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의 소묘.
고두심.

고두심은1951년5월생이며

제주여고를졸업한토종제주사람이다.

1972년MBC의공채5기로탤런트가되어본격적인연예활동을시작했다.

그동안수많은영화출연과무대를통해우리에게는친숙한연예인이기도하며

무난한한국적마스크와중후한연기로팬들의사랑을받고있다.

최근의무대는

2012년‘여섯주여섯번의댄스레슨’이었다.

기자가그녀에게물었다.

‘드라마출연하기도바쁜데연극무대엔왜오르는가.’

고두심의대답은그가지금자기분야에서어느수준에서있는지를알게해준다.

‘고인물이되지않기위해서다.

연극은영화와달리편집이없다.

그래서무섭기도하지만그만큼짜릿하다.

관객들이내호흡에빨려들어오고있다는것을현장에서느낄수있으니전율이

흐른다.

무대에한번서고나면연기자로서자신감이하늘을찌를만큼충만해진다.‘

우리들이영화를볼때,

그게어떤배역이든자연스럽게,무리없이소화해내는뛰어난배우들이있다.

그들의공통점은얼굴이예뻐서뽑힌인형이아니라연극무대를통해그연기가

연마된전문가라는점이다.

고도심의말그대로무대엔편집이없다.

무대라는실시간에서의연기가가감없이,있는그대로관객에게전달된다.

고두심은그때의‘순간’을전율이흐른다고했다.

왜일까.

‘끼’가있고,그게통하기때문이다.

그끼가바로천부-하늘이준재능이다.

아무나무대에설수없는게그때문이다.

고두심은그살아있는무대를통해연기자로서의자신감을얻는다고했다.

수많은영화에서배우고두심이팬들의사랑을받는것도‘무대’라는바탕이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무대는모든배우들의변함없는‘기초’가된다.

연기가거기에서생기고몸에배기때문이다.

사실‘기초’는모든분야에서똑같이중요한재산이기도하다.

그게어떤일이든‘기초’가단단하면성공은확실하다고말할수있다.

문제는많은사람들이더빨리성공하려고그‘기초’를소홀히하는데있다.

그래서속도라는함정에빠지는것이다.

양성원.

한국첼리스트의자존심으로불리는양성원은1967년생이며

현재연세대학교음악대학의교수다.

7세에첼로를시작,

파리음악원에선필립뮬러를,

인디애나대학에선야노스스타커를사사했다.

바이얼리니스트인아버지양해섭은서울음대와프랑스말메종국립음악원교수였으며

형인양성식은최연소나이로파리고등음악원에입학한바이얼리니스트이기도하다.

음악가의집안에서음악가양성원이나온셈이다.

양성원은최근보르고뉴지방의수도원에서의연주를마친후기자에게자기의마음을

얘기했다.

‘예전에는왼손의손가락으로바흐를연주했다면지금은오른손의활로연주하는것

같다.

조금더시간이흐르면마음으로연주할날도언젠가는올것이다.‘

바흐의무반주첼로모음곡에대한얘기였다.

왼손가락은음정을위해표지션을짚는기능이다.

왼손으로연주했다는것은악보에충실한단계다.

정확한음정이연주의핵심이되는과정이라고할수있다.

오른손의활로연주한다는것은악보에서놓여나악상(樂想)을표현한다는얘기일

것이다.

포지션도중요하지만‘소리’를만드는건활이기때문이다.

비로서오른손에쥔활로서바흐의음악성을표현한다는것은이미상당한경지에

이르렀다는뜻이다.

그런데도그는‘언젠가는마음으로연주하는날이올것’이라고했다.

마음으로연주한다는것은무엇일까.

바흐가세상을떠난게263년전이다.

그러나그의음악은지금도계속해서모든곳에서연주되고있다.

말하자면양성원은260여년이라는시간을극복하겠다는얘기다.

바흐의마음이되어바흐의음악을연주하겠다는열망이라고할수있다.

아마도양성원은그의희망대로마음으로바흐를연주할수있을것이다.

우리는예술가의위대한힘을믿기때문에그게가능하다는것을알고있다.

그건값이아니라가치의놀라운세계이기때문이다.

양성원의첼로를듣고있노라면더분명한확신을가질수있다.

생선은머리부터썪는다.

박근혜정부가출범하면서

국회에서는계속해서고위공직후보자들에대한인사청문회가열리고있다.

공직을수행할수있는역량,자질,경력에대한심사와함께개인신상에대한

질문도쏟아지고있다.

참으로놀라운것은,

그들은서로다른배경을가지고있는서로다른사람들인데세가지문제에대해서는

예외없이공통점을가지고있다.

첫째가위장전입이다.

전입(轉入)은거주지를옮겨들어오는것이다.

우리가이사를하면동회에가서하는게바로그전입신고다.

위장전입은그전입을거짓으로꾸몄다는것인데대개는자녀의학군때문에가볍게

생각하고저지르는위법이다.

두번째가부동산투기.

도무지여기에는예외가없다.

어떤사람은인정한후사과하고,어떤사람은절대아니라고잡아뗀다.

다운계약서작성도빠지지않고있는단골메뉴다.

그리고세번째가본인이나자녀의의심스러운병역면제다.

여기에도거의예외가없다.

위장전입에서의위장은거짓으로꾸민다는말이다.

