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여행.
BY yorowon ON 8. 19, 2013
음식(飮食)이란무엇인가.
곡식이나채소,고기등을익히거나다듬고양념해서사람들이먹을수있게만든
밥이나국,반찬등의물질이곧음식이다.
그렇다면요리(料理)는무엇인가.
음식을일정한방법으로맛있게만드는것이다.
음식을맛있게만드는요리에서가장기본이되는조건은불(火)이다.
인류는500만년이상날고기를먹고살았다.
그러다지금으로부터180만년전에불에익은고기가더맛이있다는사실을알아
차렸고그때부터불을관리하기시작했다.
‘부엌은한지역문화의총화’라는말이있다.
총화(總和)는,
전체를모은수라는의미도있지만전체의화합이라는뜻도있다.
사람들이살고있는지역은넓고그지리적조건도서로다르다.
때문에모든지역은그땅이내는소출이있으며그것을식재료로하는요리법도
다를수밖에없다.
그래서지역에따라,사람에따라서로다른음식을만들어먹는것이다.
해외여행을하는경우우리의토속밑반찬을가지고가는분들이많다.
여행지의낯선음식을먹기가힘들기때문이다.
어쩔수없는일이라해도그건제대로된여행은아니다.
여행은다른지역의문화를접하는것이다.
체험과경험을,그리고귀중한안목을넓히는게여행이다.
따라서여행지의음식을먹어보는것은그곳의문화를이해하는첩경이라고할수있다.
나는본래음식을가리지않는다.
세계어느곳에가든그곳음식을전부맛있게먹는다.
단하나의예외가있었다면중국의오지에갔을때그음식은먹을수가없었다.
맛의문제가아니라그게전세기의,전혀형태가다른음식이었기때문이었다.
모든곳의음식은모두가개성적이고서로달랐다.
같은재료로도요리법이달랐고우리는먹지않는재료를쓰는경우도있었다.
그래서여행은재미있고새로운음식을만날때마다더큰즐거움을맛볼수있었다.
음식은여행의중요한요소임을알아야한다.
룩소(Luxor)는,
이집트의옛도시테베에있으며카이로남쪽720키로에위치한곳으로
유명한카르낙신전이있는곳이다.
260미터에이르는신전의길이와어른셋이손을잡아야감쌀수있는기둥들은
그엄청난규모를말해주고있다.
실로우연히,
그석수(石手)의집에들어가게됐다.
그는카르낙신전근처에서팔고있는여러가지조각상을돌로만드는일을하고있었다.
나는큰흥미를가지고세밀하고숙련된그의작업을지켜봤다.
그때그의부인이소박하게만든나무식탁에자기들의점심식사를차리고있었다.
마음씨좋은석수의강권에못이겨처음으로아랍인의식탁에함께앉았다.
호떡처럼생긴,그러나기름끼가없는구운빵,
그리고투박하게생긴치즈와올리브열매,토마토가전부였다.
나는아직까지그렇게색깔이빨간토마토를본적이없으며그렇게맛이있는
토마토도먹어본일이없다.
염치불구하고계속해서다섯개를먹었다.
부인은웃으면서새로씻은토마토를더가져왔다.
이집트에그렇게맛이있는토마토가있을줄은정말몰랐다.
수에즈시를떠난버스는시나이반도초입에서고장이났다.
할수없이지나가는차를얻어타고다음휴게소까지갔으며그곳에서새버스를
기다리기로했다.
그휴게소는정말초라한건물이었다.
그래도습기가없는지역이기때문에그늘에만들어서면서늘했다.
다낡아빠진의자에앉았는데,
마침여자두명과아이셋의베두인가족이바닥에보자기를펴놓고음식을꺼내기
시작했다.
아랍빵과거칠게생긴치즈,올리브열매,그리고처음보는과일몇가지가전부였다.
한참식사를하던나이많은부인이나를보더니자리를옮겨앉으며나를자기옆에
와서앉으라고손짓으로불렀다.
그건너무뜻밖이어서놀랠수밖에없었다.
그들의강권으로,생전처음베두인가족과점심식사를하게됐다.
두부처럼생긴치즈를한조각잘라내빵에발라입에넣는순간,
그깊은맛에놀랬다.
