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케이스.
안철수가정치에뜻을두게된것은

지난해의‘청춘콘서트’가큰계기가되었다고볼수있다.

그해4월,법륜이운영하던평화재단이그에게청춘콘서트를제안했고

6월에시작된콘서트는전국투어를통해대학젊은층의폭발적인반응을얻었다.

이어7월에는법륜과윤여준,김종인,최상용,박경철등과함께정치개혁운동을시작

하기로했다.

이때일부에서직접신당을만들어총선과대선을치르자는의견이있었지만

‘평소정치를한다고생각해본적이없고잘할자신도없다.

권력을추구하고행사하는일이내체질에맞지않는다.‘고했다.

이게안철수의본심이다.

그런데8월들어이들과다시만난안철수는

‘내가서울시장에출마하면어떻겠는가.’하고질문한다.

그동안마음이흔들린것이다.

그리고서울시장보궐선거를한달여앞둔9월초,

안철수가서울시장출마를검토하고있다는사실이처음으로알려졌다.

그러나불과5일후인9월6일,

안철수는박원순에게후보직을양보했으며그는즉각대선후보반열에오르게된다.

뿐만아니라서울시장후보직양보후발표된여론조사에서박근혜와의양자대결에서

오히려앞서는결과가나왔다.

7월19일에는정치대담집‘안철수의생각’을펴내면서정치출마를고려하는

심경과사회각분야현안에대한자신의관점을피력했다.

그리고두달뒤인9월19일안철수는대선출마를선언한다.

긴잠적과언론과의숨박꼭질이끝나는순간이었다.

안철수는청춘콘서트의뜨거운반응과여론조사에서나타난지지도를보고출마를

선언했으나11월23일스스로후보직을사퇴함으로서그게착각과착시였음을

증명하고무대에서내려섰다.

그가밝힌사퇴의이유는

‘여기서더이상단일화방식을놓고대립하는것은국민에대한도리가아니다.’

라는수사였다.

사실을말하자면상식적인인간안철수에게있어대통령이되어한국가를

운영하는것은겁나는일이라고보는게옳다.

아직그에게는그자리에서정상적으로기능할수있는현실적인도구와준비가

전혀없는상태다.

그가물러서는것은당연한귀결이다.

안철수가대선출마를선언했을때,

나는국민-유권자의한사람으로심한모멸감을느꼈었다.

모멸(侮蔑)은업신여기고깔보는것이다.

아무리우리나라가의회민주주의국가로는한세기가안된일천한나라라해도

그모습을정치판에드러낸지채1년도안된위인이대통령이되겠다고나서는것은

오만그자체라고생각했기때문이다.

이미우리유권자들은17대까지11명의대통령을배출한복합적인정치경험을

가지고있으며우리국민들의정치적연륜이나정치정서가갑자기나타난동키호테를

선호할정도로일천한것은아니라고생각했기때문이다.

나역시기성정치에식상하고분노하고절망하는것은안철수지지자들과전혀

다르지않다.

오히려그이상이다.

그러나그것과대통령직에대한선택은전혀별개의문제다.

분노와절망이감정적이라면선택은이성적판단에근거해야되기때문이다.

안철수케이스를제대로이해하기위해서는

그를지지하는계층을먼저살펴봐야한다.

그첫번째가청년실업으로좌절하고있는20-30대의젊은이들이며,

둘째가과도한경쟁과승자독식하는사회메카니즘에서밀려난중간층들,

셋째가정상적인정치기능을상실,계파이익챙기기에만몰두하는기성정치에분노

하고절망한사람들이다.

이들이자기의처지와입장에서안철수를지지하는것은십이분이해할수있다.

어떤의미에선개인안철수를지지하기보다는기성의것에대한반발심리로서

안철수를수단과도구로선책할수도있다.

가장중요한문제는,

안철수가이들이원하는대로대통령이되었을때세가지계층이요구하고있는문제가

해결될수있느냐하는것이다.

부족한일자리나과도한경쟁,그리고정치쇄신은대통령이바뀌었다고해서일거에

해결될수없는문제들이다.

그문제들은하루아침에나타난것이아니기때문에하루아침에해결될수없는

뿌리깊은숙제인것이다.

천하제일의목수라해도도구-연장이없이는집을지을수가없다.

연장이없는목수는그래서목수일수가없다.

안철수가자기를지지하는사람들의바램대로대통령이되어그들을위해문제를

풀어나가기위해서는그렇게할수있는기능적연장-도구들이있어야가능하다.

특히한국의정치판에서는더욱그러하다.

우선,안철수는백면서생이다.

정치판에그얼굴을드러낸지채일년도안된아마추어중아마추어다.

정치판에서잔뼈가굵은사람이라해도국정운영은결코쉬운일이아니다.

CEO출신의이명박이계속해서죽을쑤고있는게산증거다.

정치적경험이전무한일개서생이대통령이된들그가할수있는일은사실

아무것도없다.

‘알아야면장을한다’는격언이그뜻이다.