거짓이라는개념자체에는크고작은게있을수없다.

위장전입도분명한범법행위다.

남들다하는데내가못할게뭐냐는항의는고위공직을맡을만한위인이할수있는

대답은아니다.

부동산투기나다운계약서작성은법을어기는것이상의도덕적인문제가있다.

특히부동산투기는돈이없어막차를타는가난하고서러운사람들의피나는돈을

빨아먹는거머리와하나도다를게없다.

그죄질에서가장나쁜케이스다.

그리고의심스러운병역면제,

사실은병역기피라고하는게옳다.

우리나라는국민개병제국가로서모든국민은병역의의무가있는나라다.

그의무를지지않는다는것은개인의이익을떠나국가적으로용납할수없는

반사회적파렴치행위다.

고위공직에오를만큼의사람이라면우리사회의상위계층이다.

그들의부정과비리는생선은머리부터썪는다는말그대로다.

위가이렇게썪었으니아래야더말할것도없다.

이것이위기가아니라면무엇이위기겠는가.

똥별들.

최근의북한은흡사미친개짖듯하고있다.

가장거칠고,사납고상스러운말로우리를위협하고있으며곧전쟁이일어날것

처럼분위기를몰고가고있다.

‘국가안보’를기준할때,

비록그것이공갈이라해도마땅한대비를하고있어야하는게정도다.

북한의핵위협이고조에달했던지난3월9-10일사이

국민의세금으로지은전국의군전용골프장29개소에서는,

보도대로라면,75개팀300여명이골프를했다는계산이나온다.

우리는그들을이미‘똥별들’이라고부른지오래다.

그똥별들에게눈꼽만큼의군인정신이라도있었다면29개골프장은비어있어야

옳다.

자기위치에서몸과마음을무장하고방위임무에임하고있어야하기때문이다.

그게국가와국민을지키는군대의참모습이다.

역사를읽어보면그군복에가죽을많이쓴군대가잔인했으며,

군복에금붙이가많이달려있는군대는허약했다.

똥별들의모자를보면온통금빛으로범벅을하고있다.

그게우리가믿을수있는군대는아니다.

천안함도,연평도포격도우리가적에게깔보였기때문에생긴일이다.

그책임이누구에게있겠는가.

차드의부패,

아프리카중심부에위치한차드공화곡은,

1945년프랑스령적도아프리카의일부가되었다가1960년에독립한나라다.

200개이상의부족으로구성돼있으며이슬람중심의북부와비이슬람남부부족

사이에내전이계속되고있는곳이기도하다.

차드공화국의재무부가,

오지의보건소를지원하기위해100불의예산을세웠다고하자.

그런데여러단계를거치면서최종목적지인보건소에전달된돈은달랑1달라였다.

99달러가중간에서새나간것이다.

부정부패가왜무서운것인지를눈으로보게해주는사례라고할수있다.

사회에서의상위계층과군대에서의장성은조직을이끄는의무가주어진소수

엘리트들이다.

그들이썪었다면,이미우리사회의상당부분은붕괴되고있다는얘기다.

가슴아프고서글픈현실이다.

이제한국의부정부패는너무나견고한일상이되어회복이어려울것같다.

정말썪지않은곳이있을까.

그러기를바라는것은절망때문이기도하다.

단순한소비자.

‘보이지않는주인’을쓴더글러스러시코프는

‘우리는신민(臣民)에서시민(市民)으로한단계진화했으나

지금은시민에서단순소비자로퇴화하고있다.‘고썼다.

신민-臣民은군주국의신하와그백성이다.

군주국은국가의주권이왕과같은최고통수권자에게있는나라다.

따라서신하도백성도왕의소유일뿐이다.

시민-市民은,

국정에참여할수있는,권력이분담된개인이다.

민주시민이그것이며시민권의쟁취를위해서는많은피가흐르기도했다.

민주시민은한개인이향유하는최고수준의존재양태라고할수있다.

투표로주권을행사하고자유와행복을추구할정당한권리도가지고있다.

그러한민주시민이

단순소비자로퇴화하고있는게지금의사정이라는것이다.

퇴화(退化)는진보하기이전의상태로돌아가는것이다.

상업자본주의의포로가되어그들이생산한재화를소비해주는객체로

전락했다는의미다.

선택과균형.

미국노스웨스턴대학의러버트고든교수는,

‘당신은페이스북이나스마트폰은있지만상하수도가없는상황과

상하수도는있지만페이스북과스마트폰이없는생활중어느쪽을택할것인가.‘

하고질문한다.

고든교수는산업혁명과함께탄생한상하수도가정보화사회의IT첨단기기들보다

인류생활에더큰영향을끼쳤다고평가한다.

물론그가제기한질문의구도는작위적인것이기는하지만양쪽을함께생각해

볼수있는중요한계기인것만은사실이다.

정답은양쪽모두가있어야우리가편하게살수있다.

그래서대답은‘균형감각’이다.

한쪽에쏠려서다른한쪽을망각한다면우리가만나는불편은생각보다크다고

봐야한다.

단순소비자가안되겠다는각오만큼균형감각에서도게으르면안되는게현대인의

삶이아니겠는가.

이래저래현대인은고달프다.

그래서더‘지혜’가요구되는지도모른다.

사람마다자기의짐이더무겁다고생각한다.-조지허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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