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5월30일은,
우리부부가결혼한지47주년이되는날이었다.
그날우리는냉면집에가서냉면과만두전골을먹으면서결혼기념일을자축했다.
두사람모두평안북도출신이며우리에게최고의음식은만두와물냉면이다.
47년을함께살았다는것은결혼생활에대해나름대로의정의를내릴수있는
충분한기간이며나아가서는노파심으로젊은부부들에게몇마디할수있는자격도
얻은셈이다.
특히결혼생활은경험이중요하다.
그런의미에서47년은충분한기간이라고할수도있다.
그동안아들과딸을하나씩키워독립시켰으며지금은우리부부만이은퇴후의
노후생활을즐기고있다.
화가인아내는그림그리기에더열심이고,
독서광,음악광,낚시광,영화광인나는내가좋아하는일들에몰두,시간가는줄도
모르고있다.
거기에더해부엌을인계받은후요리에전념,지금은레파토리도다양해지고
솜씨도발전하고있는중이다.
나스스로는일촌이고,
자식은이촌이며내형제들과자식은삼촌간이고
형제들의자식들은서로에게사촌이다.
이를혈연관계라고부른다.
한할아버지의한핏줄인것이다.
이세상에서가장끈끈하고강력한가족관계다.
그런데,
세상에서서로에게가장가까운부부사이는무촌(無寸)이다.
완전히남남인것이다.
태어나고자라난배경도완전히다르다.
성격과기질,체질도다르다.
취미도다르고선호하는것도서로다르다.
이렇게철저하게서로다른사람끼리결혼이라는의식을통해가정을이룰때
가장중요한것은상대방에대한‘이해’다.
서로가서로를이해하고배려하면세월이가는동안비슷해지면서행복하게살수
있다.
반대로제고집을버리지못하면자주충돌하게되고그정도가깊어지면앞뒤생각
안하고갈라서게되는게부부다.
특히지금은너무쉽게결혼하고또이혼하는세태이기도하다.
그러나결혼문제는절대로가볍게생각하면안된다.
사람에따라서는그냥혼자사는게더행복할수도있다.
부부에게있어,
평생을통해가장중요한원칙은
아내는남편의영원한‘여자’이며남편은아내의영원한‘남자’라는사실이다.
모두가잘알고있는평범한사실같지만실은모두가잘모르고지내는함정이기도하다.
먼저아내-여자의경우를생각해보자.
임신과출산을거쳐애기가생기면그때부터아내는누구의‘엄마’가된다.
그리고그집‘며느리’이며고모나이모도될수있고숙모,외숙모도된다.
사람은부르기-호칭에의해정의되는존재이기때문에자기도모르는사이에그이름에
걸맞는사람으로변하게된다.
대표적인것이애기의‘엄마’가되는것인데엄마의자리와역할은‘아내’의자리와
역할을잠식할수밖에없다.
따라서남편의‘여자’는없어지고아이의‘엄마’만남게된다.
내놓고말은안하지만그런아내에게서‘여자’를볼수없는남편은그때부터조금씩
멀어지게된다.
아주심한경우,다른여자를찾게된다.
여자역시아이에게몰두하는만큼남편-남자를소홀히할수밖에없다.
그래서이를극복하는노력이현실적으로요청되는것이다.
한편,남편-남자의직장에는
아직미혼인아름답고발랄한젊은여자들이있게마련이다.
아내들도그런시절을모두겪은바있다.
그들은모두가애기엄마인아내에게는가장분명한라이벌들이다.
남편에게어떤불미스러운일이있는것은아니지만애기엄마이며며느리이고
뉘집딸인아내보다는그냥젊은여자들임으로그들은경쟁상대가되는것이다.
직장에몸담고있는모든남자들은심정적으로젊은여자들에게끌리고아내에게서
찾지못하는‘여자’의모습을발견하는것이다.
‘애까지낳았는데이제어쩔것인가’
그래서화장도소홀해지고몸도관리하지않는것은물론남편-남자를소홀히하는
실수가시작된다.
퍼질러앉아버리는것이다.
