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종 정재원.
BY yorowon ON 2. 11, 2013
대개의경우,
우리들은언제나잘아는사람들틈에서생활하고있다.
그래서모두가어떤틀안에서비슷비슷해진다.
인습(因習)이가지는힘이그것이다.
때문에별종을만나면눈이번쩍뜨인다.
별종이드물기때문이다.
자칫별종은모두의눈밖에나기쉽다.
그래도별종은우리모두에게신선함을주고틀밖을보게해준다.
바로정재원이그런경우다.
별종(別種)은,
다른종자,다른종류,별스러운사람을일컽는말이다.
정재원이그런별종이다.
우선그는인습을깨고있다.
인습은누구나얽매이기쉬운,이전부터내려오는사회의‘낡은풍습’이다.
그래서인습은비판받고극복되어야할부정적인뜻을내포하고있는술어이기도하다.
지금우리사회에는누구나인정하고있는두개의큰인습이있다.
그하나는낡은풍습으로서의결혼식이있다.
외화내빈(外華內貧)의대표적인통과의례로자리잡고있는이인습은그누구도거부
하지못하는무서운힘을가지고있다.
작은결혼식,실속있는결혼식을위한캠페인이있지만그효과는미지수다.
다른하나가최근에자리잡은‘사교육’이다.
심하게말하면왜,무엇때문에애를학원에보내는것인지제대로따져보지도않고
쏠림대열에휩쓸린다.
그래서사교육과무관하게자녀를기르는부로들은보통이상의용기와신념이있는
사람들이다.
2010년33명의광부가지하700미터갱도에갇힌사건이남미칠레에서일어났다.
정말전세계의이목이집중된사고였고현장에대통령까지나와있을정도였다.
그들을살려낸것은지상에서뚫고내려간지름70센티의구멍이었다.
그구멍을통해광부들에게전달된많은물건중엔야전침대와수건도있었는데
‘도이떼-Doidte’라는칠레회사의제품이었으며,
그때도이떼는칠레의아웃도어시장에서미국의노스페이스에이어2위의회사
였다.
칠레의토종브랜드인‘도이떼’를세우고키운사람이바로한국인정재원이다.
지금53세인그는1980년에칠레로이민했으며그곳에서아웃도어사업을시작,
칠레최고의아웃도어회사로성장했다.
지금은남미에는물론,노르웨이,중국,뉴질랜드까지진출,연매출3600만달러
(약390억원)규모의중견기업이됐다.
찰레에살고있는한인들은그를두고‘교포중번듯한사업을세운유일한사람’
이라고말한다.
21세기지구촌에서성공한정재원은그래서별종의한국인이기도하다.
기자의인터뷰요청을한사코거부한정재원은,
‘내가무슨성공신화처럼비치는게싫다.
나는우리회사와칠레를먼저생각하는사람이다.
교포사회라는개념에동의하지않는다.
칠레가200년밖에안된나란데교포사회로묶는것은너무폐쇄적이라고생각한다.
한인회라는조직에는반대하지않지만더개방적이어야한다.
애국심은남들과함께잘살때빛나는것이지우리만잘사는건애국심이아니다.‘
라고잘라말한다.
미국의LA는가장큰한인공동체가있는도시다.
그러나교포들의생활은코리아타운안에있을뿐미국사회안으로들어가지못하고
있다.
주류에의진입이안되고있는경우다.
특히제도정치안에근거를마련하지못하고있다.
끼리끼리만모여서살고있기때문이다.
정재원의체험적지적이바로그것이다.
칠레에살고있으니칠레를먼저생각하고칠레사람들과더불어잘사는것이애국심
이라는그의주장은그가별종임을알게해준다.
발상법과사고방식이다른것이다.
‘나는교포모임에전혀나가지않는다.
우선내코가석자여서한인회에나가갑론을박할시간이없다.
나는카톨릭신자이지만한인성당에도나가지않는다.
물론한인친구도많고교우관계도유지하고있다.
다만내가칠레에서해야할일을열심히하는것이한국을위해서도좋은일이라고
생각한다.
지금교포사회에서말하는애국심은지금시대와는어울리지않는다.‘
외국에사는경우,한인회는큰울타리가되어주는게사실이다.
그러나그안에서일어나는여러가지부정적인일들,예를들어분파가생기고
감투싸움하는등의폐해에대해정재원은단호하게선을긋는것이다.
거기에묶이면자기일을제대로할수없다고판단했기때문이다.
하나의인습을깨는용기없이는어려운일이며
다른한편으로는자기사업에대한자신감이있기때문이다.
해외에서의애국심도이제는시대에맞게진화해야된다는얘기다.
압권은칠레의유명한독재자‘피노체트’에대한개성적인평가다.
‘도이떼라는회사는누가투자해서만든회사가아니다.
내가100원을200원으로,다시400원으로불려서만든튼튼한회사다.
칠레의사업환경은아주투명하다.
30년동안사업하면서그누구에게도뇌물을준일이없으며요로에접근하려고
애쓴일도없다.
정말제대로경쟁할수있는나라다.
어떻게들릴지모르겠지만,그게피노체트의덕분이다.
그의장기집권과인권탄압은결코정당화될수없지만칠레의군부독재에부정부패는
상상도할수없다.
