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 사람이 오래산다.
와다나베쇼이찌(渡部昇一)는,

일본의저명한영문학자이자평론가이다.

야마가다현의조치대학영문과를졸업했으며독일의뮌스터대학과영국의옥스퍼드

대학에서공부한석학이기도하다.

이미그는여러권의책을쓴바있으며최근에는‘지적(知的)으로나이드는법’을

출간했다.

이책에서와다나베교수는

‘책을좋아하는사람이오래산다’는특이한항목을설정,그내용을설명하고있다.

‘독서와장수는분명히상관관계가있다.

독서는생각으로이어지는두뇌의작업이다.

뇌속에는여러가지호르몬이있다.

이호르몬은뇌를위해서만존재하는것이아니다.

뇌가작용하는온갖활동에작용한다.

따라서뇌운동은건강과뗄레야뗄수없는관계다.‘

두뇌를자극하는것은결국몸전체의건강과도직결된다는의미다.

지금80세인자신의건강도오래동안책을읽고글을써온생활습관의결과라는게

그의주장이다.

이제와다나베교수의주장을뒷받침하는과학적실험에대한얘기를해보자.

유명한과학잡지네이처에소개된연구결과를보면,

일단의신경과학연구진은,

신체건강한20대자원봉사자들에게양손으로3개의공을순차적으로잡아돌리는

저글링(juggling)훈련을3개월간실시했다.

그후훈련전에찍은뇌의MRI와3개월후에찍은MRI사진을정밀비교해봤다.

결과는놀라운것이었다.

뇌의신경줄기가모여있는뇌피질이두꺼워진것이다.

저글링훈련을통해양손과뇌의조화기능만향상된것이아니라뇌의구조가바뀐것이다.

뇌는훈련여하에따라성형이된다는뜻이다.

이번에는60세이상의나이든사람들에게똑같은조건의저글링훈련을시켜봤다.

물론그들은20대처럼저글링을능숙하게잘해내지는못했지만결과는젊은사람들과

똑같았다.

기억을관할하는뇌조직인해마의두께가커진것이다.

따라서책을읽고생각하는사람들이건강하게오래산다는주장이과학적근거를가지게

됐다.

독서역시뇌기능에자극을주기는마찬가지이기때문이다.

암기와연산훈련,

새로운학습과끊임없는배움.

이런생활습관은뇌기능을자극,뇌의용량이커지는과학적결과를가져온다.

때문에끊임없이책을읽고생각-사고(思考)하는사람은가장무서운노년병인

치매에걸릴확율이현저히낮아진다.

설사치매에걸리더라도그정도가약하다.

반대로리모컨을손에쥐고소파에앉아TV만을지켜보고,

궁금한게있으면즉시인터넷을열거나스마트폰을터치하면,

홍수같이쏟아지는정보를생각-사고능력으로구체화하는능력과

새로운지식을창출하는뇌의기능-생각하는기능을잃어버리게된다.

심한경우스마트폰을집에두고나왔을때자기집전화번호도기억하지못할때가

많다.

현대인들은속도와편리에살고깊이에서는죽은것이다.

지금처럼머리-뇌의긍정적기능을대신하는온갖IT기기에매달려사는한

늙어서의무서운치매는막을길이멀어진다.

네비게이션없이는한발자욱도앞으로나가지못하는기계에종속되는인간이

된다.

이것이인간의기능적퇴화인것이다.

첨단의디지털시대일수록우리모두는우리의뿌리인아날로그의세계에대해서도

균형있는이해를가지고살아야한다.

인간이더현명하고지혜로운삶을사는길은머리-뇌의사고기능을향상시키는데

있다.

특히장수시대를위해서도뇌기능의향상은절대적조건이된다.

뇌를자극하고훈련하는방법은여러가지가있을수있다.

그중인류문화사에서가장대표적인것이독서-책읽기다.

그렇다면책(冊)이란무엇인가.

그건곧‘기록’이다.