경험은돈으로살수없는체험적자산이다.

안철수에게는이런정치자산이전혀없다.

그래서위험하기까지하다.

입법부가있는의회민주주의국가에서는

조직된정치세력인정당의존재가필수적인조건이된다.

정당은의회민주주의의기초다.

이체제를채택하고있는국가에무소속대통령이없는게그때문이다.

안철수는지지세력은있어도그세력의정치적조직은없다.

하나의정당이만들어지고수권능력을가지기까지는정말긴시간이필요하다.

안철수가중도하차한것은정당조직이없는게하나의원인이될수있다.

아무리문제가많다해도민주당은긴역사를가지고있는최대의야당이다.

처음부터안되는게임에말려든것은안철수가그만큼정치적안목이부족했던게

원인이며그판단에서잘못된결과라고봐야한다.

그의지지세력은흩어지는모래알일뿐이다.

거기에시멘트를섞어콩크리트를만드는게정당임을깨달아야한다.

정치와유권자를너무쉽게생각한안철수의오만과착각이스스로의족쇄가

되고말았다.

야권후보단일화합의이전인10월,

민주당은당원교육용으로만든문건에서,

무소속안철수에대해

1)귀족엘리트,

2)검증되지않은도덕성,

3)정치초보,

4)불안정한후보라고매도하고있다.

한편‘안철수의생각’이란책이나온후,가장크게일어난비판은

‘대통령감치고는너무얕은지식과미숙한시각을드러냈다’는지적과

‘본질적인고민과종합적인식견이부족한운동권수준’이라는평이있었다.

특히

‘이명박정부가채찍만써서남북관계가심화됐다.’는얘기는

관광객피살,천안함폭침,연평도민간인포격같은중차대한문제에대한이해가

부족한것은물론,북한집권세력의속성을모르고하는소리로평가됐다.

우리는어떤일에대한신입을초짜라고부른다.

그래서시인김지하는

‘안철수는어린애같다,깡통이다.’라고폄하한것이다.

제주해군기지는,

수출로먹고사는우리들에게는생명선인남방항로를지키는요새와같은의미가

있다.

노무현정부가시작한일이고이미대법원은그공사의적법성을판시한바있다.

‘제주해군기지는,

국가안보차원에서필요하다.

그러나대통려이되면주민말씀을다시한번경청하고사과드리겠다.‘

이이중성이바로안철수의모호성이다.

이것도틀렸고저것도틀렸다.

그러나이것도맞고저것도맞는다는식의이이중성이‘간철수’라른신조어가

생긴배경이다.

어디에가서나그곳사람들이듣기좋은말만쏟아내는게세후보모두의공통점이다.

‘제주해군기지는,

국인과안보를위해꼭필요하다빨리공사를마쳐야한다.‘고단호히말했다면

더큰신뢰를얻었을것이다.

국가지도자가되겠다는사람이이중성을보이는것은나라를위해위험하다.

지난11월20일,

안철수는한언론과의인터뷰에서

‘서울대에서대학원장으로행정을해보니기업경영과많이다르고

정치도해보니생각했던것과많이달라서많이배워나가고있다.‘고했다.

국가지도자로서대통령의국정운영은,

배우면서,시행착오를겪으면서수행할수있는일이아니다.

나라가춤을추게되고,민생이도탄에빠질수있다.

배워가면서정치를하겠다는위인이어떻게대통령이될수있는가.

결국안철수현상은,

한국특유의정치토양이만들어낸일종의메시아니즘이라고할수있다.

기성정치의부패와비리,위선에대한분노와그것을대체할수있는새것에대한

갈망이있었고안철수는그것을의도적으로활용했다고볼수있다.

안철수가중도하차한가장큰원인은그래서자기자신에게있다고보는게정답이다.

전혀준비가안된,

단하나의연장도갖추지못한‘급조된인기’가착각과착시현상을일으켰을

뿐이다.

그가국민-유권자를너무얕본게사실이다.

안철수라는개인은,

우리사회인재중하나임은분명한사실이다.

안철수현상은대안세력을만들고싶었던사람들의열망이만들어낸산물이기도하다.

독자적인자신의토대를구축,조직하여키워거기에서승부를걸어야옳다.

지금보다더깊은고민과경험을쌓고균형잡힌세계관,역사관,사회관을갖춘

후보자가되는게서로에게이익이다.

이제지름길은버려야한다.

생략은언제나나중에혹독한대가를요구한다.

때문에멀지만정도로가는게옳다.

안철수는좀더겸허하게생각하고말하고,행동할수있어야한다.

그의가장큰죄는,

유권자-국민을너무이기적으로간단하게생각하고평가한것이다.

실로안철수의오만과착각이거기에서비롯되었던것이다.

안철수가진정국가라는집을지을목수가되겠다면먼저연장부터갖출일이다.

다른것은모두가그다음일이다.

백을알고하나를말하는것과

열을알고하나를말하는것은그근본에서다르다.-yoro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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