그게쌓이면얼마나위험해지는지를모르기때문이다.
젊은주부들은,비록애가생겼다해도남편-남자에게는끝까지‘여자’로존재해야
된다.
남편이퇴근해서돌아올시간이면몸단장하고바쁘면립스틱이라도좀진하게
바르고있어야된다.
남자에게종속되라는것이아니라‘여자’의위치를지키라는뜻이다.
나와절친한대학동창의아내가김여사다.
나는내아내를빼놓고는그분을가장존경한다.
충분히존경받을만한조건들을갖추고있는분이다.
잘생기고예쁜얼굴은아니지만늘매력적이다.
옷입는솜씨가뛰어나고,사람들을대하는매너도더없이세련돼있다.
내가그분을존경하는가장큰이유는,
억세고투박하고거친부산사투리를더없이아름답고우아하게구사하기때문이다.
고상하기까지하다.
간사스러운서울말씨는비교도되지않는다.
그건교육과교양의힘이라고생각한다.
남편을따라외국생활도많이했다.
나는오래동안그분과만나면서많은질문들을했으며그대답들을메모해왔다.
오늘은젊은주부들을위해그내용의일부를정리해보려고한다.
김여사의지론에따르면,
모든여자들은머리,두개골의자기모양이있다고한다.
네모,세모꼴,역세모꼴,직사각형그리고달걀형등이있다는것이다.
최고의모양은달걀형인데미인이되는첫째조건이기도하다는것이다.
그모양새가어떠하든자기얼굴을달걀형으로만드는것은머리칼을이용하는방법이
가장좋다고한다.
즉머리칼로모양을다듬어얼굴의각을죽이고타원형을만든다는것이다.
그건충분히가능하고따라서단골미용사가있어야된다고한다.
다음이패션,
자기와체형이비슷하고,얼굴모양도비슷한국내,국외의모델을한사람정한다.
연예인이든직업여성이든상관없다.
즉자기와가장가까운모습의‘다른자기’를설정해놓는것인데이때가장중요한
것이자기의피부색과같아야한다고했다.
그들의화장,의상,악세사리,구두까지눈여겨보고자기것을선택하는데이렇게
하는가장중요한이유는칼라-색상에서아름다운보색을취할수있기때문이라고
했다.
그들을따라하되자기의개성을약간살리면최고의수준에갈수있다는게김여사의
주장이다.
그리고진정한아름다움은안에서나오는것이기때문에‘읽기’를소홀히하면
안된다고했다.
종이책,종이신문을열독하라고했다.
말하자면공부를통해내공을쌓으라는얘기였다.
가장나쁜것은자기를모르는채그냥남을따라가는것이라고했다.
수백만원짜리옷을걸치고도촌티가나는것은그게자기와어울리는것이아니기때문
이며그걸아는게지혜라고도했다.
여자의일생에서가장소중하고보람된일은무엇일까.
그건‘육아’다.
자식을낳아기르고성공시키는것,
세상모든엄마들의바램이기도하다.
우리부부도남매를키워독립시켰다.
아들은대학병원의순환기내과심혈관전문의이며
딸은페사디나에소재한미국사학의명문ArtCenterCollegeofDesign출신으로
일러스트레이션을전공,지금미국에서후리렌서로일하고있다.
우리부부가성공한점은,
아이들의적성-천부를찾아그길로나아가도록결정하고도와준것이다.
두아이모두자기일을사랑하고정진하고있다.
이세상의모든아이들은완전히서로다르다.
그리고지금은모든분야가점점더전문화되고있다.
때문에하늘이준재간-천부를찾는일이가장시급하고중요하다.
잘하고좋아하는일,그걸빨리찾아야한다.
그래서남들을따라가면안되고쏠림현상에휩쓸리면위험하다.
김동건의아나운서생활50주년을기념하는모임에서그는기자의질문에이렇게
대답했다.
‘말잘하는것은타고나는것이다.’
자기애가뭘타고났는지도모른다면이미엄마의자격은없다는얘기다.
‘우리엄마요?