따라서독서-책을읽는다는것은그다양한기록들을읽는것이다.

그과정에서생기는배움과깨달음이인간을더성숙하게하고사는방법을바꾸게하고

새로운가치관을가지게한다.

모든인간은독서라고하는배움의과정을통해크게향상될수있다.

더넓고깊은세계를알게되고지식이늘어나며그만큼더세련된판단력과분별력을

가질수있다.

이러한일련의과정은한인간을더경쟁력있는존재가되게하며

그만큼‘인간적성공’에유리한조건을가지게한다.

인간이만든최초의책은,

점토판에쐐기문자(설형문자)를쓴후불에구워낸토판이었다.

그때가인류최초의문명인‘수메루문화’의시기였으며

지금으로부터5000여년전인BC3000년경얘기다.

언어학자들에의하면그쐐기글자는한지혜로운수메루시대의인간이강가에남아있던

물떼새들의발자국을보고만들었다는것이다.

점토판의용도는거개가상업적계약서와거래내역이었으며

우르에살았던히브리인의조상아브라함이실재했던인물임도이점토판의여러가지

거래기록으로확인된바있다.

점토판다음에등장한대표적인물건이이집트의파피루스다.

나일강가의갈대를쪼개어엇갈리게짠파피루스는이집트의문서뿐아니라

구약과신약성경이쓰여진옛종이이기도하다.

이어등장한것이양피지.

비로서기록은두루마리가되었다.

그후양피지의기록은낱장으로엮은책의형태로바뀌게된다.

나는시나이반도시내산아래에있는카타린수도원도서관에서수백년동안보관

되어온수많은양피지책들을직접살펴본경험이있으며우리시대에발견된

사해사본도예루살렘에서읽어봤다.

두경우그필사는거의인쇄주순의정교한것이었으며보관상태도좋았다.

중세시대의수도원은종교적인기능외에도인류문명과문화를기록해전수한큰

공로가있다.

거의모든사람들이문맹이었던시대에글을알고있는수도사들은전문필경사로서

수많은필사본을후대에남겼다.

대표적인것이성경임은말할것도없다.

한편,인간의정신사에서구텐베르그의인쇄기는글자그대로혁명적인사건이었다.

1445년그가완성한활판인쇄기는지식의대중화라는획기적인기능으로유럽을

완전히새로운세계로바꾸어놨다.

그러나아랍세계는거룩한경전을인쇄하는일이신성모독이라고결정,인쇄기의

반입을금지했다.

그때이스탄불에는8만명의필경사가있었다.

지금도아랍세계전체가10년동안발간하는책이스페인의1년치보다적다.

오늘날아랍세계가겪고있는후진성과가난,폭력적혼란에는많은이유가있을수

있지만지식-학문이대중화되지못한것도결정적이유의하나가될수있다.

종교근본주의는인구의절반인여자들을묶어놨고책을멀리함으로서첨단과학

시대에크게뒤처지는아픈대가를치르고있다.

빵이육신을위한양식이라면,

책은정신을위한양식이다.

건전하고건강한사람이라면이두가지양식을균형있게섭취해야한다.

특히지금처럼평균연령이크게늘어나는시대에는더그렇다.

젊었을때에는속도와편리에의지해살지만나이들어노후를살게되면깊이가

절대적인조건이된다.

그깊이를준비하는구체적수단이곧책이며독서습관이다.

나는일년에신간기준100권이넘는책을읽고있다.

어떻게그렇게많은책을읽을수있느냐는질문을자주받는다.

그래서오래동안축적된‘독서노하우’를많은분들에게참고가될수있도록정리해

봤다.

우선은,그리고가장중요한것은,

자기가가장좋아하는주제(主題)를정해야된다.

내경우는언제나문화사-文化史가기준이다.

역사와문화를공부하다보면고고학,지질학,철학,종교학,정치제도와경제,

문헌학까지섭렵하게된다.

그게어떤분야든자기가알고싶은주제를먼저정하는일이그래서중요하다.