지난20년동안칠레발전의기틀을다진인물이피노체트다.
지금도여론조사에서가장존경받는단체가군과경찰이다.
피노체트는칠레의기강을바로잡았으며일찍자유무역을선언,기업들이경쟁력을
가지게했다.‘
군부독재의부정부패만빼면박정희를얘기하는것같다.
정재원은피노체트가아니라칠레의핵심을읽을줄알았기에성공한것이다.
그래서그는별종이다.
‘우리는친해지면내것네것이따로없는데이곳은우정이깊을수록내것네것이더
확실해진다.
예를들어코펠의경우2인용을2개사지4인용을사지않는다.
그만큼개인주의적이라고할수있다.
칠레는동쪽은안데스산맥,서쪽은태평양,북쪽은사막,남쪽은남극지대로고립되어
있다.
따라서사람들이방어적이고피해의식도있다.‘
세계적인규모를가지고있는‘신발회사’가두명의직원을아프리카에파견,
시장조사를하게했다.
한사람은,아프리카가너무가난하기때문에시장전망은어둡다고했고,
다른한사람은,아프리카사람들은거의가맨발로다니고있어커다란시장이기다리고
있다고보고했다.
정재원이칠레의맨발을본것은그의개성적인안목때문이다.
4인용보다는2인용코펠을더많이만들어판것이다.
모두가식당으로창업했다가80%이상이폐업하는안목과는질적으로달랐다.
‘돈은정도의차이가있을뿐누구나벌수있다.
많이버는게대단할것도없다.
하루세끼먹는건모두가똑같다.
중요한것은공감대와함께신뢰할수있고같은비젼을가진사람을사귀는일이다.
사업의목표는그래서사람을버는것이다.
다른하나는일을하면서자기가하는일에대해기쁜마음과자부심이있어야한다는
점이다.‘
돈을쫓아가면돈이달아나고
돈을피하면돈이쫓아온다는옛말씀이있다.
한인간이자기가하고있는일-사업을통해기쁨과자부심을느낄수있다면
그보다더큰성공은없다.
할수없이,마지못해하는일은성장할수가없다.
정재원은먼저사람을얻었기때문에그사업도성공했다.
공감대,신뢰,비젼은돈이아니라인간적으로접촉할때에만생길수있는무형의
자산이다
이역만리에서그가성공한것은인간관계에서먼저성공했기때문이다.
정재원은칼퇴근을하고주말엔절대일하지않는다.
쉰다고해서TV를보는것도아니다.
본업과는전혀다른일들을하고있다.
운동,책,공부가그것이다.
인간은계속같은일에매달려있으면발전하기가어렵다.
다른것을모르고,다른것과비교할수가없기때문이다.
그래서딴것을해봐야된다.
정재원의운동,책,공부는그를새사람이되게하고더크고넓은안목을가지게
한다.
일벌레,일중독도하나의질병이다.
우리사회는너무오래동안사람들에게‘일’만을강요해왔고지금도그렇다.
우리에게여가문화가빈약하고시간을활용할공간이부족한게그때문이다.
사람들이계속한곳으로만몰리는것도달리갈데가마땅찮아서다.
직업이외의일에대해아는것도별로없다.
그러니시야가좁아지고삶이단조로워진다.
TV리모컨을손에쥐고소파에서뒹구는것도그래서이다.
‘나는언제나급하고중요한일보다는내가하고싶은일,내가원하는일을먼저했다.
그것이칠레라는사회가내게준혜택이다.‘
우리들에게는사치스럽게들리는말이지만그가칠레에서사는방법은그렇다는
얘기다.
인간은,자기가잘하고좋아하는일을할때가가장행복하고그게직업이되는것이
가장이상적이다.
정재원이칠레최고브랜드를일구어낸원천이거기에있었을것이다.
그가텐트로시작해서아웃도어의전품목으로영역을넓혀나간것도그일이좋았고
잘하는것이었기때문이다.
‘자리보전’때문에휴가도제대로못가는풍토와는다른얘기다.
하고싶은일과하기싫은일은그효율에서천지차이가난다.
지금내가매달려있는일이정말내적성,천부와맞는것인지아닌지심사숙고해볼
일이다.
은퇴가아직먼나이라면용단을내려방향을바꿔보는것도삶의지혜라고할수있다.
정재원은칠레에서사는한국인이지만
한인회라는폐쇄적인교포사회에대해부정적인인식을가지고있으며
오히려칠레사람들속에서그들과더불어잘살아가는것이진정한애국심이라고생각
한다.
그는부정부패가없는피노체트의군사독재정권에대해공과(功過)를구분해서보고
있다.
2인용코펠을더많이만들어팔줄아는안목도가지고있다.
돈벌이보다는일에대한기쁨과자부심을먼저따지고,
주말이면운동,책,공부로다른세상을살고있다.
그리고그는자기가좋아하는일,원하는일을먼저하는것에‘가치’를두고있다.
정재원은21세기를다른나라에서살고있는한국인의별종이다.
그의독특하고생소한생각들은그가칠레에서성공했기때문에설득력을가진다.
다른사람들과다르게생각할수있다는것,
그건정말큰자산이라할수있다.
별종이중요한건별종만이낡은인습을깰수있기때문이다.
평범한목적에서는비범한노력이나올수없다.-yoro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