그건처음먹보는,전혀생소한,그러나무엇과도비교할수없는놀라운치즈였다.
왜유럽의부자들이베두인의양젖치즈를입도선매하는지를알수있었다.
나는그렇게맛이있는치즈는먹어본일이없다.
식사후나는휴게소에서과자를한보따리사서아이들에게줬다.
인간미넘치는베두인가족과그치즈의맛은결코잊지못할것이다.
터키의남동쪽에있는안티오키아는세계에서가장큰모자이크박물관이있다.
그런데내가그곳을기억하는이유는콩수프때문이다.
골목안에있는작고평범한식당이었는데수프맛은놀라웠다.
다시한그릇을시켜먹었고세번째는그릇을들고직접주방까지가서재료가
무엇인지물어봤다.
콩이라고했다.
세번째수프를떠주는주방장의얼굴은지극히만족한것이었다.
정말대단한수프였다.
타우러스산맥을넘었을때휘발휴게이지는바닥에떨어지기직전이었다.
그만큼마침나타난주유소는반가웠다.
주유를마친후계산을위해사무실에들어서니마침점심시간이어서책상에는소박한
음식이놓여있었다.
일본인이냐고묻기에‘코리안’이라고하자주인의태도는가족으로변했다.
터키인들의코리아사랑은유별날정도다.
그는나를식탁으로끌고갔으며,그래서나는터키인과식탁에마주앉았다.
내가먹어본것중가장맛있는올리브열매가거기있었다.
나는올리브열매를좋아하기때문에먹어본종류도많다.
그런데그날,그터키주유소에서먹었던올리브는그맛이최고였다.
버금가는것은스페인의고도(古都)똘레도에서먹어봤다.
이스라엘에는피타라는빵이있다.
직경20센티정도의이빵은꼭호떡처럼생겼는데반으로쪼개면주머니처럼
벌어진다.
그안에샐러드와고기등을채워두손으로잡고먹는데맛이아주좋다.
채우는내용물과가지수에따라가격이다르다.
걸거리노점에서쉽게발견할수있으며저렴한가격에비해한끼를충분히해결
할수있는식사가된다.
한번은예루살렘의다마스커스문근처에있는골목에서반지하의아랍식당에들어
갔다.
양고기를먹고싶다고하자어떤요리로원하는가를물었다.
양념구이를해달라고주문했다.
생각보다요리하는시간이길었지만그들이내앞에갖다놓은접시의양고기구이는
숨이넘아갈만큼맛이있었다.
아랍빵과함께먹었던그양고기구이를생각하면지금도입안에침이고인다.
예루살렘에는정말저렴한,맛이있는식당들이많다.
잘만찾으면대박이나는곳이다.
예루살렘근교에있는모샤브‘네베일란’은내가이스라엘에갈때마다투숙하는곳이다.
방에들어서면과일바구니가있고거기에꽂혀있는카드에는
‘집에돌아온것을환영한다’는인사말이적여있다.
장삿속이라해도기분은좋다.
한번은저녁식사를위해식당에갔는데그날의메인코스가‘칠면조’였다.
나는조용히메니저를불러한국인은칠면조를잘먹지않는다고했으며
혹시소고기요리를해줄수없느냐고물었다.
그는에피타이저를내앞에갖다놓으며잠시기다려달라고했다.
한참을기다린후접시에담긴소고기요리가채소모듬과함께나왔다.
소스를끼얹으며구운것같기도하고,
볶은것같기도한그소고기맛은필설로는다표현할수없을정도로맛이있었다.
사실,내가단골이아니라면받을수없는대접이었다.
한우물을판덕이었다.
같은소고기로그런요리를할수있다는것은주방장의솜씨때문이다.
물론다음여행에서도나는계속‘네베일란’에투숙했다.
그곳엔좋은수영장도있다.
말라케시는일년내내붉은모래바람이불어오는모로코의중부도시이며국제
회의가자주열리는곳이기도하다.
그근처사막에서점심을먹은일이있다.
모래투성이의카펫바닥에갖다놓은커다란접시에는불면그대로날아갈것같은
조밥과여러가지소스,고기,채소가담겨있었다.
