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익 테러.
집안에재앙이찾아온것은딸이고2가되었을때다.

딸은언행이조신(操身)했고영민했다.

어려서부터영리함으로부모를즐겁게했고공부도뛰어나게잘했다.

내놓고말할수는없었지만부부는큰애인아들보다는둘째인딸에게더큰기대를

가지고있었다.

특히아버지의딸사랑은유별났다.

딸에게변화가나타나기시작한것은그말투였다.

전에는들어볼수없었던표현들을쓰기시작했으며사물을바라보고판단하는

자세가부정적으로변해갔다.

그리고고3이되었을때,

딸은대학에가지않겠다고선언했으며지금의학교,입시제도,정부와체제에대해,

사회에대해그부당성을지적하며혁명을역설했다.

부모는놀랬고특히아버지는아연실색했다.

그건상상도할수없었던일이었기때문이다.

딸은부모도모르는사이에외부세력에의해‘의식화’되었던것이다.

한번의식화되면구제불능이라는점은부모도잘알고있었다.

이미주변에서그런일들이벌어지는것을목격했었기때문이다.

절망적이고,난감했다.

아버지는학교를찾아갔고담임교사와이문제에대해의논하면서딸을의식화

시킨게바로그담임이라는사실을확인했다.

격열하게항의했지만담임은태연하게빨뺌했다.

비열한인간이었다.

본인이좋아해서그렇게됐다는것이다.

따라서책임은딸에게있는것이지자기에게는없다는괴변을늘어놓았다.

아버지는그비열한인간과더이상얘기해봐야소용이없다는것을알았다.

교장을찾아항의했지만그건자기가간여할일이아닌라는무책임한말만

들었을뿐이다.

비로서아버지는개인이넘기힘든두꺼운‘벽’을실감했다.

그건감당하기힘든좌절감이었다.

그때부터아버지는독한마음으로딸을다그치기시작했다.

왜의식화가문제인지,

그게얼마나무섭고잘못된것인지,

그결말이비극적이라는것까지소상하게설명하며딸을몰아세웠다.

결국딸은가출했고,소식도끊어졌다.

아버지는다시담임을찾아가다그쳤지만자기는모르는일이라고잡아뗐다.

전후사정을다알면서사실을감추고있는비열한인간이었다.

몇달이지난후딸은마음도몸도만신창이가된채돌아왔다.

다망가진채였다.

제방에틀여박혀문도열어주지않았으며그렇게폐인이되어갔다.

아버지는몇다리를걸쳐소개받은그사람을조용한곳에서만났다.

저간의사정을설명한후,

준비한봉투를내밀었다.

‘많은돈은아니지만제가최선을다해준비한것입니다.

그놈을죽지않을만큼만때려주십시오.‘

학교주소와담임이름을확인한그는확실한시선으로대답한후

봉투를집어들고일어섰다.

이름만대면알수있는유명작가의‘단편’을내가요약한내용이다.

지난달24일,

중학교교사인김모씨는학교앞전신주에붙어있는전단을보고놀랬다.

‘학교폭력,왕따,괴롭힘,

소극적인대처는더큰피해를불러온다.

이제는절대로혼자고민하지말고전화를달라,

우리가함께할것이다.‘

전단의아랫부분은연락처를하나씩뜯어갈수있도록돼있었으며이미몇개는

사람들이뜯어간상태였다.

돈만주면무서운사람들이학교폭력등을해결해준다는얘기는학부모들사이에선

공공연한비밀이라고한다.

일간지의취재팀이수도권에있는심부름업체10곳을알아본결과9개업체가

‘요지음은불륜조사다음으로학교폭력해결의뢰가많다.

조폭이나경호원을동원해즉시해결해주겠다.‘고했다.

비용은15만원에서2500만원까지다양하며심지어2차작업(애프터서비스)까지

책임진다는업체도있었다.

우리들이알아차리기훨씬전부터새로운‘폭력시장’이크게형성된것이다.

문제해결을위해600만원을요구한한업체는

‘우리가이일을한두번한것도아니고가해학생을납치하거나죽이는실수를해

시끄럽게한일도전혀없다.‘며

‘가해자가이일을빌미로다시협박하거나폭력을행사하면애프터서비스차원에서

무료로,확실하게2차작업으로해결해드린다.‘고도했다.

이미이런일들은상당한수준으로진행되고있으며전문화하고있다는얘기다.

한업체의방법은조금달랐다.

‘학교폭력은시끄럽게해야해결되는데특히수업시간에교실에들어가한바탕

소란을피워주면아무도못건드린다‘며

‘급식시간에쳐들어가교사들에게너희가제대로조치를못해우리가여기가지

왔다.‘고하니학교측은신고도못하고가만히있더라고했다.

이미상당수학교가당하고있다는뜻이다.

수업시간에폭력이교실에들어가고,급식시간에식당까지들어가활개를칠수

있다는것은‘학교’라는조직이얼마나취약한곳임을그대로드러내는사례라고

할수있다.

중학생아들을둔한주부는,

‘학폭에시달리는아들을위해안입고,안먹고모아뒀던적금을깨심부름업체에

의뢰했다.