맨날삼겹살에소주마시고노래방가요.‘
‘우리엄마는지금소파에누워서자고있어요.’
나이에관계없이종친인생의모습이다.
그리고애들도그걸답습하는게세상이다.
평생수많은가정을방문해봤지만집안에엄마-주부의책상이따로있는집은
극히드물었다.
인간은자기책상이있으면사는방법이달라진다.
형식이내용을만들기때문이다.
계발(啓發)이라는말이있다.
슬기와재능을일깨워더나은상태가되게한다는뜻이다.
인간이자기를계발하는것은더나은삶을살기위해서다.
삼겹살과소주에만족하고그렇게끝내겠다면달리할말은없지만한번주어진
짧은인생을그렇게막살수는없는일이다.
집안에자기책상을가져보라.
그위에시집한권이놓여도식구들의대접이달라지고자기도달라진다.
종이책과종이신문을열심히읽어야된다.
디지털과아날로그의균형을맞출줄알아야슬기로운현대인이다.
얼마전며느리가내게이런말을했다.
‘아버님,우리세대는정말100세까지산데요.’
좋다기보다는끔찍하다는표정이다.
60도못되은퇴하고40여년을더산다면사실보통일이아니다.
그만한준비가있어야되기때문이다.
지금의일상도그렇지만노년생활에서도가끔씩생기는큰돈보다는작게라도
매월주어지는돈이더소중하다.
그래야수지타산에서균형을맞추고그만큼안정적으로살수있다.
늙어서가지게되는월수입은저축밖에달리길이없다.
저축하고,또저축해야된다.모든아내들의임무이기도하다.
다른하나는나이들어재취업할수있는‘전문가’가되는것이다.
그게어떤분야든제대로실력을갖춘전문가는대접을받게돼있다.
할인매장의계산대에서는것도하나의방법이긴하지만자기분야에서확실한
전문가가되는게백번낫다.
노후-노년생활을만만히보면안된다.
오히려현역일때보다도더많은준비가필요하다는것을알아야한다.
그래서더욱자기계발에매진해야한다.
비유적인얘기이긴하지만,
부부란애인으로시작해서친구가되고나중엔서로의간병인이된다고한다.
재미있는표현이고어떤면에선사실이기도하다.
중국이낳은세계적인석학‘린유탕’은,
‘부부란가는실들이꼬이고꼬여밧줄이되는것과같다.’고했다.
좋고기쁜일은물론,어렵고힘든고비도함께겪으면서쌓인고운정미운정이
부부를지탱해주는힘이라는얘기다.
그리고,이혼은피해야된다.
어쩔수없다해도이혼은상처이며그상처는깊고크게남는다.
특히황혼이혼은두사람모두에게파멸적이다.
그래서피하는게옳다.
일찍이도산이이런말을했다.
‘미운아내도곤지를찍어주면서살아야한다.’
보는각도를달리하면또새로운면이보이는게부부가아니겠는가.
이세상에부부만큼서로상대를잘아는사이는없다.
그래서그게자산이기도하다.
백년해로(白年偕老)라는말이있다.
부부가한평생을함께늙으며산다는옛말이다.
젊은주부들은앞으로살아갈날이창창한아름다운새댁들이다.
가꾸기에따라더아름다울수있는젊은여인들이다.
그리고사랑하는남편-남자의‘여자’이기도하다.
그래서남자의사랑을한몸에받아야하는‘매력’이있어야한다.
그매력은천박한것이아니라우아하고,고상하고아름다운것이어야한다.
그건종속이아니라자기의고유한위치를지키는길이다.
때문에끊임없인노력해야한다.
스스로안팎을닦아자기를연마해야한다.
사실은,젊음자체가아름다움의모체다.
거기에색을입히고다듬으면되는것이다.
남의흉내를내면안된다.
더촌스러워질뿐이다.
자기것,자기만의것을살려낼줄알아야한다.
그래서끊임없이공부하고노력해야한다.
그리하여겉모습만이아닌안으로부터뿜어나오는아름다움으로빛나야한다.
사막이아름다운것은거기에오아시스가있기때문이다.-생덱쥐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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