모로코인들이먹는걸보니손으로조밥에소스등을섞어입으로가져갔다.
처음에는맛을알수가없었으며
모래가씹히는것이불쾌하기까지했다.
그런데계속씹어보니기묘한맛이감지됐다.
그음식은그냥넘기면맛을모르게된다.
그래서오래씹어야했고비로서독특한맛을알게되는것이다.
사막민족의음식은단순해보이는게특징이다.
종류도많지않다.
그러나그음식들은오래동안의경험이선택한밀도가높은음식들이다.
마그레브지역의치즈가대표적이라고할수있다.
똑같이올리브열매와기름을사용하는방법도아주다양하다.
1991년5월의모스크바,
붕괴6개월전의모스크바엔문을연가게가하나도없었다.
물한방울사먹을데가없었다.믿기어렵겠지만사실이그랬다.
사회주의의끝이경제의몰락으로그추악한모습을드러내고있었다.
(평양의미래모습이그럴수있다.)
우리부부는모스크바에서북쪽으로70킬로떨어진자고르스크에갔다.
그곳은러시아정교회의중심지로연방신학교가있었으며,
14세기이반4세때축조된성세르기에프삼위일체교회가있다.
푸른색의돔을이고있는이아름다운교회에서러시아정교회교인들과함께
서서예배를드렸다.정교회에는의자가없었다.
점심식사는그곳의작고아담한호텔식당에서했다.
그들이만들어팔고있는메뉴는한가지였는데
단지처럼생긴그릇에감자와소고기를다져넣고그위헤달걀을풀어오븐에서
익혀낸음식이었다.
흡사우리의뚝불같은,아주맛있는음식이었다.
음식이름을물어보니‘기야’라고했다.
소련에서먹어본음식중에서가장인상에남는음식이기도했다.
그때소련은모든물자의부족으로호텔식당까지도메뉴는단조로왔고
맛은없었다.
케비아도자주나왔지만그건우리입에는맞지않는음식이었다.
인도여행을마친후,
첸나이를뜬비행기가싱가폴의창이공항에도착했다.
환승까지는시간이있었고배도출출해서이층의식당가로올라가봤다.
마침인도음식점이있었고우리는인도빵인난과수프인옐로우달을시켰다.
그것은인도에서먹었던것과는비교도안될정도의맛이었다.
우리는다시2인분을더시켰고,
나는결국,1인분을더시켜먹었다.
웨이터도주방장도틀림없는인도인들이었다.
인도에서보다더맛이있는난과옐로우달을창이공항에서먹게될줄을정말
몰랐다.
귀국한후에도여러곳의인도음식점을다녀봤지만창이공항에서의맛은찾지못했다.
나는인도빵난은만들수있지만,
옐로우달은우선재료를구할수없어만들지못한다.
대신카레를맛있게만든후맛살라향을섞어난과함께먹곤한다.
해외여행을하면서맛보게되는음식들은하나하나가그지역문활의산물임을알수있다.
그서로다른여러가지음식들을먹어본다는것은여행에서빼놓을수없는큰
즐거움이기도하다.
그래서우리는밑반찬을가지고다니지않는다.
카이로에는우리부부가자주들리는한식당이있다.
주인내외는언제나우리를반겼고정중하게대했다.
이스라엘에가기위해카이로를떠나는날아침,
그분들은언제나처럼우리에게정성껏준비한한식도시락을건넸다.
수에즈시를벗어나시나이반도에진입한후점심시간이되었을때해변에세워진
빈건물을발견,차를세우고그곳에가봤다.
가건물이었지만그늘은아주시원했다.
우리는모래위에보자기를편후도시락을꺼내놓고열었다.
시원한그늘에서깨끗한홍해를바라보며밥과김치를먹는즐거움은다른것과는
비교할수도없는독특한것이었다.
밥과김치,그리고다른반찬들,
우리음식의맛은그어떤것과도비교할수없는최고의것이었다.
한식의세계화는외국인들에게김치맛을알게하면끝난다.
발효음식인김치에중독되면밥은따라가는것이다.
우리음식은외국에서먹어봐야그진가를알수있다.
사막한가운데서라면더말할것도없다.
음식물로못고치는병은의사도못고친다.-히포크라테스.