하나의큰일관성을가지고학문의길을갈수가있기때문이다.

다음이책을구입해서읽는요령이다.

책을구입하기전여러가지매체를통해소개되는책들에대해최대한많은정보를

확보,세심하게검토하고선택해야된다.

지금은베스트셀러도조작되는시대임을감안해야한다.

일단책을구입한이후에는

가장신경써서읽어야할부분은저자의‘서문’이다.

서문만잘읽어도책전부를읽은것과같은지식을얻을수있다.

나역시서문만읽는책이의외로많은편이다.

서문만다시읽는책도많다.

다음은목차에대한세심한검토다.

어떤책은처음부터끝까지다읽어야하지만,

어떤책은몇가지주요부분만읽어도된다.

오래동안독서하다보면내용적으로겹치는부분들이발견되기때문에생략은언제나

가능하다.

또어떤책은두번,세번읽는경우도있고,

어떤책은특정부분만따로여러번읽게되는경우도있다.

한가지공통점은반드시중요한부분에밑줄을치는것과다른자료를찾아서알게된

내용을여백에메모해두는일이다.

책을읽으면서밑줄을친다는것은그부분의내용에대해생각-사고한다는의미가

있다.

밑줄치고메모에충실하면그책을다시꺼내읽을때큰도움이된다.

읽었던책을다시읽는경우그내용에대한이해와깨달음이먼저보다더깊어지는

것을체험적으로느낄수있다.

그만큼정신적으로도더성숙해지는것이다.

유사이전(有史以前)이라는말이있다.

인류가문명을가지고생활하기이전의시대라는뜻이다.

유사이래(有史以來)라는말도있다.

역사가기록을시작한뒤,라는뜻이다.

이렇게나누는기준은무엇인가.

그게‘기록’이다.

기록이시작된것이,

읽어서알수있는역사가시작된뒤가되는것이다.

그이전에도역사는있었지만기록이없기때문에역사이전이되는것이다.

기록은,곧책이다.

지금우리나라에서하루에출판되는종이책은200여종이다.

오늘이라는역사를기록하고있는것이다.

책이없어질수없는숙명적인이유가거기에있다.

책은문화의산물이기때문에없어지지않는다.

처음컴퓨터가화려하게등장했을때모두가입을모아이제종이는사라질것이라고

했다.

우리모두가아는대로종이는그전보다더많이사용되고있다.

늘어나유통되고있는정보의양과정비례,종이의양도늘어났기때문이다.

그게기록이가지는역사적인속성이다.

아이패드같은첨단의IT기기가나타났을때,

많은사람들이종이책의종말을예고했다.

어떤면에선제대로본것이다.

그러나이미말한대로책자체는절대로없어지지않는다.

그형태가시대에맞게진화할뿐이다.

스마트폰의모니터로세익스피어는읽을수없다.

세익스피어는묵직한종이책을손에들고안락의자에깊숙이앉아따뜻한조명밑에서

차를마시면서읽는책이다.

그러한읽기자체가지극히문화적인행동양식이다.

첨단의아이패드라해도마찬가지다.

모니터는그기계적속성이‘일별’하는수단일뿐이다.

거기에는읽기-생각-사고의기능이없다.

따라서책은앞으로그기능에따라나뉘어출판될것이다.

여행안내서,요리책,각종안내서비스,외국어통역기능등은전자책으로,

철학,종교와신학,의학,역사와인문학분야는종이책으로출판될것이다.

즉콘테츠별구분이일어나는것이다.

속도와편리는전자책이,깊이는종이책이담당하게된다.

이구분은이미시작되고있다.

사람이나이들면속도와편리에서는멀어지고깊이쪽으로기울게된다.

그게정상적인변화이기도하다.

종이책을선택하고읽는습관을길러두는것은또하나의현명한삶을위한가장큰

준비라고할수있다.

건강하게오래사는길이그안에있기때문이다.

프리즘이발견된이후에도무지개는여전히아름답다.-yorowon.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