학교폭력으로애들이자살까지하는판인데엄마가못할게뭐가있는가.

폭력으로폭력에대응하는방법은싫지만애들은애들만의방식으로잡아야한다는걸

뼈저리게느꼈다.‘는글을인터넷카페에올렸다.

학부모들의일반적인반응은,

‘그심정100%공감한다.

당해보지않은사람들은절대모른다‘는것이었으며,

학교당국과경찰등공권력에실망한학부모들이자구책을마련하는단계에까지

이르렀음을심각하게받아들여야한다고했다.

말하자면많은학부모들이실효성없는당국과학교의대책에실망하고있고,

돈을주고학폭을해결하는추세에대해큰거부감을느끼지않는다는뜻이다.

언제나어떤사태가‘일반화’되고있는것은그나름대로의이유가있게마련이다.

학폭에시달리는자녀를둔학부모들이

돈으로해결사를고용하는이유는

가해학생이발뺌을하면속수무책이며,

학교는문제가커지고노출되는것을꺼려쉬쉬하고학교징계는일회성에그쳐

실효가없다는것이다.

따라서폭력은계속된다.

경찰에신고해봤자‘촉법소년’이라처벌도받지않는다.

(만10-14세까지의

촉법소년-觸法少年-은폭력을휘둘러도형사처벌을받지않는다.

한편대부분의학폭사건은가해자가불구속상태에서진행되기때문에조사를

받으면서도학교에출석,2차,3차의폭력이가해질수있다.)

다른한가지이유는,

법적으로처리한다해도그시간이오래걸리며그과정에서보복폭행을당할수

있기때문에해결사를고용하지않을수없다는것이다.

이러한주장들은일차적인설득력이크다.

모두가당해본학부모들의가슴아픈체험담이기때문이다.

앞에서소개했던‘단편’의내용이나

해결사를돈으로고용하는학부모들의행태는말하자면‘우익테러’다.

좌익테러가이념에입각한반체제적인폭력이라면우익테러는국가,공권력의

보호를받지못하는피해자들이자구책으로행사하는폭력이다.

사전적의미에서는이를사형(私刑-린치lynch)이라고부르며

법률에의하지않고개인이나사적인단체가사사로이범죄자등에가하는

제제(制裁),폭력이다.

‘법은멀고주먹이가까운’현상이불러오는부작용의한가지라고할수있다.

1983년미국의피터하이암스감독에의해만들어진영화가

‘Thestarchamber’다.

저명한판사9명이만든이비밀조직은,

감옥에가야할흉악범들이악덕변호사들에의해법망을교묘히빠져풀려나는

현실을바로잡기위해‘살인청부업자’를고용,그흉악범들을제거해나간다.

전형적인우익테러-린치인것이다.

정당성여부를떠나이미선진국에선오래전에‘우익테러’가있어왔던것이다.

이문제에대한전문가들의견해는,

학부모들이사적인보복에매달리게된가장근본적인원인은학교안에서

공권력-경찰력은믿을수없기때문이라고분석한다.

범죄의발생비율은높고,검거율은낮은후진국에서보디가드나해결사를고용하는

현상이나타나게되는데이런후진국현상이우리사회에나타나는것은

‘법모다주먹이가깝다’는인식이교실안에서확산되고있기때문이라고했다.

사회학전공의한교수는,

‘학교폭력에노출된학생들이잇따라목숨을끊을만큼큰고통을겪고있지만

지난몇년간정부는학교폭력문제를해결할수있다는신뢰를심어주지못했다.

따라서공적신뢰가사라졌기때문에학부모입장에서는학교도,경찰도,교사도

믿을수없어폭력을더큰폭력으로해결하려는‘정글의법칙’에매달리게된

것이다‘라고분석한다.

박근혜정부가‘학교폭력’을4대악의하나로본것은긍정적이다.

이제는이문제를정권적차원에서접근하지않으면안되는수준까지와있음을

모두가알아야된다.

이심각한문제에대한또하나의접근방법은

‘수요와공급의원칙’이다.

무릇,그게무엇이든수요가있는곳엔반드시공급이나타나는게경제법칙이다.

사랑하는자녀가학폭에시달린다면,

그부모는억만금을주고라도이문제를해결하고싶은게사실이다.

그누가‘아니’라고말할수있겠는가.

따라서수요와공급이있는이‘해결사시장’은쉽게없어지지않는다.

공교육의붕괴와학원-사교육시장의확대가그본보기라고할수있다.

우리모두가우려해야할가장큰걱정은,

개인이폭력을소유,사적보복-사형이공권력을무력하게만든다면근대국가의

기초가무너질수있다는점이다.

역대정권이이문제에제대로접근조차못한것은‘무능’했기때문이다.

특히일차적현장인학교와교사들의비겁과비굴은문제를여기까지키워왔다.

아무리긍정적인측면이있다해도학폭을또다른폭력으로해결하겠다는것은

더큰재앙을불러오게돼있다.

우익테러도테러이기때문이다.

테러(terror)는,

어떤목적을위해폭력을사용,상대를위협하거나공포를가지게하는

사악한행동이다.-yoro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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