교수의연주도상당한수준이다.

내가늦은나이에첼로를시작한것은,

결국바하와드볼작의이곡들때문이라고말할수도있을것이다.

교향악단에서목관파트를‘악단의얼굴’이라고부른다.

풀륫,오보에,클라리넷,파곳이그것들이다.

혼은목관으로도분류되고금관으로도분류되기때문에박쥐라는별명을가지고있다.

클라리넷-clarinet.

싱글리드의목관악기이며,

원통관을사용,폐관식(閉管式)음진동을일으키는유일한악기다.

저음부로내려가면그특유의소리를들을수있다.

지금은Bb와A가주로사용되고있다.

음색,음향이모두풍부하며다른악기들로는얻을수없는성격적인음향을가지고있다.

모차르트의A장조,k.622는

가장아름다운선율의크라리넷협주곡이며특히2악장은유명하다.

A장조k581의‘클라리넷5중주’역시클라리넷연주자라면반드시연주하고싶은

아름다운곡이다.

두곡모두클라리넷의모든특징과아름다운소리가드러나는명곡들이다.

오보에-oboe.

더블리드의목관악기로서음율을바꾸기가힘든악기이기때문에

관현악단의조율에서A(라)음은오보에를기준하게된다.

오보에의음색은풀륫처럼경쾌하지는않지만약간콧소리같은음향은독특한

정서를자아낸다.

칸타빌레선율에아주적합한악기로서포르테는매우예리하며소박한애조를지녀

섬세하고전아한음색이특징이다.

치마로사의오보에협주곡이가장많이연주되고,

마르첼로의곡도자주연주되는편이다.

더블리드를쓰기때문에연주자에게는상당한폐활량이요구되는악기이기도하다.

풀륫-flute.

풀륫이금관악기이면서도목관으로분류되는것은본래는나무로만들었으며

세로로연주하는형태였기때문이다.

풀륫은목관악기중에서도하모닉스를연주할수있는유일한악기로서느리고조용한

악구에서전아하고맑은음색으로그특색을드러낸다.

19세기이후대부분의관현악단에서채용됐다.

모차르트의풀륫과하프협주곡C장조k.299는풀륫이라는악기가어떻게관악기,

현악기와조화를이루는지를가장잘보여주고있다.

풀륫과하프,그리고오케스트라의아름다운화음이뛰어난곡이다.

혼-horn.

혼을후렌치혼이라고부르는것은이악기가프랑스에서영국으로건너갔기때문이며

잉글리쉬혼과구별하기위해그렇게불렀을것이다.

horn은본래뿔이라는뜻으로,

목동들이짐승의뿔로만들어불던뿔나팔에서진화,발전된악기다.

따라서그소리는골짜기에울려퍼지는아름다운뿔나팔의소리그대로다.

교향악단의경우단원들모두가혼연주자를위해기도한다고한다.

‘삑사리없게해달라’고.

그래서혼연주자는장수한다는농담이있을정도다.

그건그만큼연주하기어려운악기라는의미도있다.

모차르트의’혼5중주’는특이한편성을가지고있다.

바이올린하나,비올라둘,첼로,그리고혼의배합이다.

혼의아름다운선율과함께연주자의고난도실력이돋보이는아름다운곡이다.

지금은연주되지않는악기중에

바셋혼-bassetthorn이있다.

1770년경독일의마이어호퍼에의해고안된이악기는클라리넷족으로분류되며

목제관의마우스피스부분은클라리넷과같고,

관의길이를절약하기위해금속제의낫처럼휘어진나팔이붙어있다.

만하임악파의거장칼슈타미츠가작곡한

Bb의바셋혼협주곡을자비네마이어와아이오나브라운이지휘하는

아카데미오브세인트마틴이연주한음반이EMI에서출반된게있다.

듣기힘든바셋혼의아름다운음색으로감상할수있는좋은음반이다.

피아노-piano.

1709년이탈리아의챔발로제작자바로톨로메오크리스토포리가챔발로의몸체를

사용하여해머가타현하는악기를만들어pianoetforte라고불렀다.

이것이피아노의시작이다.

그후1825년미국에서철의주물로프레임을만들었으며

1826년에는펠트해머가고안됐고,

1835년에는피아노용강철선이만들어졌다.

그후1853년부터뉴욕에서제작하기시작한슈타인웨이가지금은세계를석권하고

있다.

표준형의경우88개의건반을가지고있는이악기는그넓은음역과아름다운

소리로’악기의여왕’이라는칭송을받고있다.

사실대단한악기임에틀림이없다.

음악사학자들에의하면,

르네상스이후지금까지수많은작곡가들이있었지만지금그작품이일상적으로

연주되고있는작곡가는전체의3%정도라고한다.

아마도그작품들중가장많은곡이피아노를위해작곡되었을것이다.

지금도피아니스트가다른악기연주자들에비해월등히많다.

이놀라운악기의연주를가장극적으로,최고의수준까지끌어올린곡이

베토벤의피아노협주곡제5번Eb장조op.73이다.

사람들은이곡의연주를듣고피아노협주곡의최고봉임을인정,’황제’라고불렀다.

이협주곡을들으면피아니스트들의경륜과실력은그대로그차이를드러낸다.

아직까지이곡을능가하는피아노협주곡은없다고해도과언은아닐것이다.

올갠-organ.

본래올갠파이프를발음원(發音源)으로하는건반악기의총칭이다.

어원은그리스어organon이며’조립된도구’라는의미에서악기로바뀌었으며

중세시대에는’교회에있는악기’를지칭했다.

정교회를제외한모든서구교회에서가장많이사용하는악기가파이프올갠이다.

파이프올갠연주의1인자이신곽동순박사께서는파이프올갠을’거대한관악기’라고

설명한다.

나는그분에게큰은혜를입은바있다.

청중앞에서의목관클라리넷과첼로의연주에서이아마추어를위해두번이나

파이프올갠으로반주를해주셨다.

개인적으로무상의영광이아닐수없다.

나를음악의세계로빨아들인게바로이파이프올갠이다.

6.25전쟁이끝난후중학생이었을때,

전파사가길에내다놓은스피커에서이소리가났을때나는그자리에서고말았다.

그놀라운연주가끝날때까지들었다.

학교에는지각,첫시간은호랑이담임의영어시간이었다.

교실뒷문으로들어선나는곧앞으로불려나갔다.

‘왜지각했는가’불호령이었다.

나는이실직고할수밖에없었다.

그런데뜻밖에도내얘기를다들으신선생님은가장부드럽고따뜻한음성으로

‘네자리고돌아가라’고말씀하셨다.

따귀몇대는각오했던내게그건너무나뜻빡의일이었다.

지금생각해보면그건’음악의힘’이었다.

많은사람들이파이프올갠하면

바하의’토카타와푸가D단조’를생각한다.

그만큼많이연주되고방송되는곡이기도하다.

그러나올갠연주자들과음악평론가들에의하면최고의파이프올갠음악은

‘토카타,아다지오와푸가C장조BWV.564’다.

나는약15분동안연주되는이곡을전부암기하고있으며맹인연주자인헬무트

발하의연주를가장좋아한다.

빠리의노틀담성당,

나는그곳의유명한파이프올갠소리를듣기위해미사에참석한일이있다.

그건정말지축을흔드는소리였다.

파이프올갠의소리는장대하고웅장하고경건하다.

가장종교적인악기이기도하다.

실내악-chambermusic.

음악을오래동안듣다보면마지막에도착하는장르가실내악이며,

나중에는무반주의독주악기의연주로가게된다.

실내악이란명칭은17세기이탈리아에서비롯된것으로musicadacamera라고

했으며교회음악이아닌,군주나귀족의작은방에서연주됐던적은인원수의

합주를의미했다.

서양음악사에서귀족들에의해시작된실내악은그눈부신발전으로음악에

기여한바실로지대하다.

지금까지작곡된최고의실내악은어떤것일까.

베토벤의’피아노3중주곡’제7번,Bb장조op.97을능가하는곡은아직없다.

오스트리아의루돌프대공에게헌정된것이기때문에’대공삼중주’라고도

불린다.

피아노,바이올린,첼로로연주되는이곡은1811년에완성되었으며

그웅대한규모와3개악장의효율적사용으로모든협주곡은물론,관현악적색채가

나는유명한삼중주다.

년전피아노의한영란,바이올린의김유미,첼로의나덕성트리오가이곡을연주한

일이있다.

연세대음대에재직중이신한영란교수의피아노연주는정말압권이었다.

우리나라에그런피아니스트가있다는게놀라울뿐이었다.

실내악은’음악의정수’다.

실내악을듣고소화해낼수있다면그음악감상은상당한수준에가있다고평가

할수있다.

베토벤의피아노트리오’대공’은베토벤이라는음악가가얼마나섬세하고,

치밀하고위대한사람이었는지를그대로보여준다.

정말최고의실내악곡이다.

교향곡-symphony는,

관현악을위해만든음악중가장규모가큰악곡이다.

소나타형식의4악장이보통이다.

심포니오케스트라라고할때이의미는교향곡을연주할수있는규모의악단이라는

뜻이다.

여기에대해필하모닉오케스트라는음악을사랑하는교향악단이라는뜻이다.

2관편성이라해도최소한100명이상이되며이거대한오케스트라가연주하는

교향곡은음악의집대성이라할수있다.

베토벤의교향곡제5번,C단조op.67’운명’은,

타의추종을불허하는명곡중명곡이다.

모든심포니오케스트라의연주실력은베토벤의’운명’,말러의’부활’,그리고

스트라빈스키의무용조곡’봄의제전’에서판가름난다.

그만큼연주하기가어려운곡들이며감동또한크기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는정명훈이지휘하는서울시향과임정헌이지휘하는부천필이

이대곡들을비교적잘소화하고있다.

단원개인들의실력은부천필이조금앞서지않나싶다.

서양고전음악에대해듣는귀를열기위해서는오랜시간이필요하다.

결국많이들어야친숙해지고즐거움과깨달음이커지게된다.

한편서양고전음악도가장기본이되는’틀’을가지고있다.

그대표적인것이푸가-fuga다.

푸가는그음악의주제가각성부,혹은각악기에

정기적이며,규율적인모방과반복으로

특정한조직법칙을지켜나가는악곡형식이다.

절대음악이든표제음악이든’작곡주제’가없는곡은없다.

따라서푸가에대한이해와그진행을알아듣는훈련이있어야서양고전음악감상의

핵심에도달할수있다.

요한세바스챤바하의’평균율’을들어야하는이유가그때문이다.

작고한우리시대의위대한첼리스트로스트로보비치는평생동안매일아침이평균을을

연주했다고한다.

깊어가는겨울밤.

조용한서재에서알맞게맞춘음악을진지하게듣는다는것은다른것과바꿀수없는

인생의큰행복이아닐수없다.

같은음악이라도알고들으면딴것이된다.

그래서음악도공부하면서들어야한다.

모두가’영혼이거니는뜰’에초대되기를진심으로기원한다.

인생은흘러가는것이아니라채워져가는것이다-중국격언.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